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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오크 왕국
148. 검은 오크 왕국
“그리고 언니가 사용할 활 얻을 때도 됐고요.”
“알았어. 아침 먹고 바로 넘어가자.”
하연이 말처럼 하린이가 사용할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활을 찾을 때가 됐다. 아직 네크로맨서 탈라한의 던전을 공략하지 못했지만, 50~60레벨 검은 오크는 이제 경험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62레벨 검은 오크 족장 저주받은 주술사 야쉬누도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준에 도달해 검은 오크 대전사와 대주술사, 대족장만 만나지 않으면 두려울 게 없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 검은 오크 왕국도 아틸라 제국과 마찬가지로 오크만 사는 게 아니었다. 곳곳에 강대한 몬스터가 도사리고 있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국경 수비대 278구역을 맡은 제레미 준 남작입니다.”
“반갑습니다. 레오 남작입니다. 차라도 한 잔 마시러 와야 한다고 매일 생각했지만, 영지를 안정시키느라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먼저 찾아봬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남작님.”
“제레미 준 남작은 검은 오크의 침략을 막는 국경 수비대의 군인입니다. 함부로 몸을 빼낼 수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경 수비대는 10,000km가 넘은 긴 국경선을 효율적으로 지키기 위해 남과 북으로 나눠 후작 두 명이 관리했다.
후작 밑으로 10명의 남작이 500km마다 관리했고, 남작 밑으로 준 남작이 50km마다 일정 지역을 맡아 검은 오크가 아틸라 제국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278 국경 경비대의 2는 아래쪽인 남쪽을 뜻했고, 78은 위아래 아래로 78번째 경비 지역이란 뜻이었다.
“양고기입니다. 고생한 병사들 먹이세요. 그리고 이거는 포도주와 돼지고기로 만든 햄, 치즈입니다. 객지에서 고생이 많을 텐데 간부들과 한잔하며 피로를 풀도록 하세요.”
“감사합니다. 남작님!”
마법 배낭 10개에 가득 채워온 양고기와 술, 햄 등을 쏟아놓자 제레미 준 남작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황제가 국경 경비대에 양식과 무기, 생필품 등 보급품을 넉넉히 챙겨줬지만, 책임자인 후작과 남작을 거쳐 오며 물품이 반의반으로 줄어들어 제레미 준 남작과 병사들은 항상 보급품 부족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병사들이 근처 숲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먹을 것을 채집하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리고 지역 책임자인 준 남작마저 보급품 빼돌리기에 한 팔 걷어붙인 국경 수비대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탈영하는 병사들도 속출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1세기 대한민국이라면 큰일 날 일이었지만... 지금도 그런 일이 여전했지만... 엄격한 계급사회에 뇌물과 청탁 등 부정부패가 만연한 아틸라 제국에선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 병사들만 죽어났다.
“작은 부탁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검은 오크를 잡으러 국경 밖으로 자주 나갈 생각입니다. 양해해주실 수 있습니까?”
“남작님께서 검은 오크를 잡아주신다면 병사들의 피해도 크게 줄어들 겁니다. 괜찮은 게 아니라 고마울 따름입니다.”
“고맙습니다. 많이는 지원하지 못해도 가끔 고기와 술을 지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작님!”
파르톤 제국이나 6국 연합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면 통행증이 없는 한 남작이라도 함부로 국경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러나 아틸라 제국이 국경을 마주한 곳은 검은 오크 왕국 한 곳밖에 없었다. 아렌테스 대륙이 만들어진 후 인간과 오크는 항상 적이었다.
손을 잡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적도 없었다. 이 때문에 아틸라 제국은 국경 밖으로 나가는 걸 막지 않았다.
막는 게 아니라 권장할 일로 유저들이 국경 지대로 몰려든다면 아틸라 제국은 큰 시름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아틸라 제국 내에서도 사냥할 곳은 넘쳐나 허름한 여관조차 없는 국경까지 진출해 사냥할 유저는 한 명도 없었다.
- 파티원 모모님과 하린님, 하연님이 The Age of Hero 유저 최초로 검은 오크 왕국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지칠 줄 모르는 위대한 탐험 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업적 10만 점과 평판 10만 점을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오빠, 나 평판 점수 40만 넘겼어.”
“그러면 이동속도 올려주는 높새바람 살 수 있겠네?”
“응.”
“활 구한 다음에 바로 사러 가자.”
“알았어. 그런데 오빠도 40만 되지 않았어?”
“됐어.”
“군주의 소환 사야지?”
“그래야지.”
군주의 소환은 4번째 군주 스킬로 초급을 마스터하면 최대 30명의 동료와 부하를 내 옆으로 소환할 수 있었다.
동료와 부하를 소환하는 스킬이 왜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적진에 몰래 숨어들어 부하와 동료 수십 명을 소환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상대는 기습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지리멸렬하게 된다. 또한, 위험에 처한 동료와 군주를 내 곁으로 소환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동료와 부하를 데려갈 수 있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했다.
“으으~ 나는 이제 25만인데 어느 세월에 15만을 모으죠?”
“영지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조만간 모을 수 있을 거야.”
“오빠, 나도 언니처럼 한꺼번에 스킬 다섯 개 다 얻고 싶어요.”
“해줄 수만 있다면 백 번, 천 번도 해주고 싶다. 그런데 방법이 없는 걸 어떻게?”
“언니처럼 새로운 직업 구해주세요. 그러면 되잖아요.”
“알았어. 구해줄게.”
“정말요?”
“어.”
“언제요?”
“호랑이 담배 피우기 전까지 구해줄게. 조금만 기다려.”
“히잉.”
할 수만 있다면 나도 그렇게 스킬을 배우고 싶었다. 일반 직업 스킬 5개면 평판 점수가 175만 점으로 20% 할인받아도 140만 점이나 있어야 살 수 있었다.
140만 점이면 레어 아이템을 에픽 아이템으로 승급할 수 있는 승급석 한 개와 강화석을 8개나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포인트였다.
지금껏 어렵게... 유저들이 들으면 돌 맞을 소리지만... 120만 점을 모아 히든 스킬 3개를 샀는데, 하린이는 골렘 술사로 전직하며 스킬 5개를 공짜로 얻어 한 방에 140만 점을 번 것이었다.
사랑하는 하린이에게 일어난 일이라 배가 아프진 않았지만, 은근히 부러운 건 사실이었다.
나도 그런데 하연이가 부러워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날 확률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았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100만 배 어려운 일로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내일 일도 아무도 모르는 게 인생이었다.
누가 또 아는가? 내게도, 하연이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지. 이런 생각이 바로 희망 고문이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희망 고문...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희망 고문이었다.
성벽을 빠져나오자 황량한 벌판이 1km 넘게 이어졌다. 검은 오크가 접근하는 걸 발견하기 쉽도록 나무와 풀을 베고, 불을 놓아 벌판을 만들어 그렇게 된 것으로 1.5km 전진하자 울창한 숲이 나왔다.
“지금부터 시작이야. 정신 바짝 차려.”
“응.”
“네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나무에 숨어 있던 검은 오크 궁수가 화살을 날리고, 전사가 칼과 모닝스타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기세만 흉포했지 레벨이 50~57사이라 아무런 위협도 안 됐다. 간단하게 제압하며 숲을 헤치며 나아갔다.
울창한 숲을 직선으로 3km쯤 뚫고 나가자 2~3m 크기의 잡목과 기다란 풀이 우거진 초원이 나왔다.
이때부터 정예 몬스터인 58레벨 검은 오크 기사와 60레벨 주술사가 전사와 궁수를 잔뜩 거느리고 나타났다.
특이한 건 정예 몬스터는 전략 게임(RTS) 워크래프트 3의 오크 영웅 파시어(Far Seer)처럼 모두 커다란 늑대를 타고 다녔다.
말보다 1.5배나 큰 검은 늑대는 레벨 50의 몬스터로 붙어서 싸우면 날카로운 이빨과 발로 공격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그리고 주술사는 타고 다니는 검은 늑대와 색깔이 다른 붉은 늑대를 3~4마리씩 소환했다.
이놈들은 방어력은 약한 대신 공격력이 매우 강하고 물리면 출혈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아주 조심해야 했다.
또한, 주술사는 에너지 볼트와 라이트닝 스피어, 체인 라이트닝 같은 전격 마법을 주로 사용해 마비 증상을 일으켜 상대하기가 아주 까다로웠다.
다행히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와 원형 방패는 감전이 일어나지 않아 마비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하린이와 하연이가 주술사부터 처리해 정예 몬스터도 큰 어려움 없이 사냥할 수 있었다.
- 62레벨 보스 몬스터 검은 오크 족장 무쇠 망치 트밀야르가 나타났습니다.
보스가 나타나자 재빨리 다가가 도발 스킬을 사용했다. 화가 난 트밀야르가 괴성을 질러대며 늑대를 몰아 질풍같이 달려오자 검은 회오리를 날렸다.
트밀야르가 검은 회오리를 커다란 무쇠 망치로 내려치려는 순간 날개를 활짝 편 불새가 날아가 검은 회오리와 합체했다.
불새와 합쳐진 검은 회오리가 뜨거운 화염을 토해내며 트밀야르를 빨아 당겨 화염에 가두자 파멸의 일격과 살기 파동을 날렸다.
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하린이와 하연이도 치명 화살, 독화살, 전격 화살, 얼음 화살, 관통 화살을 연속으로 날려 트밀야르를 공격했다.
놈이 간신히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빠져나왔을 때는 30만이 넘던 피통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 약점 간파 스킬로 트밀야르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 62레벨 보스 몬스터 트밀야르가 마비에 걸렸습니다. 치명타가 터져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의 영향으로 데미지가 33% 추가됐습니다.
- 62레벨 보스 몬스터 트밀야르가 정신파괴에 결렸습니다. 10초간 공황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화살 수십 발과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엉망이 되자 약점 간파 스킬이 발동했다. 파멸의 일격을 날려 마비를 건 후 다시 불새의 검은 회오리를 날렸다.
- 파티원 모모님이 62레벨 보스 몬스터 검은 오크 족장 무쇠 망치 트밀야르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207점과 평판 20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207점과 평판 20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207점과 평판 207점을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인스턴트 던전 입장권 황금 티켓 한 장을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15분도 안 돼 62렙 보스 몬스터 트밀야르를 처치했다. 불새의 검은 회오리에 갇혀 허우적대는 사이 레전드 아이템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가 추가 피해와 함께 연속으로 공황상태에 몰아넣자 트밀야르는 이렇다 할 반항도 한 번 못 해보고 허무하게 숨이 끊어졌다.
- 군주의 진격 스킬이 초급을 마스터했습니다.
- 리히테나 검술 스킬이 초급을 마스터했습니다.
- 검은 회오리 스킬 초급을 마스터했습니다.
- 불새 스킬 초급을 마스터했습니다.
-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중급으로 발전했습니다.
홀리메탈 블레이드에 머리가 잘린 트밀야르가 죽자 초급 스킬을 마스터했다는 메시지가 연속으로 떴다.
패시브 스킬
군주의 진격(중급 1/200): 자신과 부하 30명이 적에게 받는 데미지 20% 감소
리히테나 검술 마스터(중급 3/200) : 공격속도와 이동속도 15% 증가
액티브 스킬
검은 회오리(중급 5/500) : 높이 5.0m, 지름 2.0m 회오리, 초당 30 데미지
어지럼증 발생 확률 15%(7초간 무방비), 마나 300 소모, 쿨타임 60초
불새(중급 2/500) : 근거리+원거리+마법 공격력×1.15 데미지, 쿨타임 60초
반경 10m 피해, 화상 확률 15%, 2초마다 30 데미지, 마나 300
합체 스킬
불새의 검은 회오리 중급 : 반경 15m 초당 화염 데미지 1,000. 쿨타임 500초
어지럼증 확률 50%(20초간 무방비 상태)
화상 확률 50%(30초간 2초마다 200 데미지)
히든클래스 2번째 스킬 군주의 진격이 초급을 마스터해 데미지 감소가 5%에서 20%로 늘어났고, 리히테나 검술 마스터 스킬로 초급을 달성해 이동속도와 공격속도가 5%에서 15% 증가했다.
고무적인 건 검은 회오리와 불새가 초급을 달성하자 불새의 검은 회오리가 중급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되며 회오리 반경이 5m 늘어나고 데미지는 초당 2배인 1,000으로 크게 올랐다.
그리고 어지럼증 확률도 2배에 무방비 상태도 2배인 20초로 늘어났고, 화상 확률도 2배에 데미지도 100에서 200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쿨타임이 600초에서 500초로 줄어들며 8분 20초마다 한 번씩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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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