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204화 (20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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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탄 가문의 몰락

204.

‘바보 같은 놈들. 대체 크로아탄 백작이 뭐라고 목숨까지 거는 거야. 금은보화라도 왕창 주겠다고 했어? 평생토록 자기와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한 거야? 병신 같은 놈들. 그 말을 진짜 믿다니. 하아... 너희나 나나 소모품에 지나지 않아. 필요가 없으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소모품.’

위정자들의 가장 흔한 거짓말이 국민을 위해,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말이다.

새빨간 거짓말로 오직 자기 한 사람의 부귀영화와 영달을 위해 민족과 국가를 팔아먹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런 파렴치한 위정자가 셀 수 없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은 민주주의 국가가 되고서도 이런 위정자가 계속 나온다는 것이었다.

왜 우리는 학연, 지연, 혈연에 끌려 옳지 못한 판단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세계에서 머리가 가장 좋은 민족 중 하나라고 떠들어 대면서 왜 눈에 보이는 거짓말에는 매번 속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크로아탄 가문의 식솔들도 흔하디흔한 위정자의 거짓말에 속아 아까운 생명을 잃고 이곳까지 왔다.

그러나 그들은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작은 이익을 위해 사악한 위정자의 말에 동조한 놈들이었다. 속인 놈보다 더 나쁜 놈들로 살려둘 가치가 없었다.

장한의 말에 선두에 선 무리가 빠르게 치고 나왔다.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검은 회오리를 날렸다.

지름 2m, 높이 5m의 돌개바람이 느닷없이 튀어나오자 놀란 NPC들이 비명을 지르며 좌우로 비켜섰다.

“어서 피해!”

그 순간 날개를 활짝 편 불새가 날아올라 검은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불새를 만난 검은 회오리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염을 뿜어내는 돌개바람으로 바뀌자 몸집이 7배로 불어나 좁은 협곡을 꽉 메웠다.

넓이가 20m도 안 되는 협곡을 메운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진공청소기처럼 NPC를 빨아들이며 본진을 향해 빠르게 전진했다.

“으아아악.”

“도망쳐!”

- 파티원 모모님이 이탕가 산적 쿠소마이를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은화 5개와 업적 5점, 평판 5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이탕가 산적 바바우리를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은화 10개와 업적 10점, 평판 10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이탕가 산적...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산적들을 빨아들이자 현상금과 업적 포인트, 평판 포인트가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화살을 날려.”

“화살이 화염 회오리에 닿는 순간 재가 되어 부서집니다.”

“그럼 창을 던져.”

“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몸으로라도 막아. 무조건 막아. 못 막으면 불에 타 죽기 전에 내 손에 죽게 될 거야. 어서!”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빠르게 다가오자 이탕가 산적들이 화살을 쏘고, 창을 던지고, 바닥에 뒹구는 바위까지 던졌지만, 이글거리는 화염에 닿는 순간 모두 재가 되어 사라졌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막을 수 없자 황급히 등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그러자 마틸다의 시아버지 크로아탄 백작을 호위하던 산적들이 칼을 휘둘러 물러서는 산적들을 도륙했다.

“으아악.”

“달아나려는 놈은 절대 살려주지 않을 것이다. 살고 싶으면 화염 회오리를 막아라. 그래야 네놈들이 살 수 있다.”

친위대가 무자비하게 칼을 휘두르자 뒤로 물러나던 산적들이 하는 수 없이 화염 회오리를 향해 악을 쓰며 칼을 휘둘렀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죽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평생 복종하며 산 산적들에게 백작의 친위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죽음보다 두려운 공포에 맞서느니 일말의 희망이 있는 불새의 검은 회오리와 싸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처에만 다가가도 엄청난 흡입력에 칼과 함께 몸이 빨려 들어가 칼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 모습에 놀란 산적들이 또다시 뒤로 물러나자 장한이 발악하듯 소리를 지르며 당근을 제시했다.

“화염 회오리를 없애는 놈에겐 금화 1,000개를 주겠다. 화염 회오리로 우리를 공격한 놈을 죽이는 놈에겐 금화 10,000개와 친위대의 자리를 주겠다. 놈을 죽여라!”

와아아아아.

장한이 던진 당근에 눈이 뒤집힌 산적들이 칼, 창, 돌, 등에 짊어진 짐까지 모두 화염 회오리에 던지며 금화 1,000개를 먹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불에 타죽을지도 모른 채 뛰어드는 불쌍한 불나방에 지나지 않았다.

슝슝슝슝

“크아아악.”

- 파티원 하린님이 이탕가 산적 꼴레로를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은화 20개와 업적 20점, 평판 20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이탕가 산적 카마더를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은화 15개와 업적 15점, 평판 15점을 획득했습니다.

놈들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자 하린이와 하연이가 화살을 날려 산적들을 공격했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도 막기 어려운데 산 중턱에서 화살까지 쏟아지자 겁에 질린 산적들이 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녔다.

화살로 혼란을 더욱 가중되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 안으로 뛰어들어가 불새와 검은 회오리, 살기파동, 창공의 검, 파멸의 일격을 연달아 날렸다.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팔찌로 스킬 쿨타임이 50% 감소하자 원거리 공격 스킬이 끊어지지 않고 나왔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도 막아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뒤에서 스킬을 퍼붓자 산적들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쓰러졌다.

“단장님, 앞으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무너진 협곡을 넘어가야 합니다.”

“크로아탄 가문에 후퇴는 없어. 막아!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막아.”

「하연아, 떠드는 저놈부터 죽여.」

「네.」

씨웅

하연이의 손을 떠난 대장장이 래틀의 강철 화살이 40대 장한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콰앙

살아남은 크로아탄 가문 가신 중에서 장한이 가장 고수였는지 하연이가 힘껏 날린 폭발 화살을 막았다.

쾅쾅쾅

“크아아악.”

그러나 연달아 3발이 날아들자 막지 못하고 폭발에 휘말려 머리와 가슴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주인 잃은 팔다리만 애처롭게 사방으로 날아갔다.

- 파티원 하연님이 크로아탄 가문 기사 단장 블라디미르를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금화 200개와 업적 20,000점, 평판 20,000점을 획득했습니다.

죽은 블라디미르는 프리 스콜라로 백작 가문의 기사 단장을 하기에는 실력이 너무 낮았다.

아틸라 제국 백작 가문이면 프로보스트 하급은 되어야 기사 단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위험한 건 세상을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실력이 향상하지 않고 정체되고 퇴보했다.

이탕가 산적은 우물에 갇힌 개구리였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계속 퇴보하는 개구리로 이대로 100년이 흐르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었다.

블라디미르가 죽자 친위대마저 겁을 먹고 살길을 찾아 달아났다. 자신을 지켜줄 친위대마저 등을 보이고 달아나자 백마에 탄 늙은 크로아탄 백작이 비명을 질러댔다.

“이놈들! 도망치지 말고 어서 역도들을 무찔러라. 도망치지 마라. 도망치면 삼족을 멸하리라.”

비명에 놀란 백마가 요동치자 겁에 질린 크로아탄 백작이 말 등에 납작 엎드려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어서 말을 붙잡아라. 어서 말을 붙잡아.”

그러나 크로아탄 백작의 말을 듣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살기 위해 무너진 협곡으로 달려가는 산적밖에 없었다.

“정말 가관이군. 창피해서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네.”

“누.누구냐?”

“당신이 배신한 사업 파트너.”

“레오 남작?”

“말 등에 엎드려 살려달라고 징징 짜기에 정신도 저 멀리 날아가 버린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 내 이름을 다 기억하고.”

친위대까지 모두 달아나자 크로아탄 백작이 탄 백마의 고삐를 잡아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끌려가지 않도록 했다.

“이 모든 일이 네 놈이 벌인 계획이었지?”

“바보! 병신! 쪼다! 말미잘 같은 새끼!”

“뭐라고?”

“네 가문이 무너진 건 모두 너 때문이야. 나는 네놈이 버린 병자와 아이들을 걷어준 것밖에 없어.”

“그런데 왜 이곳에 나타나 내 부하들을 죽인 것이냐?”

“네놈 목에 붙은 현상금이라도 챙겨야 네놈이 던진 병자와 아이들을 살릴 거 아니야. 그들 살린다고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나 알고 그래?”

“그런 개·돼지만도 못한 버러지들과 고귀한 내 목숨을 비교하다니, 내 명예를 모독할 셈이냐?”

“명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지금 네 꼴을 보고 그런 소리를 해. 창피해서 쳐다볼 수가 없어. 그런데 명예를 따져?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

“이제 그만 사라져줘. 네놈 부하들까지 다 죽이려면 내가 많이 바빠. 안뇽!”

“사.살려줘. 살려주면 원하는 건 뭐든지 줄께.”

“뭐든지 줄 수 있다? 진짜?”

“그래. 다 줄 수 있어.”

“좋아. 내게 뭘 줄 수 있는지 말해봐?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살려줄 수도 있어. 하지만 마음에 안 들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죽일 거야. 잘 생각해서 말해.”

“달아나는 놈이 돈이 어디 있어? 장난치지 마. 열 받으면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수가 있어.”

“있어. 아주 많이.”

“보여줘 봐.”

“놓아줘. 그러면 보여줄게.”

“어디서 장난질이야. 죽고 싶어?”

“진짜야.”

“정말 있으면 지금 보여줘. 아니면 사기 친 거로 알고 손가락 끝에서부터 자근자근 토막을 내 버릴 거야.”

손을 내밀자 말 등에 걸려 있던 마법 배낭 한 개를 건네줬다. 입구를 벌리고 안을 들여다보자 반짝이는 금화가 보였다.

“이게 전부야?”

“놓아주면 그것의 두 배를 줄게.”

“네 목숨이 겨우 금화 몇천 개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 나는 더 비쌀 줄 알았는데, 생각을 잘못한 건가?”

“다.다섯 배를 줄게.”

“싫어.”

“그.그럼 열 배를 줄게.”

“널 죽이면 말에 매달린 마법 배낭이 다 내 것인데, 내가 미쳤다고 너와 거래를 하겠어? 내가 바보로 보여?”

“사.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살려줘.”

“다음 생에는 제발 농노로 태어나라. 농노로 태어나서 죽도록 고생해. 그래야 인간이 되지. 안 그래?”

“으아아아악!”

명치에 홀리메탈 블레이드를 쑤셔 넣자 크로아탄 백작이 입을 크게 벌리고 비명을 질렀다.

뎅강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듣기 싫어 블레이드로 목을 치자 몸에서 분리된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 파티원 모모님이 크로아탄 백작을 죽였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각각 현상금 금화 3,000개와 업적 300,000점, 평판 300,000점을 획득했습니다.

「하린아, 하연아, 암석 너머에 있는 놈들을 처리해. 안쪽에 있는 놈들은 내가 죽일 테니까 한 명도 놓치면 안 돼.」

「알았어.」

「알겠습니다. 오빠.」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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