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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85화 (8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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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뱀파이어

85. 반쪽짜리 뱀파이어

- 버그 베어 숲의 보스 몬스터 50레벨 애꾸눈 이굴루트가 출현했습니다.

크아앙

- 보스 몬스터 애꾸눈 이굴루트의 포효에 하린님과 모모님의 방어력이 3분간 30% 하락합니다.

씨우웅

“켁!”

이굴루트가 우리를 향해 사납게 포효하자 상태 이상 효과가 발동해 방어력이 30% 하락했다.

그 순간 하린이의 손을 떠난 래틀의 강철 화살이 이글루트의 가슴 중앙에 정확히 박히며 놈을 10m나 공중으로 붕 날아오르게 했다.

털썩

뒤로 10m를 날아가 바닥에 떨어진 이글루트가 휴짓조각처럼 땅바닥을 다섯 바퀴나 굴렀다. 그러고도 충격을 해소하지 못해 버둥대기만 할 뿐 일어나지 못했다.

- 약점 간파로 이글루트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이글루트가 하린이가 쏜 충격 화살에 맞아 쓰러지자 패시브 스킬 약점 간파가 자동으로 발동했다.

재빨리 다가가 방패치기로 쓰러진 이글루트의 면상을 후려치자 스턴에 걸려 석상처럼 굳어졌다.

- 보스 몬스터 애꾸눈 이글루트가 스턴에 걸렸습니다. 치명타가 터져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약점 간파로 빨간불이 들어온 지점을 정확히 때리자 상태 이상과 함께 치명타가 터졌다.

씨우웅 씨우웅

스턴에 걸려 돌이 된 이글루트를 신나게 두들겨 패고 있자, 가까이 다가온 하린이가 심장과 머리에 칼날 화살을 연속으로 꽂아 넣었다.

- 파티원 하린님이 50레벨 보스 몬스터 애꾸눈 이굴루트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750포인트와 평판 25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750포인트와 평판 25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이제 50레벨 보스 몬스터는 가지고 놀면서도 잡을 수 있겠다. 오빠 덕분에 진짜 빨리 성장했다.”

“아니야. 다 하린 네 덕분이야. 너 없었으면 펑거스 숲도 정리할 수 없었고, 맨드레이크 던전도 발견할 수 없었어. 그리고 래틀의 방어구도 만들 수 없었고, 자이언트 판다와 버그 베어도 박멸하지 못했어. 모두 다 네 덕분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그럼 우리 오랜만에 외식하자. 비싼 쇠고기로. 이제 그 정도는 먹을 수 있잖아?”

“알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로 사줄게.”

“생각만 해도 군침 돈다. 헤헷.”

“집 옮기면 매일 맛있는 거 사줄게.”

“내가 해주는 밥이 맛없어?”

“아니. 난 네가 해준 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그런데 왜 매일 외식하자는 소리를 해?”

“네가 힘들잖아. 밥해야지, 반찬 만들어야지, 치워야지, 설거지해야지,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그것까지 하면 몸도 피곤하고 시간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것 같아서 좀 줄여보려고.”

“나갔다 오는 게 시간 더 걸려. 학교 앞 분식집 가서 라면 하나 먹고 와도 1시간은 걸리잖아. 그리고 사 먹는 것도 어쩌다 한 번이지 자주 먹으면 맛없어. 집 밥이 최고야.”

어릴 적 유모가 해주던 음식에 길들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었다.

좋은 음식, 비싼 음식을 사 먹어본 경험이 없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정성을 가득 담아 해준 집밥만큼 맛있는 음식은 세상에 없었다.

“동생 불러도 돼?”

“하연이?”

“응. 하연이가 오빠 보고 싶데.”

“그럼 봐야지. 그런데 입고 갈 옷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오빠는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어도 잘 어울려.”

“처음 처제 보는 건데 그래도 되나?”

“맞선 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정장을 입고 나가. 촌스럽게.”

“하긴 그러네. 그런데 고급 레스토랑 가려면 정장 입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 정장 없는데.”

“언제 적 얘기를 하는 거야? 지금은 안 그래. 찢어진 청바지에 슬리퍼만 아니면 뭐라고 하지 않아.”

“그래? 고전 영화에서 보니까 정장 입지 않았다고 쫓겨나더라고. 그래서 지금도 그런 줄 알았지.”

“고전 영화만 보니까 사람이 더 고리타분하잖아. 앞으로는 신작영화만 봐. 그것도 야한 영화로. 알았어?”

“응.”

분식집도 비싸서 못 가는 가난한 내가 고급 레스토랑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는 TV와 영화밖에 없었다.

그리고 낮 시간은 아르바이트와 훈련으로 TV 볼 시간이 없어, 어쩌다 밤늦게 한 번씩 보는 게 고작이었다.

그래서인지 틀면 10번 중 8번은 고전 영화였다. 신작도 가끔 나오지만, 최신작은 거의 없었다.

케이블 방송도 새벽에는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주로 고전 영화나 인기 없는 영화를 방영해 선택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떤 일과 연관돼 떠오르는 장면이 있으면 대부분 고전 영화였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 생각도 행동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었다.

“예약했어.”

“몇 시?”

“시간이 오후 3시밖에 없데.”

“그러면 보물 지도는 확인하고 가도 되겠네?.”

“하연이에게 전화하고 확인하러 가자.”

“알았어.”

보물 지도가 가리키는 곳은 버그 베어 숲 중앙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였다. 성인 남자 5명이 양팔을 벌려도 팔이 닿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큰 나무는 높이도 50m가 넘어 멀리서도 삐죽 튀어나온 모습이 보였다.

“오빠, 저 나무 잘라다가 건물 기둥으로 쓰면 엄청나게 큰 건물 지을 수 있겠다.”

“신전이라도 지으려고?”

“언젠가는 그래야 하지 않아? 평생 시골 영지로 살 거야?”

“그래야지.”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다. 하늘에서 금덩이가 떨어지는 꿈이라면 빨리 잊어야겠지만, 내 영지를 10대 도시만큼 크고 발달한 도시로 만드는 건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서 크게 꿔도 됐다.

그러나 꿈만 꾼다고 꿈이 실현되는 건 아니었다. 꿈이 실현될 수 있게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 그래야 꿈에 한 발이라도 접근할 수 있었다.

- 55레벨 보스 몬스터 보물 파수꾼 카렘이 나타났습니다.

“보물을 탐하는 자 죽음만이 있으리라. 소환! 헤르캄!

- 보물 파수꾼 카렘이 50레벨 나무 정령 헤르캄을 20마리 소환했습니다.

「하린아, 내가 보스 카렘을 상대할 테니까, 헤르캄을 잡아.」

「알았어.」

보물 파수꾼 카렘은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인 반인반마 켄타우로스(Kentauros)와 아주 흡사한 모습으로 신장이 5m에 달했고, 머리에는 사슴처럼 기다란 뿔이 자라나 있었다.

- 도발 스킬에 걸린 보물 파수꾼 카렘의 방어력이 1% 하락했습니다. 화가 난 카렘이 모모님을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도발 스킬로 파렘의 시선을 끌며 재빨리 다가가 블레이드로 가슴을 공격하자 손에든 기다란 창을 연속으로 찔러댔다.

팅팅팅

방패로 창을 막으며 자세를 낮춰 다리에 파멸의 일격을 날렸다. 빠른 찌르기에 오른쪽 무릎이 찔린 카렘이 풀쩍 뛰어 뒤로 물러나며 창을 강하게 튕겼다.

파앙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강력한 압력이 화살처럼 날아왔다. 오른발로 땅을 강하게 밀어 좌측으로 빠져나가며 포획 스킬을 사용해 카렘의 오른쪽 다리를 확 잡아당겼다.

카렘을 당기는 힘으로 빠르게 왼쪽으로 빠져나가자 방금 전까지 서 있던 땅에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 약점 간파 스킬로 보물 파수꾼 카렘의 약점을 찾아냈습니다.

포획에 걸려 옆으로 쓰러진 카렘을 향해 살기파동을 날린 후 가까이 붙어 방패치기로 다친 오른쪽 무릎을 후려쳤다.

- 보물 파수꾼 카렘이 스턴에 걸렸습니다. 치명타가 터져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다친 오른쪽 무릎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방패치기를 날리자, 어김없이 스턴이 걸리며 카렘이 석상처럼 굳어졌다.

석상처럼 굳어 놈이 움직이지 못하자 블레이드로 다친 오른쪽 무릎에 공격을 집중했다.

살기파동과 파멸의 일격, 삼연격을 연속으로 퍼붓자 내 가슴보다 더 두꺼운 무릎이 조개가 입을 벌리듯 쩍 갈라졌다.

“크악!”

- 보물 파수꾼 카렘의 악의에 찬 비명에 몸이 마비됐습니다. 30초 동안 움직일 수 없습니다.

「하린아. 도와줘.」

「잠시만 버텨. 금방 갈게.」

마비에 걸리면 스킬도 쓸 수 없고, 움직일 수도 없지만, 귓속말은 할 수 있어 하린이에게 급히 도움을 청했다.

퍽퍽퍽퍽

- 보물 파수꾼 카렘의 공격에 생명력 489를 잃었습니다.

- 보물 파수꾼 카렘의 공격에 생명력 509를 잃었습니다.

- 보물 파수꾼 카렘의 공격이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생명력 756을 잃었습니다.

카렘의 빠른 공격에 순식간에 절반 가까이 생명력이 빠져나갔다. 이 상태로 가면 마비가 풀리기 전에 죽을 수도 있었다.

씨우웅 씨우웅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순간 구원의 화살이 날아왔다. 하린이 쏜 래틀의 강철 화살 두 발이 카렘의 가슴과 허벅지에 정확히 꽂혔다.

퍽퍽

충격 화살과 침묵 화살을 연달아 맞은 카렘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10m나 뒤로 주르륵 밀렸다.

그러나 두꺼운 네 개의 다리로 지탱해 넘어지지 않고 뒤로 밀리기만 했다. 그것만으로도 시간을 벌기에는 충분했다.

마비가 풀리자 재빨리 가짜 성자로 생명력과 마나를 모두 회복하고 약점 간파로 빨갛게 불이 들어온 오른쪽 다리에 파멸의 일격을 날렸다.

- 보물 파수꾼 카렘이 마비에 걸렸습니다. 치명타가 터져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마비에 걸려 놈이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 블레이드로 오른쪽 무릎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잘라내는데 성공했다.

한쪽 다리가 잘리자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내게 기울었다. 다리 세 개로는 자유롭게 뛰지 못해 이동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떨어져 나간 다리에서도 피가 쉬지 않고 흘러내려 체력도 빠르게 소모됐다.

그리고 치명상을 입자 약점 간파가 연속으로 발동해 마비와 스턴에 계속 걸리며 5분도 안 돼 혀를 길게 빼물고 숨이 끊어졌다.

- 파티원 모모님이 55레벨 보스 몬스터 보물 파수꾼 카렘을 사냥했습니다

- 파수꾼 카렘이 불러낸 50레벨 나무 정령 헤르캄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275포인트와 평판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275포인트와 평판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보물 파수꾼 카렘이 불러낸 나무 정령 헤르캄은 죽여도 1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 하린이를 아주 힘들게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일반 몬스터 20마리를 붙잡고 하린이 그토록 오랜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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