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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51화 (25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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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

251. 나나와 야냐

“다니엘, 이번에 시푸아 백작 가문에서 양도받은 농노들 정신 교육은 잘 돼가고 있어?”

“매우 협조적입니다.”

“얼마나 걸려?”

“앞으로 열흘이면 끝납니다.”

“그러면 그중에서 20살 전후로 500명은 병사로 뽑아.”

“500명이나요?”

“어.”

“그러면 병사가 2,000명이 넘습니다.”

“2만 명이 살 집을 새로 짓는다는 소리 못 들었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뭐가 많다는 거야? 인구가 3만 명이 넘어가는데.”

“영지 규모를 생각하면 병사 2,353명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안 그래도 영주님과 마님 두 분이 영지에 있는 몬스터를 대부분 사냥해 위험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병사만 계속 늘어나 영지 살림살이에 큰 부담만 주고 있습니다. 재고해주십시오.”

“살림살이가 힘들어지는 걸 경비대장인 자네가 왜 걱정해? 걱정해도 내가 걱정해야지. 안 그래?”

“저는 영주님의 영원한 종입니다. 영주님을 힘들게 하는 건 배신만큼이나 큰 불충입니다. 다시 헤아려주십시오.”

조나단과 다니엘 둘 다 충성심이 100으로 나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었다. 다른 게 있다면 표현 방식이었다.

다니엘은 침착하고 성실한 성격답게 조용히 간언하는 편이었고, 조나단은 무관이자 다혈질인 성격답게 투박하고 거칠지만 솔직하고 열정적으로 간언했다.

지금만 해도 자기에겐 득이 안 될 얘기지만,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가감 없이 솔직하게 얘기해 내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조만간 써먹을 때가 있어서 그래.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그만하고, 애들 훈련이나 잘 시켜.”

“조만간 써먹는다는 말씀은 영지전을 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영지전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일주일 전 뽑은 350명 훈련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6개월은 있어야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병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탕가 산적 중에서 뽑을 500명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새로 뽑아야 할 500명까지 고려하면 최소 1년은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병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훈련도 안 된 병사는 도움은커녕 영주님의 일을 방해만 할 뿐입니다. 안 됩니다. 영주님!”

“성급하기는.”

“네?”

“내가 언제 영지전을 하겠다고 했어?”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좋은 생각이라고 했지 한다고 말한 적은 없잖아.”

“그럼...”

“조만간 알게 될 거야.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 그리고 둘 다 이상한 소리 하고 다니다 걸리면 죽을 줄 알아. 알았어?”

“예!”

“나가 봐.”

“영주님께 충성을!”

조만간 알게 된다는 말에 궁금증이 가득한 눈으로 힐끔힐끔 나를 쳐다본 조나단과 다니엘이 집무실을 나갔다.

둘 다 충성도가 100에 입이 무거워 영지가 늘어난다는 것을 말해줘도 부하들에게 떠벌리고 다니진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 땅을 얻기도 전에 소문이 나면 레오니 백작 부인이 곤란하게 된다.

그러면 혈맹은 하루아침에 물맹으로 바뀔 수도 있었다. 모든 화근은 입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입에 지퍼를 달고 자물쇠를 채울 수 없다면 알려주지 않는 것만큼 확실하게 비밀을 지킬 방법은 없었다.

딸랑딸랑

“부르셨어요?”

“래틀 좀 불러와.”

“예, 영주님.”

벨 소리를 듣고 들어온 레이첼이 귀엽게 대답하고 예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래틀을 부르러 집무실을 나갔다.

짧은 치마를 입고 있어 엉덩이가 흔들리자 하얀 팬티가 보였다. 탱탱한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고 있는 작은 속옷이 눈에 들어오자 달려가 만지고 싶은 욕망이 샘물처럼 솟구쳤다.

‘이제 며칠 안 남았어. 조금만 기다려 레이첼!’

현실 시간으로 4일이면 인내의 시간도 끝이었다. 그때는 레이첼을 마음껏... 여전히 하린이와 하연이의 눈치를 봐야겠지만... 탐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는 힘들어도, 미칠 것 같아도 참아야 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했다. 달콤한 열매를 따 먹기 위해선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했다.

“부르셨습니까? 영주님!”

“어서 와 래틀. 많이 바쁘지?”

“아닙니다. 영주님의 보살핌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지내는 게 아니라 바빠서 쓰러질 지경이잖아. 칼날 화살과 강철 화살 주문이 폭주해 그 일 하기도 버거운데, 제자들까지 가르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소리 매일 듣고 있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진심이야?”

“영주님은 벌레만도 못한 미천한 놈을 인간으로 대우해주셨습니다. 몸이 부서지도록 일해 영주님의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럼 다행이고...”

레오 상점의 인기 제품 상급 대장장이 래틀의 칼날 화살과 강철 화살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며 래틀의 일이 다섯 배는 많아졌다.

제자들이 금형 형틀에 부어 만든 화살촉을 다듬는 마무리만 했지만, 하루에 300개가 넘는 화살촉을 다듬고, 잘 만들어졌는지 검수까지 해야 했다.

그리고 병사들이 쓸 무기도 만들고, 제자까지 양성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그러나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행복했다. 대장간 일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어 굽실대지 않아도 됐고, 대장간 일꾼과 제자도 80명으로 늘어나 어깨에 힘도 팍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가끔 이상한 물건을 만들라고 설계도를 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하며 학구열에 푹 빠져 있었다.

현대의 물건 중에서 The Age of Hero에 적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들로... 밸런스를 파괴하는 건 환인의 제재로 설계도를 그릴 수도 없음... 물레방아의 효율을 높이는 장치, 풍차의 회전력을 키워주는 톱니바퀴, 벼나 보리 따위의 낟알을 털어내는 데 사용하는 호롱기 등이 그것이었다.

“이거 한 번 만들어보라고 불렀어.”

래틀에서 건넨 종이에는 개틀링 석궁이 마차에 놓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현대 장갑차의 개념을 중세 시대에 맞게 접목한 것으로 새로운 것은 없지만, 발상은 나쁘지 않은 무기였다.

“달리는 마차에서 쏘면 명중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럼 움직이지 않고 서서 쏘면 되잖아.”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마차에 달린 개틀링 석궁을 본 래틀은 빠르게 달리면서 쏘는 생각만 했지 일렬로 늘어서서 화집점을 구성하고 상대를 격멸하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림을 보면 누구나 하게 되는 오류로 말이 끄는 마차에 개틀링 석궁 3대가 달려 있어 당연히 달리면서 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달리면서 석궁을 쏘아 물체를 맞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덜컹거리는 마차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맞추는 건 눈감고 날아가는 참새를 새총으로 맞추는 것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수백 대가 동시에 쏘아대면 눈먼 화살에 맞을 가능성도 있지만, 조준사격으로 맞춘다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

3세대 전차가 달리면서 멋지게 포를 움직여 쏘는 모습을 화면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시속 80km로 빠르게 달리며 표적을 정확히 맞히는 모습을 보고 손바닥이 터지도록 손뼉을 친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다.

그러나 이건 매우 과장된 것으로 화면에서 본 장면처럼 달리는 전차가 포탄을 쏘아 백발백중 상대 전차를 파괴할 수만 있다면 미사일을 만들 이유가 없었다.

포신을 더 길게 빼고, 장약을 왕창 때려 넣어 사거리를 늘리면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적도 단번에 끝장낼 수 있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미사일을 만드는 건 움직이는 전차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대를 정확히 맞출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었다.

온갖 첨단 장비를 덕지덕지 달아도 고르지 않은 땅에서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진동을 이겨내고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맞추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3세대 전차도 명중률이 형편없는데 완충기도, 자이로스코프도, 광학 조준경도 없는 마차에 실린 개틀링 석궁으로 명중을 기대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서 있는 상태에선 상황이 달랐다. 20~30대 단위로 개틀링 석궁 마차를 묶어 십자포화, 교차사격, 화력집중 등을 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보게 된다.

십자포화는 제1차 세계 대전에서 만들어진 전술로 소총이나 기관단총을 화선이 교차하도록 배치해 적을 섬멸하는 공격 방법으로 지뢰와 저격수, 유자철선, 항공지원과 조합하면 격파하기가 매우 힘든 전술이었다.

이런 공격 방법을 빼고도 마차에 개틀링 석궁을 싣고 다니면 기동력을 살릴 수 있었다.

적보다 먼저 좋은 자리를 잡고 발사 준비를 마치면 현대의 기관총과 같은 위력을 발휘했고, 원정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었다.

“십자 포화라...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리고 기동력을 이용하면 타격 효과도 매우 뛰어날 것 같습니다.”

“시제품으로 열대만 만들어. 테스트해보고 보완할 거 있으면 보완하고 바로 양산 들어갈 거니까.”

“알겠습니다.”

현대의 장갑차와 같은 개념의 개틀링 석궁 마차를 만들려는 건 화력과 기동력을 키우기 위한 것도 있지만, 병력이 적고 숙련병이 많지 않아 이를 보완하려는 생각에 만들려는 것이었다.

인구가 5만 명으로 늘어나도 병력은 5,000명을 넘기기 어려웠다. 현대적인 군 개념이면 이것도 지나치게 많아 2,000~3,000명이 적정 수준이었다.

4개 영지를 흡수해도 병사를 뽑기 어렵다는 뜻으로 적의 침입에 영지가 뺏길 위기에 처하지 않는다면 2,353명이 마지노선이었다.

시푸아 백작 가문만 해도 인구가 300만이 넘고 병력도 15만이나 됐다. 소드 마스터가 2명, 동급인 아크 메이지가 1명, 프로보스트와 마도사는 50명에 육박했다.

그 아래인 프리 스콜라와 마법사는 700명에 달했고, 스콜라와 수습 마법사도 4,000명이나 됐다.

시푸아 백작 가문과 비교하면 내 힘은 태양 앞에 반딧불과 같았다. 그렇다고 백작 가문의 힘이 모두 시푸아 가문과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었다.

시푸아 백작 가문의 힘은 아틸라 제국에 10개밖에 없는 10대 공작 가문에 전혀 뒤지지 않는 힘으로 백작이란 작위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1,000년간 이어온 뿌리와 아틸라 제국 최대 부자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 그와 같은 힘을 지닌 것으로 대다수 백작 가문은 시푸아 가문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10분의 1만 해도 나보다 몇 배는 높은 수준으로 현재 내 전력은 자작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나와 하린이, 하연이, 나나, 야냐를 포함한 수치로 다섯 명을 빼면 병사만 많은 남작 수준... 이 전력으로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치기 어린 아이의 소꿉놀이 같은 발상이었다.

그래서 개틀링 석궁 마차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프로보스트와 마도사에겐 어린아이 장난감 같은 무기지만, 그 아래로는 매우 위협적인 무기로 나와 하린이, 하연이, 나나, 아냐가 대가리만 잡아주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영주님, 마차에 개틀링 석궁을 세 대를 설치하는 것보다 한 번에 두 발씩 발사할 수 있게 개조한 다음 두 대를 좌우에 배치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공간도 넓고 방향을 돌려 전후좌우 네 방향을 다 공격할 수 있습니다.”

“한 발이 아니라 두 발씩 발사한다?”

“네.”

“아주 좋은 생각이야.”

“감사합니다.”

“시제품 만든 거 있어?”

“먼저 영주님께 보고한 후 만들기 위해 설계도만 완성했습니다.”

“석궁 마차 만들면서 자네 생각처럼 그것도 함께 만들어.”

“알겠습니다.”

현대 무기는 대부분 총구가 하나다. 한발만으로 충분히 적을 살상할 수 있기 때문으로 명중률과 타격력이 약했던 과거에는 총구가 두 개인 무기가 많았다.

석궁 역시 명중률과 타격력이 높지 않아 한 발보다는 두 발을 쏘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다.

그리고 마차에 세 대를 설치하면 공간이 매우 좁고 네 방향을 공격하기도 불편해 래틀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수용했다.

‘자식! 밥값 제대로 하네. 흐흐흐.’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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