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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49화 (24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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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

249. 결혼 준비

영지 이름 : 레오 영지

영주 이름 : 모모 남작

인구 : 11,418명(자유민 102명, 농노 11,316명)

세율 : 80%

영지 자금 : 587골드

식량 : 3개월 치 보관 중

병사 : 1,003명(남자 738명 : 여자 265명)

프로보스트 3명, 프리 스콜라 1명, 스콜라 3명, 숙련병 50명

중급 병사 160명, 하급 병사 586명

치안 : 80

상업 : 70

농업 : 208

광업 : 175

영지발전도 : 1,305(카리스마 효과와 신전으로 영지발전 속도 108% 증가)

특이사항 : 니콜라스와 나나, 야냐 병사에 포함, 아서와 아더, 쥬디 등은 불포함

특수 시설

신전 : 소형

탁아소 : 수용인원 1,000명

여관 : 수용인원 100명(영업준비 중)

시푸아 백작이 살아난 지 정확히 열흘 후 레오니 백작 부인인 약속한 농노 5,000명을 보내왔다.

내 영지에서 시푸아 백작 영지까지는 거리가 4,000km나 떨어져 있어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나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갖고 있는 시푸아 백작 가문은 국경수비대 포털을 이용하는 파격적인 행동으로 약속한 농노 5,000명을 한 번에 보내왔다.

보내온 농노들의 상태도 매우 양호했다. 가족 단위로 보내면서도 병들고 늙은 농노는 모두 빼고 젊고 튼튼한 농노와 건강한 아이만 골라서 보냈다.

돈으로 따지면 금화 5만 개 이상의 가치로 어제 시세로 계산하면 650억 원이 넘었다

영지 인구가 1만 명을 넘자 이탕가 산에서 넘어온 산적들 중 충성심이 높은 남자 농노 300명, 여자 농노 50명을 새로이 병사로 뽑았다.

지금 영지만 지킨다면 병사 1,003명도 지나치게 많은 숫자였지만, 20일 후 영지가 다섯 배로 늘어나는 걸 고려하면 1,353명으로 늘어나도 한참 모자라 다음 주까지 추가로 50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젊은 남녀를 병사로 많이 뽑으면 일할 인력이 줄어들어 농사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

그러나 우리에겐 스톤 골렘 2기와 우드 골렘 3기가 있었다. 스톤 골렘은 젊은 장정 200명의 몫은 거뜬히 했고, 우드 골렘도 100명은 충분히 해 850명이 빠져나가도 노동력 감소로 인한 고충은 없었다.

그리고 영지가 7배로 늘어나면 인구도 최소 5배인 5만 명은 될 전망으로 인력난을 겪는 일은 없었다.

애초 약속한 것보다 규모가 커진 건 레오니 백작 부인이 부활과 흡혈로 호감도가 크게 올라서였다.

레오니 백작 부인은 남쪽의 칼 구스타프 남작 영지와 서쪽 토리노 강 너머 곤잘레스 남작 영지, 그 너머 짤츠 남작 영지, 북쪽 노포크 남작 영지 이렇게 4개의 영지를 내게 선물하기로 했다.

남쪽의 칼 구스타프 남작은 수도에서 진 엄청난 도박 빚을 백작 부인이 모두 인수한 후 영지를 차압한 상태였고, 북쪽의 노포크 남작은 이틀 전 원인 모를 병에 걸려 가족이 모두 죽어 영지 주인이 없는 상태였다.

서쪽의 곤잘레스 남작과 짤츠 남작은 시푸아 백작 가문의 영향 아래 있는 가문으로 좀 더 좋은 땅으로 옮겨주기로 하고 다음 주까지 영지를 비우기로 했다.

3개에서 4개로 늘어난 것은 3개가 약속했던 5배에 살짝 모자라서였다. 그러나 약속과 큰 차이가 없어 3개만 넘겨줘도 충분했다.

그런데도 영지 4개를 넘겨준 건 호감도 때문으로 앞으로도 호감도 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었다.

“하린아. 레오니 백작 부인에게 받은 돈 마틸다하고 상의해서 수도에 건물과 땅 좀 사. 최대한 많이.”

“오빠, 사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

“왜?”

“레오니 백작 부인이 입을 굳게 다물어도 수도에 오빠 이름이 소문나는 거 시간문제야. 길어야 1년을 넘기지 못할 거야.”

“그런데?”

“그러면 집적대는 놈들이 나타날 게 분명하잖아. 전쟁의 서막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업 규모를 늘리면 그곳까지 지켜야 해 인력 낭비가 심각해져.”

“그럼 그 많은 금화를 가지고만 있어?”

“영지가 일곱 배 늘어나면 돈이 많이 필요할 거야. 일부는 영지에 투자하고, 일부는 현금화해서 ㈜판타스틱 주식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판타스틱에 투자하자... 그것도 나쁘지 않지. 얼마나 할 생각인데?”

“흡수한 영지를 최대한 빨리 안정화해야 하니까 영지에 2조 원 정도 투입하고, 판타스틱 주식은 매년 오르고 있으니까 5조 원 정도 사면 될 것 같아.”

“5조 원이나 주식을 사?”

“판타스틱 한 주에 1,000만 원이 넘어. 5조 원 해봐야 50만 주밖에 안 돼.”

“주식이 총 몇 주인데 그래?”

“1억 주.”

“더럽게 많네.”

1억 주면 시가 총액이 500조 원으로 레오니 백작 부인에게 받은 금화 1,000만 개를 몽땅 투입해도 2.5%밖에 살 수 없었다.

13조 원을 투자하고도 2.5%밖에 손에 넣을 수 없다면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없어 주식 투자 이외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주식회사 판타스틱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로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2.5%면 10대 주주에 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주식회사 판타스틱은 환인을 개발한 최대 주주 박만수와 10개 기업·단체가 공동 출자한 국내 회사였다.

박만수 회장의 지분이 50%로 가장 높았고, 10개 기업과 단체가 보유한 주식은 20% 정도밖에 안 됐다.

㈜판타스틱을 국민 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박만수 회장이 10대 기업과 단체를 압박할 수 있는 주식 30%만 보유하고 나머지 20%는 3년에 걸쳐 시장에 풀며 50%에 달하는 주식이 개인과 기관, 펀드에 있었다.

절반이나 주식시장에 풀렸지만, 한 주에 1,000만 원이 넘어 1% 이상 갖고 있는 곳이 없어 2.5%면 단번에 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었다.

“판타스틱 주식을 많이 보유하면 할수록 오빠 발언권도 높아져. 그러면 우리 입지도 강해지는 거고.”

“그러면 11조 원 모두 주식에 투자해. 재단 설립할 생각이었으니까 배당이익을 재단 기금으로 쓰면 되겠다.”

“11조 원을 모두?”

“먹으려면 제대로 먹어야지. 안 그래?”

“이럴 때 보면 배포 정말 크단 말이야.”

“배포가 커서 그런 게 아니라 아쉬울 게 없어서 그래. 어차피 공짜로 번 돈이라 잃어도 손해날 게 없고, 부활이 있는 한 돈 벌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테니까.”

“그럼 지금부터 번 돈도 모두 판타스틱에 투자할 거야?”

“60%는 그렇게 하고, 40%는 다른 곳에 투자해야지. 주식투자 명언에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 판타스틱이 향후 20~30년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기업이라고 해도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알았어. 앞으로 그럴 게 할게.”

㈜판타스틱의 주가 총액은 삼X전자의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가치는 백 배 이상이었다.

매출과 이익도 삼X전자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았고, 모든 언어를 한글로 사용해 한글을 세계 속에 우뚝 서게 하는 등 가치로 따지면 비교가 안 될 만큼 엄청났다.

그런데도 주가 총액이 500조 원밖에 안 되는 건 주식 가격이 너무 비싸 서민은 살 엄두를 내지 못해서였다.

㈜판타스틱 주식은 주식 시장에 공개된 후 한 번도 액면분할과 증자를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10분의 1로 가격을 분할하면 순식간에 다섯 배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 증자도 10배 이상해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10개 기업과 단체 수장들이 액면분할과 증자를 박만수 회장에게 주기적으로 건의했다.

그러나 기업의 값어치는 주가 총액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박만수 회장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소액주주들이 판타스틱 주식을 국민주로 만들어 많은 국민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자 작년부터 박만수 회장도 액면분할을 깊이 고민하게 됐다.

이 때문에 늦어도 1년 안에 10대 기업과 단체의 뜻이 관철돼 액면분할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었다.

그렇게만 되면 1,000만 원이 5,000만 원이 되는 것으로 금화에 투자하는 것보다 이익이 훨씬 컸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우리 집에서 결혼식 올리는 건 어떨까? 번잡하게 예식장 빌리지 말고 조촐하게 집에서 하자.”

“언제?”

“최대한 빨리.”

“최대한 빨리가 언제인데?”

“이번 주 토요일 어때?”

“토요일?”

“어.”

“헉!”

5일 후 토요일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하자 놀란 하린이가 주먹이 들어갈 만큼 입을 크게 벌렸다.

올해 안으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예식장에 손잡고 들어가기 전까지 믿을 수 없는 게 결혼 약속이었다.

나를 못 믿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다. 아침까지 죽고 못 살 것처럼 좋아하다가도 저녁에 원수처럼 헤어지는 게 연인이었다.

나와 하린이 사이에 그런 일이 생길 확률은 벼락 천 번을 맞을 만큼 확률이 낮았지만, 0.0000001%의 확률로도 사람이 죽는다는 걸 고려하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랑 결혼하는 거 싫어?”

“아니 좋아. 너무 좋아.”

“그런데 왜 헉했어. 사람 놀라게.”

“너무 좋아서 그랬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나 심장 떨어질 뻔했어.”

“알았어.”

하린이가 싫어서 헉 소리를 한 게 아니란 걸 알았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한 말로 내가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고 하자 눈을 반달로 만들며 좋아했다.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결혼하자고 말하면 여자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까마득한 절벽에 떨어지는 기분일 것이다. 그런 얼굴로, 그런 목소리로 결혼하자고 하는 건 애정도 없는데 의무감으로 결혼하자는 말로 들렸다.

죽고 못 살아도 헤어지는 판국에 의무감으로 결혼하면 안 봐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 결혼식 올리는 거 괜찮아?”

“어디서든 상관없어. 오빠만 있으면 길거리도 좋아.”

“길거리도 좋아?”

“하수구도 좋아.”

“바보!”

“맞아. 나 바보야. 오빠만 있으면 돼. 헤헤헤헤.”

“나도 그래.”

“고마워.”

“내가 고마워.”

“히잉.”

“내일 아침 일찍 어른들 찾아뵙고 이번 주 토요일에 결혼식 올린다고 말씀드리자.”

“알았어.”

하린이를 품에 꼭 안고 찐하게 입을 맞췄다. 하린이만 나와의 결혼을 바라는 게 아니었다. 나도 하루라도 빨리 하린이를 신부로 맞이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마음이 같은데 시간 끌 이유가 없었다. 성과 이름을 아직 고치지 못한 게 살짝 마음에 걸렸지만, 그건 형식적인 일이라 차후에 바꿔도 됐다.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자고 한 건 번잡한 것을 싫어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 쪽 손님이 없어서였다.

하린이네는 못해도 1,000명 넘는 손님이 오겠지만, 내 쪽은 이범석 상사와 독수리 경호팀, 은하가 전부였다.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결혼식장에서 올리고 싶지 않았다. 못나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만, 으리으리한 예식장을 빌려놓고 하객이 한 명도 없으면 행복한 결혼식이 초라하고 슬픈 결혼식이 될 수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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