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230화 (230/320)

0230 / 0310 ----------------------------------------------

벽을 넘어서

230.

“크아아아악.”

도발에 걸린 발데리온이 날카로운 이빨이 다 보이도록 고함을 지르며 나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자 시뻘건 용암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입에서 튀어나와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왔다.

퍽퍽퍽퍽

바람 가르기를 사용해 재빨리 옆으로 피하자 목표를 잃은 용암이 던전 바닥을 때리며 단단한 돌을 태웠다.

화르륵 화르륵

흥분한 발데리온이 일행을 공격하지 못하게 도발을 계속 걸며 더 많은 용암을 쏟아내게 유도했다.

맞추지도 못하는 용암을 계속 쏘아대는 건 권투선수가 상대의 풋워크에 속아 헛손질만 하다가 지쳐 쓰러지는 것과 같은 멍청한 짓이었다.

상대를 맞출 수 없다면 방법을 달리해야 했다. 가드를 올리고 재빨리 다가와 카운터펀치를 날리든, 잽을 날려 상대를 구석에 몰든, 클린치로 상대를 옴짝달싹 못 하게 묶고 물어뜯든 박치기를 하든 전술을 달리해야 했다.

그러나 멍청한 발데리온은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 죽어라 따라오며 용암만 쏘아댔다.

아무리 봐도 헛손질만 하다 죽는 게 소원인 것 같아 놈이 원하는 걸 들어주기로 했다.

멍청한 발데리온이 더 많은 마나와 체력을 소비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놀려대며 화를 북돋웠다.

“바보 새끼! 쏘면 뭐해? 맞추지를 못하는데.”

“크아아악.”

“소리 지르면 뭐해? 피어에 걸리지도 않는데. 멍청이!”

“크아아악.”

“소리 지르기 대회 나가면 1등 하겠다. 쾍쾍.”

“크아아아악.”

발데리온이 내 말을 알아듣고 화를 낸 게 아니었다. 비웃음과 이죽거리는 표정 그리고 까닥이는 손가락질을 보고 내가 놀리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화를 낸 것이었다.

The Age of Hero의 몬스터는 말을 정확히 알아듣진 못해도, 지구의 동물보다는 지능이 훨씬 높아 표정이나 행동이 무얼 뜻하는지 이해했다.

5분 넘게 용암을 줄기차게 뿜어대자 힘이 빠졌는지 용암을 뱉어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발데리온의 힘이 떨어지자 바람 가르기를 연속으로 사용해 뒤로 돌아갔다. 발데리온은 70레벨 보스 몬스터답게 매우 빠르고 강력한 한 방을 갖추고 있었지만, 몸이 직사각형에 가까워 날렵하진 못했다.

이동속도가 72.5% 늘어난 상태에서 리히테나 검술 바람 가르기의 속도가 더해지자 분신술을 쓰듯 잔영이 생겼다.

잔영이 생긴 건 매우 빠르게 이동해 잔상이 남은 것으로 무협지에서 동네 개들도 한다는 이형환위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서걱

-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멘탈 블레이드의 특수 효과 중형 몬스터에 대한 데미지 105% 증가가 발동했습니다.

“크악.”

내 키보다 높은 곳에 있는 두툼한 허벅지를 블레이드로 베자 발데리온이 비명을 지르며 대도를 휘둘렀다.

길이가 4m에 달하는 커다란 칼이 번개처럼 허공을 베자 공기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찢어졌다.

파바바바박

그러나 대도는 허무하게 공기만 찢어 놨다. 발데리온이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는 순간 직사각형의 두툼한 몸이 움직이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움직임을 미리 알 수 있자 자석처럼 발데리온을 따라 돌며 종아리를 연속으로 베었다.

서걱 서걱 서걱

“으아아악.”

연속으로 칼질을 당하자 두툼한 허벅지가 쩍 벌어지며 붉은 피가 왈칵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덩치가 워낙 커서 다친 상처가 찰과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다.

놈이 도는 방향을 따라 돌며 등 뒤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허벅지와 종아리를 난도질했다.

1,000번이 넘는 칼질을 당하자 허벅지와 종아리가 너덜너덜해져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절뚝댔다.

‘검은 회오리! 불새!’

간신히 다리를 절며 걷는 발데리온의 등 뒤에서 떨어지며 검은 회오리와 불새를 연속으로 날렸다.

- 전승 스킬 불새가 중급을 마스터했습니다.

리히테나 검술 스킬

불새(상급 1/1,000) : 근거리+원거리+마법 공격력×1.375 데미지, 쿨타임 30초

반경 10m 피해, 화상 확률 37.5%, 2초마다 75 데미지, 마나 500 소모

- 희귀 스킬 검은 회오기가 중급을 마스터했습니다.

희귀 스킬

검은 회오리(상급 1/1,000) : 높이 7.0m, 지름 3.0m 회오리, 초당 75 데미지

어지럼증 확률 37.5%, 10초간 무방비 상태, 마나 500 소모, 쿨타임 30초

- 합체 스킬 불새의 검은 회오리 중급이 상급으로 발전했습니다.

합체 스킬

불새의 검은 회오리 상급 : 반경 20m 초당 화염 데미지 2,000, 쿨타임 200초

어지럼증 확률 75%(40초간 무방비 상태)

화상 확률 100%(30초간 2초마다 화상 데미지 400)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을 향해 검은 회오리와 불새를 발사하자 나란히 중급을 마스터했다.

모두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팔찌 덕분으로 쿨타임이 50% 감소하며 사용횟수가 2배로 늘어나 빠르게 중급을 마스터할 수 있었다.

불새와 검은 회오리가 중급을 마스터하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상급으로 진화했다.

상급으로 진화한 불새의 검은 회오리는 화염 회오리 크기가 20m 커졌고, 데미지도 1초에 2,000이나 들어갔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어지럼증 확률이 75%로 향상한 것으로 상태 이상 저항력이 높지 않으면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갇혀 계속 어지럼증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화염 회오리가 돌아가는 동안은 회오리를 따라 빙빙 돌게 돼 어지럼증 효과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50% 일 때도 70레벨 보스 몬스터도 화염 회오리에 갇히면 어지럼증에 걸려 잘 빠져나오지 못했다.

확률이 75%가 된 이상 80레벨 보스 몬스터도 화염 회오리를 빠져나오기 어렵게 됐다.

20m 커진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을 덮치자 신장이 4.5m 되는 거인이 바다 소용돌이에 빠진 일엽편주처럼 꼼짝도 못 하고 화염 회오리에 갇혀 사정없이 빙글빙글 돌았다.

- 70레벨 보스 몬스터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이 어지럼증에 걸렸습니다. 어지럼증으로 인해 40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무방비 상태가 발동해 40초 동안 데미지가 1.5배 들어갑니다.

- 레전드 아이템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멘탈 블레이드의 중형 몬스터 데미지 105% 증가가 발동했습니다.

- 발데리온이 화상에 걸렸습니다. 3초마다 화상 도트 데미지 2,678이 60초간 들어갑니다. 또한, 2초마다 화상 도트 데미지 1,020이 30초간 들어갑니다.

“카아아아악.”

-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의 패시브 스킬 화염 저항력이 발동했습니다. 화염 데미지가 50% 감소합니다.

상급으로 진화한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발데리온을 뜨거운 화염 회오리에 가둔 채 강력한 화염 데미지와 화상 도트 데미지로 생명력을 쫙쫙 뽑아냈다.

하지만 용암의 오우거란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닌지 패시브 스킬을 통해 화염 데미지와 화상 도트 데미지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나 50% 데미지가 감소하고도 초당 데미지가 2,000이 넘게 들어가자 1분 만에 12만이 넘는 생명력이 빠져나갔다.

70레벨 보스 몬스터는 생명력이 50만이 넘었다. 50만 중 12만이면 4분의 1에 근접한 양으로 적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당장 죽을 만큼 큰 상처도 아니었다.

문제는 발데리온의 피통이 50만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놈은 중형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컸고, 종족도 생명력이 많기로 유명한 오우거였다.

「피통 정말 크네요. 피만 보면 80레벨 보스 몬스터로 착각하겠어요.」

「대형에 육박하는 중형 몬스터잖아.」

「그래도 100만은 너무했어요. 반칙이에요.」

「나에게 따지지 말고, 환인에게 따져. 환인이 만든 거니까.」

「그런 건 오빠가 하세요. 오빠는 아들이잖아요.」

「그만 좀 해. 지겨워!」

「킥킥킥킥.」

50만은 70레벨 보스 몬스터 최저수치로 소형 몬스터가 그 정도였고, 중형은 60~70만 사이, 대형은 100만이 넘는 놈도 있었다.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은 신장이 4.5m로 대형 몬스터로 분류해도 될 만큼 덩치가 컸고, 오우거는 인간형 몬스터 중에서도... 머리가 둘 달린 오우거는 인간처럼 수준 높은 언어를 구사해 유사인류로 분류되기도 함... 가장 큰 편에 속해 생명력이 100만이나 됐다.

그러나 100만이면 뭐하고, 1,000만이면 뭐하나 화염 회오리에 갇혀 빙글빙글 돌뿐 꼼짝달싹 못 하는데.

화염 회오리에 갇힌 놈이 해롱대며 빙글빙글 돌자 가까이 다가가 삼연격과 바람 가르기, 방패치기, 살기파동, 파멸의 일격, 창공의 검 등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모두 사용해 난타하자 생명력이 30만 넘게 빠지며 순식간에 피가 절반도 남지 않았다.

「하린아, 하연아, 공격해.」

「응.」

「네, 오빠.」

피가 절반으로 줄어들자 발데리온을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넘기고 뒤로 빠졌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하린이와 하연이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얼간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혼자서 70레벨 보스 몬스터를 가볍게 가지고 노는 엄청난 고수로 발전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발전 속도로 유저들이 3년 넘게 밤을 낮 삼아 죽도록 노력하고도 이루지 못한 성과를 나는 단 4개월 만에 이뤘다.

기네스북에 올려도 될 눈부신 성과였지만, 세상에 알려지면 박수보다는 야유와 증오를 불러올 일이었다.

수긍할 수 있는 발전 속도는 사람들의 경악과 존경을 받지만, 이해할 수 없는 발전 속도는 비난과 욕설만 듣게 된다.

그러나 환인의 도움만으로 이런 수준에 도달한 건 아니었다. 하린이, 하연이의 도움과 피나는 내 노력이 겹쳐서 이룬 성과였다.

환인이 많은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내가 도움만 받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반의반에도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나온 사람들 중 몇 명이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회사와 집안을 키웠는지 생각해보라.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부모로부터, 지인으로부터, 환인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100%, 200%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키운 사람은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온다. 그 기회를 살린 사람은 정상에 섰고,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며 세상만 원망했다.

남이 잘 된 것을 부러워하기 전에 자신이 왜 안 됐는지 깊이 성찰하고 고치려 노력해야 한다.

왜냐면 기회는 한 번 오고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 파티원 하연님이 70레벨 보스 몬스터 용암의 오우거 발데리온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47포인트와 평판 23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47포인트와 평판 23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47포인트와 평판 23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NPC 쥬디, 세라, 미미, 아라치, 도로시, 레이첼, 아이린, 아만다, 에밀리, 엠마, 아더, 아서가 경험치 47포인트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의 동료 만득이가 경험치 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체력 프라나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역시 하연이야. 살아있네. 멋져!”

“정말요?”

“어.”

“제가 한 실력 하긴 하죠. 호호호호홍.”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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