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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208.
“페르미앙 준 남작.”
“예, 남작님.”
“옆에 있는 건물도 준 남작 건물이라고 하던데 맞나요?”
“예, 맞습니다.”
“얼마에 파는 건가?”
“그게... 금화 23,950개에 내놨습니다. 하지만 남작님께는 사과의 의미로 20,000개에 드리겠습니다.”
“20,000개?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군. 건너편 건물 주인에게 물어보니까 이 정도 크기 건물은 적정가가 금화 15,000개라고 하던데?”
“아.아닙니다. 15,000개는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 말은 내가 지금 페르미앙 준 남작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그런 뜻이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 물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금화 15,000개로는 절대 살 수 없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조금 전 준 남작이 한 말을 생각하면 도통 믿을 수가 없군요.”
“아까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돈에 눈이 어두워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추호의 거짓도 없습니다. 진짜입니다.”
“안 되겠어. 준 남작의 말이 맞는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경비대에 가서 가려달라고 해야겠어. 앞장서세요. 누구 말인지 옳은지 확인하러 갑시다.”
“나.남작님. 아.아까 백 번, 천 번 잘못했습니다. 입이 백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아무리 못 받아도 금화 18,000개는 나갑니다. 환인님께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비대에 가서 말하자는 거 아닙니까? 준 남작의 말이 맞는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남작님!”
경비대에 가서 누구 말이 옳은지 가리자는 건 페르미앙 준 남작을 죽도록 족치겠다는 뜻이었다.
기사부터 귀족으로 인정했지만, 진짜 귀족은 남작부터였다. 그중에서도 영지를 가진 귀족은 알짜배기로 평민에 가까운 준 남작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지고한 신분이었다.
그런 어마어마한 신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경비대에 가서 누가 잘못한 것인지 판단해달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은가?
내가 신분을 밝히는 순간 경비대 책임자는 고개를 땅을 닿을 듯 절한 다음 사건에 대해선 한 마디도 묻지 않고 내가 노려보는 페르미앙 준 남작을 반쯤 죽여 놓을 것이었다.
그나마 그것으로 끝나면 다행이었지만, 바가지를 씌우려고 한데다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우긴 죄까지 있어 목이 잘리고 남은 가족은 귀족 모독죄로 모두 노예가 될 수도 있었다.
페르미앙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용서를 구하는 건 그 때문이었다. 경비대에 가는 순간 목이 달아날 것을 알기에.
“적정가가 18,000개라는 걸 알고 왔어. 그런데 19,000개라고 끝까지 속이면서 용서를 구해? 내가 이방인이라고 깔본 거지?”
“그런 게 아닙니다. 18,000개는 지난달 가격이었습니다. 지금은 잘 받으면 금화 19,000개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9,000개라고 한 것이지 남작님을 속일 뜻은 절대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 너는 내가 시골 영주라고 우습게 본 거야. 그래서 겁도 먹지 않고 말장난을 한 거야. 그렇지?”
“16,000개에 드리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
건물을 사고팔 때 적정가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다. 파는 사람이 시세보다 비싸게 팔겠다면 그렇게 파는 것이고, 사는 사람이 싸게 사겠다면 사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팔려고 하면 팔 수가 없었고, 터무니없이 싸게 사려고 하면 파는 사람이 없어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만족하지는 못해도, 사고팔 수 있는 가격, 시세라는 게 생긴 것이다.
웃기는 건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비싼 값에 땅과 건물을 사는 사람이 있고, 말도 안 되게 싸게 파는 사람도 있었다.
시장경제에 전혀 맞지 않는 이상한 행동으로 이런 일은 100% 뇌물이라고 보면 됐다.
“내가 거지로 보이지? 겨우 금화 2,000개 깎으려고 지랄 떠는 거지.”
“아.아닙니다. 저.절대로 아닙니다.”
“내가 진실을 말하자 그제야 16,000개에 준다고 했어. 그 말은 지금껏 나를 기만하고 모독했다는 뜻이야.”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아이들이 저 하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남작님.”
“아이들이 몇인가?”
“다섯 명입니다.”
“몇 살이야?”
“1살, 3살, 4살, 6살, 7살입니다.”
“그 나이에 아버지를 잃으면 살아남기 어렵겠지?”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14,000개. 어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대지 200평에 건물 150평인 3층 건물을 시세보다 훨씬 싼 금화 14,000개에 샀다. 그러나 정당한 거래라고 할 수 없었다.
귀족 작위를 이용한 강탈이었다. 현실로 따지면 공갈, 협박, 갈취에 해당하는 범죄였다.
그것도 아이들까지 들먹이며 협박해 페르미앙 준 남작이 엉망인 건물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려고 했어도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었다.
‘건물 가격 깎겠다고 가족까지 협박하고 나도 정말 나쁜 놈 다 됐네. 그것도 쥬디가 말한 것보다 1,000개나 더 내려서 사고. 에휴.’
페르미앙 준 남작의 건물을 헐값에 산 후 발품을 열심히 팔아 추가로 대지 400평에 건물 300평짜리 건물 두 채를 금화 67,500개에 샀다.
페르미앙 준 남작에게서 산 건물 1층과 2층을 상점으로 꾸미고, 지하는 창고로 쓰기로 했다.
3층은 마틸다가 살 집으로 꾸미고, 건물 두 채는 기존에 있던 상인들을 그대로 두고 월세를 받기로 했다. 이로써 수도 크라쿠푸스에 3층 건물을 세 채나 가진 졸부가 됐다.
“하린아. 마틸다와 상의해 상점을 어떻게 꾸밀지 계획해.”
“알았어.”
“하연이 쥬디와 상의해 마틸다를 사교계에 진출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네.”
혼자서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몸도 버티지 못했고, 능률도 크게 떨어졌다. 특성에 맞게 업무를 나눠주고 잘할 수 있게 옆에서 간간히 도와주면 된다.
그래야 나만의 영지가 아닌 우리 모두의 영지가 됐다. 그렇게 우리 모두의 영지가 되어야 똘똘 뭉쳐 왕국을 만들 수 있었다.
“온 김에 하연이 스킬도 사고, 강화석도 사고 돌아가자.”
귀궁 직업 스킬 – 히든
1. 귀신 궁수 초급 : 상태 이상 확률 20% 증가
2. 흉신 궁수 초급 : 치명타 확률 20% 증가
3. 광인 궁수 초급 : 공격력과 공격속도 20% 증가
4. 지옥 궁수 초급 : 상대의 체력 3%를 태우는 지옥의 화살
5. 귀궁 초급 : 3초간 상대의 방어력과 상태 이상 저항력을 20% 하락
- 히든 스킬 귀신 궁수를 배우겠습니까?
“네.”
- 평판 포인트 50만이 차감됐습니다.
- 히든 스킬 귀신 궁수를 익히셨습니다.
귀궁 직업 스킬
귀신 궁수(초급 0/200) : 상태 이상 확률 5% 증가
하린이의 히든 클래스 바람의 궁수가 파티원의 능력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는 스킬 위주라면 하연이의 히든 클래스 귀궁은 오롯이 하연이 혼자만을 위한 스킬이었다.
파티를 맺고 사냥하면 혼자만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직업 스킬보다는 전체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직업 스킬을 배우는 것이 파티에 훨씬 이로웠다.
그러나 히든 클래스 귀궁은 하연이가 우리를 만나기 전 혼자만의 사냥에 특화하며 얻은 직업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었다.
그리고 파티원에게 도움은 못 줘도 공격에 특화한 직업답게 아주 놀라운 스킬과 강력한 위력을 갖추고 있어 스킬을 모두 배우고 성장시키면 파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아쉬움 따윈 없었다.
쥬디의 혜안으로 +2 강화석을 8개 구입해 +6 용기사 사이먼의 화염 반지를 +15로 강화하고, 홀리메탈 원형 방패는 +6까지 강화했다.
+6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원형 방패
종류 : 무기
등급 : 에픽(성장형)
용기사 사이먼이 사용한 홀리메탈 블레이드는 벽사파마(辟邪破魔)의 힘이 깃든 홀리메탈(HolyMetal)로 만들어 악마와 언데드에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또한, 부메랑처럼 던져 적을 공격할 수 있고, 상대를 공격한 후 주인에게 돌아오는 기능이 있다.
내구도 : 160/160
방어력 : 160
생명력 : 480
체력 : 4.8
착용 효과 : 방패 막기 확률 32% 상승
특수 옵션 : 언데드와 악마형 몬스터 데미지 50% 흡수
착용 제한 :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성장 재료 : 홀리메탈 1kg, 강철의 눈물 1개, 태양의 눈물 1개, 달의 눈물 1개
+15 용기사 사이먼의 화염 반지
종류 : 액세서리
등급 : 에픽(성장형)
용기사 사이먼은 1,000년 전 아틸라 제국의 건국왕 아틸라를 도와 제국을 건설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용기사 중 한 명으로 화염 반지는 최강의 레드 와이번 카르파고스가 죽으며 남긴 심장으로 만든 반지로 화염으로부터 주인을 보호하고 상대를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내구도 : 350/350
공격력 : 350
마나 : 1,050
순발력 : 10.5
착용 효과 : 화염 데미지 175 추가
특수 옵션 : 화염 저항력 350 추가
착용 제한 :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성장 재료 : 화염 와이번의 심장 1개, 화염의 눈물 1개, 태양의 눈물 1개
사이먼의 화염 반지와 홀리메탈 원형 방패를 강화하자 근거리 공격력이 5,875에서 6,784로 15%나 올랐고, 원거리 공격력은 4,676에서 5,589로 20%나 올랐다.
마법 공격력은 5,169에서 6,079으로 18% 올랐고, 화염 저항력도 160에서 350까지 올랐다.
그러나 기대했던 언데드와 악마형 몬스터에게 받는 데미지 50% 흡수는 단 1%도 변하지 않았다.
“오빠, 쥬디의 능력을 좀 더 활용하는 건 어때요?”
“사냥에 데리고 다니자는 거야?”
“그거 말고요.”
“그럼 뭐?”
“정치권과 검찰이 우리 뒤를 캘 수도 있잖아요?”
“최악에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럴 확률은 매우 낮아.”
“저도 그러길 바라요.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쥬디의 혜안을 이용해 놈들 약점을 잡자는 거예요. 그래서 놈들이 우리를 건드리려고 하면 약점을 언론에 터뜨려 우리를 공격할 수 없게 궁지에 몰아넣거나, 약점을 미끼로 목을 움켜잡는 꼼짝 못 하게 하는 거예요.”
“좋은 생각이야. 그러나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어. 그것도 생각해야 해.”
“약점이 우리 목을 옥죄어 올 수도 있지만, 대책 없이 넋 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하아...”
건물을 사고 집에 돌아와 집무실에 앉아 레이첼이 타준 녹차를 기분 좋게 한 모금 마시자, 하연이가 느닷없이 쥬디의 능력을 사용해 정치권과 검찰의 약점을 잡자고 했다.
이은택의 과거를 송두리째 엿본 것처럼 위협이 될 정치인과 검찰의 과거를 혜안으로 털면 목줄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일반 시민도 그런데 상대는 노회한 정치인과 검찰이었다. 털기만 하면 완벽하게 약점을 잡을 수 있었다.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은택은 길드와 술집에 있어 접근하기가 어려웠지만, 정치인은 눈에 띄는 곳에 있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영화배우, 가수, 연예인만 The Age of Hero를 하는 게 아니었다. 전 국민이 즐긴다고 할 만큼 The Age of Hero를 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 국민이 게임에 빠져 살자 유권자의 표를 구걸하기 위해 정치인도 The Age of Hero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검찰과 경찰도 업무 효율 증진을 위해 하루에 절반은 The Age of Hero에서 일할 정도였다.
정치인은 각종 행사에 참석해 만나면 됐고, 얼굴 보기 어려우면 기부금을 내고 면담을 신청하면 됐다. 돈이라면 환장할 테니...
검찰은 사이버 검찰청 앞에서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만나게 됐고, 경찰은 관할 경찰서로 찾아가면 돼 마음만 먹으면 정치인과 검찰청 직원, 경찰 전체를 털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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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즐거운 일만 가득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