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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245화 (24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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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45.

「큰오빠, 그냥 죽이지 말고 흡혈로 죽이세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호감도가 오르죠.」

「흡혈은 여자만 호감도가 올라. 남자는 안 올라.」

「남자도 오를지 모르잖아요. 해보세요.」

「그런가? 그런데 죽었다 살아나도 호감도가 유지되나?」

「그것도 해보면 알겠죠.」

「알았어.」

아그작

꿀꺽꿀꺽

- NPC 시푸아 백작의 피를 마셨습니다. 피의 갈증이 해소됐습니다.

- NPC 시푸아 백작이 상태 이상 효과 무기력증에 빠졌습니다. 무기력증으로 인해 60분 동안 모든 능력이 50% 감소합니다. 60분간 치유 스킬을 사용해도 생명력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 30분간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30% 증가합니다.

- 30분간 피를 흡수한 NPC 시푸아 백작의 공격력 30%를 차용합니다.

- NPC 시푸아 백작이 죽었습니다.

앙상한 팔에 기다란 송곳니를 박고 피를 빨자 10초도 안 돼 시푸아 백작이 숨을 거뒀다.

일반인은 하루 동안 두 번을 흡혈해야 죽는데, 시푸아 백작은 몸이 극도로 약해 생명을 간신히 잡아주던 피를 마시자 버티질 못하고 한 번에 숨이 끊어졌다.

「질병으로 죽고 부활하면 20년도 못 사는데, 외인사로 죽어서 28년을 건강하게 살게 됐으니 운이 좋다고 해야겠네요.」

「그렇지.」

‘NPC 시푸아 백작 부활!’

- NPC 시푸아 백작을 살리겠습니까?

‘네.’

- NPC 시푸아 백작이 되살아났습니다. 시푸아 백작의 남은 생명은 28년입니다. 정확히 70살이 될 때까지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 모모님은 The Age of Hero 유저 최초로 죽은 NPC를 살리는 놀라운 기적을 행했습니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해낸 모모님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업적 50만 점과 평판 50만 점을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큰오빠, 깨어나기 전에 피 한 번 더 빠세요. 깨어나자마자 몸이 개운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알았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백작의 손목을 깨물어 피를 흡혈한 후 치료 포션을 부어 이빨 자국을 없앴다.

“마틸다. 부인 들어오시라고 해.”

“네.”

마틸다가 문을 열고 백작 부인을 부르자 한 번도 급한 기색을 보이지 않던 레오니 백작 부인이 뛸 듯이 침실로 들어왔다.

백작 부인이 침상에 다가오자 백작의 쪼그라들었던 팔다리가 곧게 펴지며, 검게 죽었던 피부도 생기를 찾으면서 살색으로 변했다.

피부가 제모습을 찾자 깡말랐던 몸에 살이 붙고, 대머리였던 머리에 검은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자라 긴 흑발로 변하며 20대의 건장했던 모습으로 변모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혹시... 드래곤이세요?”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믿으라는 말씀이세요?”

“진짜 사람입니다. 환인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분을 따르는 대신관이신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변방의 작은 영지를 책임진 남작입니다.”

송장이나 다름없는 시푸아 백작을 살려냈다. 그것도 20대의 팔팔한 모습으로 살려냈다.

아틸라 제국 역사상 생명의 불이 꺼진 사람을 살려낸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백작 부인이 놀라 드래곤이냐고, 대신관이냐고 묻는 게 당연했다.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도 남작밖에 안 됐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시류를 타지 못해 그렇습니다.”

“시류가 아니라 뛰어난 분을 알아보지 못한 아틸라 제국이 복이 없는 것이죠.”

“조용히 살고 싶어 그런 것입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무례했다면 모두 용서하세요. 죽을 때까지 레오 남작님을 제 생명의 은인이자, 시푸아 가문의 은인으로 모실게요.”

“감사합니다.”

「완전히 감복했어요.」

「흐흐흐흐.」

나를 대하는 백작 부인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백작을 살리기 전까진 한참 아래로 보고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자주 보였었다.

레오니 백작 부인은 공작 집안 출신에 남편은 백작이었고, 돈과 권력은 아틸라 제국에서 손꼽히는 대부호였다.

남작인 내가 눈에 들어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푸아 백작을 살려내자, 그것도 40대의 병든 모습이 아니라 20대의 건강한 모습으로 살려내자 눈에는 공경하는 빛이 가득했고, 말할 때는 손을 앞에 가지런히 모으는 등 황제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았다.

“이.이게 어떻게 된 일야? 몸이 20살 어렸을 때처럼 너무 가뿐해.”

“정신이 드세요?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

“당연히 알아보지.”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누가 나를 살린 것이오?”

“레오 남작님이 살렸어요.”

“고맙소. 남작! 이 은혜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소. 정말 고맙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소. 남작은 내 생명의 은인이요. 어찌 마음에 담지 않을 수 있겠소. 평생 잊지 않고 보은할 것이오. 지금 한 말은 환인님께 하는 맹세로 맹세를 어기면 지옥의 유황불에 떨어져 영원토록 고통 받을 것이오.”

“감사합니다.”

부활하며 호감도가 50이 올라가자 시푸아 백작이 환인에게 맹세까지 하며 죽을 때까지 나를 돕겠다고 했다.

이런 행동은 호감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이 흔히 보이는 격한 감정이었다.

죽음의 벼랑 끝에서 살고 싶다고 간절히 애원할 때 누군가 소원을 들어준다면 누구나 시푸아 백작과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백작은 그냥 살아난 것도 아니고 20대의 건강한 몸으로... 흡혈로 능력치가 50% 줄어들었지만, 10년 넘게 빌빌대던 몸이라 그것만으로도 하늘을 훨훨 나는 기분일 것이다... 살아났으니 기분이 오죽 좋겠는가.

용궁에 갈 수만 있다면 여의봉을 가져다주고, 저 하늘의 별을 딸 수 있다면 모두 따다 주고 싶은 심정일 것이었다.

“당분간 매일 찾아뵙고 건강을 체크해드리겠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남작.”

무기력증에 빠진 백작을 쉬게 한 후 침실 밖으로 나왔다. 시녀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이동한 후 따뜻한 녹차를 마시고 있자 레오니 백작 부인이 들어왔다.

“남편과 남작님을 위해 오늘 밤 성대한 파티를 열겠어요. 파티가 끝나면 약속한 것들을 모두 드릴게요.”

“건강을 찾으셨지만, 당분간은 몸조리에 힘쓰는 게 좋습니다. 파티는 한 달 후에 안정을 찾은 다음 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그만 마음이 들떠서...”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남작님은 예의도 바르시고, 마음 씀씀이도 정말 넓으시네요. 남작님을 만난 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에요.”

“과찬이십니다.”

“진심이에요. 남작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저는 죽은 목숨이었어요. 남작님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요. 이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거예요.”

레오니 백작 부인의 말이 맞았다. 내가 아니었다면 백작 부인은 시푸아 백작이 숨을 거둔 후 열흘도 버티지 못하고 남편을 따라갔을 것이다.

시푸아 백작 가문의 기사들이 모두 레오니 백작 부인을 따르고 있지만, 그건 백작이 살아있어서였다.

백작이 죽으면 가문의 수장이 바뀐다. 그러면 레오니 백작 부인에게 충성을 다하던 기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등을 돌리고 바뀐 백작을 따를 것이다.

“그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남편이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질 걸 알기에 하루도 편히 잠들 수 없었죠. 그런데 이제 남작님 덕분에 모든 걱정이 사라졌어요.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부인의 복입니다.”

“맞아요. 제가 남작님을 만났으니 복이 있는 여자예요. 그리고 남작님은 복을 몰고 다니는 귀인이시고요.”

“귀인이라... 나쁘지 않는 말이군요.”

“남작님은 귀인 이상이세요. 남작님은 신이세요. 남편과 저 그리고 에이다 공작 가문을 살려주신 신이세요.”

“환인님께서 들으면 날벼락 떨어질 소리입니다.”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남편을 20대의 건강한 모습으로 살리셨어요. 그런 능력은 환인님밖에 줄 수 없어요. 그러니 신이죠. 환인님이 선택하신 분이니까요.”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요. 하하하하.”

“호호호호.”

아까까지만 해도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던 백작 부인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연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음속에 근심이 가득한 사람에게 웃으라고 하면 웃는 게 아니라 화를 낸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사람에게 웃으라고 하면 놀리는 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그 사람이 처한 위급한 상황을 해결해주면 웃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웃었다.

웃음은 그런 것이다. 강요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었다. 웃을 상황을 만들어줘야 웃는 것이었다.

“여기 약속한 돈과 아이템 그리고 농노 문서예요.”

“감사합니다.”

- 용기사 사이먼의 흩어진 아이템을 찾아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퀘스트 성공으로 레전드 아이템 레드 와이번 카르파고스의 망토와 금화 1,000만 개, 농노 5,000명, 업적 포인트 100만, 평판 포인트 10만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퀘스트 발동! 퀘스트 발동! 용기사 사이먼의 흩어진 아이템을 찾아라 두 번째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퀘스트 용기사 사이먼의 흩어진 장비 아이템 찾기 2

레오니 백작 부인의 아버지 에이다 공작은 토르티 산의 100레벨 보스 몬스터 여왕개미 베르나미 때문에 큰 곤경에 빠져있습니다.

에이다 공작의 근심을 제거하고, 용기사 사이먼의 화염 목걸이를 손에 넣으세요.

퀘스트 성공 : 100레벨 보스 몬스터 여왕개미 베르나미 1년 안에 제거

퀘스트 실패 : 1년 안에 베르나미를 제거하지 못하면 에이다 공작 가문 멸문

성공 보상 : 레전드 아이템 용기사 사이먼의 화염 목걸이

실패 보상 : 레오니 백작 부인과 원수

업적 포인트 100만, 평판 포인트 10만

연계 퀘스트 : ?

“영지와 작위는 한 달 내로 해결해 드릴게요.”

“다른 영지로 옮겨야 하는 겁니까?”

“원한다면 그렇게 해드릴 수도 있어요. 생각해둔 곳이 있으세요?”

“아닙니다.”

“그러면 제가 몬스터가 많지 않고, 땅도 비옥한 곳으로 골라 드릴게요.”

“호의는 감사하지만, 저는 제 영지를 사랑합니다. 제 영지를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 근처에 있는 영지를 남작님 영지에 편입시켜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주변 영지라면 남쪽의 칼 구스타프 남작 영지와 서쪽 토리노 강 너머 곤잘레스 남작 영지, 북쪽 노포크 남작 영지를 말했다. 세 곳 영지를 모두 넘겨주거나, 두 곳 영지와 그 너머 영지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들 영지를 돈으로 사서 줄 것인지, 힘으로 빼앗아서 줄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받기만 하면 돼 어떻게 줄지는 걱정하지 않았다.

최종 취득자가 내가 돼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욕을 먹겠지만, 전쟁의 서막이 본격화하면 어차피 힘으로 빼앗아야 할 땅이었다.

힘들이지 않고 공짜로 먹게 됐는데, 귀가 간지러운 고통쯤은(?) 얼마든지 웃으며 감내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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