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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91화 (2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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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런 왕국

291. 틸트런 왕국

「드로시, 야냐와 하린이, 하연이, 나에게 환인의 보호 걸어.」

「네.」

「쥬디야, 버프 돌려.」

「네, 큰오빠.」

「나나, 보스 몬스터에게 디버프와 저주 주문 걸어.」

「네, 영주님.」

- NPC 나나가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에게 디버프 마법과 저주 마법을 걸었습니다.

-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가 디버프 마법과 저주 마법을 모두 튕겨냈습니다. 뚱순이는 마법 데미지 면역, 상태 이상 효과 면역, 디버프 마법 면역, 저주 마법 면역입니다.

「나나야, 뒤로 빠져서 애들하고 같이 있어.」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해요.」

「아니야. 너는 최선을 다했어. 고마워.」

「감사합니다. 영주님.」

풀이 잔뜩 죽은 나나를 은하에게 보냈다. 디버프와 저주 마법이 걸리지 않아 안전한 뒤로 가 있으라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은하가 걱정돼 보낸 것이었다.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슬라임을 모두 잡고 지나온 길이라 위험은 없었지만,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명령을 따르지 않아 화를 냈지만, 은하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었다. 전투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그런 것이었다.

NPC들이 잔뜩 있는 상황에서 꼭 그렇게 해야 하냐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전투 중에는 유저와 NPC의 구분이 없었다.

내 여자라도 마찬가지였다. 내 여자라고 특별대우를 하면 전체 기강이 무너진다. 그건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었다. 전투 상황만큼은 어느 누구도 용서가 없었다.

The Age of Hero는 내게 미래를 열어준 게임이었고, 더 큰 미래를 열어줄 게임이었다.

그리고 남들에게는 게임일지 몰라도 내게는 일터이자 직장이었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곳으로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행동은 용서할 수 없었다.

나나가 뒤로 빠지자 뚱순이를 향해 뻑큐를 날렸다. 뻑큐에 반응한 뚱순이가 분노의 비명을 질러댔다.

“삐익 삐익.”

-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그러나 상태 이상 면역 영향으로 방어력은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흥분 상태는 도발에 걸린 몬스터와 같아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뚱순이가 포자로 만든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슬라임도 소환 몬스터의 일종으로 뚱순이가 흥분하자 모두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뚱땡이! 새끼는 많이도 낳았네.”

“삐익 삐익.”

픽픽픽픽픽

뚱땡이란 말에 더욱 흥분한 뚱순이가 또다시 포자를 뿌려댔다. 두 번 연달아 새끼를 치자 1,000마리가 넘는 슬라임이 생겨나자 주변이 온통 슬라임 천지였다.

발 디딜 틈도 없이 슬라임이 떼거리로 몰려오자 한곳에 모을 필요도 없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한 방 날리고 가까이 다가가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야냐, 접근해서 한 방 때려봐. 데미지 얼마나 나오나.」

「네.」

뚱순이가 야냐를 쳐다보지 않게 계속 도발 스킬을 날리며 숲을 가득 채운 슬라임을 잡았다.

정예 몬스터에 레벨이 80이라 생명력이 10만이 넘었지만,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빨려들면 1분도 안 돼 까만 재로 변했다.

1분도 뚱순이가 사용한 슬라임의 영역 때문에 데미지가 50% 줄어들어 그런 것이지 그것만 아니면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법 데미지 면역은 일일이 때려잡아야 했지만, 하린이와 하연이가 화살로 처리해 그 역시도 금세 잡을 수 있었다.

새끼들의 죽음에 흥분한 뚱순이가 커다란 입을 벌리고 맹독의 끈끈이를 발사하자 재빨리 불새의 검은 회오리 속으로 들어가 끈끈이를 피했다.

치이익 치이익 치이익

맹독을 품은 끈끈이가 뜨거운 화염에 닿자 한 줄기 파란 연기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졌다.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더욱 화가 난 뚱순이가 거대한 몸을 날렵하게 움직이며 통통 튀어 왔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뒤로 물리며 나도 뒤로 달아나자 귀가 찢어지도록 악의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빼이익 삐이익.”

뚱순이가 정신없이 내게 달려들자 기회를 노리던 야냐가 번개같이 뒤로 접근해 쌍검 시실리안의 파란 달빛으로 통통한 엉덩이를 내리그었다.

사각

날카로운 면도칼이 연약한 살을 베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렸다. 그러나 섬뜩한 소리와 달리 뚱순이의 분홍색 피부에는 빨간 줄만 엑스자로 희미하게 그려졌다.

데미지 50% 감소로 충격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그 역시도 10초도 안 돼 사라져 흔적도 남지 않았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쌍검이 파란빛을 내며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같은 자리를 연속으로 벴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희미한 빨간 줄만 생겼다가 금세 사라질 뿐 살점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회심의 일격이 먹히지 않자 열이 받은 야냐가 뚱순이의 등에 올라타 쌍검에 마나를 잔뜩 불어넣고 있는 힘껏 찔렀다.

푹푹

“삐악 삐악.”

야냐가 온 힘을 다해 찌른 공격에 뚱순이가 처음으로 고통의 비명을 질러댔다. 온 힘을 다한 찌르기는 야냐의 비장의 한 수로 한줄기 빛이 번쩍이면 가로막는 것을 모두 뚫는다는 의미로 일섬(一閃)이었다.

관통력을 극대화한 스킬로 홀리메탈 원형 방패로 막아도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을 받아 정확히 막고도 30m는 데굴데굴 굴러갔다.

일섬에 내 머리통보다 큰 구멍이 3m 이상 뚫리자 놀란 뚱순이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흔들었다.

그러자 주먹처럼 생긴 말랑말랑한 돌기들이 몸에서 튀어나와 야냐를 때리려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휘리익 휘리익

「빨리 뒤로 물러나.」

「네.」

일섬 한 방에 어그로가 야냐에게 넘어가자 내게 달려들던 초록, 노랑, 주황 슬라임들도 모두 야냐를 잡으러 돌아섰다.

뚱순이도 야냐를 잡기 위해 등을 돌리며 돌기를 휘둘렀다. 재빨리 가루다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라 뚱순이의 등을 향해 날아갔다.

‘창공의 검!

속으로 스킬 이름을 크게 외치며 야냐의 일섬 공격에 당했던 자리에 블레이드를 힘껏 내려쳤다.

쿠웅

반투명한 젤리 형태인 슬라임은 상처가 나도 말랑말랑한 젤리가 상처를 메꿔 한쪽이 완전히 날아가지 않는 한 금세 상처를 회복했다.

야냐의 일섬에 당한 자리도 그렇게 순식간에 복구되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겉만 그럴 뿐 속은 조직이 엉성해져 매우 약한 상태였다. 그 자리를 창공의 검이 파고들자 화산이 터진 것처럼 큰 구덩이가 생겼다.

“삐이이이이이.”

창공의 검부터 사용한 건 방어력을 무시하는 효과 때문이었다. 데미지 감소 50%의 영향으로 충격은 줄어들었지만, 안에서부터 상대를 파괴하는 스킬이라 외부에서 충격을 주는 스킬보다 몇 배는 데미지가 컸다.

-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약점을 공격하면 100% 치명타가 터집니다. 상태 이상 효과가 있는 스킬 또는 무기를 사용하면 100% 상태 이상 효과가 발동합니다.

‘파멸의 인도자!’

상처를 파고든 창공의 검이 뚱순이의 몸 전체에 타격을 주자 약점 간파 스킬이 발동했다.

빨간불이 들어온 뒤통수에 홀리메탈 블레이드를 양손으로 힘껏 움켜쥐고 내려치며 파멸의 인도자를 선사했다.

-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가 마비에 걸렸습니다. 10초 동안 움직일 수 없습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갑니다.

-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가 정신파괴에 걸렸습니다. 공황상태에 빠진 뚱순이는 35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모두 공격해.」

퍽퍽퍽퍽퍽

- 파티원 모모님이 90레벨 보스 몬스터 황금 왕관 뚱순이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69포인트와 평판 69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69포인트와 평판 69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69포인트와 평판 69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은하님이 업적 69포인트와 평판 69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도로시, 나나, 야냐, 아라치, 미미, 아서, 아더가 경험치 69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7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인스턴트 던전 입장권 황금 티켓 1장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고대의 유산 황금 왕관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하연아, 고대의 유산이라고 들어봤어?”

“아니요.”

“찾아봐. 있는지.”

“네.”

사라진 왕국 틸트런의 황금 왕관

종류 : 고대의 유산

등급 : 레전드

1만 전에 사라진 틸트런 왕국은 당시 아란테스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왕국이었다. 그러나 왕족들은 돈의 힘을 믿고 국방을 튼튼히 하지 않은 채 사치와 향략에 몰두하다 기마민족 히타룬에게 멸망하고 말았다. 황금 왕관은 틸트런 왕국의 국왕을 나타내는 표시로 황금 왕관이 있는 사람만이 틸트런 왕국의 보물이 잠들어 있는 지하 도시 바르탄야로 들어갈 수 있다.

내구도 : 100/100

특수 능력 : 틸트론 왕국의 계승자

착용 제한 : 없음

“하연아, 찾는 김에 틸트런 왕국과 지하도시 바르탄야도 찾아봐.”

“네.”

황금 왕관에 나와 있는 게 사실이면 엄청난 보물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하 도시 바르탄야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은하야. 이리와.”

“미안해.”

“아니야.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어. 내가 미안해.”

“아니야. 당연히 지켜야 할 일이었는데, 내가 잘못 행동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나도 다시는 화내지 않을게. 오늘 일 진짜 미안해.”

은하가 잘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게 아니었다. 화낼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여자에게 화를 냈다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언젠가 그 일을 한 소리를 듣게 되고, 재수가 없으면 두고두고 그 일을 들으며 괴롭힘을 당할 수 있었다.

한 번 굽히면 죽을 때까지 편했다. 그걸 못해서 바보처럼 평생 괴롭힘을 당할 이유는 없었다.

단,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그래야 한다. 아무에게나 굽실대면 그건 남자도, 사람도 아니었다.

“일단 돌아가자.”

“네에.”

군주의 소환을 사용해 NPC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온 후 파티를 해산했다. 그리곤 곧바로 래틀과 딜런을 집무실로 불러 하린이가 그려준 전투 마차를 보여주며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타진했다.

“이륜마차로 만드는 건 어때?”

“이륜마차가 사륜마차보다 회전반경도 짧고, 기동성도 더 높아 험한 지형을 통과하는 건 더 유리합니다. 문제는 안정성인데 급격하게 회전하면 넘어질 위험이 아주 큽니다.

“이렇게 보조 바퀴를 양쪽에 달면 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타는 두발 자전거에 보면 넘어지지 않게 작은 보조 바퀴가 뒷바퀴 양쪽에 달려있다.

그것을 이륜마차 바퀴에 달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구조상의 한계가 있어 완벽한 대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륜마차도 급커브를 틀면 넘어가는 건 마찬가지라서 이륜마차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무게 균형을 맞춰 급격한 쏠림은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과 마부의 조련을 통해 사고 확률을 줄이는 것. 두 가지 방법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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