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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넘다.
231. 벽을 넘다.
역시 전투 감각은 하연이가 하린이보다 한 수 위였다. 하린이도 빠른 발을 이용해 발데리온의 약점을 날카로운 창처럼 파고들며 효과적으로 놈을 괴롭혔다.
그러나 하연이는 발데리온의 다음 동작을 미리 알아채고 한 걸음 먼저 움직여 치명적인 곳만 골라 찌르는 감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투 감각은 훈련을 통해 성장시킬 수 있지만, 반복적인 훈련은 대응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일 뿐 선천적으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은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었다.
하린이도 특전사를 나온 나만큼 전투 감각이 뛰어났지만, 하연이는 바둑으로 치면 이세돌 기사만큼 상대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는 놀라운 전투 감각을 갖고 태어나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린이도 수고했어.”
“칭찬은 하연이에게 다 하고, 나는 고작 수고했다는 말이 전부야?”
“그럼 고생했어.”
“죽고 싶어?”
“히히히히.”
“웃지 마. 재수 없어.”
“바둑 배워볼래?”
“갑자기 바둑은 왜?”
“배우면 전투에 도움이 될 거야.”
“나 장기도 못 둬. 그런데 어떻게 바둑을 배워?”
“처음부터 장기, 바둑 잘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배우면 누구나 둘 수 있어.”
“나 앉아서 하는 거 못해. 자수와 바느질 못 하는 거 보면 알잖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겠지. 안 그래?”
“어쨌든 못해.”
“일단 해보기나 하고 안 되면 그때 관둬. 해보지도 않고 못한다고 하는 건 비겁한 짓이야.”
“알았어.”
하린이에게 바둑을 배우라고 한 건 좀 더 지능적인 전투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바둑은 군대에서 배웠다. 선임 중에 1급을 두는 고수가 있어 몇 년 배우자 3급까지 두게 됐다.
사냥은 바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석과 행마, 전투, 사활 등 상대의 움직일 방향을 미리 선점해, 움직임을 제어하고, 구석으로 몰아붙여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냉정한 마음으로 치열한 전투를 이겨내고, 죽을 고비도 극복해야 하는 등 사냥에 관한 모든 것이 작은 바둑판에 있었다.
“오빠, 지금 바둑 생각할 때가 아니에요. 7라운드까지 고급 아이템 3개, 프라나 2개 먹은 게 전부예요. 이러다 우리 거지 되겠어요.”
“그러면 80레벨 몬스터가 좋은 거 주겠지.”
“내꺼?”
“당근이지.”
“호호호호. 생각만 해도 좋네요. 그런데 아니면 어쩌죠?”
“어쩔 수 없지. 다음을 기약해야지.”
“우이씌. 또 놀리는 거죠?”
“어.”
“이번에는 도저히 못 참겠어요. 만약 안 나오면 오빠 밤새 괴롭힐 거예요.”
“어떻게?”
“입술 물어뜯어서 잠 못 자게 할 거예요.”
“헉!”
- 8라운드를 시작합니다. 81레벨에서 90레벨 사이의 일반 몬스터 1,000마리와 정예 몬스터 100마리가 동서남북 네 곳에서 나옵니다. 행운을 빕니다.
“동쪽에서 나오는 놈들부터 처리할 테니까 공간 생기면 모두 그쪽으로 이동해.”
“네에~”
“하린아, 하연아, 나가지 말고 다가오는 놈들 잡아.”
“알았어.”
“네, 오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쪽으로 내달리며 도발을 사용해 몬스터를 최대한 한곳으로 모았다.
- 83레벨 일반 몬스터 저주받은 붉은 트롤 237마리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도발에 걸린 트롤의 방어력이 10% 하락했습니다. 흥분한 저주받은 붉은 트롤들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 87레벨 정예 몬스터 타락한 붉은 트롤 23마리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도발에 걸린 트롤의 방어력이 10% 하락했습니다. 흥분한 타락한 붉은 트롤들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다행이면서도 아주 더러운 일이 발생했다. 8라운드는 악마형 몬스터가 나와 블레이드를 사용하면 공격력이 175%나 증가했다.
또한, 트롤은 중형 몬스터로 데미지가 105% 증가해 둘을 합치면 데미지가 280%나 증가했다.
그러나 상대는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죽지 않는 트롤이었다. 트롤은 재생력이 엄청나게 뛰어나 팔다리가 잘려도 1시간 안에 재생했고, 잘려진 팔다리를 붙이면 1분 안에 멀쩡해졌다.
그리고 심장이 부서져도 죽지 않았고, 2~3시간만 지나면 부서진 심장을 복구하고 벌떡 일어나 뛰어다녔다.
트롤의 유일한 약점은 머리였다. 머리를 수박 부수듯 산산조각내든지, 목에서 분리해야 놈들을 완벽히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피부가 매우 질겨 잘 잘리지 않았고, 몸놀림도 매우 빨라 유저들이 가장 꺼리는 몬스터였다.
‘검은 회오리! 불새!“
「하린아, 모두 데리고 이리와.」
「알았어.」
도발에 걸린 붉은 트롤을 향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날리며 일행을 모두 내가 있는 쪽으로 오게 했다.
평범한 유저라면 트롤을 보고 기겁하겠지만, 상위 0.01% 안에 드는 하린이와 하연이의 실력이면 정예 몬스터 타락한 붉은 트롤을 상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일반과 정예를 합쳐 숫자가 1,100마리나 됐고, 화살은 관통력은 뛰어나지만, 상처 부위가 크지 않아 트롤을 상대하기에는 적당한 무기가 아니었다.
- 파티원 모모님이 83레벨 일반 몬스터 저주받은 붉은 트롤 219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1,21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1,21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1,21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미미, 아라치, 도로시, 레이첼, 아이린, 아만다, 에밀리, 엠마, 아더, 아서가 경험치 1,212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12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트롤의 피 9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87레벨 정예 몬스터 타락한 붉은 트롤 23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4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4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4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미미, 아라치, 도로시, 레이첼, 아이린, 아만다, 에밀리, 엠마, 아더, 아서가 경험치 400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4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트롤의 피 3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고급 아이템 타락한 붉은 트롤 가죽 장갑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벽으로 붙어.”
“네에~”
“도로시, 나와 하연이, 하린이, 아서, 아더에게 환인의 보호 걸어.”
“네.”
도로시가 환인의 보호를 걸자 환한 금빛이 몸에 스며들었다. 환인의 보호는 쉴드가 아니라 생명력 1만을 몸에 두르는 것으로 부위에 상관없이 생명력 1만이 소모될 때까지 충격을 흡수했다.
재미난 것은 1이 남은 상태에서 100만짜리 데미지를 입어도 데미지를 모두 흡수한다는 것이었다.
1만을 두르고 드래곤에게 달려들어도 공격 한 번은 무조건 막아내는 것으로 사용하기에 따라 엄청난 일을 해낼 수도 있었다.
“쥬디야, 버프 돌려.”
“네.“
쥬디가 버프를 돌리자 치명타 확률 10%, 명중률 10%, 이동속도 10%, 공격력 10%, 상태 이상 저항력이 10% 증가했다.
아직 초급이라 효과가 10%밖에 안 돼 전투에 큰 도움은 안 됐지만, 버프 스킬은 전투가 아니라도 스킬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올해 안에 상급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면 지금보다 효과가 최소 3배 이상은 오를 게 확실해 전투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었다.
“아서와 아더는 앞으로 나가지 말고 놈들이 다가오면 방패로 밀어내며 최대한 버텨. 그러면 하린이와 하연이가 처리할 거야.”
“예, 영주님.”
“세라야, 전방에 광역 수면.”
“몽환의 대지.”
- NPC 세라가 광역 수면 마법 몽환의 대지를 사용했습니다. 몽환의 대지가 펼쳐진 구역에 들어오면 세라보다 지력이 낮은 몬스터는 50% 확률로 수면에 걸립니다.
“하린아, 충격 화살로 놈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 하연이는 폭발 화살로 진로를 방해하고. 잠든 놈은 다가오는 놈들 다 잡은 다음에 죽여.”
“네, 오빠.”
비어있는 동쪽 입구에 일행을 몰아넣고 빠르게 작전을 설명한 다음 앞으로 뛰어나가며 도발 스킬을 난사했다.
도발 스킬을 난사하자 흥분한 트롤들이 악에 받친 비명을 지르며 각종 상태 이상 스킬을 퍼부었다.
상태 이상 저항력 70%와 도로시가 걸어준 환인의 보호를 믿고 달려드는 놈들을 방패와 칼로 베고 막으며 서쪽으로 유인했다.
600여 마리가 따라오자 거대한 파도가 나를 따라오며 출렁대는 것 같았다. 쏟아지는 공격에 환인의 보호가 사라지자, 출혈과 이동속도 저하 등 각종 상태 이상 효과가 걸리며 순식간에 생명력이 2만이나 빠져나갔다.
일행과 떨어뜨리기 위해 몸으로 버티며 서쪽 끝까지 토롤을 유인했다. 피가 절반이나 빠져나갔지만, 놈들을 멀리 떨어뜨려 놓을 수 있었다.
‘검은 회오리!’
코앞까지 다가온 놈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검은 회오리를 외치며 블레이드를 쭉 뻗었다.
높이 7.0m, 지름 3.0m로 커진 시커먼 회오리가 블레이드 끝에서 빠져나와 날카로운 이빨로 나를 물어뜯으려는 저주받은 붉은 트롤들을 집어삼켰다.
‘불새!’
껑충 뒤로 뛰며 블레이드를 휘젓자 시뻘건 화염을 뒤집어쓴 커다란 새가 튀어나와 기다랗게 휘파람을 불며 검은 회오리를 향해 날아갔다.
삐이이이익
- 불새가 모모님과 파티원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5분간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 상태 이상 저항력이 30% 증가합니다.
‘불새가 이런 능력도 있었나?’
불새의 휘파람은 불새의 기분에 따라 발동하는 랜덤 스킬로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공짜 스킬 치고는 효과가 매우 뛰어났다.
- 83레벨 일반 몬스터 저주받은 붉은 트롤 339마리와 87레벨 정예 몬스터 타락한 붉은 트롤 40마리가 어지럼증에 걸렸습니다. 어지럼증으로 인해 40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무방비 상태가 발동해 40초 동안 데미지가 1.5배 들어갑니다.
- 레전드 아이템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멘탈 블레이드의 중형 몬스터 데미지 105% 증가가 발동했습니다.
- 저주받은 붉은 트롤과 타락한 붉은 트롤이 화상에 걸렸습니다. 3초마다 화상 도트 데미지 2,678이 60초간 들어갑니다. 또한, 2초마다 화상 도트 데미지 1,020이 30초간 들어갑니다.
괴성을 지르며 선두에서 따라오던 트롤들이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 한 줌의 재가 되어 공중에 흩어졌다.
순식간에 선두에 섰던 트롤들을 태워버린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뒤따라온 놈들도 빨아들여 검은 재로 만들자 중간과 뒤에 있던 트롤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아오오오오~”
‘창공의 검!’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한 채 100% 치명타 공격을 날리는 광역 공격 스킬 창공의 검이 반경 30m를 뒤덮자 굉음과 함께 뽀얀 먼지가 피어올랐다.
쿠웅
중소형 몬스터에 대한 데미지 105% 증가와 악마형 몬스터에 대한 데미지 175% 증가가 더해지자 한 방에 4만이 넘는 데미지가 1도 깎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트롤들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30m 안에 있던 일반 트롤 109마리가 다진 고기처럼 산산이 조각나 비처럼 부서져 내렸다.
방어력 무시하는 효과 때문에 일어난 일로 걸치고 있는 방어구, 기본 방어력, 저항력 등 어떠한 것도 창공의 검을 막지 못하고 뼛속까지 데미지가 모두 전달돼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