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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61화 (2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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삥뜯기

261.

“저는 언제쯤 이런 보물 창고를 가질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암담합니다.”

“남작님이 실력을 감추고 있어서 그렇지 세상에 드러내면 1년 안에 이곳은 물론 지하 보물 창고보다 더 큰 보물 창고를 갖게 될 거예요.”

“지킬 능력이 없는 사람이 분에 넘치는 보물을 갖고 있으면 부를 쌓는 게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남작님의 능력은 사람을 살리는 능력이에요. 탐내는 사람은 많겠지만, 죽이려는 사람과 독점하려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제가 병든 황제를 살린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잠깐 살리는 것도 아니고 20대 젊은 나이로 말입니다. 황태자와 황자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심각해지겠죠.”

“제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간단한 것도 생각하지 못하다니 죄송해요.”

“아닙니다. 좋게 생각한다는 건 마음이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멍청하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10년 동안 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만 봐도 부인은 지장이자 덕장이자 용장이십니다. 누구도 부인을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칭찬이 너무 과하시네요.”

“이건 제 생각이 아니라 대다수 귀족의 생각입니다.”

죽어가는 부모를 살려주면 자식들은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족속도 있었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부자와 권력을 가진 자 중에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죽이겠다고 칼을 휘두를 놈들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태자와 3황자, 7황자, 9황자 등 다음 대 황권을 노리는 황자와 황녀들 그리고 그들을 미는 귀족들이었다.

이들은 내가 병든 황제를 살려내면 독약을 먹이든, 암살자를 보내든 나를 반드시 죽이려 할 것이다.

늙은 황제가 살아나면 황제가 되겠다는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황제의 목숨을 잠시 늘려도 참지 못할 일인데, 20대 젊은 나이로 살려내면 나를 지근지근 씹어 먹을 것이다.

“제가 백작님과 부인께 비밀로 해달라고 한 건 그 때문입니다. 황제와 황태자, 그들을 따르는 세력 어디든 제 이야기가 들어가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요.”

“비밀이 새어나갈 일은 없을 거예요. 제 남편이 믿을 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남작님과 한 약속을 쉽게 어기지 않을 거예요. 생명을 구해주고, 젊음까지 준 은인이니까요. 그리고 시푸아 가문은 항상 중립을 지켜왔어요. 황제, 황태자, 황자, 황녀 어디 편에도 서지 않아요.”

“저도 백작님을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큰 이권이 걸리면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부인도 아시잖습니까?”

“맞아요.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사람 마음이죠. 그러나 저는 제 남편과 달라요. 저는 남작님의 친구예요. 끝까지 함께 갈 거예요. 저는 믿어주세요. 제가 그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부인만 믿겠습니다.”

“고마워요.”

시푸아 백작만 믿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레오니 백작 부인도 믿지 않았다. 당장은 생명과 젊음을 준 고마움에 무엇이든 들어줄 것처럼 굴지만, 시간이 지나면 살려준 은혜 따윈 까맣게 잊고 이익을 취하게 될 것이었다.

그래서 레오니 백작 부인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시푸아 백작 가문의 엄청난 부를 가로채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입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아까 시간을 달라고 한 얘기 지금 할게요. 남편에겐 기회를 주지 마세요. 남편에게 기회를 주면 저만 위험한 게 아니에요. 남작님도 위험해져요.”

”괜찮겠습니까?“

“남편이 쓰러지기 전에 부부 사이는 이미 끝났었어요. 제 가문과 남편의 병으로 지금껏 이어온 거죠.”

“그러셨군요.”

쥬디의 혜안이 10일 전까지의 기억만 볼 수 있어 시푸아 백작과 레오니 백작 부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과거 일을 회상하며 얼굴에 나타난 적개심에서 안 좋은 일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편도 싫지만, 시푸아 가문 사람들 정말 싫어요. 10년 동안 내게 한 짓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실례가 안 된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도 될까요?”

“창피해서 차마 말을 못 하겠네요.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죽이고 싶다는 말로 대신할게요.”

“고통이 크셨겠습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어요. 매일 밤 그들을 죽이는 꿈을 꿀 정도였으니까요.”

“부인 얘기를 들으니 길이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맞아요. 하나밖에 없어요. 그 길만이 저와 남작님이 사는 길이에요.”

레오니 백작 부인에게 길은 하나였다. 그리고 답도 정해져 있었다. 또한, 마음도 이미 먹고 있었다.

그걸 말하기 어려워 주저했던 것뿐이었다. 내게 도와주지 말라고 한다고 레오니 백작 부인 손으로 남편을 죽이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죽게 돼... 시푸아 백작은 나이가 올해 42살로 피를 빨지 않아도 28년 동안 건강하게 잘 산다, 그러나 백작 부인은 내가 한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어 자기처럼 피를 빨아주지 않으면 몇 년 못 살고 죽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살인한 것과 같았다.

싫든 좋든 시푸아 백작은 레오니 백작 부인의 남편이었다. 남편을 죽이는 일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아내는 세상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방법이 없었다. 시푸아 백작을 없애고, 시동생들과 친척들까지 숙청해야 자신이 살았다. 그리고 사랑이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나도 살았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졌네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마음속 깊은 얘기를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정말요?”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습니다. 그러나 부인께서 허물없이 마음속 얘기까지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이제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됐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 진심을 알아주다니 정말 고마워요.”

“진정한 친구로 받아주셔서 제가 고맙습니다.”

“그럼 진정한 친구가 된 의미로 선물 하나씩 드릴게요. 좋은 건 아니지만, 기념으로 하나씩 고르세요. 어떤 걸 고르든 그건 남작님과 쥬디씨, 나나, 야냐의 것이에요.”

“안 그러셔도 됩니다.”

“아니에요. 그러고 싶어요. 이렇게 좋은 날 그냥 넘어가는 건 너무 섭섭해요.”

“알겠습니다.”

「큰오빠가 한 말은 모두 믿어요. 완전히 빠졌어요.」

「그런 말 들으니 더 미안해지네.」

「미안하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러면 죄책감도 사라질 거예요.」

「사랑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제 레오니 백작 부인은 큰오빠 여자예요. 그러니 큰오빠가 사랑해줘야죠.」

「그 얘기 하린이와 하연이 들으면 아주 좋아하겠다.」

「당연히 좋아하죠. 엄청난 물주를 물었는데.」

「뭐라고?」

「킥킥킥킥.」

「이놈의 자식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 혼날래?」

「정곡을 찌르니까 아프죠?」

「그래. 아프다.」

「이겨내야 해요. 그래야 큰오빠 꿈을 이룰 수 있어요.」

「그렇게까지 해서 성공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면 씁쓸하다.」

「인생이 다 그런 거예요.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정말?」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전 이제 겨우 16살이에요. 물어볼 걸 물어보세요.」

「이걸 그냥 확!」

「히히히히.」

“저는 이거로 할게요.”

“더 좋은 걸 고르지 그래요. 저쪽에 보면 레어 아이템도 있는데.”

쥬디가 알 수 없음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낡은 마법서를 들어 올리며 선물을 정했다고 하자 부인이 레어 아이템을 고르라고 만류했다.

“아니에요. 저는 이거면 충분해요.”

“그러면 선물 고르라고 한 의미가 없는데...”

“정말 이게 갖고 싶어요. 허락해주세요.”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죠. 알았어요.”

쥬디에 이어 나는 눈곱만큼 작은 드래곤 하트를 품은 귀걸이를 골랐고, 나나는 낡은 가죽 부츠, 야냐는 구멍이 뻥 뚫려 손가락이 삐져나오는 녹슨 강철 건틀릿을 택했다.

“정말 이것들로 하실 거예요?”

“네.”

“저를 생각해서 이러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충분히 만족합니다.”

“남작님은 만족할지 몰라도 저는 아니에요. 으음... 이대로는 안 되겠네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쥬디의 혜안을 이용해 창고 안에 있던 아이템 중 가장 좋은 것들을.. 꽝일 수도 있지만... 골랐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모르는 백작 부인은 내가 자신을 배려해 쓰레기 아이템만 골랐다고 생각했다.

심통이 잔뜩 난 소녀처럼 빨갛게 볼이 부은 레오니 백작 부인이 잠시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휑하니 사라졌다.

「정말 좋은 걸 줄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레전드 아이템이라도 한 개 주려고 그러나?」

「욕심도 많으셔.」

「흐흐흐흐.」

“이게 뭡니까?”

“사용 중인 스킬을 합체할 수 있게 해주는 스킬 합체 스크롤이에요.”

“스킬 합체요?”

“네.”

“매우 귀한 것 같은데...”

“맞아요. 상점에서도, 몬스터를 사냥해도 구할 수 없는 아이템에요.”

“그렇게 귀한 걸 왜 제게 주시는 겁니까?”

“친구니까요.”

30분 만에 돌아온 레오니 백작 부인의 손에 낡은 스크롤 하나가 들려 있었다. 색이 바랬지만, 기하학적 무늬와 특별해 보이는 양피지만으로도 범상한 물건이 아니란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스킬 합체 스크롤은 300년 전 수도 크라쿠푸스의 신성 마법 학파의 탑주이자 위대한 아크 메이지 프란시스코님께서 남긴 유물이었다.

레오니 백작 부인의 말에 따르면 평생 20개밖에 만들지 않은 아주 귀한 것으로 시푸아 백작성에도 2개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도 이건 너무 과하십니다.”

“어서 받으세요. 친구가 주는 선물이에요. 받지 않으면 저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거예요.”

“알겠습니다. 친구가 주는 선물 감사히 받겠습니다.”

“고마워요.”

아크 메이지 프란시스코의 스킬 합체 스크롤

종류 : 합체 아이템

등급 : 유니크

프란시스코는 신성 마법 학파의 12대 탑주이자 위대한 아크 메이지로 신기한 아이템을 만드는 게 취미였다. 스킬 합체 스크롤도 그중 하나로 사용 중인 두 가지 스킬을 합쳐 더욱 강력한 스킬을 만들 수 있었다.

내구도 : 100/100

특이 사항 : 같은 등급끼리만 합성할 수 있음. 히든 스킬 합체 불가

익히고 있는 스킬만 합성할 수 있음

합체한 스킬은 새로운 스킬이 생기며 사라짐

사용 제한 : 없음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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