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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직 시스템
92.
이름 : 하연
종족 : 인간
메인클래스 : 귀궁(히든클래스)
서브클래스 : 보물 사냥꾼
칭호 : 몬스터 학살자(스탯+1), 레오 남작의 첩(스탯+1), 모모 영지 영주 서리
평판 포인트 : 87,600
일반 포인트 : 896
스태미나 : 235/255
생명력 : 28,555/29,555
마나 : 10,115/10,115
원거리 공격력 : 1,355(얼음 데미지 100 포함)
근거리 공격력 : 395(얼음 데미지 100 포함)
마 법 공격력 : 368(얼음 데미지 100 포함)
얼음 저항력 100
화염 저항력 100
방어력 : 705
이동속도 : 60% 증가
공격속도 : 55% 증가
근력5.1 순발력7.9(+15) 체력7.5(+8) 지력4.5 자유2 교활2
메즈와 포획, 각종 상태 공격으로 몬스터를 사냥해 몬스터 학살자라는 칭호를 받은 하연이는 서브클래스로 보물 사냥꾼을 선택했다.
도적 계열인 보물 사냥꾼은 직업 스탯이 교활로 교활 1당 은신 시간과 치명타 확률이 1.25% 증가했다.
하연이가 보물 사냥꾼은을 택한 건 은신 스킬을 추가해 보스 몬스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히든클래스 귀궁은 바람의 궁수와 같은 궁수 계열로 고유 스탯은 자유로 같았다. 그러나 바람의 궁수가 자유 1당 원거리 공격력과 사거리, 치명타 확률 1.5% 증가하는 것과 달리 귀궁은 사거리 대신 상태 이상 공격 확률이 증가했다.
또한, 바람의 궁수가 자신과 파티원의 이동속도, 공격속도, 치명타 확률을 높이는 것과 달리 철저하게 자신의 능력치만 올려 개인 사냥에 특화한 직업이었다.
독고다이 직업이라 파티 사냥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지만, 강력한 한 방에 데미지를 갖췄고, 메즈와 포획, 각종 상태 공격으로 위험한 몬스터도 가볍게 요리할 수 있어 파티에 꼭 필요한 인재였다.
“하연이 대단하다. 0.01%가 왜 0.01%인지 알 것 같다.”
“재는 타고난 사냥꾼이자 활에 대해선 천재야 .나랑은 비교도 안 된다고 했잖아.”
하연이가 앞에 나서자 나와 하린이는 할 일이 없었다. 황색 오크가 레벨이 낮아 쉽게 처리할 수 있어 그런 것도 있었지만, 높은 공격력과 눈부시도록 빠른 공격속도, 현란한 움직임, 몬스터가 어디로 움직일지 미리 알고 있는 사냥 노하우 등이 어우러지자 황색 오크 무리는 논밭에 세워둔 허수아비들처럼 멍청히 서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
한마디로 쥐와 고양이의 싸움으로 황색 오크들은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화살 한 발에 한 마리씩 죽어갔다.
“하연이의 움직임은 내가 봐도 환상적이야. 노력해도 따라갈 수가 없어.”
“너는 러너고, 하연이는 원래 궁수잖아. 당연히 안 되지.”
“잘못 선택한 건가?”
“그럴 수도 있지. 달리기 장기를 살려 전사나 도적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았을 수도 있었겠지.”
“지금이라도 바꿀까?”
“아니. 너무 늦었어. 궁수가 몸에 배어서 바꾸기 어려워.”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좀 더 다리를 많이 사용하고, 광역 공격 스킬 위주로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독과 출혈 등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공격 위주로 스킬을 짜는 것도 괜찮고.”
“으음...”
“하린아, 내가 말한 것도 정답은 아니야. 정답은 어디에도 없어. 네가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꾸준히 노력하면 내가 지금 말한 것과 네가 고민하는 것을 모두 해결할 수도 있어. 그러니 조급하게 생각할 거 없어.”
“고마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는데 고맙긴 뭐가 고맙다는 말이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것만큼 고마운 것도 없어. 정말 고마워.”
쪽쪽쪽
진심을 담아 말하자 하린이도 그런 내 마음을 느꼈는지 정말 고마워하며 얼굴을 붙잡고 뽀뽀 세례를 날렸다.
“이러다 하연이가 보겠다. 그만해.”
“보면 어때. 우리 결혼할 거 아는데.”
“그래도 동생 앞에서 이러면 안 되지.”
“오빠는 다 좋은데 너무 고리타분해. 길거리에서 물고 빨고 하는 시대야. 이런 건 스킨십에 불과해.”
“아으 나는 싫어. 남들 다 보는 곳에서 그러는 거 딱 질색이야.”
“지난번에 나랑 길거리에서 끌어안고 있었던 건 뭐야?”
“그거야 네가 취해서 그런 거고.”
“취하면 막 안아도 되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니라... 어쨌든 난 창피해서 싫어.”
“나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이러고 싶은데 오빠는 사람들 눈치만 보고.. 기분 나빠.”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예의를 지키는 거지.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잖아.”
“내가 길거리에서 옷 벗고 하자고 했어? 아니잖아. 조금 살갑게 안자는 건데 뭐가 예의가 없다는 거야? 그게 그렇게 나쁜 짓이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화내.”
“알았으면 안아줘.”
“처제가... 알았어. 이제 됐지?”
“앞으로 내가 안으라면 그곳이 어디든 안아야 해. 알았어?”
“하아. 그래. 알았어.”
직업 얘기하다가 갑자기 삼천포로 빠져 잔뜩 혼만 났다. 첫사랑인 은하와도 그랬지만, 여자와 얘기하다가 가장 곤란한 때가 화제가 갑자기 확 바뀌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궁지에 몰려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야 했다. 잘못한 것도 없이 사과해야 하는 게 억울했지만, 말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점점 악화될 뿐 좋아지지 않아 빨리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하는 게 편했다.
- 38레벨 파란 깃털 황색 오크 부족 부족장 고쿠람이 나타났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38레벨 보스 몬스터 코쿠람을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업적 127포인트와 평판 127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127포인트와 평판 127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127포인트와 평판 127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연님이 힘 프라나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오빠, 힘 프라나 드세요.”
“고마워.”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메시지가 뜨자마자 하연이가 잡았다는 메시지가 뜨고 업적과 평판 포인트가 들어왔다.
코쿠람이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처리해서 그런 것으로 레벨이 38밖에 안 돼도 보스는 보스였다.
나와 하린이 실력으로는 절대 한 방에 보낼 수 없었다. 이건 공격력 차이에서 생긴 데미지가 아니었다.
치명타와 스킬 그리고 한 방에 놈을 죽일 수 있는 약점을 공격해 만든 결과로 눈에 보이는 수치만으론 상대의 전투력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켜주는 좋은 예였다.
하연이가 가세하자 5일 만에 황색 오크 서식지를 모두 토벌할 수 있었다. 황색 오크 서식지는 대나무 숲과 버그 베어 숲을 합친 것보다 넓어 하린이와 둘이 했다면 빨라도 15일은 걸렸다.
하연이의 가세로 파티 공격력이 최소 2배 이상 강해지며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시너지 효과와 스태미나 분배까지 합치면 3배 이상은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몬스터 레벨이 오르면 지금처럼 빠르게 사냥할 수 없어 실제 파티 전투력은 2배 정도 올랐다고 보는 게 정확했다.
“학교 휴학하게?”
“어.”
“왜?”
“그럴 일이 있어. 너는 몰라도 돼.”
“이슬이 언니 때문이지? 그렇지?”
“아니야.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The Age of Hero하는 사람이 가상현실 온라인게임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게임과 학과는 별개야.”
“이슬이 언니 때문에 그런 거 다 아는데, 계속 다른 소릴 할래?”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학교에 소문 쫙 퍼졌어.”
“무슨 소문?”
“이슬이 언니가 한 짓 소문 다 났다고. 매일 일진하고 어울려 다니며 술 처먹고, 담배 피우고고, 애들 돈 뺏고, 몸 굴린 짓부터, 남자애들 3명이나 죽을 뻔하게 한 일, 언니 괴롭힌 일까지 모두 소문났어.”
“누가 소문낸 거야?”
“한두 명이 아니지. 2학년 중에도 이슬이 언니에게 당한 남자애도 10명은 넘고, 돈 뺏긴 애들도 수십 명은 되잖아. 그리고 그런 애들 아니라도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어. 선생님들만 모르는 거였지.”
“그걸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소문이 날 수 있었는지 그걸 묻는 거야.”
“이슬이 언니 학교를 떠났잖아. 그러니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애들이 하나씩 얘기한 거지.”
“일진 애들이 가만있어?”
“이슬이 언니랑 놀던 3학년 놈들 학교 졸업하고, 2학년 놈들 얼마 전에 크게 사고 쳐서 10명 넘게 잘렸어. 누가 입을 막을 거야. 조만간 선생들도 다 알게 될 거야. 선생들의 총애를 받던 이슬이 언니가 어떤 사람인지.”
“엄마·아빠도 알아?”
“아니. 몰라.”
“말하면 안 돼.”
“2년 동안 그렇게 당하고도 감싸주고 싶어?”
“친구였으니까.”
“언니가 이슬이 언니를 어떻게 대했는지 내가 잘 알거든. 바로 옆에서 봤으니까. 동생인 나보다 이슬이 언니를 더 챙겼어. 그런데 그런 꼴을 당하고도 친구라는 말이 나와? 언니 바보야?”
“.......”
“한 번 친구면 끝까지 친구라는 생각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적당히 해야지. 이슬이 언니는 언니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데, 언니만 친구로 생각한다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정신 차려. 언니 때문에 오빠까지 피해를 보고 있잖아.”
“하연아. 나는 괜찮아. 언니 너무 나무라지 마. 언니 마음고생 심해.”
“오빠가 뭐라고 해야 해요. 계속 두둔하니까 이 모양이잖아요.”
“두둔하는 게 아니야.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준 거야.”
“이슬이 언니 때문에 학교까지 그만두게 됐는데, 뭘 또 정리해요? 인생 정리할 거예요?”
“이제 곧 정리할 거야. 조금만 기다려줘.”
“이번에도 정리하지 않으면 제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아빠·엄마에게 말하는 건 물론 이슬이 언니네 부모님께도 다 얘기할 거예요. 언니 내가 한 말 들었지? 나 분명히 말했다. 말한다고. 빨리 정리해.”
“알았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하연이가 대신해주자 속이 펑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하린이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하린이는 정이슬과의 인연을 끝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정이슬이 물고 늘어져 뜻대로 되지 않았다.
거머리처럼 물고 늘어지는 정이슬을 떼어내는 방법은 법을 이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하린이네 집과 정이슬네 집도 얽히게 된다.
두 집안이 등을 돌리는 것도 문제지만, 앙심을 품은 정이슬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정이슬이 지금까지 한 짓을 보면 청부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었고, 최악엔 킬러를 고용할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킬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이슬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남자애들에게 하린이와 가족을 욕하며 없애버려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면 칼 들고 설칠 놈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칼 잘 쓰고 총 잘 쏘는 킬러만 킬러가 아니었다. 칼 들면 누구나 킬러였다. 이런 놈들이 칼 들고 나와 하린이, 하린이네 가족을 죽이겠다고 뛰어올 수도 있었다.
하린이가 정이슬을 감싸는 건 친구라는 것, 정이슬이 겪은 아픔을 이해한다는 것도 있지만, 가족에 대한 위협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깊은 뜻을 모르는 하연은 언니만 나무랐다. 그래도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건 이런 사실을 하연이 알게 되면 일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하연이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