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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257.
“흐응.”
몸을 포갠 채 입술을 빠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하린이가 신음을 토해냈다.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몸을 더듬었다.
떨리는 손이 봉긋한 가슴을 지나, 잘록한 허리를 지나, 귀여운 엉덩이를 지나, 늘씬한 허벅지까지 내려갔다.
몸을 더듬는 동안 하린이는 목에 팔을 두른 채 혀만 죽어라 빨아댔다. 숨 쉬는 것도 잊은 것처럼 혀를 빨아대다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입을 크게 벌리고 헐떡였다.
“학학학학.”
“혀 뽑히겠다.”
“짜릿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 미안해, 오빠!”
“괜찮아. 나도 좋았어.”
“오빠, 어제까지 내가 못한 거 있으면 잊어버려. 내일부터는 정말 잘할게. 나 이제 오빠 진짜 아내니까 오빠가 싫어하는 거 절대 안 할 거야. 오빠가 좋아하는 것만 할 거야.”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네가 좋아하는 일만 할 거야. 그러니 너도 섭섭한 일 있었으면 모두 용서해줘.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게.”
“그런 거 없어. 언제나 내게 오빠는 최고였어.”
“나도 그래. 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오빠, 사랑해! 영원히!!”
“사랑해! 하린아.”
사랑한다는 말이 끝나자 우리는 또다시 입술을 탐하며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온종일 만지고 쓰다듬어도 내일이면 또다시 만지고 싶은 게 하린이의 몸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종일 가슴을 만지고, 엉덩이를 더듬고, 다리 사이에 손을 넣고, 늘씬한 다리를 주무르고 싶었다.
일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고 화가 나 다 때려치우고 하린이만 종일 파고들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동안 못한 걸 오늘 다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가슴과 허리, 엉덩이, 은밀한 계곡을 마음껏 쓰다듬자 앵두 같은 입에서 격한 비음이 새어 나왔다.
“아흑. 오빠! 오빠! 아흑.”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이 떨어지자 재빨리 하얀 목을 타고 내려가 봉긋한 가슴을 물었다.
콩알만 한 유두를 입에 물고 뽀얀 가슴을 양손으로 주물렀다. 하얀 가슴에 빨간 손자국이 나도록 괴롭혔다.
“흐윽.”
가슴을 혀와 손으로 애무하자 신음 소리가 더욱 커졌다. 양쪽 가슴을 번갈아 빨며 번들거리는 침을 잔뜩 묻혔다.
오일을 바른 것처럼 가슴이 번들대자 탄탄한 배를 타고 내려가 귀여운 배꼽을 살살 핥았다.
“흐응. 간지러워.”
혀로 배꼽 주변을 핥다가 혀끝으로 바짝 세워 배꼽을 콕콕 찔러대자 몸을 움찔대며 비틀어댔다.
“싫어?”
“아니. 좋아.”
귀여운 배꼽을 간지럽히며 엉덩이에 손을 넣어 부드럽게 주물렀다. 탱탱한 엉덩이를 주무르자 뱃속을 가득 채운 욕망에 고추가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
참을 수 없는 욕망에 급히 아래로 내려가 계곡에 숨겨져 있던 비밀스러운 화원에 눈을 고정했다.
수줍음에 꼭 닫혀있던 문을 조심스럽게 벌리자 숨어있던 한 떨기 꽃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문을 더욱 넓게 벌리자 핑크색 꽃이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 애무에 흥분했는지 반짝거리는 이슬이 잔뜩 고여 더욱 고혹적으로 보였다.
“하흑.”
꽃에 살포시 입을 맞추자 하린이가 몸을 비틀며 격한 비음을 토해냈다. 향기로운 꽃에 코를 박고 그윽한 체취를 흡입했다.
“흐읍. 하아~ 향기 좋다.”
“뭐하는 거야?”
“향기 맡고 있잖아.”
“창피해. 하지 마.”
“오늘 처음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래?”
“몰라. 창피해.”
“바보!”
혀를 길게 빼 반짝이는 이슬에 묻혔다. 이슬과 함께 꽃에 혀가 닿자 놀란 하린이가 몸을 비틀었다.
달아나지 못하게 양손으로 다리를 꽉 누르고 달콤한 꿀을 빨듯이 이슬과 꽃을 빨아댔다. 그러자 하린이가 아이처럼 흐느끼며 다리와 손으로 내 머리를 짓눌렀다.
“그만. 그만해. 제발 그만해! 더는 못 참겠어.”
“왜?”
“숨을 못 쉬겠어.”
“빨아주는 거 좋아했잖아. 오늘은 싫어?”
“아니. 좋아. 그런데 너무 좋아. 너무 좋아서 몸이 부서질 것 같아. 이제 그만하고 올라와. 나 못 참겠어.”
“색녀.”
“히잉.”
하린이의 예쁜 꽃을 더욱 탐하고 싶었지만, 아기처럼 칭얼대 더는 그럴 수 없었다. 찐한 아쉬움을 접고 하린이을 품에 꼭 안았다.
“모레 아침에 혼인신고하러 가자.”
“이름 바꾸고 해도 돼. 급하게 서두를 거 없어.”
“아니. 불안해서 하루도 못 참겠어. 빨리 혼인신고해야지 안 그러면 누가 너 데려갈 것 같아.”
“내가 그렇게 좋아?”
“나 너 없으면 못 살아. 몰랐어?”
“알아.”
“너는?”
“나도 그래. 나 오빠 없으면 죽을 거야. 그래서 은하 언니 마음을 알겠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여기서 은하 얘기가 왜 나와?”
“나도 몰라. 갑자기 언니 생각이 났어.”
“은하는 이제 잊어. 너와 나, 하연이 이렇게 셋만 생각해. 내 인생에 여자는 너희 둘뿐이야. 알았어?”
“오늘만 잊을게.”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게 있어. 이제 다른 얘기 그만하고 빨리 들어와. 나 오빠 느끼고 싶어 미칠 것 같아.”
“미칠 만큼 느끼고 싶은 사람이 은하 얘길 해?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빨리하란 말이야. 한 번만 더 다른 소리하면 죽여 버릴 거야.”
“네. 마님!”
하린이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고 화난 척 얘기했다. 무섭기는커녕 너무 귀여워서 품에 넣고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맞춰줘야 한다. 여자가 바라는 남자는 화난 척했을 때 기죽은 척해주고, 기분 좋다고 떠들 때 맞장구를 쳐줄 줄 아는 남자였다.
화난 척하는데 무시하고, 좋아서 떠드는데 못 들은 척하는 남자를 좋아할 여자는 세상에 없었다.
그것을 알기에 마님이라고 크게 대답하고, 돌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하린이의 다리를 활짝 벌렸다.
벌려진 다리 사이에 중심을 잡고 욕망에 몸부림치는 놈을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해 두근두근 떨고 있는 예쁜 꽃에 맞췄다.
허리에 힘을 주고 살살 밀자 예쁜 꽃이 수줍게 입을 벌렸다. 꽃이 호응하자 미끈거리는 체액을 타고 성난 파도가 밀려 들어갔다.
그러자 놀란 꽃이 입을 꽉 다물었다. 벽에 막혀 파도가 멈추자 하린이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으윽.”
“많이 아파?”
“아니. 하나도 안 아파.”
“하나도 안 아픈데 죽을 것처럼 인상을 써?”
“기분 좋아서 그런 거야.”
“바보.”
“맨날 바보래.”
“바보는 바다에서 가장 값진 보물이야. 진짜 욕은 바보가 아니라 밥보야. 밥만 먹을 줄 알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을 말하는 밥보야. 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바보야.”
“정말?”
“응.”
사실이었다. 사람들이 욕으로 쓰는 바보의 어원은 밥보였다. 그것이 ‘ㅂ’이 사라지며 바보가 된 것이었다.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바보라는 말을 자주 썼지만, 어리석다는 뜻으로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워 친근하게 부른 것이다. 듣는 하린이와 하연이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겠지만,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는 애칭이었다.
“아윽.”
하린이의 관심이 바보에 쏠린 틈을 타 어깨와 가슴을 꽉 끌어안으며 힘차게 허리를 밀어 올렸다.
그러자 성난 파도가 단번에 가녀린 꽃을 뚫고 들어가 욕망을 가득 품은 자궁과 만났다.
“아아아악.”
“고생했어.”
“히잉. 이거 진짜 아프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
“오늘만 지나면 괜찮아져. 내일부터 하나도 안 아파.”
“진짜지? 거짓말 아니지?”
“어.”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그거야...”
“은하 언니도 그랬어?”
“또 은하 얘기야?”
“히히히.”
“계속 그런다 이거지? 좋아. 한번 죽어봐라.”
퍽퍽퍽
“악! 아파. 아파. 잘못했어. 오빠 다시는 안 그럴게. 용서해줘.”
“늦었어.”
“아아아아아악...”
힘든 결혼 준비와 첫 경험에 지쳐 잠든 하린이를 잠시 홀로 두고 정원에 나갔다. 살짝 잠이 들었다가 깨어 창밖을 보자 하연이가 잔디밭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게 보였다.
그냥 둘까 생각하다가 평생 함께 가야 할 하연이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없어 살며시 하린이 품을 빠져나와 정원에 앉아 있는 하연이에게 갔다.
“잠 안 자고 여기서 뭐 해?”
“호수에 뜬 달구경하고 있었어요.”
“이태백이야?”
“그런가 봐요. 헤헤헤헤.”
나를 보며 하연이가 밝게 웃었다. 그러나 밝은 웃음 속에 깊이 감춰진 슬픔이 아련히 배어 나와 웃음이 울음처럼 들렸다.
“그런 오빠는 여기 왜 나왔어요?”
“너 보러.”
“그만 올라가세요. 언니가 찾아요.”
“잠들었어. 아주 깊이.”
“오빠 없으면 깰 거예요.”
“잠깐은 괜찮아. 이리와.”
“안 되는데...”
“빨리 와. 팔 떨어져.”
“네.”
팔을 벌리고 오라고 하자 잠시 머뭇거리던 하연이가 토끼처럼 깡총 뛰어 품에 쏙 들어왔다.
새끼 고양이처럼 품을 파고드는 하연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기다렸다는 듯이 새끼 고양이가 입술을 빨아댔다.
추웁 추웁
하린이의 달콤한 타액이 내 목젖을 타고 넘어갔다. 내 지저분한 타액이 하린이의 목젖을 타고 넘어갔다.
“하아. 하아. 하아.”
“맛있다.”
“더러워요.”
“더럽다면서 너는 왜 먹어?”
“오빠 거는 더럽지 않아요. 제 것이 더러워요.”
“나 이빨 안 닦았다.”
“저도요. 히히히히.”
“우웩.”
“히잉.”
장난스러운 몸짓에 슬퍼 보이던 하연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하연이가 바란 건 많은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옆에 있어 주는 것. 말 걸어주는 것. 환하게 웃어주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올라가자.”
“오늘은 첫날밤이에요. 언니랑 주무세요.”
“괜찮아.”
“아니에요. 오늘은 그럴 수 없어요.”
“나 이제 너 없으면 잠이 안 와.”
“정말요?”
“어.”
“헤헤헤헤. 오늘 가장 기분 좋은 소리네요.”
“진짜야.”
“알아요. 저도 그러니까요.”
“가자.”
“그래도...”
“업고 갈까?”
“아니요. 갈게요.”
하연이를 품에 안고 침실로 올라갔다. 2층 침실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누군가 나를 몰래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연이를 보는 것처럼 하며 고개를 살며시 돌려 뒤를 바라보자 은하가 살짝 문을 열고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어둠속에서 몰래 쳐다보는 은하의 눈이 고양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나운 도둑고양이의 눈이 아니었다.
슬픈 도둑고양이의 눈이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처럼 한 없이 슬퍼 보이는 도둑고양이의 눈이었다.
‘내가 정말 죄를 많이 짓는구나. 사랑하는 여자에게 몰인정하게 굴고, 자매를 사랑하고... 지옥에 떨어질 거야.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해. 나 같은 놈은 지옥에 떨어져야 해. 그래서 하린이, 하연이, 은하에게 준 아픔보다 천 배, 만 배 많이 고통받아야 해. 그래야 조금이라도 죗값을 치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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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