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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149화 (14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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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오크 왕국

149.

“첫날이라고 아주 쉽게 주네.”

“언니, 그래야 비싼 돈 주고 캡슐 산 사람들 불만이 없을 거 아니야. 보스 몬스터 20~30마리 잡아야 한 장 나와 봐. ㈜판타스틱 사옥 점거할 수도 있어.”

“하긴 그렇겠네.”

“하연아, 경매장에 티켓 올라온 거 있어?”

“네, 오빠.”

“고레벨 보스 몬스터를 잡아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껏 환인이 한 짓을 생각하면 이벤트라고 티켓을 잘 주진 않을 거야.”

하연이 생각처럼 비싼 돈을 지불한 유저들을 생각해 환인이 황금 티켓을 남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환인은 유저를 위해 생각하고 움직이는 슈퍼에고 컴퓨터가 아니었다.

지금껏 해온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으로 이번에도 원래 모습대로 행동할 게 확실했다.

그리고 보스를 잡는 족족 황금 티켓이 나온다면 유저들이 30~40레벨 보스 몬스터를 잡기 위해 저레벨 지역에 몰릴 수도 있었다.

나라도 보스 몬스터를 잡는 족족 황금 티켓을 구할 수 있다면 힘들게 60레벨 보스 몬스터를 잡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었다.

“없어요. 이것도 오빠의 대운으로 나온 거네요.”

“대운은 무슨...”

“그만 부정하세요. 잘난 척하는 것 같아요.”

“하연이 말이 맞아. 오빠 그만 튕겨. 튕기는 것도 적당히 해야 해. 더하면 재수 없어.”

“재수 없어?”

“응.”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내가 사랑하는 오빠니까 그 정도로 얘기한 거야. 다른 사람 같았으면 죽었어.”

“왜?”

“아니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즐기는 모습이 눈에 보여. 조심해.”

“넵.”

대운이라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태나게 좋아하면 불행이 몰려올 수도 있어 그렇지 않은 척 행동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자랑하는 뉘앙스를 풀풀 풍겼다.

그래서 하린이와 하연이가 그렇게 티 낼 거면 부정하는 척이라도 하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

“하연아, 어둠의 상인 사이트에 올라온 거 있는지 봐봐.”

“네, 오빠.”

“지금 인스턴트 던전 들어갈 거야?”

“올라온 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오빠, 올라온 게 하나도 없어요. 대신 불만만 잔뜩 올라왔어요.”

이벤트가 시작된 지 현실 시간으로 1시간 남짓이라 그런지 인스턴트 던전을 사냥한 후기 글이 하나도 없었다.

대신 ㈜판타스틱 홈피에 황금 티켓이 나오지 않는다며 불만 섞인 글이 1,000건도 넘게 올라와 있었다.

“제한이 있는 게 아니니까 글 올라오면 그때 들어가자.”

“응.”

매는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했다. 그러나 맞는 것도 때리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본 후 결정할 일이었다.

속담만 믿고 가장 먼저 엉덩이를 내밀었다가는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돌아이의 풀스윙에 엉덩이가 부서질 수도 있었다.

검은 오크의 공격이 잠시 뜸해진 틈을 타 전투마를 타고 전속력으로 보물이 묻힌 곳을 향해 달렸다.

검은 오크가 수시로 나타나 가다 서기를 반복했지만, 8시간 넘게 평균 50km로 달리자 해가 지기 전 보물이 묻힌 것으로 표시된 낡은 사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천 년은 방치됐는지 지붕도 사라지고 벽도 다 허물어진 사원은 높이가 10m쯤 되는 커다란 돌기둥이 몇 개가 서 있어 사원이라 걸 알 수 있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바람의 정령 사원 던전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 바람의 정령 사원 던전을 최로로 발견한 파티원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에게 업적 5,000점과 평판 5,000점을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정령을 신으로 모셨던 신전인가 보네?”

“정령왕은 드래곤의 힘에 필적하는 힘을 갖고 있으니까 신으로 모시는 것도 이상할 게 없겠죠.”

“그럼 이 신전이 바람의 정령왕 에리엘의 신전이라는 거야?”

“그거야 알 수 없죠.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니길 바라야 한다는 거예요. 에리얼 나오면 우리 다 죽거든요.”

바람의 정령왕 에리얼(Ariel)은 은빛 페가수스의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하늘색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큰 활을 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기록도 있는 등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다.

이렇게 모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건 정령이라 형태가 없는 존재라서 가능한 것으로 남자도, 여자도, 동물도 될 수 있어 보는 사람마다 형태를 달리했다.

대신 정령 술사와 계약을 맺으면 형태가 정해져 소멸할 때까지 그 모습으로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정령사는 매우 희귀한 존재로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아틸라 제국에서도 수십 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유저는 원소 술사만 있을 뿐 정령사 직업은 아직 없었다.

- 파티원 하린님이 40레벨 바람의 하급 정령 난폭한 실피드(Sylphid)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13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바람의 정수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폐허가 된 바람의 정령 사원을 1시간가량 들쑤시고 다닌 다음에야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좁은 계단을 찾았다.

은은히 들어오는 빛을 등불 삼아 지하로 내려가자 초등학교 1~2학년쯤 돼 보이는 하늘색 긴 머리카락을 무릎까지 길게 늘어뜨린 예쁜 소녀가 하늘을 훨훨 날고 있었다.

눈이 동그랗고 코도 오뚝해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웠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윈드 커터를 날리며 성난 황소처럼 돌변했다.

조그만 게 성질을 부리자 하린이가 충격 화살을 날려 한 방에 가슴에 주먹만 한 구멍을 뚫어버렸다.

꺄아악

가슴에 구멍이 뚫린 실피드가 비명을 지르자 주위에 있던 똑같은 모습의 난폭한 실피드들이 모기떼처럼 날아들었다.

“오빠, 귀찮으니까 한 방에 다 태워버려.”

“알았어.”

화르르르륵

꺄아아아악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뜨거운 불길을 토해내며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자 가냘픈 실피드들이 화염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 한 줌의 재가 되어 공중에 흩어졌다.

난폭한 실피드들을 몽땅 태워버리고 작은 광장을 빠져나가자 높이 30m의 끝도 보이지 않는 엄청난 크기의 동공이 나타났다.

“하린아, 지도에서 화살 표시된 곳이 어디야?”

“가운데로 5km쯤 곧장 가면 돼.”

“오빠, 좌측에서 실프가 몰려오고 있어요.”

하연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좌측 하늘을 보자 실피드보다 머리 하나가 큰 소녀들이 작은 활을 들고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 50레벨 바람의 중급 정령 삐뚤어진 실프 43마리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방어력 10%가 하락했습니다. 흥분한 실프(Sylph)들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핑핑핑핑핑

흥분한 실프 100여 마리가 장난감 같은 작은 활을 잡아당기자 매직 에로우를 우박처럼 쏟아졌다. 검은 회오리를 날려 매직 에로우를 막아내고 재빨리 다가가 살기 파동을 날렸다.

강력한 충격에 반경 20m 안에 있던 실프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방패치기와 삼연격으로 바닥에 떨어진 실프들을 무참하게 살해했다.

잘해야 중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실프를 칼로 찌르고 방패로 후려치자 악당이 된 기분이었다.

그나마 정령이라 피는 흐르지 않아 끔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어린 소녀를 잔인하게 죽이는 악당같이 기분이 아주 더러웠다.

“오빠, 중앙과 오른쪽에서 날아오고 있어.”

“하연이랑 같이 좌측 맡아. 가운데는 내가 맡을게.”

“알았어.”

동료의 비명을 들은 실프들이 계속해서 날아들었다. 쿨타임이 끝난 불새의 검은 회오리로 중앙에서 날아온 실프 200여 마리를 태워버리고, 다시 왼쪽에서 몰려든 실프는 원형 방패를 던져 한 번에 20~30마리씩 떨어뜨린 후 블레이드로 찔러 죽였다.

쿨타임이 없는 원형 방패를 이용하자 실프를 빠르게 사냥할 수 있었다. 30분 넘게 원형 방패와 칼을 신나게 휘두르자 2,000마리가 넘는 실프가 목이 잘리고 심장이 쪼개져 목숨을 잃었다.

레벨이 50밖에 안 돼 잡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며 매직 에로우와 윈드 커터를 날려대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그래도 한 사람당 4만 점이 넘는 경험치를 얻었고, 하급 바람의 정수도 107개를 얻는 등 수입은 나쁘지 않았다.

바람의 정수는 신속의 물약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 아이템로 마법사의 탑에 가져다 팔면 개당 은화 5개나 줬다.

실프를 잡고 3km를 전진하자 상급 정령 진(Jinn) 10마리가 실프를 잔뜩 거느리고 나타났다.

신장이 3m에 달하는 진은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생긴 정령으로 회오리와 같은 용권풍(龍拳風)을 날려댔다.

진 10마리가 10m가 넘는 용권풍을 날려대자 강력한 바람에 밀려 연신 뒤로 물러나야 했다.

2~3마리면 용권풍보다 최소 3배는 강력한 불새의 검은 회오리로 가볍게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10마리가 사방에서 용권풍으로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공격하자 힘을 쓰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졌다.

하린이와 하연이의 소나기 화살, 충격 화살, 얼음 화살, 감속 화살도 용권풍를 뚫지 못했다.

답답함을 느낀 하연이가 은신으로 몸을 숨기고 돌아가려 했지만, 바람 정령은 공기 흐름에 매우 민감해 이마저도 번번이 들켰다.

「아무것도 안 통하는데 어쩌지?」

「도발로 왼쪽으로 모두 끌고 갈 테니까 그사이 뒤로 돌아가 실프부터 처리해.」

「알았어.」

계속 도발을 걸어 진이 나만 보게 한 후 텅 빈 등을 공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그로 수치가 급상승한 진이 계속 나만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 계획대로 될지 알 수 없었다.

- 70레벨 정예 몬스터 용권풍 진 10마리가 도발에 걸렸습니다. 방어력 10%가 하락했습니다. 성난 진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쿠오오오

도발에 걸린 진 열 마리가 고함을 치며 따라왔다. 놈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불새와 검은 회오리를 날리며 왼쪽으로 달아났다.

그사이 바위 뒤에 숨어있던 하린이와 하연이가 우측으로 크게 우회해 놈들 뒤로 돌아갔다.

「오빠, 도착했어.」

「도발 스킬을 연속으로 사용하며 우측으로 빠질 거야. 그때 실프를 공격해.」

「알았어.」

뒤로 달아날 자리가 부족해 도발로 진을 화나게 하며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빠르게 달아났다.

연속으로 3번 도발 스킬을 사용하자 흥분한 진이 용권풍을 날리며 전속력으로 따라왔다.

진과 실프들의 사이가 벌어지자 하린이와 하연이가 화살을 날려 실프를 사냥했다. 1,000마리가 넘는 실프를 사냥하는 동안 진 열 마리를 끌고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다 잡았어.」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발사하면 한 놈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알았어.」

날아오는 용권풍을 향해 살기 파동을 날려 와해한 후 검은 회오리와 불새를 동시에 날려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만들었다.

화염 회오리가 빠르게 쇄도하자 열 마리 진이 세 방향에서 동시에 용권풍을 날려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막으려했다.

「지금이야!」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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