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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88화 (28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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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의 숲

288.

「야냐, 물리 데미지 면역인 것 같다. 뒤로 물러나.」

「네.」

「나나야, 놈에게 디버프와 저주 마법을 모두 걸어.」

「네.」

- NPC 나나가 보스 몬스터 슬라임 킹 초록이에게 공격력 50% 약화, 방어력 50% 약화, 공격속도 50% 약화, 이동속도 50% 약화, 속성 저항력 50% 약화, 치명타 확률 50% 저하, 회피율 50% 저하, 관통력 50% 저하, 데미지 감소 50% 저하 디버프 마법을 걸었습니다.

- NPC 나나가 보스 몬스터 슬라임 킹 초록이에게 기억력 감퇴, 혼란 야기, 주의력 부족, 판단력 저하 저주를 걸었습니다.

「하연아, 얼음 화살로 얼려.」

「네, 오빠.」

「하린아, 하연이가 얼리면 충격 화살로 부셔버려.」

「알았어.」

나나가 디버프와 저주 마법을 걸자 보스 몬스터 초록이의 움직임이 굼벵이처럼 느려졌다.

또한, 저주 마법 때문에 야냐를 앞에 두고도 공격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술에 취한 주정뱅이처럼 비틀댔다.

팅팅팅팅팅

명령을 받은 하연이가 빠르게 화살을 날리자 하얀 서리가 내린 상급 대장장이 래틀의 강철 화살이 총알처럼 날아가 몸에 박혔다.

퍽퍽퍽퍽퍽

“삐이익 삐이익.”

관통력 70%가 붙은 강철 화살이 고무공처럼 탄탄한 피부를 젤리처럼 뚫고 들어가 박히자 초록이가 가냘픈 비명을 질러댔다.

쩌저저저 쩌저저적

몸통 깊이 박힌 얼음 화살이 차가운 냉기를 뿜어내자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피부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피융 피융 피융

하린이가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폭풍 활을 있는 힘껏 잡아당기자 래틀의 강철 화살이 공기를 찢어발기며 날아가 얼어붙은 초록이의 몸을 때렸다.

쾅 쾅 쾅

보레아스의 폭풍의 활에 붙은 넘어뜨릴 확률 96% 증가로 화살이 얼어붙은 살을 때릴 때마다 초록이의 몸이 10m씩 뒤로 쭉쭉 밀려났다.

또한, 높은 치명타 확률로 데미지 팍팍 들어가자 100만이 넘는 막대한 생명력이 구멍 난 풍선처럼 빠르게 줄어들었다.

「모두 공격해.」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하린이와 하연이, 나나, 야냐 등이 초록이를 둥그렇게 에워싸고 스킬을 난사했다.

- 파티원 하린님이 80레벨 보스 몬스터 슬라임 킹 초록이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67포인트와 평판 6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67포인트와 평판 6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67포인트와 평판 6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은하님이 업적 67포인트와 평판 6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도로시, 나나, 야냐, 아라치, 미미, 아서, 아더가 경험치 67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7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인스턴트 던전 입장권 황금 티켓 1장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체력 프라나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소모성 희귀 아이템 경험치 에그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생명의 물약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오빠, 저기 호숫가에서 점심 먹자.”

“그래.”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슬라임을 잡으며 전진하자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다. 길이가 500m쯤 되는 타원형 호수는 물이 깨끗해 물속을 돌아다니는 물고기도 선명하게 보였다.

쥬디와 도로시, 세라, 나나, 야냐, 아라치, 미미가 점심을 차리는 동안 아서와 아더는 호숫가에 있는 나무에서 과일을 따왔고, 나와 하린이, 하연이, 은하는 차가운 호수에 얼굴과 손을 씻고 발을 담그며 피로를 풀었다.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

“조금만 기다려. 왕국 만들면 호숫가에 멋진 궁전을 지어줄 테니까.”

“정말?”

“어.”

“그것도 좋지만, 사람 많은 거 번잡해서 싫어. 우리끼리 사람 없는 조용한 이런 곳에서 사는 게 더 좋아.”

“궁전을 지을 때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고, 사람들도 최소한으로 두면 번잡하지 않을 거야.”

“내 말은 골치 아픈 일 모두 내려놓고 우리끼리 조용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야.”

“그럴 수만 있으면 나도 그러고 싶어. 그러나 너무 늦었어.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사방에서 달려드는 승냥이들에게 잡아먹힐 거야.”

“적이 그렇게 많아?”

“나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정치권과 검찰, 경찰, 언론, 재벌에 못해도 수천 명은 될 거야. 지금은 누구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 몰라 참고 있지만, 내가 그랬다는 걸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우리 모두 죽이려고 달려들겠지. 허태영만 봐도 알 수 있잖아. 그리고 게임도 그래. 시푸아 백작을 잡지 않으면 우리가 죽어. 내년 말에 전쟁이 터지면 조용히 있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양쪽 모두 상황이 만만치 않아.”

“현실도, 게임도 조용한 곳이 없네.”

“미안해. 내가 널 끌어들였어. 내 이익을 위해서.”

“아니야. 네가 싫다고 화내고 밀어내도 나는 무조건 끼어들었어. 네 일이 내 일이니까.”

“고마워.”

“내가 고마워. 곁에 있게 해줘서.”

“바보!”

“히히히히.”

미안한 마음에 은하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 은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나를 도울 수 있을까. 그것만이 은하의 유일한 고민거리였다.

사랑이 이루어졌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못했다면 은하는 상사병으로 앓다가 죽었을 수도 있었다.

2020년에 상사병이 웬말이냐고 하겠지만, 은하는 그러고도 남았다. 삶의 이유가 온통 나였으니까.

그리고 등에 옆에 말없이 앉아 내 등을 쓰다듬는 하린이와 하연이도 마찬가지였다. 둘도 헤어지자고 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지금이야 눈만 마주쳐도 좋아하냐고 물어보고, 하룻밤 섹스도 서슴없이 하는 세상이지만, 산업화가 한창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젊은 남녀가 한자리에 앉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전설의 고향을 보면 상사병에 걸려 죽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매일 섹스 파트너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모두 지어낸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조선 시대는 사랑 고백도 할 수 없어 끙끙 앓다가 죽은 남녀가 마을마다 한두 명쯤은 기본으로 있었다.

그래서 여성의 생리대를 물에 우려내 마시면 상사병이 낫는다는 기상천외한 민간요법도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핏물을 마신 사람도 있었다. 낫는지 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허태영 구속되면 집에 들어와. 그리고 사무실도 하남시로 옮기고.”

“사무실 옮기면 사람들 많이 불편해할 거야. 집이 너무 멀어서.”

“근처에 집 얻어주면 되잖아.”

“집까지 얻어주는 건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닐까?”

“아니야. 사람들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일하기 편해. 주는 거 아니니까 일하는 동안 무료로 지낼 수 있게 괜찮은 집 알아봐.”

“알았어.”

모모 시큐리티 설립에 맞춰 은하도 레오 법무법인을 개설했다. 인권변호사 5명, 직원 10명으로 규모가 아직 크진 않았지만, 3개월 만에 모은 것치고는 작지 않은 규모였다.

레오 법무법인은 모모 시큐리티와는 별개로 모모 시큐리티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창 작업 중인 모모 법무법인에서 맡을 계획이었다.

레오 법무법인은 가난한 사람, 힘없는 사람,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위해 무료로 일하는 인권변호사 사무실이었다.

기부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도 사회를 바꾸는 방법 중 하나였지만, 기부는 내가 낸 돈이 누구에게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가야 할 돈이 전혀 어렵지 않은 사람, 부유한 사람에게 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가난한 학생에게 돈을 쓰고 싶은데, 성인에게만 쓰일 수도 있는 등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인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선행을 하기 위해 레오 법무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내년까지 변호사를 20명까지 늘리고, 직원도 50명 더 채용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만큼 좋은 일을 하는 곳으로 성장시킬 계획이었다.

“큰오빠, 어서 오세요. 식사 준비됐어요. 은하 언니, 하린이 언니, 하연이 언니, 식사하세요.”

“알았어.”

레이첼이 바리바리 싸준 음식에 아서와 아더가 따온 과일을 더하자 돗자리 위에 음식이 가득했다.

“맛있겠다. 어서 먹자.”

“네에~”

두툼한 고기를 한 점 포크로 찍어 입에 넣고 씹자 그제야 NPC들도 음식을 입에 넣었다.

자작이 평민, 농노와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아틸라 제국에 없었다. 귀족이 앉는 식탁에 평민과 농노가 앉는다면 귀족 모독죄로 목이 날아갔다.

심지어 첩도 남편인 귀족과 같이 밥을 먹지 못했다. 계급을 심하게 따지는 귀족은 정식 부인과 자식만 식탁에 앉게 했지 첩은 따로 먹게 했다.

평민, 농노와 웃고 떠들며 밥을 같이 먹는 건 귀족과 평민, 농노 모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내 성에서는 항상 있는 일로 기다란 식탁에 앉아 다 같이 밥을 먹었다. 물론 모든 NPC에게 부여된 특권은 아니었다.

조나단과 다니엘, 니콜라스, 래틀 등 책임자들과 쥬디, 세라, 나나, 야냐, 도로시, 미미, 아라치, 아서, 아더만 허락된 일이었다.

레이첼과 아이린, 아만다, 에밀리, 엠마는 내 여자라 그래도 됐지만, 주변 눈을 의식해 지금도 내가 음식 먹는 동안 옆에서 시중들었다.

몇몇에게 국한된 일이지만, 이것만도 해도 엄청난 파격으로 아틸라 제국 귀족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손가락질을 해대며 비웃을 것이었다.

“여기서 기다려. 몰아올 테니까.”

“네에~”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나자 가루다의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호숫가 바로 옆에 큰 공터가 있었다.

나무가 많은 숲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공터로 끌어와 사냥하는 것이 위험도 적었고, 사냥속도도 빨랐다.

그리고 하린이와 하연이, 나나, 야냐, 도로시가 있어 80레벨 보스 몬스터는 두 마리가 동시에 덤벼들어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어 나는 몬스터만 몰아다 주는 몰이꾼으로 나섰다.

올라갈 수 있는 최대 고도 100m 상공까지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들이마신 후 날개를 반쯤 접으며 빠르게 떨어졌다.

20m를 남겨두고 날개를 활짝 펴자 스키 점프대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듯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를 곡예비행을 하듯 날며 사방으로 도발 스킬을 날렸다. 도발 스킬이 떨어질 때마다 숲이 들썩이며 슬라임들이 튀어나왔다.

“삐이이익 삐이이익.”

분노에 찬 비명을 질러대는 슬라임들을 유인해 공터로 몰고 갔다. 적게는 50마리, 많게는 200마리까지 몰아가자 하연이가 비명을 질러댔다.

“오빠, 우리 다 죽이려고 이러는 거예요?”

“아니야.”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 몰아와요?”

“잘 잡고 있잖아. 뭐가 문제야?”

“힘들어 죽으려고 하는 거 안 보여요?”

“훈련이라고 생각해. 훈련은 실전처럼 하라는 말 몰라?”

“그래도 너무 하잖아요. 숨 돌릴 시간은 줘야 줘. 이렇게 막무가내로 끌고 오는 건 아니라고요.”

“적이 우리가 쉴 시간을 준다고 생각해? 편의를 봐주면서 공격하는 적도 있어? 너 그러다 화장실 급하다고 잠시 휴전하자고 하겠다.”

“그런 뜻이 아니고 제 말은 다들 힘들어하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는...”

“안되겠네. 정신 상태가 너무 엉망이야. 지금부터 몬스터 두 배로 끌고 올 거니까 바짝 긴장해. 알았어?”

“헉!”

“야! 내가 말하지 말라고 했지. 오빠 성격 몰라서 그래? 뭐라고 하면 더하는 거 알잖아.”

“이번에는 하연이 네가 잘못했어. 하린이 말을 들었어야 했어.”

“하연이 언니 때문에 우리만 죽게 생겼네요. 에고.”

“우이씌.”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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