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8 / 0310 ----------------------------------------------
네크로맨서 탈라한
268. 네크로맨서 탈라한
“하연아, 우리 내일부터 집에서 살림이나 하자. 여기 있어 봐야 도움이 안 된다.”
“언니 말처럼 그래야겠어. 사냥도 안 하고 뒷짐만 지고 서 있는데, 힘들게 따라다닐 이유가 없잖아.”
“그러니까.”
“한가하게 수다 떨 시간 있으면 화살이라도 한 발 쏴.”
“나나와 야냐가 다 잡는데 화살을 왜 쏴? 아깝게.”
“맞아요. 우리는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어도 돼요. 나나와 야냐가 알아서 다 잡으니까요.”
“꿔다놓은 보릿자루 옆구리 터지는 소리하고 있네. 볼기짝 맞아야 정신 차릴 거야?”
“온통 머릿속에 엉덩이 때릴 생각만 하지?”
“오빠, 언니하고 제 엉덩이 때리는데 재미 들렸죠?”
“사냥 안 하고 계속 헛소리만하겠다 이거지? 좋아. 탈라한 잡고 내가 어떻게 하는지 똑똑히 봐.”
“오빠, 언니와 저에게 애정이 식은 거죠? 그러니까 걸핏하면 때리려고 하는 거잖아요. 아니에요?”
“탈라한 잡고 할 게 아닌 것 같다. 지금 하자. 엉덩이 까.”
“우이씌. 하면 될 거 아니에요.”
“하린이 너는?”
“화살 쏘는 거 안 보여?”
팅팅팅
영지가 늘어나기 전에 네크로맨서 탈라한 던전을 정리하기 위해 하린이와 하연이, 쥬디, 도로시, 세라, 나나, 야냐를 데리고 던전에 들어왔다.
레오니를 내 것으로 만든 후 나나와 야냐를 데리고 인스턴트 던전에 입장해 80레벨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며 손발을 맞췄다.
90레벨 보스 몬스터도 도전할까 생각했지만, 급하게 서두를 것이 없어 80레벨 보스 몬스터까지만 사냥하고 집에 돌아왔다.
나나와 야냐가 파티에 합세하자 인스턴트 던전 난이도가 상에서 하로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나나와 야냐가 손을 합치면 80레벨 보스 몬스터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어 나와 하린이, 하연이는 할 일이 없었다.
그래도 들어온 목적이 있어 열심히 손발을 맞추며 80레벨 보스 몬스터를 허수아비처럼 세워놓고 두들겼다.
네크로맨서 탈라한 던전 1층은 70레벨 좀비와 구울, 스켈레톤이, 2층은 75레벨 클레이 골렘(Clay Golem)과 스켈레톤 마법사, 스켈레톤 기사가 차지하고 있었다.
3층은 80레벨 블러드 골렘(Blood Golem)과 아이언 골렘(Iron Golem), 파이어 골렘(Fire Golem)이 버티고 있었다.
1층과 2층은 나나와 야냐만으로도 가볍게 정리할 수 있어 본격적인 사냥은 3층부터 시작됐다.
탱커인 나와 전사인 야냐가 전방을 맡고, 하린이와 하연이, 나나가 뒤에서 화살과 마법으로 놈들을 공격했다.
쥬디와 도로시는 버프와 치유 스킬로 팀을 도왔고, 세라는 수면 마법으로 몬스터를 괴롭혔다.
피로 만들어진 블러디 골렘은 흡혈 능력이 있어 가까이 붙으면 생명력을 빼앗겨 근접 유저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몬스터였고, 아이언 골렘은 튼튼한 방어력과 육중한 무게를 이용한 강력한 한방 데미지가 있어 탱커도 두려워하는 몬스터였다.
파어어 골렘은 근처에 다가만가도 화상을 입어 주기적으로 도트 데미지를 입혀 상극인 물이나 얼음이 아니면 잡기가 무척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그러나 평범한 유저에게는 큰 위험이 되겠지만, 100레벨 정예 몬스터도 사냥하는 우리 팀에는 경험치 덩어리에 불과했다.
- 파티원 모모님이 85레벨 일반 몬스터 블러드 골렘과 아이언 골렘, 파이어 골렘 98마리를 8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1,0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1,0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1,0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야냐, 나나, 쥬디, 세라, 도로시가 경험치 1,041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104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골렘의 강철 심장 12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13레벨로 레벨업했습니다.
이름 : 만득이
종족 : 만티코어
메인 클래스 : 버퍼
등급 : 유니크
레벨 : 13(다음 레벨 55/2,048,000)
충성도 : 100
스태미나 : 230/230
생명력 : 2,600/2,600
마 나 : 1,300/1,300
공격력 : 130 +10
방어력 : 130 +10
특수 능력 : 주인의 생명력 회복 속도 12% 향상
특이 사항 : 레벨이 오를 때마다 특수 능력 향상, 20레벨마다 새로운 능력 개방
경험치 획득 : 주인의 경험치 10% 획득
아서와 아더, 미미, 아라치 등을 데려오지 않은 건 70레벨 이상 몬스터를 잡을 실력도 안 됐고, 위험해서였다.
경험을 쌓기 위해 데려올 수도 있었지만, 경험치는 인스턴트 던전에서 빠르게 쌓을 수 있어 위험을 초래할 이유가 없었다.
녀석들은 앞으로 내 영지를 책임질 기둥들이었다. 나약한 온실 속 화초로 키울 생각은 없었지만,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어미 사자처럼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오빠, 이상하지 않아?”
“뭐가?”
“네크로맨서 던전이면 언데드 몬스터만 나와야 하잖아. 그런데 2층부터 골렘이 나왔어. 골렘은 마법으로 창조한 몬스터지 언데드가 아니잖아.”
“탈라한 만나면 왜 그런지 알 수 있겠지.”
하린이 얘기를 듣기 전에는 던전에 골렘이 있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같은 계열 몬스터만 한 던전에 나오라는 법은 없었다.
인간형, 정령형, 야수형, 식물형, 곤충형, 악마형 등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한 던전에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던전은 특정한 몬스터를 지칭하는 이름을 쓰지 않았다. 성채, 정원, 전당 등의 이름을 썼지 탈라한 던전처럼 네크로맨서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탈라한 던전은 장애물이 없는 타원형 지형으로 길이가 3km, 폭이 2km나 되는 대형 던전이었다.
그러나 언데드 던전답지 않게 어둡지 않아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반대편에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일만큼 탁 트여있었다.
장애물이 없어 몬스터의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상황대처에 용이했지만, 놈들도 우리를 아주 쉽게 발견해 개떼처럼 달려들어 전투에 유리한 지형이라고 할 순 없었다.
“가운데부터 잡을 테니까 좌측은 나나가 디버프와 저주 마법으로 잠시 잡아두고, 우측은 세라가 수면 마법으로 재워.”
“네에!”
“야냐, 불새의 검은 회오리로 네크로맨서가 소환한 놈들 잡을 테니까, 너는 그 사이 뒤로 돌아가서 네크로맨서 잡아.”
“네.”
4층에 내려오자 80레벨 정예 몬스터 네크로맨서들이 나왔다. 네크로맨서는 강령술이 주특기로 1층부터 3층까지 나온 몬스터를 모두 소환해 우리를 공격했다.
그뿐만 아니라 죽은 소환수를 폭발시켜 강력한 데미지와 출혈 피해를 동시에 입혔고, 맹독을 뿜어내는 등 3층까지와는 격이 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로 스켈레톤 기사와 블러디 골렘, 아이언 골렘 등을 빨아들여 불태우자 야냐가 은밀하게 뒤로 돌아가 몬스터를 소환한 네크로맨서의 목을 잘랐다.
야냐의 접근을 알아챈 몇몇 네크로맨서가 급히 뼈로 된 갑옷 본 아머를 소환해 야냐의 칼을 막으려했지만, 밝은 빛을 본 순간 목이 화끈 거렸고, 바람처럼 야냐가 지나가자 잘린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쾌검술! 나도 갖고 싶다.’
- NPC 야냐가 85레벨 정예 몬스터 탈라한 학파의 네크로맨서 8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25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25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25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야냐, 나나, 쥬디, 세라, 도로시가 경험치 255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26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체력 프라나 2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네크로맨서의 정수 3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좀비, 구울, 스켈레톤, 클레이 골렘, 블러디 골렘, 아이언 골렘 등 200마리가 넘는 소환수를 죽였지만, 모두 네크로맨서가 소환한 몬스터라서 경험치를 1포인트도 얻지 못했다.
「뭐 이런 것들이 다 있어? 거지같은 새끼들!」
「크크크크.」
「킥킥킥킥.」
「하연아, 쥬디야, 내 얘기가 재미있어? 그렇게 재미있으면 따로 시간 내서 얘기 좀 하자.」
「죄송해요. 오빠.」
「잘못했어요. 큰오빠. 다시는 안 웃을게요.」
야냐가 중앙의 네크로맨서 8마리의 목을 따고 나나가 디버프와 저주 마법으로 붙잡고 있는 우측으로 이동하자 좌측을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맡기고 재빨리 앞으로 뛰쳐나갔다.
200마리가 넘는 소환수를 잡았지만, 방해물이 없는 개방형 던전이라 싸우는 소리를 들은 새로운 네크로맨서들이 달려오며 몬스터를 소환하자 또다시 500마리가 넘는 소환수가 새로 생겨나 악을 쓰며 달려들었다.
우아아아악
“덤벼 이 쪼다 새끼들아!”
- 85레벨 정예 몬스터 탈라한 학파의 네크로맨서 18마리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도발에 걸린 네크로맨서의 방어력이 10% 하락했습니다. 흥분한 네크로맨서들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네크로맨서가 소환한 몬스터는 도발 걸 필요가 없다. 해골 지팡이를 든 네크로맨서에 도발을 걸면 주인의 마음을 눈치 챈 소환수들이 알아서 나를 공격했다.
소환수만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도발에 걸린 네크로맨서들도 모두 나를 향해 본 스피어와 포이즌 스프레이 등을 뿌려대며 공격했다.
네크로맨서와 소환수의 공격이 모두 내게 집중되자 야냐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졌다. 간섭하는 놈들이 없자 저주와 디버프에 걸린 네크로맨서를 재빨리 처리한 야냐가 도발에 걸린 네크로맨서를 처리하기 위해 또다시 뒤로 돌아갔다.
소환수를 운용하는 소환술사를 가장 손쉽게 제압하는 방법은 소환수와 싸우지 않고 소환술사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소환술사를 죽이면 소환수는 마나 공급이 끊겨 먼지처럼 사라진다. 그러나 소환수를 피해 소환술사를 죽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소환수의 첫 번째 존재 이유는 소환술사를 지키는 것으로 주인이 위험에 처하면 상대를 버리고 주인부터 지켰다.
하지만 소환술사는 대체적으로 발이 느리고 방어력이 약해 발이 빠른 궁수와 도적 계열에는 매우 약했다.
The Age of Hero는 클래스에 따라 입을 수 있는 방어구와 무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마법사도 강철 갑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마법사는 스탯이 지력에 특화했고, 궁수와 도적은 순발력에 특화해 속도와 방어력 차이를 극복할 수 없어 허무하게 죽는 일이 잦았다.
유저들이 동물조련사와 몬스터조련사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펫은 키우기도 어렵고, 죽으면 부활할 수도 없어 손실이 엄청났고, 취약한 방어력을 메꾸기 위해선 에픽 아이템을 착용해야 하는데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비싸 가난한 유저는 꿈도 못 꿨다.
그렇다고 죽지 않기 위해 생명력에 포인트를 집중하면 펫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련사 계열 유저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다행히 하린이가 골렘 술사로 전직하며 마법사 계열에 골렘 술사가 생겨 많은 유저가 골렘 술사로 전향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골렘 심장을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어 반짝 인기로 끝나며 지금은 하는 사람이 1,000명도 안 됐다.
그러나 몬스터는 달랐다. 유저들처럼 몬스터와 동물을 포획해 길들이지 않아도 됐고, 골렘 술사처럼 심장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네크로맨서만 봐도 알 수 있는 일로 마나만 있으면 몬스터를 무제한으로 소환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뼈 갑옷인 본 아머(Bone Armor)를 소환해 방어력을 높이고, 뼈로 된 벽 본 월(Bone Wall)을 소환해 불새의 검은 회오리도 막았다.
한두 개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만, 18마리가 동시에 본 월을 소환해 벽을 쌓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 섰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화염에 강한 아이언 골렘과 파어어 골렘을 소환해 본 월에 의지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두들기자 화염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창공의 검.’
쿠웅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가로 막은 골렘과 본 월을 향해 블레이드를 힘차게 내려치자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쩍 갈라졌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