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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150화 (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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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폭풍의 진(Jinn) 라우베이

150. 얼음 폭풍의 진(Jinn) 라우베이

하린이와 하연이에게 공격 신호를 주며 도발 스킬을 연달아 사용했다. 도발 스킬은 연달아 사용한다고 어그로 수치가 계속 오르는 건 아니었다.

어그로 수치를 유지해 몬스터가 하린이와 하연이를 공격하지 않고 나를 공격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몬스터 레벨이 높아질수록 도발 스킬로 생기는 어그로 수치도 낮아져 화살 한 발만 날려도 하린이와 하연이를 공격할 수 있다.

그리고 고레벨 정예와 보스 몬스터는 도발 스킬 등급이 낮으면 도발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어 도발 스킬을 최대한 빨리 올려야 했다.

하린이와 하연이가 맨 뒤에 처져 있던 진을 공격하자 놈이 몸을 돌려 하린이와 하연이를 공격했다.

「오빠, 이놈 뒤로 끌고 가서 잡을 테니까 도발 걸지 마.」

「알았어.」

화살 세례에 적대감이 크게 오른 진이 달려들자 하린이와 하연이는 뒤로 물러나며 놈을 무리에서 멀리 유인했다.

나머지 9마리 진과 거리를 더 벌려주기 위해 도발 스킬을 사용하며 우측으로 놈들을 끌고 갔다.

- 파티원 하린님이 70레벨 정에 바람의 상급 정령 용권풍의 진을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7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7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7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순발력 프라나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상급 가속 물약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상급 가속 물약

등급 : 소모 아이템

사용 효과 : 3분간 이동속도 50% 증가

사용 제한 : 없음

가속 물약은 마법사의 탑에서 진열만 해놓고 팔지 않던 아이템 중 하나로 구경만 할 수 있을 뿐 돈이 있어도 유저는 살 수 없었다.

몬스터를 사냥하고 아이템을 얻었다는 것은 조만간 상점과 마법사의 탑에서도 같은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뜻이었다.

또한, 가속 물약 한 가지만 판매하진 않을 게 확실해 투명화 물약, 각종 상태 이상 저항 물약, 폭발 물약, 해독 물약 등도 함께 팔게 될 확률이 아주 높았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물약이 공급되면 사냥의 판도가 달라진다. 잡을 수 없었던 몬스터도 잡을 수 있었고, 사냥 속도도 한층 빨라진다.

그러나 가격이 얼마냐에 따라 파급 효과가 달라졌다. 생명력과 마나 물약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판매량이 미진했다.

가속 물약과 해독 물약 등도 지나치게 비싸면 큰바람을 불러일으키긴 어려울 것이었다.

하지만 인스턴트 던전이 열리는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려 있어 당분간은 많은 양이 팔릴 게 확실했다.

어려운 상대도 잡는 요령을 터득하면 쉬운 법이었다. 하린이와 하연이가 한 마리씩 진을 떼어가 처리하자 30분 만에 놈들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오빠, 상급 가속 물약 3개에 순발력 프라나가 3개 나왔어요. 여기 60일마다 무조건 와야겠어요. 아주 짭짤해요.”

“마탑에서 가속 물약 얼마에 판다고 올려놨었지?”

“이동속도 10% 올려주는 하급이 은화 5개, 25%인 중급이 은화 20개, 50%인 상급이 은화 50개, 100%인 특급이 금화 1개였어요.”

은화 50개면 50만 원으로 그 가격 그대로 판다면 살 유저가 많지 않았다. 이유는 가격이 비싼 것도 있지만, 이동속도 하나만 올라선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공격력, 방어력, 공격속도, 상태 이상 저항력, 명중률, 회피력 등 많은 것이 함께 올라야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있었다.

“너무 비싸서 마탑에서 팔아도 잘 안 팔리겠다.”

“(주)판타스틱에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면 내리겠지만, 환인이 결정하는 일이라 내리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 우리는 얼마나 벌었는지 그것만 생각하면 되니까.”

“맞아요. 사 쓸 것도 아닌데 걱정할 거 없죠.”

“얼마 벌었어?”

“바람의 정수까지 하면 프라나 빼고도 685만 원이에요. 맨드레이크 던전보다는 못하지만, 경험치를 생각하면 이곳도 나쁘지 않아요.”

맨드레이크 던전은 석화와 마비, 공포, 혼돈을 막아주는 맨드레이크 주스를 얻을 수 있어 큰돈을 벌 수 있지만, 경험치는 얼마 안 됐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배가 불렀다는 소리였다. 남들은 하나도 갖지 못한 전용 던전을 나는 3개나 갖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오크 땅에서 찾은 던전도 당분간 들어올 유저가 없어 모두 우리 것이나 다름없어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었다.

그렇게 남들은 하나도 갖지 못한 전용 던전을 몇 개나 갖고 있으면서 이 던전은 돈은 되는데 경험치는 작고, 저 던전은 경험치는 좋은데 돈이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정말 돌 맞을 짓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욕심이 끝이 없는 동물로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잃기 전에는 지금 갖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몰랐다.

- 바람의 정령 사원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나타났습니다.

-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방어력 10%가 하락했습니다. 화가 난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신성한 바람의 사원을 더럽히다니, 죽음으로 속죄하게 해주마. 블리자드(Blizzard)!!”

보스 몬스터 라우베이가 얼음의 폭풍 블리자드를 사용하자 커다란 공동 안이 순식간에 급속 냉동 창고로 변해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날려 블리자드에 맞섰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1km가 넘는 넓은 지역을 뒤덮는 광역 스킬이었고, 불새의 검은 회오리는 크기가 15m밖에 안 돼 화염이 미치는 영향은 50m도 안 됐다.

이거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나 다름없는 짓으로 규모면에서 불새의 검은 회오리는 블리자드에 상대가 안 됐다.

「오빠, 무기와 방어구가 얼어붙고 있어요.」

「나도 그래. 어쩌지?」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발사하면 그 뒤를 따라 들어가며 방어구를 녹여. 그런 다음 놈을 한 방에 끝내자.」

「상대는 70레벨 보스 몬스터예요. 한 방에 잡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하연이 말이 맞아. 무작정 달려들었다가는 우리가 죽을 수도 있어.」

「일단 하는 데까지 해본 다음에 계속 싸울지 도망칠지 결정하자.」

「알았어.」

「네, 오빠.」

70레벨 보스 몬스터면 생명력이 50만은 넘어 스킬을 다 쏟아부어도 한 방에 보낸다는 것 꿈같은 얘기였다.

그리고 우리 셋이서 상대하기에도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그렇다고 강한 상대를 만날 때마다 무조건 꽁지를 말고 도망칠 순 없었다.

이길 수 있는 안전한 상대만 골라잡는 것도 현명한 행동이었지만, 세상일이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위험한 상대와도 싸워야 했다.

그리고 안전한 상대만 찾아다니며 싸우다 보면 강이 콩알만 해져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도 겁을 집어먹고 피하게 됐다.

나보다 강한 상대도 싸워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더 강한 상대도 이길 수 있었고, 어려운 일에 처해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온실에서 자란 예쁜 화초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튼튼해 보여도 찬바람 한방에 시들어버린다.

허우대만 멀쩡한 속 빈 강정이 되지 않으려면, 어렵고 힘들어도 맞서 싸워 이겨내야 했다. 그래야 태풍이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는 거목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간다.」

간간히 불새를 날려 얼어붙은 방어구를 녹이며 불새의 검은 회오리 쿨타임이 끝나길 기다렸다.

8분 20초의 기나긴 쿨타임이 끝나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놈을 향해 쏘아 보내고 뒤를 바짝 쫓았다.

“그런 얄팍한 수로 나를 상대하겠다고? 벌레만도 못한 놈! 아이스 랜스(Ice Lance)!”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따라 들어가자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기다란 얼음 창을 소환해 던졌다.

총알처럼 날아드는 아이스 랜스를 하린이와 하연이가 충격 화살과 폭발 화살로 막아주자 더욱 빠르게 달려들었다.

“벌레 두 마리가 돕는다고 달라질 것 같으냐? 어림도 없다. 아이스 에어 블래스트(Ice Air Blast)!”

라우베이가 차가운 공기를 폭발시키자 온도가 더욱 내려가 방어구에 하얀 서리가 내리며 얼어붙었다.

이대로 가다간 라우베이 옆에 다가가기도 전에 화염 회오리가 꺼질 수 있었다. 바람 가르기로 번개같이 튀어나가 놈의 다리를 찔렀다.

“크아아아악. 이놈! 감히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죽어라! 아이스 볼트(Ice Bolt)!”

불의의 일격을 받은 라우베이가 하늘로 솟아오르며 손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얼음송곳 수백 개가 우박처럼 쏟아졌다.

슈슈슈슈슈

팅팅팅팅팅

홀리메탈 원형 방패로 쏟아지는 아이스 볼트를 막으며 재빨리 좌측으로 튀어나갔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놈이 양손을 번갈아 내밀며 아이스 볼트를 쏟아냈다.

「좌우에서 놈의 머리를 공격해.」

명령을 받은 하린이와 하연이가 놈의 좌측과 우측으로 갈라져 머리를 향해 화살을 쏘아댔다.

피융 피융 피융 피융

얼굴로 화살이 날아들자 라우베이가 아이스 볼트를 쏟아내던 손을 멈추고 날아드는 화살을 손으로 쳐냈다. 그리곤 하린이와 하연이를 향해 아이스 볼트를 쏟아냈다.

‘불새.’

마음으로 불새를 외치며 블레이드를 라우베이의 배를 향해 쭉 뻗었다. 그러자 화염에 휩싸인 불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랐다.

밑에서 불새가 불쑥 솟아오르자 당황한 놈이 몸을 뒤로 날리며 양팔을 엑스자로 교차해 불새를 막았다.

콰앙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화상을 입었습니다. 2초마다 30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크아아아악.”

불새가 폭발하면서 팔과 머리, 가슴, 배에 불이 붙자 라우베이가 비명을 질러대며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미친놈처럼 공중을 빙빙 돌았다.

- 약점 간파 스킬로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마비에 걸려 걸렸습니다. 5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몸에 불이 붙자 약점 간파 스킬이 발동했다. 파멸의 일격을 날리자 마비에 걸린 라우베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재빨리 다가가 삼연격으로 목을 찔러댔다. 현실이었다면 한 방에 목숨이 날아갔겠지만, 게임이라 홀리메탈 블레이드가 절반 넘게 파고들고도 멀쩡했다.

- 70레벨 보스 몬스터 얼음 폭풍의 진 라우베이가 정신파괴에 걸렸습니다. 공황상태에 빠져 10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메시지가 떴다. 라우베이가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의 세 번째 착용 효과 정신파괴에 걸렸다.

공황 상태에 빠져 벌벌 떨며 바짝 웅크리자 하린이와 하연이도 가까이 다가와 나처럼 한 곳에 독화살과 관통 화살을 연속으로 쏘아댔다.

셋이 한 부위를 맡아 집중적으로 공격하자 약점이 연속으로 떴고, 정신파괴도 연속으로 걸렸다.

「오빠, 손가락에 물집 잡혔어요. 아윽 아파.」

「나도 손가락 끝이 까졌나 봐. 쓰라려 죽겠어.」

「엄살 부리지 말고 빨라 쏴.」

「히잉. 정말 아픈데.」

「오빠 너무 비정한 거 아니야?」

「엉덩이 피나게 맞으면 어떤 게 비정한지 알게 될 거다.」

「농담한 건데...」

「남자가 유머감각이 이렇게 없어서야... 쯔쯔쯔쯔.」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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