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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69화 (26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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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탈라한

269.

- 85레벨 소환수 아이언 골렘과 블러디 골렘 37마리가 정신파괴에 걸렸습니다. 정신 파괴에 걸린 아이언 골렘과 블러디 골렘은 공황상태에 빠져 35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방어력 무시 효과가 발동했습니다. 치명타로 인해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레전드 아이템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멘탈 블레이드의 중형 몬스터 데미지 105% 증가 옵션이 발동했습니다.

창공의 검으로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막아선 아이언 골렘과 블러디 골렘을 공격하자 단번에 핵이 부서지며 작동이 멈췄다. 그러나 소환수라 이번에도 경험치를 얻을 수 없었다.

- 창공의 검 스킬이 초급을 마스터했습니다.

군주 직업 스킬

창공의 검(중급 3/500) : 반경 50m 이내 물리 데미지×1.2, 치명타 확률 100%

방어력 무시(충격 내부 전달), 마비 확률 20%(20초간 마비)

쿨타임 300초, 마나 500 소모

대신 창공의 검이 초급을 마스터하며 데미지 반경이 20m 늘어났고, 데미지도 10% 증가했다.

하지만 스킬 재사용 시간은 여전히 300초로... 이것도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팔찌에 붙은 옵션 덕분에 절반이 줄어들어 300초였지, 아니었다면 600초였다... 줄어들지 않았다.

창공의 검으로 소환수와 본 월을 부수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네크로맨서를 향해 진격했다.

놈들이 또다시 몬스터를 소환하지 못하게 불새를 날렸다. 블레이드를 빠져나간 불새가 날개를 쭉 펴고 날아가 네크로맨서가 모여 있는 발아래 떨어졌다.

콰앙

“으아아악~”

화염을 뒤집어쓴 네크로맨서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자 은밀히 접근한 야냐가 쌍검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서걱

털썩 털썩 털썩

야냐의 쌍검이 번뜩일 때마다 눈을 부릅뜬 네크로맨서의 머리통도 하나씩 바닥에 떨어졌다.

불새도 폭발 반경이 10m나 돼 반경 안에 있던 네크로맨서는 큰 타격을 입어 반항 한 번 못 해보고 죽었다.

운 좋게 폭심 밖에 있던 네크로맨서들도 화염 파편에 맞아 허둥대다가 야냐의 날카로운 쌍검을 막지 못하고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근처에 있던 네크로맨서를 모두 처리하자 도로시가 다가와 환인의 보호, 환인의 의지, 환인의 미소, 환인의 자비를 걸어줬다.

쥬디도 버프 스킬 치명의 날개, 명중의 날개, 바람의 날개, 승리의 날개, 저항의 날개를 발동해 팀 전체의 전투력을 끌어올렸다.

도로시와 쥬디에게 보호막과 버프를 받자 사방을 뛰어다니며 네크로맨서들을 도발했다.

도발에 걸린 네크로맨서들이 맹독과 본 스피어를 날리면서 달려들자 재빨리 다가가 파멸의 인도자를 날렸다.

- 85레벨 정예 몬스터 탈라한 학파의 네크로맨서 51마리가 약화에 걸렸습니다. 10초간 능력치가 20% 감소합니다.

- 네크로맨서 11마리가 마비에 걸렸습니다. 10초간 온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습니다.

- 치명타가 터진 네크로맨서 6마리에 데미지 5,000이 추가됐습니다.

합체 스킬 파멸의 인도자에 공격당한 네크로맨서들이 당황해 소환수도 불러내지 못하고 허둥댔다.

틈을 놓치지 않고 바람 가르기로 치고 들어가 삼연격과 리히테나 검술로 놈들을 도륙했다.

내 칼을 피한 네크로맨서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자 세라가 수면 마법으로 재우고, 나나가 저주와 디버프 마법을 걸어 발을 잡았다.

핑핑핑

“으아아악.”

발이 묶이고 잠이 든 네크로맨서들을 하린이와 하연이가 화살로 처리하자 몸을 돌려 5층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몰려있는 네크로맨서을 잡기 위해 달렸다.

2시간 가까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던전을 뛰어다니자 4층에 있던 몬스터를 모두 사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얻은 건 네크로맨서의 정수 201개가 전부였다. 소환수는 잡아도 경험치는 물론 아이템도 주지 않았다.

동물조련사와 몬스터조련사는 살아있는 동물과 몬스터를 조련해 잡으면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소환 술사가 마나의 힘으로 만든 소환수는 환인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사람 또는 동물의 사체를 소생시켜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네크로맨서는 조련사와 소환사의 중간 형태지만, 시체나 영혼을 불러내 잠시 동안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에 불과해 이 역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없었다.

단, 골렘 술사는 나무와 돌, 쇳덩어리에 골렘의 심장을 삽입해 부하를 제작하는 것으로 삽입한 심장과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네크로맨서의 정수

등급 : 재료 아이템

네크로맨서의 정수는 흑마법사가 네크로맨서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정화로 정수가 있어야 시체를 부활하고, 혼령을 불러낼 수 있었다.

사용 효과 : 100개를 모아 피를 뿌리면 80레벨 정예 네크로맨서 생성

몬스터 최대 10마리 소환

사용 제한 : 없음

특이 사항 : 피를 뿌린 사람을 주인으로 받들고 복종함

“100개를 모아야 네크로맨서를 만들 수 있다고? 더럽게 많이 드네.”

“게임 시간으로 60일이면 네크로맨서 부하 두 명 얻을 수 있으니 십 년간 쉬지 않고 던전 돌면 네크로맨서 부대도 만들겠네요. 미리 축하해요. 오빠.”

“놀리냐?”

“네.”

“볼기 좀 맞을래?”

“히잉.”

정수 100개를 모아 80레벨 정예 네크로맨서 한 마리를 만드는 건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드래곤 이빨과 어금니는 한 개만 있어도 95레벨 일반 몬스터 용아병과 98레벨 정예 몬스터 자이언트 용아병을 만들 수 있었다.

1시간과 24시간 후 사라지는 게 큰 단점이었지만, 그 시간이면 전투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사용할 수 있어 가치는 충분했다.

그렇다고 네크로맨서의 정수를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었다. 네크로맨서 한 마리를 만들기 위해선 정수가 100개나 필요했지만, 용아병과 달리 한 번 소환하면 평생 쓸 수 있어 안전한 후방에 배치하면 몬스터 10마리를 전투에 상시 동원할 수 있었다.

- 85레벨 보스 몬스터 암흑의 군주 네크로맨서 탈라한이 나타났습니다.

“싱싱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 던전에 들어온 건 300년 만이야.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군. 하하하하.”

“황송하게도 우릴 환영해 주는 거야?”

“물론이지. 네 덕분에 이 지긋지긋한 감옥을 탈출할 수 있게 됐는데, 당연히 환영해야지.”

“감옥이라고 말하는 거 보니까 누가 널 여기에 가뒀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 내 생각이 맞아?”

“창피한 얘기지만, 어차피 한 놈도 살아서 이곳을 벗어나지 못할 테니 인정해도 상관없겠지. 네놈 말이 맞아. 이곳은 감옥이야. 나를 위한 감옥!”

“살아서 돌아갈 사람이 없다? 황당한 얘기군.”

“누구나 죽기 전에는 그렇게 말하지.”

“맞는 말이야. 관을 보기 전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게 미련한 인간이니까. 죽기 전에 왜 이곳이 감옥인지 알고나 죽자. 그래야 죽어도 덜 억울하잖아. 안 그래?”

“앞뒤가 꽉 막힌 놈은 아니군. 아주 마음에 들어. 남자가 여럿 있었다면 너는 종으로 삼아 영원히 가지고 놀 텐데, 남자가 너 하나라 그럴 수가 없군. 참으로 아쉽군. 어쩌겠어. 그것도 네 복인걸.”

“날 걱정해주는 거야?”

“그럼.”

“눈물이 쏙 빠지게 고맙네. 그런데 질질 짜는 신파극은 언제까지 지껄일 거야? 철없는 어린 계집애처럼 계속 주절대기만 하는 건 아니겠지?”

“참을성이 많이 부족하군.”

“너는 참을성이 참 많은 것 같아. 300년 동안 지하에 웅크리고 있다니 나라면 절대 그렇게 못 했을 거야.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자살했어. 대단한 놈이야. 존경스러워.”

“크크크크. 볼수록 재미있는 놈이군.”

“닥치고 얘기나 해.”

“그러지.”

아틸라 제국에는 위대한 아크 메이지 론아베리의 제자들이 세운 10대 마법 학파가 있다.

수도를 비롯한 10대 도시에 세운 마법사의 탑이 그것으로 이들은 1,000년 동안 론아베리의 유지를 받들어 아틸라 제국을 굳건하게 떠받치고 있었다.

그러나 추구하는 마법이 달라 시간이 지나며 론아베리의 제자라는 유대감마저 사라지며 완전히 독립된 형태로 움직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추구하는 마법이 다르자 자신들이 최고라는 우월감에 빠져 암투가 끊이지 않았다.

상대 마탑에 스파이를 심고, 제자를 회유해 정보를 빼내고, 혼란을 조장하는 등 론아베리 사후 보이지 않는 충돌이 계속 일어났다. 이런 분란이 계속되자 원수 사이로 변한 마탑도 나왔다.

신성 마법을 연구하는 수도 크라쿠푸스 마탑과 어둠의 마법을 연구하는 북서부의 스노트라 마탑은 극과 극의 마법으로 인해 얼굴만 마주쳐도 고성이 오가며 싸우기 일쑤였다.

4대 원소 중 물을 연구하는 동부의 크바시르 마탑과 불을 연구하는 남동부의 델링그 마탑도 섞일 수 없는 물과 불로 인해 견원지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암투가 가장 심한 곳은 네크로맨서 마법을 연구하는 북부의 홀가브루드 마탑과 소환수를 연구하는 서머닝 학파의 중부 아슈뉴르 마탑으로 두 마탑은 같은 소환 마법 계열을 연구해 처음에는 정보를 공유하며 발전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700년 전에 두 마탑의 탑주가 의견 충돌로 주먹 다툼을 벌인 후 철천지원수가 됐다.

싸움의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자신이 상대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이었다.

론아베리 사후 200년 넘게 본심을 속이고 친한 척 얼굴을 속인 두 학파는 충분한 힘을 키웠다고 자신하자 상대 소환 마법의 단점을 열거하며 쌓였던 감정을 폭발했다.

네크로맨서 학파와 서머닝 학파는 소환수를 이용한다는 큰 틀은 같았지만, 불러내는 존재, 이용하는 방법 등은 전혀 달랐다.

서머닝 학파는 다른 차원의 존재, 지성을 지닌 존재를 불러내 계약을 맺고 동반자로 평생 함께했다.

네크로맨서 학파는 죽음과 관련된 마법을 사용하며 언데드라 불리는 죽은 존재를 깨워 잠깐 동안 소환자의 뜻대로 움직이는 마법을 사용했다.

소환수를 이용하는 건 같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추구하는 두 학파는 필연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두 학파의 싸움에 희생양이 된 마법사가 탈라한이었다. 탈라한은 네크로맨서 학파의 촉망받던 마법사였다.

네크로맨서 학파는 학파의 수장인 탑주 1명, 부탑주 1명, 원로 10명, 학술원 교수 10명이 마탑을 이루는 핵심이었다.

마탑에 관한 모든 일을 이들 22명이 처리해 이들의 제자로 들어가야 학파의 중요한 마법을 익힐 수 있었다.

탈라한은 학술원 교수 중 한 명인 클레멘트의 수제자로 다음 대 교수로 낙점될 만큼 미래가 창창한 인재였다.

“내 스승님은 네크로맨서 학파에서 1,000년 만에 나온 천재 중의 천재였어. 머리만 좋은 게 아니라 성실하기까지 해서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일주일 내내 잠도 자지 않고 연구할 때가 많았지. 탑주인 아타나시오님은 그런 스승님을 자식처럼 아꼈어. 아타나시오님은 스승이 네크로맨서 학파를 10대 학파 중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

“하아~ 지루한데. 설마 그런 재미없는 얘기로 밤새우려는 건 아니지?”

“듣고 싶으면 다물고 들어.”

“죄송합니다.”

“부탑주 챈들러와 원로들, 내 스승님을 제외한 교수들은 아타나시오님과 생각이 달랐어. 그들은 부탑주 챈들러를 탑주로 세우고 싶어 했어. 그래서 내게 접근했어.”

“스승을 배신했구나? 그렇지?”

“맞아.”

“왜 배신했어? 돈 때문이야?”

“아니. 사랑하는 여자를 놈들이 잡고 협박했어.”

“사랑하면 어쩔 수 없잖아? 안 그래?”

“스승님은 고아인 나를 데려다 키워주신 부모 같은 분이셨어.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신 은혜가 하늘과 같았어. 그런데 나는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스승님을 배신했어. 나는 개만도 못한 놈이야.”

“잘했다고 할 순 없지만, 사랑에 눈이 멀면 누구나 다 그래. 너무 자책하지 마.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

사랑하는 여자를 인질로 잡고 협박하면 상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스승을 배신한 건 씻을 수 없는 잘못이지만, 불가항력적인 일로 용서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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