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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167화 (16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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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털기

167.

“쥬디가 혜안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바로 귓속말해.”

“알았어.”

셋 만 놔두고 오는 게 불안했지만, 근처에서 강제 소환 스킬을 쓰다 걸리면 쥬디가 위험할 수 있었다. 영지로 불러들여야 안전했다.

- 영지로 귀환하시겠습니까?

“네.”

- 영지로 귀환합니다. 20, 19, 18, 17... 3, 2, 1. 귀환!“

검은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가자 눈 깜짝할 사이에 3층 본관 순간이동 마법진실에 도착했다.

「도착했어.」

「쥬디가 정문으로 접근하고 있어. 50m. 마차가 정문 근처로 접근하고 있어. 40m. 마차가 정문 앞에 섰어. 30m. 마차 문이 열렸어. 쥬디가 빠른 걸음으로 마차를 향해 다가가고 있어.」

마차 문이 열리자 뛸 듯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 쥬디가 이은택... 스사노오를 불렀다.

“스사노오님. 스사노오님.”

“누구야?”

“마림 길드 길마이신 스사노오님 맞으시죠?”

“그런데 왜?”

“지난번에 저 구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은혜를 갚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내가?”

“기억 안 나세요? 제가 마차에 치어 죽을 뻔한 걸 스사노오님이 뛰어들어 마차를 밀쳐내고 구해주셨잖아요.”

“그.그랬나?”

“그럼요. 스나노오님 덕분에 살았어요. 그날 이후로 한시도 스사노오님을 잊은 적이 없어요. 밥 먹을 때도, 자수를 놓을 때도, 잠 잘 때도 항상 스사노오님을 생각했어요. 스사노오님은 제게 백마 탄 왕자세요. 사랑해요!!!”

“뭘 그런 걸 갖고 사랑까지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하하하하.”

“스사노오님. 북쪽 라파예트 질베르 후작가가 제가 사는 곳이에요. 오늘은 시간이 없어 인사만 드리고 가지만, 며칠 내로 집에 정식으로 초대할게요. 그때 다시 만나 우리 미래에 관해 얘기해요.”

“후작가의 따님... 이셨습니까?”

“네.”

- 쥬디의 혜안에 스사노오가 마음을 사로잡혔습니다. 쥬디가 수사노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쥬디가 주저리주저리 길게 말을 붙인 건 이은택의 경계심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영리한 쥬디는 이은택이 칭찬에 약하다는 얘기를 내게 듣고 간단하지만, 놈이 방심할 만한 얘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결정타로 자신을 후작가의 여식으로 소개했다.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귀족과 친교를 맺어 상류사회로 진출하는 것이었다.

랭커 100위 안에 드는 실력자도, 10대 길드의 길마도, 현실에선 재벌 총수도 The Age of Hero에선 평민과 다를 것이 없었다.

황족과 귀족들이 보기엔 벌레와 같아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귀족에 줄을 대려는 얼빠진 유저가 부지기수로 많았다.

이은택도 그런 놈들 중 하나로 쥬디가 날린 결정타에 멍한 눈으로 쥬디를 바라보다가 혜안에 꼼짝없이 걸렸다.

혜안을 이겨내는 방법은 쥬디의 혜안을 튕겨낼 실력이 되거나 극도로 긴장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은택은 실력도 긴장감도 없어 5초도 안 돼 22년의 삶을 송두리째 쥬디에게 털렸다.

“그럼 내일 봬요.”

“네? 예.예.예. 살펴 들어가십시오.”

“호호호. 친절도 하셔라.”

“제가 모셔다드릴까요?”

“죄송해요. 일행이 있어요.”

“아! 그렇군. 알겠습니다. 조심해 들어가십시오.”

처음 만났을 때의 거만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이은택이 허리를 90도로 접어 인사했다.

약자는 벌레만도 못하게 생각하지만, 강자는 하늘처럼 떠받드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으로 인간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인사를 마친 쥬디가 몸을 돌려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 하린이와 하연이가 숨어있는 골목 모퉁이로 뛰어들었다.

「오빠!」

“하린, 하연, 쥬디 강제 소환!”

- 군주의 소환을 사용해 하린님과 하연님, NPC 쥬디를 강제소환하시겠습니까?

“네.”

- 하린님과 하연님, NPC 쥬디가 모모님 옆으로 강제소환되었습니다.

귀환 주문은 20초 동안 공격받지 않아야 스타팅 포인트로 돌아갈 수 있지만, 군주의 소환은 공격받아도 스킬이 끊기지 않았고, 주문이 완성되는 시간도 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름과 주문을 얘기하고, 메시지가 나오는 시간이 있어 실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4~5초 정도였다.

“어때?”

“혐오스러움의 극치네요. 이 사람 저희 백작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너무 더러워서 말을 못하겠어요.”

“살인도 있어?”

“네.”

“몇 명?”

“다섯 명이요. 이 사람 저지른 일 때문에 자살한 사람도 여럿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이 사람의 관심 밖이라 알 수가 없네요.”

“직접 죽인 사람만 다섯 명이야?”

“네. 그런데 이 사람 죽이는 것보다 더욱 나쁜 짓도 많이 했어요. 입에 담기도 두렵네요.”

“개새끼!”

“씹새끼죠.”

첫 번째 범죄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여자 선생을 대걸레로 팬 것이 아니었다. 유치원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같은 반 남자아이 얼굴을 면도칼로 그은 것이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무려 다섯 명이나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얼굴에 남겼다.

첫 강간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같은 반 여자아이를 학교 뒷산으로 끌고 가 강간했다.

이후 여자아이는 상습적으로 강간당하다 임신해 아이를 떼고 지방에 있는 학교로 전학 갔다.

이은택의 엄마 솜씨로 강간에 임신까지 당한 여자아이의 아빠가 마림 재단 하청 업체 과장이었다.

입만 뻥끗해도 회사에서 쫓겨나고, 영원히 공사판을 전전하게 해주겠다는 협박에 여자아이 아빠는 굴복했고, 단돈 1,000만 원을 합의금으로 받고 조용히 사라졌다.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이런 일이 다섯 번이나 반복됐다. 그러나 이은택의 엄마는 아들을 나무라지 않고 여자아이들이 처신을 잘못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들을 감쌌다.

자기 아들만 소중하고 남의 아이는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 엄마의 행동이 이은택의 범죄를 더욱 부추겼다.

중학교에 올라간 이은택은 똘마니들을 잔뜩 끌어모아 불량 서클을 조직했다. 이름은 무적 대빵파로 처음에는 침 좀 뱉는 여자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며 질퍽하게 놀았다.

그러나 강간에 맛이 들린 이은택은 순순히 몸을 대주는 여자아이들에게 금세 흥미를 잃었다.

그래서 다시 전공인 강간으로 돌아섰다. 3년 동안 이은택과 놈의 똘마니들에게 강간당한 여학생만 30명이 넘었다.

이 중에는 괴로움을 참지 못해 자살한 아이가 1명 있었고, 자살을 시도한 아이는 그보다 열 배나 많은 10명이 넘었다.

그런데도 말이 새어 나오지 않은 건 놈이 초등학교 때와 달리 더욱 지능적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나체 사진을 찍는 건 기본이었고, 포르노 비디오까지 찍어 여자애들이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가 없었다.

또한, 본드를 강제로 흡입시켜 정신이 엉망이 되게 했고, 온몸을 담뱃불로 지지는 등 폐인을 만들었다.

그렇게 재미있게(?) 중학교 생활을 마친 이은택은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술과 담배. 섹스로는 부족했는지 마약과 도박에도 손을 댔다.

그렇게 쓰레기의 삶을 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첫 살인을 저질렀다. 여학생 하나를 별장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다 심하게 물려 손에 피가 났다.

마약에 취한 이은택은 미친놈처럼 야구방망이를 휘둘렀고, 머리가 터진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마약에서 깨어나자 피가 흥건한 젖은 침대에 머리가 깨져 죽은 여학생을 발견했다.

겁에 질린 이은택은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번에도 역시 든든한 엄마 도움으로 죽은 여학생은 별장 뒤뜰에 묻고, 여학생을 납치할 때 도와준 똘마니 두 명은 외국으로 보내버렸다.

그 일이 있고난 뒤 이은택은 한동안 집에서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악마의 본성을 감추지 못하고 한 달도 안 돼 또다시 강간과 마약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얼마 안 돼 두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클럽에서 만난 여대생과 신나게 떡을 치고 새벽에 집에 돌아오다 건널목을 건너던 20대 남성을 차로 쳐 죽였다.

죽은 남성을 차에 태우고 별장으로 달아난 이은택은 또다시 엄마를 불렀고, 엄마는 죽이려고 죽인 게 아니라서 잘못이 없다는 궤변을 늘여놓으며 여고생 옆에 남성을 묻었다.

첫 번째 살인을 저질렀을 때는 한 달이나 자숙기간을 가졌지만, 두 번째는 엄마의 궤변 덕분인지 다음 날 바로 기운을 차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 파티를 열었다.

그렇게 이은택은 살인마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지고한 경지에 도달했다.

“오빠,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면 사이코패스라고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이놈은 사이코패스가 아니야. 엄마의 잘못된 사랑으로 죄책감을 상실한 거야. 더 정확히 말하면 죄책감이 뭔지도 모르는 거지.”

“사이코패스보다 더 나쁜 놈이네.”

“그렇지. 그리고 하린아 절대 정신병 환자로 몰면 안 돼. 그러면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어.”

“미치면 형량도 줄여줘?”

“술 마시고 사고 친 사람들 어떻게 처리했는지 TV에서 못 봤어? 술이 죄지 사람이 죄가 아니라고 형량을 감해줬잖아.”

“술을 사람이 마셨지, 술이 사람을 마셨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 나라 그래.”

“이럴 때는 진짜 이 나라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아으으 싫어. 너무 싫어!”

하린이의 말처럼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 나올 때마다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스러웠다.

판결은 이성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법이 공정하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법부는 그렇지 못한지 국민의 27%만이 사법부를 신뢰한다고 답해 42개 OECD 국가 중 39위를 차지했다.

이 말은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만 사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말로 73%의 돈 없는 국민은 불이익을 받는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세 번째 살인은 혼자서 한 게 아니었다. 고맙게도 정이슬과 함께 했다. 정이슬과 사귄 지 일주일도 안 돼 별장으로 놀러 가던 길에 앞차를 들이받아 사고가 났다.

술에 취해 브레이크를 늦게 밟아 앞차를 들이받아 범퍼가 깨지며 트렁크까지 밀리긴 했지만, 큰 사고라고 할 순 없어 보험으로 처리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이은택과 정이슬은 술을 마신 상태였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마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인 1.0을 가뿐하게 넘었다.

앞차에 탄 운전자가 신고하면 음주 운전으로 잡혀 들어갔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이은택은 심부름꾼으로 생각하는 경찰에게 굽실거리는 짓은 죽어도 할 수 없었다.

마음을 정하자 앞차를 밀어붙였다. 사고가 난 곳은 산 정상 부근으로 떨어지면 완벽하게 사고로 은폐할 수 있었다.

놀란 남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정지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은택과 정이슬이 탄 차는 고급 대형 외제차로 일가족이 탄 소형 국산차와 배기량 차이가 아주 컸다.

그리고 무게도 두 배 이상 차이 나 필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앞으로 쭉쭉 밀려갔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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