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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을 행운으로 바꾸는 힘!
193.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는 힘!
“얼마입니까?”
“원래 가격은 170억 원이었는데, 사는 사람이 없어 3번 유찰돼 120억 원까지 떨어졌어요.”
“놔두면 더 떨어지겠군요?”
“100억 원까지 떨어지면 다른 사람이 살 수도 있어요.”
“그러면 105억 원이면 살 수 있는 겁니까?”
“107억 원이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어요.”
“그럼 그렇게 해주십시오.”
“네.”
손볼 곳도 있었고, 새로 설치해야 할 것도 있어 추가로 돈이 들겠지만, 대지 면적과 집 크기, 자연 환경 등을 고려하면 집 볼 줄 모르는 내가 봐도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주변 시세와 경매로 나온 별장 가격을 쭉 훑어봤다. 송하정 말처럼 여러 번 유찰되며 주변 시세보다 많이 싸졌고, 위치도 괜찮은 편이라 더 볼 것도 없었다.
발품을 팔면 이 집보다 더 좋은 집을 싼 가격에 구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빨리 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 그럴 시간이 없었다.
“상사님, 아시는 분 중에 건축업자 있습니까?”
“크진 않지만,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은 있어. 공병대 장교 하다가 몇 년 전에 관두고 자기 사업하는 친구인데,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해.”
“이번 주에 집 낙찰받으면 바로 공사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손볼 곳 없다고 하지 않았어?”
“본채는 괜찮은데 상사님과 독수리 경호팀, 도우미들이 묵을 숙소는 새로 짓다시피 해야 합니다.”
“부실 공사야?”
“부실도 문제고, 재료도 엉망입니다. 사람 살 곳이 아닙니다.”
“자기만 생각하는 놈인가 보군?”
“네.”
일할 사람들이 묵을 집 두 채는 손보는 정도가 아니라 새로 지어야 했다. 100평이 넘는 본채는 건들 게 하나도 없었다.
바닥과 벽 모두 대리석으로 장판 깔 일도 없었고, 좋은 재료만 엄선해서 하린이와 하연이 취향에 맞게 꾸미면 됐다.
그러나 일할 사람들이 묵을 집은 크기도 작고, 재료도 가장 싼 것만 골라 사용해 집에 들어가자 눈이 따갑고 코가 간질거려 1분도 있을 수가 없었다.
자기 살 집은 돈을 아끼지 않고 펑펑 쓰면서, 일할 사람들이 살 집은 10원도 아까워 몸에 해로운 재료만 골라서 쓴 것으로 집 지은 놈이 어떤 놈인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이런 놈은 일하는 사람을 개·돼지로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먹다 남은 찌꺼기를 줘도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도록 일 시키고 쥐꼬리만 한 봉급을 주면서도 생색이란 생색은 다 내는 놈으로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번 게 아니라 불쌍한 사람들의 고혈을 빨아 돈을 번 게 틀림없었다.
두 채 모두 깨끗이 철거한 다음 2층으로 올려 쾌적하게 지낼 수 있게 돈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었다.
“경비실도 너무 좁아 새로 지어야 합니다. CCTV를 볼 수 있는 방도 새롭게 꾸며야 하고요. 철문도 너무 약해 튼튼한 문으로 바꿔야 하고, 담장 곳곳에 CCTV와 동작 감지기도 설치해야 합니다.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알았어. 바로 공사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게.”
철문은 모양만 그럴싸했지 속 빈 강정으로 SUV 차량으로 들이받아도 한 방에 날아갈 만큼 약했다.
차가 들이받을 수 없게 방지턱도 만들어야 했고, 덤프트럭이 아닌 이상 부서지지 않을 단단한 철문으로 바꿔야 했다.
두 명 앉기도 버거운 좁은 경비실도 최소 10명은 둘러앉아 쉴 수 있는 크기로 바꿀 계획이었다.
그리고 담장과 철문, 본채 주변을 감시하려면 CCTV가 30~40대는 있어야 해 종합상황실도 따로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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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오빠, 불 들어왔어요.”
“알았어.”
우당탕탕
쥬디의 외침에 맛있게 점심을 먹던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황급히 식당 밖으로 뛰쳐나갔다.
불이 들어왔다는 말은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서 황금빛 서기가 뿜어져 나온다는 뜻이었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는 쥬디가 보관하고 있었다. 주인인 내가 갖고 있으면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떨어져 강화석과 강철의 눈물을 뽑은 그 날부터 쥬디에게 맡겨 놓았다.
쥬디는 시간 날 때마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가 황금빛으로 물드는지 확인했고, 게임 시간으로 4개월 만에 기다리던 때가 왔다.
쥬디를 품에 안고 황금 가루다의 날개를 활짝 폈다. 힘껏 날개를 휘젓자 강한 바람이 생기며 몸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경비병들의 경외에 찬 시선을 뒤로 한 채 성벽을 넘어 영주성 북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사람이 없는 더러운 곳에서 아이템을 뽑아야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높아 석 달 전 쥬디의 조언에 따라 영주성에서 북쪽으로 2km 떨어진 외딴곳에 화장실을 지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나쁜 기억을 떠올리세요.”
“알았어.”
쥬디의 말에 따라 심호흡을 크게 해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사람의 욕심은 기대 심리에서 나오는 것인지 자꾸만 지난번 강화석과 강철의 보석을 뽑았을 때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다.
“잘 안 되네.”
“그러면 나쁜 기억부터 떠올리세요. 그건 쉽잖아요.”
“아주 쉽지.”
그냥 쉬운 게 아니라 누워서 떡 먹기보다 더 쉬웠다. 정이슬과 이은택, 26년 동안 부모라고 믿었던 전종명과 윤선숙을 떠올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 4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꼽을 사람들로 떠올리자 암울하다 못해 분노가 솟구쳤다.
“잘하셨어요. 지금부터는 돌멩이가 나온다고 외치세요.”
“돌멩이가 나올 거야. 돌멩이가 나올 거야. 쓸모없는 돌멩이가 나올 거야.”
“더 크게요.”
“돌멩이가 나온다고. 돌멩이! 돌멩이!! 돌멩이!!!”
“지금이에요.”
-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 경험치 10,000을 투입했습니다. 충전이 완료됐습니다. 아이템을 뽑으시겠습니까?
“예.”
-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뽑았습니다. 돌멩이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헐!”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것... 돌멩이가 나왔다. 황금빛 서기가 뿜어져 나오는데도 돌멩이가 나오자 쥬디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마법 주머니 자체가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가 인간을 골탕 먹일 생각으로 만든 아이템이야.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그래도...”
“네 책임 아니야. 마음 쓰지 마.”
“큰오빠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훌쩍.”
“괜찮아. 괜찮아. 다음을 노리면 돼. 잊어버려.”
훌쩍이는 쥬디를 품에 안고 등을 다독여줬다. 쥬디는 나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다.
노예 시장에서 나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직도 게르하르트 백작 가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농노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쥬디에게 나는 생명의 은인이자 우상이었다. 그리고 나를 돕는 것이 쥬디의 유일한 삶의 목적이자 희망이 됐다.
그런데 돕기는커녕 실망만 안겨줬다고 생각하자 미안함과 자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아니었어도 쥬디의 능력을 알아볼 NPC는 한강 백사장 모래알처럼 많았다.
운 좋게 내가 먼저 쥬디를 만난 것일 뿐... 환인이 밀어준 것이고, 내가 아니라 쥬디가 나를 선택한 것이다... 다른 NPC를 만났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쥬디에게 해주는 건 가족 같은 분위기 그게 전부였다. 후작이나 공작, 황제에게 갔다면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이다.
내가 쥬디를 도운 게 아니라 쥬디가 나를 도와주는 것으로 고맙다고 해야 할 사람은 나였다.
“쥬디야.”
“네, 큰오빠.”
“나는 네가 참 좋다.”
“정말요?”
“어. 그런데 내가 왜 너를 좋아하는지 알아?”
“제가 오빠에게 도움이 돼서 아닐까요?”
“아니야.”
“그럼 왜...”
“널 보면 기분이 좋아. 그래서 네가 참 좋다.”
“저.정말요?”
“그래. 너 아무것도 안 하고 놀아도 평생 예뻐할 거야. 그러니 이런 일로 부담 갖지 마. 그러면 오빠 마음 아프다.”
“히이이잉.”
“또 왜 울어?”
“좋아서요. 너무 좋아서요.”
“바보.”
미안해도 울고, 좋아도 우는 쥬디를 안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나왔다. 흑심을 품고 쥬디을 품에 안은 건 아니었지만,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여자를 안고 있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짓이었다.
“오빠. 한 번 더 해보세요.”
“또 황금색으로 물들었어?”
“아니요.”
“그런데 왜 하라는 거야?”
“크리사오르가 장난을 쳤다면 한 번으로 끝나진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함정 뒤에 기회가 있을 수도 있어요.”
“연달아 함정을 파 놓을 수도 있잖아?”
“크리사오르처럼 자만에 빠진 드래곤은 함정을 연달아 파긴 해도 상대를 놀리고 싶어 한 번은 기회를 줄 거예요. 경험치 5만 날린다고 생각하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시도예요.”
“알았어.”
쥬디를 믿고 다시 냄새나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다니엘 집사에게 리얼하게 화장실을 꾸며 놓으라고 했더니 분뇨를 잔뜩 넣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니엘은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부하이긴 한데, 너무 고지식한 게 문제야.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하니...’
두 번째 뽑기는 다 떨어진 구멍 난 장화가 나왔다. 5만은 날릴 생각으로 하라는 쥬디의 말에 따라 마음을 비우고 연속으로 아이템을 뽑았다.
세 번째는 녹슨 철검, 네 번째는 부러진 화살이 나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마저 싹 비우고 골드 드래곤을 크리사오르를 욕하며 마지막 다섯 번째 뽑기를 돌렸다.
-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뽑았습니다. 강화석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헉! 무지개다. 오빠, 한 번 더 돌려요.”
“알았어.”
-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 경험치 10,000을 투입했습니다. 충전이 완료됐습니다. 아이템을 뽑으시겠습니까?
“예.”
-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마법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뽑았습니다. 레전드 아이템 골드 드래곤 크리사오르의 팔찌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레전드 아이템?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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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