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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붉은 불개미
307. 살인 붉은 불개미
“오빠, 에이다 공작 가문의 주요 수입이 호르빌 평야에서 나온다고 했지?”
“어.”
“여왕개미 잡아도 타격이 크겠어. 농지가 모두 못 쓰게 됐잖아.”
“그러게.”
“상태로 봐서 복구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리겠는데?”
“구멍까지 모두 메꾸려면 20년은 걸리겠다.”
볼트론 남작과 맨티스 기사단을 뒤로하고 지평선까지 쭉 이어진 호르빌 평야에 들어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탐스러운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나던 호르빌 평야는 개미 몬스터의 공격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황무지로 변해있었다.
밀과 보리가 자라던 땅에는 작은 언덕과 구덩이가 군데군데 생겨 있었고, 심한 곳은 싱크홀(Sink Hole)이 생겨 100m도 넘는 깊은 구덩이가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개미산이... 냄새가 심한 무색의 발연성 액체로 피부에 닿으면 물집이 생기는 포름산(Formic Acid)의 일종... 땅을 오염시켜 작물을 심으려면 정화작업이 필요했다.
모두 개미 몬스터가 해놓은 짓으로 놈들을 모두 소탕해도 최소 20년은 그 피해가 이어질 게 확실했다.
“당장 올해부터 굶는 농노도 부지기수겠다.”
“레오니가 식량 지원하겠지.”
“호르빌 평야가 에이다 공작 가문의 주요 식량 생산지지?”
“맞아.”
“인구가 얼마나 되지?”
“400만 가까이 된다고 들었어.”
“그러면 지원해도 바닥까지 고루 가진 않겠네.”
“그렇겠지.”
에이다 공작 가문은 시푸아 백작 가문처럼 사방으로 100km가 넘은 드넓은 평야 지대를 소유한 몇 안 되는 가문 중 하나였다.
그러나 평야 넓이만 비슷했지 두 땅은 질적으로 달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시푸아 백작 가문이 소유한 달리안 평야는 아틸라 제국에서 가장 비옥한 옥토로 뭘 심어도 잘 자라, 일반 농지보다 생산량이 최소 3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에이다 공작 가문이 소유한 호르빌 평야는 아틸라 제국 최악의 농지로 항상 물이 부족해 뿌리가 타들어 갔고, 토질도 나빠 뭘 심어도 안 됐다.
심지어 호르빌 산맥에서 사시사철 찬바람이 불어와 작물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쳐 생산량이 일반 농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푸아 백작 가문은 철광석과 구리 광산, 석탄 광산 등 알짜배기 광산을 5개나 소유했지만, 에이다 공작 가문은 채산성이 형편없는 주석 광산 한 개와 석탄 광산 한 개를 소유한 게 전부였다.
황제가 특정 귀족의 세력이 커지는 걸 경계해 영지전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땅이 워낙 척박해 가져 봐야 골치만 아프지 않았다면, 주변에 큰 영지를 가진 후작 또는 공작 가문이 있었다면, 에이다 공작 가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였을 것이다.
“오빠, 이러면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도움을 줘야하는 거 아니에요?”
“먹을 것을 주고 뛰어난 외교력과 강력한 군사력을 얻을 수 있다면 몇 배는 이익이라고 봐야지. 절대 손해 아니야.”
“먹을 것만 들어가진 않을 것 같은데요? 병사들이 쓸 각종 장비와 소모품, 가문 유지비까지 들어갈 돈이 엄청나게 많겠어요.”
“3황자를 밀고 있는 베르니아 공작과 21황녀를 미는 마메존 후작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이익은 이미 남았다고 봐야지.”
“병사가 20만이 넘는데 식량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지원해야 하면 출혈이 너무 과하잖아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왜요?”
“병사 한 명 양성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
“1년이요? 2~3년 걸리려나?”
“최소 20년이야. 그리고 노련한 숙련병으로 키우려면 30년도 더 걸려.”
“20년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20살에 입대해 40살 되어야 병사가 된다는 말인데, 20년이면 돌멩이도 말을 알아들을 거예요.”
“활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병사를 만드는 훈련은 1년이면 네 말처럼 1년이면 돼. 그러나 병사가 되려면 20살까지 자라야 해. 그것도 아프거나 병이 없는 상태로. 그러니 최소 20년이 걸리는 거야. 그리고 싸움이 뭔지 제대로 알려면 수많은 훈련을 이겨내고, 전투에서도 살아남아야 해. 그 기간은 10년으로도 모자라. 또한, 그때까지 살아남은 병사도 전체의 10%도 안 되고. 그 비용을 생각하면 장비와 소모품은 평생 공급해도 이익이야.”
“아아~ 제가 미처 그건 생각하지 못했네요. 오빠 말이 맞네요.”
대한민국에서 자녀 한 명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3억 원이었다. 아틸라 제국은 일반 병사의 99.99%가 농노라서 대한민국보다 비용이 10분 1 이하, 어쩌면 그보다 더 적은 100분의 1 이하가 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가정이나 아틸라 제국 농노 가정이나 자식 키우기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힘들게 키운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머리에 똥만 가득한 일부 장성과 정치인은 군대에서 드는 비용만 계산했다.
산수도 못하는 바보천치로 아기가 자라나 건장한 병사가 되기까지 든 시간과 노력, 비용 등을 모두 계산해야 한다.
그래야 병사 한 명의 값어치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계산할 수 있었다. 하연이에게 20년, 30년이 걸린다고 한 건 그 때문이었다.
현대의 많은 나라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용병을 운용하고 있었다. 용병은 오랜 시간 자기 학습과 스킬 개발을 통해 군사 직종에 최적화된 노동력으로 징병제 군인보다 월등한 전투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서로마제국을 멸망시킨 용병대장 오도아케르(Odoacer)처럼 국정이 불안하면 승냥이를 집안에 끌어들인 것과 같았고, 윤리적인 문제도 자주 발생해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용병을 쓰는 것이 최악, 동맹군은 악, 그리고 오직 국민병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용병대장이 유능하면 왕의 지위가 위험하고, 무능하면 돈이 아까우므로 결국 쓸모가 없다는 말까지 남겼다.
에이다 공작 가문의 군사력은 용병이라곤 할 수 없다. 그러나 식량과 돈을 쥐고 있는 한 우리 용병이나 다름없었다.
에이다 공작 가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레오니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가문을 지탱해왔다.
그런 힘든 와중에 여왕개미 베르나미가 호르빌 평야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졌다.
에이다 공작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레오니가 유일했다. 레오니가 지원을 끊으면 에이다 공작 가문은 굶주린 농노와 병사들의 반란에 자멸할 게 확실했다.
레오니를 차지한 이상 에이다 공작의 목줄을 내가 쥐고 있는 것과 같았다. 공식적인 용병은 아니었지만, 내가 목숨이나 다름없는 식량과 돈을 쥐고 있는 한 에이다 공작은 내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식량과 운영자금만으로 공작 가문을 장기판의 알처럼 마음껏 부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수지맞는 장사는 세상에 없었다.
“오빠, 앞에 개미들 몰려와.”
“몇 마리나 되는데?”
“100마리 넘어.”
“쥬디야. 확인해봐.”
“네.”
패시브 스킬 해동청의 눈 상급을 마스터해 시야가 50% 증가한 하린이가 개미 몬스터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내게 보고하자, 쥬디가 혜안을 사용해 놈들의 상세 능력을 알아냈다.
이름 : 살인 붉은 불개미
레벨 : 80
등급 : 정예 몬스터
크기 : 체고 50cm, 길이 1.5m
생명력 : 125,000/125,000
마나 : 5,000/5,000
공격력 : 1,250
방어력 : 750
마법 저항력 : 1,500
공격속도 : 100
이동속도 : 125
치명타 확률 : 10%
상태 이상 저항력 : 150
“오빠, 그냥 개미 몬스터가 아니라 살인 붉은 불개미예요.”
“레벨이 80에 모두 정예라고 할 때부터 예상한 일이잖아.”
“그렇긴 해도 크기가 너무 커요.”
“정말 크긴 크네.”
일반 개미 몬스터는 레벨이 30~50 사이로 크기는 보스인 여왕개미만 2m가 넘을 뿐, 나머지는 50cm 미만이었다.
살인 붉은 불개미는 일반적인 개미 몬스터보다 레벨도 높고, 크기도 두 배 가까이 커 개미 몬스터계의 귀족으로 불렀다.
몸통이 짙은 적갈색인 살인 붉은 불개미는 번식력이 매우 높아 순식간에 수를 늘렸고, 위협을 느끼면 페로몬을 방출해 동료를 모아 공격하는 등 개미 몬스터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이었다.
이빨에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개미산이 있어 여러 번 물리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었고, 전신 마비로 오랫동안 고생할 수도 있었다.
또한, 턱 힘이 매우 강해 물리면 날카로운 가위로 자른 것처럼 물린 부위가 절단돼 과다 출혈과 쇼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몬스터 중 하나로 아슈뉴르 남서부에 있는 살인 붉은 불개미 던전은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던전으로 유명했다.
문제는 우리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살인 붉은 불개미는 하연이가 어둠의 상인 사이트에서 찾아낸 것보다 키는 2배 가까이 컸고, 레벨도 20은 높았다.
같은 몬스터도 지역에 따라 레벨 차이가 있어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었지만, 졸병이 크다는 건 보스도 크다는 뜻으로 집을 나올 때 생각했던 만만함은 재고해야만 했다.
“하린아, 혼자 처리할 수 있지?”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그럼 뒤에서 구경할 테니 잡아봐.”
“알았어.”
하린이는 해동청의 눈을 비롯해 패시브 스킬 다섯 가지를 모두 상급까지 마스터했다.
패시브 스킬
1. 명궁(名弓)(특급 365/3,000) : 명중률 50% 증가, 사거리 50% 증가
2. 보우 마스터(특급 201/3,000) : 활 공격력 50% 증가
3. 속사 마스터(특급 101/3,000) : 활 공격속도 50% 증가
4. 치타의 발걸음(특급 168/3,000) : 이동속도 50% 증가
5. 해동청의 눈(특급 110/3,000) : 시야 50% 증가, 치명타 확률 50% 증가
또한, 히든 클래스 바람의 궁수 스킬도 모두 중급을 마스터 했고, 골렘 술사도 상급을 마스터해 자신은 물론 팀의 전투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바람의 궁수 직업 스킬
1. 높새바람(상급 55/1,000) : 자신과 파티원 30명의 이동속도 100% 증가
2. 하늬바람 (상급 88/1,000) : 자신과 파티원 30명의 공격속도 100% 증가
3. 마파람(상급 127/1,000) : 자신과 파티원 30명의 치명타 확률 100% 증가
4. 불바람(상급 169/1,000) : 원거리 데미지×2.0, 반경 30m, 쿨타임 30초
폭발로 인한 혼란 확률 50%, 마나 소모 2,000
화상 확률 50% 데미지 3초당 500
5. 벼락바람(상급 85/1,000) : 화살 1발이 30발로 늘어남, 원거리 데미지×2.0
상태 이상 효과 전기 충격에 의한 마비 확률 50%쿨타임 60초
전격에 걸린 상태 3초당 1,000 데미지, 마나 소모 3,000
골렘 술사 직업 스킬
1. 기계 공학(특급 300/3,000) : 강철 심장 제작
2. 우드 골렘(특급 1,365/3,000) : 60레벨 우드 골렘(신장 2.0m) 3마리 생산
3. 골렘 강화(특급 1,009/3,000) : 골렘의 공격력과 방어력 50% 증가
4. 스톤 골렘(특급 1,500/3,000) : 70레벨 스톤 골렘(신장 3.0m) 2마리 생산
5. 아이언 골렘(특급 110/3,000) : 80레벨 아이언 골렘 생산, 최대 1마리 생산
이뿐만 아니라 액티브 스킬도 대부분 상급을 마스터하며, 80레벨 보스 몬스터까진 혼자서 가뿐하게 사냥했다.
장족의 발전은 하린이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나와 하연이, 나나와 야냐도 대다수 스킬을 상급까지 마스터했고, 쥬디와 세라, 쥬디, 미미, 아라치, 아서, 아더도 중급을 마스터하고 상급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이한 건 패시브 스킬 1개와 액티브 스킬 5개를 보유한... 텔레파시 스킬은 귀환 스킬처럼 경험치가 없음... 도로시는 스킬을 강화하는 능력이 없어, 등급을 올려야만 스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대신 스킬은 초급, 중급, 상급, 특급 4단계밖에 없지만... 직업 스킬은 특급을 마스터한 후 평판 포인트 500만을 사용해 2배 강력한 주문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음 --> 궁극 스킬... 신관은 상급신관 다음에 대신관, 주교, 대주교 등의 등급이 몇 단계 더 있어 경험치만 올리면 더욱 강력한 신관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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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