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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143화 (14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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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자 확인

143.

마틸다와 세라를 만난 후 집무실로 돌아오자 하연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숨 푹 잤는지 표정이 밝았다.

게임 시간으로 120시간, 현실 시간으로 30시간 동안 쉬지 않고 플레이하자 영주성에 돌아오자마자 지쳐 잠이 들었다.

The Age of Hero는 자판과 마우스를 이용해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어깨가 아프고 눈이 피로하진 않았다.

그러나 몸을 쓰지 않는 대신 뇌를 이용하는 게임이라 정신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캡슐이 뇌파를 안정시켜 정신적 피로를 최소화해줬지만, 장시간 게임하면 이마저도 도움이 안 돼 반드시 숙면을 취해 피로를 풀어줘야 했다.

“다현이 언니네 왔어요?”

“어. 새벽에 왔어.”

“깨우지 그랬어요? 저 히어로걸스 광팬이라고 말했잖아요.”

“너도 많이 피곤한 것 같고, 다현이네도 잠을 못 잔 것 같아서 재우는 바람에 깨우지 않았어.”

“잠을 못 자요?”

“방송과 인터넷에서 저 난리인데 편히 잘 수 없겠어?”

“기레기들 정말 문제예요. 기사 팔아먹으려 말도 안 되는 추측기사 쓰는 거 보면 잡아다가 불구덩이에 다 처박고 싶어요.”

“나라가 올바르지 않은데 기레기라고 다르겠어. 그만 열 내. 화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야.”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나라를 책임진 위정자들이 정치를 개판으로 해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이 정신을 차리지 않아 그런 놈들을 뽑아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라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1시에 깨워서 점심 먹을 거야.”

“뭐 먹는데요?”

“바닷가재와 등심. 더 먹고 싶은 거 있어? 말해. 사다 줄게.”

“족발 먹고 싶어요.”

“알았어. 조금 이따가 요 앞 족발 가게 가서 사올게.”

“저도 갈래요.”

“혼자 가도 돼.”

“싫어요. 같이 갈 거예요.”

“알았어.”

등에 매달린 하연이가 애교를 부리며 가슴을 등에 문질러댔다. 뭉클한 가슴이 등을 압박하자 하체에 힘이 들어갔다.

놀라 책상에 배를 바짝 붙였다. 다행히 등 뒤에 있어 바지가 불룩해진 걸 보지 못했다.

‘지랄도 가지가지 한다. 어휴.’

“오빠, 한잠도 안 주무신 거예요?”

“어? 그.그게 자.잠이 안 와서.”

“그러다 쓰러져요. 주무시면서 하세요.”

“아.알았어. 오.오늘 저녁에는 꼭 잘게.”

“약속!”

“그.그래.”

하연이가 내민 손가락에 떨리는 손가락을 간신히 걸었다. 평상시라면 내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해 꼬치꼬치 캐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랫동안 잠을 못 자 몸이 피곤해 그런 것으로 생각하는지 묻지 않았다.

“언니는요?”

“씻으러 갔어.”

5일 동안 한숨도 자지 않았다. 이사하기 전부터 하린이네 부모님을 만나는 일로 신경이 곤두서 잠이 오질 않았고, 만난 후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해 눈이 감기지도 않았다.

하린이가 씻고 오자 셋이서 나란히 말을 몰아 탁아소와 학교, 벌목장을 둘러본 후 독 가시나무와 분홍 은행나무도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했다.

동쪽 펑거스 숲 벌목이 끝나자 남쪽 펑거스 숲 벌목 작업이 시작됐다. 남쪽도 동쪽 숲과 크기가 비슷해 나무를 모두 베려면 몇 달은 걸렸다.

그리고 대나무 숲 아래 버그 베어 숲과 황색 오크, 검은 오크가 차지했던 땅까지 모두 벌목을 하려면 1~2년은 걸렸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땅속 깊이 박힌 나무뿌리를 뽑아내고 농지로 개간하려면 그보다 두세 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언니, 골렘 언제 만들 거야?”

“지금 만들어 볼까?”

“응. 보고 싶어.”

하연이의 보고 싶다는 말에 인벤토리에서 강철 심장을 꺼낸 하린이가 커다란 나무 앞으로 걸어가 심장을 나무에 대고 마나를 주입했다.

- 우드 골렘을 만들겠습니까?

“네.”

- 30레벨 우드 골렘을 만들었습니다.

심장이 커다란 나무속으로 파고들자 나무가 사라지며 신장 1.5m의 우드 골렘이 걸어 나왔다.

“조잡함이 예술의 극치네. 설마 허수아비는 아니겠지?”

“안 그래도 실망스러워 죽겠는데 열 받게 할래?”

“사실을 말한 건데 왜 그래? 저게 골렘이야? 나무토막이지.”

“경고한다. 한 마디만 더하면 죽는다.”

“사람들 정말 문제야. 진실을 얘기하면 받아들일 생각은 안 하고 덮으려고만 해. 이래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겠어?”

“그만하라고 했지~”

“오빠, 어서 피하세요. 언니 졸라 열 받았어요. 이럴 때 걸리면 죽어요.”

“송하연! 너 오늘 죽었어. 거기서! 안 서? 안 서면 죽는다.”

“언니, 장난이야. 장난이라고.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 게. 한 번만 봐줘.”

“이미 늦었어.”

“아아아아악!”

골렘 술사는 나무, 돌, 강철에 심장을 삽입해 골렘을 만드는 직업으로 마법사보다는 기계 공학자에 가까웠다.

골렘을 만들기 위해선 에너지원인 심장이 있어야 했다. 심장은 기계 공학 스킬을 사용해 만들 수 있었고, 등급이 높아지면 미스릴과 홀리메탈 심장까지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골렘이라는 거창한 말과 달리 스킬 등급이 낮으면 레벨도 낮고 크기도 작은 허접스러운 골렘밖에 만들 수 없었다. 신장이 1.5m밖에 안 되는 난쟁이 우드 골렘이 나온 건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스톤 골렘을 만들려면 골렘 강화 스킬이 중급을 마스터해야 했고, 아이언 골렘은 상급을 마스터해야 하는 등 제약이 아주 많았다.

그렇다고 제약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골렘은 먹지 않고 자지 않아도 쉬지 일할 수 있었다.

또한, 책임자를 지정하면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일해 일꾼으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됐다.

대신 쉬지 않고 사용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수명이 다했다. 강철 심장에 든 마나석이 수명을 다해 작동을 멈춘 것으로 마나 직접진이 공기 중에서 마나를 흡수해 마나석의 수명을 늘려줬지만, 마나석은 충전용 건전지와 같아 계속 충전하면 수명이 다했다.

“한 마리 더 생산해서 벌목 작업에 투입해. 그러면 스킬 경험치 빠르게 오를 거야.”

“알았어.”

“기계 공학 스킬 올리는데 필요한 거 있어?”

“심장의 핵심은 마나 직접진이야. 이걸 만들려면 마나석과 미스릴이 있어야 해. 미스릴은 녹여서 마나 직접진을 그리는데 사용하고, 마나석은 마나를 모으는 건전지로 사용해야 하거든.”

“미스릴은 플레시 골렘 공장에서 구한 거 쓰면 될 테고, 마나석은 얼만한 거 필요한데? 큰 거 필요해?”

“아니. 5cm짜리 마나석이면 충분해.”

“하연아, 마나석 얼마나 하는지 알아봐.”

“잠시만요. 으음... 5cm짜리는 금화 서른 개네요.”

“경매장 가격이야?”

“아니요. 황제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파는 가격이에요. 할인받으면 스물네 개에 살 수 있네요.”

마나석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광산에서 꾸준히 출토돼 홀리메탈보다 비싸지 않았다. 그러나 미스릴보다는 비싸 5cm짜리 마나석도 금화 30개나 했다.

그래도 마나 직접진 덕분에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은 아니라서 3,000만 원 값어치는 하고도 남았다.

“하린아, 강철 심장 몇 개나 있어?”

“257개. 미스릴 심장도 다섯 개 있어.”

“분해했다가 조립하는 건 스킬 경험치가 없지?”

“편법을 사용하면 돼.”

“어떻게?”

“완전히 해부한 다음에 여러 개를 섞어서 거기에 마나 직접진을 다시 그리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그러면 당분간 그렇게 해. 그리고 사용한 미스릴은 래틀에게 갖다 줘. 그러면 추출해서 줄 거야.”

“알았어.”

“다 됐으면 일기장 읽으러 가자. 오늘은 끝내야지.”

“저도요?”

“어.”

“오빠, 저 네 번이나 남았어요.”

“걱정하지 마. 다 읽을 때까지 옆에서 있을 줄게.”

“그게 아니라 네 번은 오늘 중으로 못 읽어요. 잠이 와서.”

“읽을 수 있어.”

“어떻게요?”

“딴짓 할 때마다 볼기짝 때릴 거야. 그러면 정신이 번쩍 들겠지.”

“처제 볼기를 때리는 형부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형부에게 볼기짝 물어달라는 처제는 있어도 되는 거야?”

“히잉.”

- 하이 마스터 로만 리히테나 일기장을 100번 정독했습니다.

- 근력과 순발력이 각각 5씩 상승했습니다. 공격력 200이 영구히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게임 시간으로 41일 만에 리히테나의 일기장을 100번 정독했다. 그러자 근거리 공격력이 1,591에서 2,041로 증가했고, 원거리 공격력은 1,178에서 1,566으로, 마법 공격력은 1,190에서 1,500으로 올랐다.

근거리, 원거리, 마법 공격력이 크게 향상하며 불새 스킬 데미지가 4,797까지 올라갔다.

5,000이면 40레벨 정예 몬스터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데미지로 아직 초급을 마스터하지 못해 넓은 지역에 피해를 줄 순 없었지만, 몰려 있는 곳에 사용하면 한 방에 3~4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전에는 원거리 공격력과 마법 공격력에 눈길도 주지 않았지만, 리히테나 검술 스킬 불새가 생긴 다음부터는 원거리와 마법 공격력도 신경을 썼다.

그리고 듀얼 클레스인 화염 마검사 때문이라도 마법 공격력을 높여야 해 지력 스탯도 꾸준히 올려야 했다.

- 하린님이 하이 마스터 로만 리히테나 일기장을 100번 정독했습니다.

- 근력과 순발력이 각각 2.5씩 상승했습니다. 공격력 100이 영구히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하연님이 하이 마스터 로만 리히테나 일기장을 100번 정독했습니다.

- 근력과 순발력이 각각 2.5씩 상승했습니다. 공격력 100이 영구히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오빠, 리히테나 일기장 필사한 거 100권 넘었어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

“팔아야지.”

“얼마에요”

“경매장에 개당 금화 100개에 올려.”

“100개요? 10개 아니었어요?”

“리히테나 복사본이 100억 원에 팔렸어. 1억 원에는 올려줘야 산 사람이 열 받지 않을 거 아니야.”

“그건 스탯과 공격력이 붙은 거고, 이건 정보 빼고는 없잖아요.”

“정보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1억 원에 사겠지.”

하이 마스터 로만 리히테나의 일기장은 100번 정독하며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

몬스터와 고수를 상대하는 요령도 많이 배웠지만, 마음가짐과 태도, 싸움에 임하는 자세 등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깊은 깨달음을 배울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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