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140화 (140/320)

0140 / 0310 ----------------------------------------------

부정(父情)이 가져다준 대박

140.

이름 : 모모

종족 : 인간

메인 클래스 : 군주(히든클래스)

서브 클래스 : 화염의 마검사

칭호 : 아틸라 제국 남작(스탯+4), 가짜 성자(스탯+1, 생명력과 마나+1,000)

반쪽짜리 뱀파이어(스탯+5, 생명력과 마나+2,000)

평판 포인트 : 306,520

일반 포인트 : 353,885

스태미나 : 216/269

생명력 : 15,009/16,929

마나 : 12,830/16,003

근거리 공격력 : 1,591(화염 데미지 50 포함)

원거리 공격력 : 1,178(화염 데미지 50 포함)

마  법 공격력 : 1,190(화염 데미지 50 포함)

방어력 : 701

화염 저항력 : 100

이동속도 : +27% 증가

공격속도 : +78% 증가

근력13.6(+16.7)  순발력11(+7)  체력14(+3)  지력14.3  카리스마10 자부심10

근력과 체력, 지력 프라나까지 몽땅 먹어치우자 공격력이 단번에 50% 이상 향상했고, 방어력도 10% 이상 올랐다.

그리고 최초의 레전드 아이템 업그레이로 받은 30만 포인트를 마나에 집중하자 마나가 1만6,000까지 올랐다.

중소형 몬스터 데미지 증가와 정신파괴까지 합치면 공격력이 1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무기 하나를 에픽에서 레전드로 바꾼 것치고는 엄청난 변화였다.

“오빠, 래틀의 방어구도 업그레이드해.”

“아니야.”

“왜?”

“이건 가지고 있다가 너 하고 하연이 성장형 아이템 얻으면 그때 쓸 거야.”

“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돼.”

“마법 주머니와 하비에르의 사념 덕분에 성장 재료를 쉽게 얻었지만, 다음에도 그런다는 보장은 없어. 갖고 있는 게 맞아.”

“오빠, 저희 생각하는 건 고맙지만, 오빠가 강해져야 저희도 살 수 있어요. 몬스터를 막는 오빠가 약하면 저희도 살 수 없어요. 오빠가 강하면 팀도 강해져요. 그러니 래틀 아이템 업그레이드하세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혼자 강한 건 절대 팀을 강하게 만들지 못해. 나라에 부자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봐. 그 나라가 잘 살 것 같아? 아니야. 모두 잘 살아야 잘 사는 나라야. 팀도 마찬가지야.”

“에휴. 고집하고는...”

“오빠 고집 피우면 아무도 못 말려. 하연아, 포기해.”

“그래야지 어쩌겠어. 저 고집 꺾을 방법이 없는데.”

기원전 6세기 카스피 해 동부 일대에 강대한 국가를 건설했던 유목 민족 스키타이의 왕이 임종 직전에 다섯 왕자를 불렀다.

왕은 자기가 죽은 후에 아들들이 권력투쟁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것을 우려해 아들을 한데 모아 놓고 한 묶음의 화살을 주고 꺾어보라고 했다.

아무도 꺾지 못하자 한 개씩 나눠서 꺾게 했다. 이번에는 쉽게 꺾어버리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결속하면 스키타이 왕국의 힘은 강력한 것이다. 그러나 흩어지면 스키타이 왕국의 번영도 끝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인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가 아들들을 불러놓고 해준 말로 아직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훈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팀원 중에 유독 강한 사람이 한 명 있는 건 나쁜 일은 아니었다. 팀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사람으로 인해 위기를 벗어날 수도 있고, 팀 수준보다 강력한 몬스터도 사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 너무 의존하면 팀 전력이 커지는 게 아니라 줄어들었다. 의존도가 커질수록 팀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들었고, 한 명에게 힘이 몰리며 팀원 전체가 아닌 한 명을 위한 팀이 될 수도 있어 내분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우리는 가족이라 그럴 일이 없었지만, 내게 의지하는 일이 많아지면 우리도 그럴 수 있었다.

“하연아, 룬이 뭔지 알아?”

“네, 어둠의 상인 사이트에서 한 번 봤어요.”

“특성이 뭔데?”

“아주 특별한 효과가 들어있는 돌이란 것밖에 몰라요.”

“사이트에도 어떤 룬을 구했는지 올라오지 않았어?”

“네.”

“경매장에 올라온 거 본 적은 있어?”

“아니요.”

룬(Rune)은 고대 켈트족과 게르만 민족이 널리 사용하던 표음문자였지만, 북유럽 최고의 신 오딘이 고행 중 얻어낸 문자라는 전설 때문에 마법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 부적과 주술 용도로 자주 쓰였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 중 한 가지 요인은 종이와 양피지가 매우 귀한 시대라 돌이나 나무 등에 룬을 새겼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The Age of Hero를 비롯한 많은 온라인 게임에서 룬 문자를 아주 특별한 힘이 있는 돌로 표현했다.

룬 슬롯은 홀리메탈 블레이드의 손잡이 바로 위 검신에 팔각형 모양으로 뚫려있었다.

그곳에 룬을 삽입하면 효과가 발휘되는 구조로 탈부착이 자유로운지, 등급이 한 가지 인지, 조합과 합체는 되는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미미 구해서 나가자.”

“네.”

아이템을 모두 인벤토리에 넣은 후 미미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하비에르의 사념이 알려준 대로 버튼을 누르자 유리 용기에 가득 담겨 있던 액체가 밑으로 빠졌다.

액체가 모두 없어지자 유리 용기가 반으로 갈라지며 미미를 토해냈다. 떨어지는 미미를 로브 후드로 몸을 감싸자 경보 메시지가 떴다.

- 미미의 플레시 골렘 공장이 30분 후에 자동 폭파됩니다. 미미의 플레시 골렘 공장이 30분 후에 자동 폭파됩니다.

- 29분 59초, 58초, 57초, 56초, 55초...

로브 손에 손을 넣어 미미의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렸다. 쥬디처럼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 미미의 가슴은 융기도 없어 밋밋하기만 했다.

가슴에 손을 올리고 마나를 홀리메탈 심장에 불어 넣었다. 1만5,000 마나를 빨아들이고도 부족한지 계속 마나를 요구했다.

가짜 성자로 마나를 모두 채우고 계속 마나를 불어넣었다. 3만을 먹자 그제야 배가 부른지 마나를 밀어냈다.

- 최초로 인간이면서 홀리메탈 심장을 가진 플레시 골렘이 탄생했습니다.

메시지가 뜨자 또다시 업적과 평판 포인트를 왕창 주는 게 아닌지 기대했다. 그러나 미미는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아버지인 하비에르가 만들어 포인트를 주지 않았다.

“아빠? 아빠!”

“.......”

아빠라니? 결혼도 안 했는데, 갑자기 중학생만 한 딸이 생기자 너무 황당해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한 눈으로 미미를 바라봤다.

미미는 어안이 벙벙한 나와는 기분이 많이 다른지 내 품에 매달려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연신 아빠라고 불러댔다.

“나 몰래 바람을 피웠지? 죽고 싶어?”

“오빠, 축하해요. 한 방에 중학생 딸이 생겼네요. 호호호호.”

“너희는 이런 상황에 농담이 나오냐? 나는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픈데.”

“그럼 울까?”

“웃어야죠. 딸이 생겼는데.”

“하아...”

하린이와 하연이가 연신 놀려대며 즐거워했다. 진짜 딸이 찾아왔다면 뺨이 날아갈 일이었지만, 머리를 다친 하비에르의 딸이 나를 아빠로 착각하는 것이라 웃고 떠들 수 있었다.

그러나 당하는 나는 웃음은커녕 화도 나지 않았다.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화를 낼 수도 없었다.

- 모모님은 폴리메탈 플레시 골렘 미미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이름 : 미미

나이 : 46살

종족 : 인간과 폴리메탈 플레시 골렘의 혼합

계급 : 아크메이지 하비에르의 딸

직책 : 없음

특기 : 성장형 골렘

충성심 : 100

성격 : 없음

생명력 : 500/500

마나 : 500/500

근력 1  순발력 1  체력 1  지력 1

상태 : 매우 안정됨

“이게 뭐야?”

“왜요?”

“스탯이 전부 1이야. 생명력과 마나도 500씩밖에 안 되고.”

“그러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거잖아요?”

“그렇지는 않아. 특기에 성장형 골렘이라고 나왔어.”

“얘도 쥬디처럼 키워야하는 거예요?”

“그런가 봐.”

“우리가 보모가 아니고... 에휴.”

하연이 말처럼 보모도 아닌데 계속 키워야 할 NPC만 받고 있었다. 아서와 아더, 아라치에 이어 쥬디, 미미까지 한참 키워야 제 몫을 할 수 있는 NPC였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라면 다섯 명 모두 뛰어난 인재라 열심히만 키우면 엄청난 힘이 될 거란 것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키워서 될 일이 아니라서 3~4년은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며 보모 아닌 보모 노릇을 해야 했다.

쿵쿵쿵쿵쿵

플레시 공장을 빠져나온 지 5분도 안 돼 여자 음부를 닮은 계곡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떨어지지 않네. 어쩌지?”

“며칠 지나면 떨어질 거야.”

“며칠?”

“아기잖아.”

“미치겠네.”

매미처럼 품에 매달린 미미는 하린이가 오라고 해도, 하연이가 놀아준다고 해도 가지도 않았다.

혼자 걷는 것은 물론 손잡고 걷는 것, 떨어지는 것도 싫어해 영주성에 돌아오는 내내 아기처럼 품에 안고 와야 했다.

전투마를 타고 와 힘들 건 없었지만, 사랑하는 하린이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 소녀를 품에 안고 오자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었다.

이상한 상상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미미가 계속 품을 파고들며 아빠라고 불러서 그런 것으로 하린이와 하연이는 재미난 구경이라도 났는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기 재우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미처 몰랐네. 아이고 힘들어.”

“오빠, 아기 정말 잘 보겠다. 아이 예뻐.”

“벌써부터 맡길 생각하고 있는 거야?”

“응.”

“못 됐다.”

“도와줄 거지?”

“당연하지.”

“역시 오빠가 최고야. 헤헷.”

아이를 봐준다는 말에 하린이가 엄지를 높이 들고 연신 최고라고 말했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 손님이 매장에 아이를 데려오면 곁에 올까 봐 슬금슬금 피했다.

아이를 싫어하게 된 것은 부모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였다. 그렇다고 아이를 미워하는 건 아니었다.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꺼려하는 것으로 내 아이라면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언니, 아이 키우는 걱정은 하지 마. 내가 키워줄게.”

“네 애는?”

“나 시집 안 갈 거야. 오빠와 언니 곁에서 평생 살 거야.”

“그 소리 들으면 엄마·아빠가 참 좋아하겠다.”

“결혼한다고 행복하다는 보장 있어? 오해하지 마. 오빠와 언니 얘기 아니니까. 나는 혼자 편하게 살고 싶어. 그래서 하기 싫다는 거야. 그리고 지금 결혼하지 않는 남녀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하아...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하지만 벌써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자.”

하연이가 결혼하지 않고 우리와 함께 살겠다고 하는 건 혼자가 편해서가 아니었다. 혼자 사는 게 편하다면 우리 곁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형부와 언니 집에 더부살이하는 것만큼 불편한 일도 없었다.

어떻게든 내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핑곗거리를 만든 것으로 동생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하린이는 하연이가 불쌍해 나무라지 않고 시간을 갖고 생각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마음의 무게는 한없이 무거워 한숨의 깊이는 끝을 헤아리지 못할 만큼 깊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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