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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66화 (6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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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

66.

“칼 구스타프 남작, 성향이 어떤지도 모르겠네?”

“다니엘이 매우 호전적인 인물이라고 했어. 싸움도 좋아하고, 여자도 좋아하고, 도박도 좋아하고, 자극적인 건 다 좋아한대.”

“몇 살인데?”

“20대 중반, 나랑 같거나 한두 살 많을 거야.”

“나이가 젊네. 언제 영주가 됐는데?”

“작년에 아버지가 낙마 사고로 돌아가시며 영지를 물려받았어.”

“젊은 나이에 영지를 물려받아 아주 신나게 놀고 있는 거구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점이라도 있어?”

“10명이 넘는 형제를 물리치고 영주가 된 인물이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어.”

“치열한 후계자 싸움에서 이기고 영주가 됐다? 그렇다면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겠네.”

“그렇지.”

칼 구스타프 남작은 우리가 보기에는 매우 호전적이고 방탕한 인물이었지만, 아틸라 제국에선 아주 건실한 변방 귀족이었다.

귀족은 태어날 때부터 특권 의식을 갖고 태어나 자기 잘난 맛에 살았고, 영지 안에선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어 호색하고 방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보기엔 그런 모습이 멍청하게 보이지만, 겉만 그럴 뿐 속은 능구렁이였다. 칼 구스타프 남작만 해도 멍청했다면 배다른 형제들에게 칼침 맞고 죽은 지 오래였을 것이다.

호색과 방탕, 호전성은 대다수 귀족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성격으로 칼 구스타프 남작은 입지가 매우 약한 다섯째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영리하게 형들과 동생들을 모두 제거하고 영주 자리를 차지했다.

나머지 형제들이 멍청해 어부지리로 영주 자리를 얻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귀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식 교육에 공을 들여... 인성 교육 말고 자질 교육... 대다수 귀족은 멍청하지 않았다.

칼 구스타프 남작은 수도 크라쿠푸스의 황립 기사 아카데미를 졸업한 수재로 그의 형제들도 기사 또는 행정 아카데미를 졸업하거나 공부 중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절대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우리 쪽으로 몬스터가 넘어오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면 들어줄까?”

“영주성이 우리 같이 중앙에 위치한 게 아니라 아래쪽에 치우쳐 있어 들어주고 싶어도 어려울 거야. 그럴 마음도 없겠지만.”

“왜 영주성이 아래에 있어? 그러면 관리가 몇 배는 어려울 텐데.”

“우리 영지와 접경 지역이 온통 산과 숲이야. 그리고 전체적으로 산과 굴곡진 지형이 많아 쓸모없는 땅이 많아.”

“유능하다며? 그러면 몬스터를 토벌하고 영지를 쓸모 있게 만들어야지.”

“유능하지. 하지만 영지 사정이 우리보다도 못해. 그런 상황에선 유능해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잖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니 안타깝네. 우리 처지에선 다행이지만. 안 그래?”

“그렇지. 천만다행이지.”

칼 구스타프 남작 영지는 호전적인 성격에 비해 영지 사정이 좋지 않아 외부로 투사할 힘이 없었다.

한 마디로 성질 더러운 이웃을 만났지만, 목소리만 클 뿐 힘은 없어 전혀 위협이 안 되는 이웃이었다.

칼 구스타프 남작 영지는 북쪽은 험한 산과 울창한 숲이었고, 중앙은 암석지대로 남쪽과 서쪽 일부만 평평해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우리 영지보다 살림살이가 팍팍했다.

이 때문에 농노도 2,000명밖에 안 됐다. 그러나 병사는 우리와 비슷한 200명 정도로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병사가 많았다.

인구의 10%가 병사로 현대사회에선 감당할 수 없는 구조였지만, 농노는 먹여주고 무기만 들려주면 끝으로 운용하지 못할 병력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는 우리 영지처럼 철광석 광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곡물 생산량이 많지도 않아 무장이 매우 빈약하고, 훈련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래도 문제 될 게 없는 게 영주성을 지키며 농노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감시하고 탄압하는 게 병사들의 임무로 주변 영지의 침입은 국경 영지라는 특수성과 황제가 영지전을 잘 인정하지 않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됐다.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인데도, 대나무 숲은 녹색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었다.

“맨드레이크는 잘 보이지 않아 잡기 힘들었는데, 이놈들은 덩치도 크고 대나무와 색깔도 달라 눈에 잘 띄어서 좋다.”

“그것도 좋고, 마법 고글 쓰지 않는 것도 좋다.”

“귀찮아도 익숙해져야 해. 그래야 야간 사냥을 할 수 있어.”

“알았어.”

하린이의 말처럼 자이언트 판다는 흰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어 대나무와는 색깔이 달라 눈에 잘 띄었다.

그리고 배가 남산만 해 움직임이 굼뜨고, 신장도 3m가 넘어 보지 않으려 눈을 감지 않는 한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먼저 잡아볼게.”

“내가 먼저 잡는 게 낫지 않을까? 나도 자이언트 판다는 처음이라 아는 게 없어. 상대해보고 놈들의 장단점을 알려줄게.”

“어떻게 잡는지 어제 히어로 에브리에서 확인했어.”

“아오 기특해. 아주 잘했어. 앞으로 그런 자세로 쭉 나가.”

팡팡팡

하린이 잘했다며 나를 품에 안고 엉덩이를 두들겼다. 뭉클한 가슴과 함께 부드러운 손이 엉덩이를 쓰다듬자... 두드린 거지만... 하체에 힘이 빡 들었다. 욕망이 솟구치자 하린이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만지고 싶었다.

그날 몸을 더듬은 후 키스와 스킨십은 평소와 다름없이 했지만, 의도적으로 가슴과 엉덩이에 손이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마음은 하루 열두 번도 더 만지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억지로 참고 참은 것으로 그럴수록 욕망의 깊이와 넓이는 더해만 갔고, 꿈에서까지 하린을 품는 꿈을 꿨다.

하린이 먼저 엉덩이를 두드리자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재빨리 장갑을 벗고 엉덩이를 장난치듯 톡톡 두드렸다.

그러다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으며 옷 속으로 손을 넣었다. 최고급 비단보다 더 부드러운 엉덩이에 감촉에 손이 녹는 것 같았다.

내 손이 옷 속으로 들어가자 하린이의 눈이 왕방울만큼 커졌다. 하지만 1초도 지나지 않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음흉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하고 싶지?”

“아니. 만지는 것만으로도 좋아.”

“성불구자도 아니고 만지는 것만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

“여기.”

“고추가 내 배를 꽉꽉 찌르는데, 성불구자야?”

“말 걸지 말아줄래. 나 기분 너무 좋거든.”

“오빠 변태야?”

“참는 거야.”

“정말 특이하다. 우리 반대로 된 것 같지 않아?”

“이사하면 정상으로 돌아와. 걱정하지 않아도 돼.”

“6개월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 같아.”

“그 때 되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 참아.”

“더듬는데 어떻게 참아.”

“못 참겠으면 너도 더듬으면 되잖아.”

“정말 그래도 돼?”

“어.”

“좋아. 그러면 나도 만질 거야.”

“헉! 누가 거기 만지랬어? 나처럼 엉덩이 만지라는 뜻이잖아.”

“어딜 만지든 그건 내 마음이야. 나는 고추 만질 거야. 오빠도 만지고 싶으면 만져. 언제든 허락할 테니.”

“윽!”

나처럼 엉덩이를 쓰다듬으라는 뜻으로 말했는데, 하린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옷 밖에서 발기한 고추를 잡았다.

깜짝 놀라 밀쳐내자 더욱 품에 매달리며 바지에 손을 넣으려 했다. 양손을 붙잡아 못하게 막자 거칠게 뿌리치며 바지를 잡고 늘어졌다.

대나무 숲에서 잡으라는 자이언트 판다는 잡지 않고 우리는 30분 넘게 사랑싸움으로 스태미나를 소진하며 시간을 보냈다.

“6개월 후에 하기로 했으니까 그것만 지키면 되는 거잖아. 그럼 만지는 건 상관없잖아. 안 그래?”

“만지면 못 참는단 말이야.”

“그건 오빠 사정이고, 나는 그렇게라도 내 안에 가득 찬 욕망을 해결해야겠어. 말리지 마. 말리면 오늘 끝장낸다.”

“하아. 알았으니까 밖에서 이러지 말자. 사냥 끝나고 로그아웃하고 얘기하자.”

“얘기 필요 없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알았어. 사냥 끝나고 하자. 어?”

“약속한 거야?”

“그래. 약속했다.”

“헤헤헤헤.”

“후유.”

달려드는 하린이를 간신히 달래 자이언트 사냥에 나섰다. 보통은 남자가 하고 싶다고 매달리고, 여자가 일 끝나고 하자고 말리는데, 나와 하린은 여존남비인지 언제나 반대였다.

자이언트 판다는 손바닥을 강하게 쳐 충격파를 일으켜 상대를 공격하는 형태와 입에서 녹색 물감 같은 신경독을 뿜어내 상대를 마비시켜 죽이는 형태, 빠르고 강한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형태 세 가지가 있었다.

신장이 4m인 정예는 두 가지 스킬을 사용했고, 4.5m인 보스 몬스터는 세 가지 스킬과 생명력 회복을 함께 사용했다.

자이언트 판다는 까다로운 스킬보다 높은 피통과 방어력 때문에 유저들이 사냥을 꺼리는 몬스터 중 하나였다.

41레벨 자이언트 판다도 생명력이 10,000이 넘었고, 정예는 20,000, 보스는 50,000이나 돼 공격력이 약한 유저는 잡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100m쯤 들어가자 레벨 41 사나운 자이언트 판다 2마리가 아그작 아그작 대나무를 씹어 먹고 있었다.

사이먼의 홀리메탈 원형 방패를 던지고 리히테나 검술 바람 가르기를 흉내 내 재빨리 놈들을 향해 달려갔다.

퍽퍽

“쿠엑.”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예고도 없이 날아든 묵직한 원형 방패에 배와 머리를 맞은 자이언트 판다 2마리가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아 치명타가 터졌지만, 피통과 방어력이 매우 높아 큰 충격을 받은 건 아니었다.

왼쪽에 쓰러진 자이언트 판다를 향해 살기파동을 날리자 블레이드에서 검은색 구체가 날아가 정확히 배를 때렸다.

옆에 있던 놈까지 동시에 데미지가 들어가자 충격에 둘 다 땅바닥을 한 바퀴씩 굴렀다.

그러나 기대했던 상태 이상 효과 공포는 확률이 10%밖에 안 돼 둘 다 걸리지 않았다.

쓰러진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를 포획으로 끌어당겨 파멸의 일격과 살기파동을 연속으로 사용했다.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41레벨 사나운 자이언트 판다 2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4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데미지가 너무 안 나오네. 41레벨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 잡는데 마나 다 썼어.”

“오빠만 그런 거 아니야. 다들 그래.”

“0.01% 유저도 그래?”

“강만두도 방송에서 데미지가 너무 약하다고 여러 번 불만을 토로했어. 10대 길드 길마들도 자주하는 얘기고.”

“그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할 정도면 일반 유저는 데미지가 대체 얼마 나오는 거야?”

“오빠의 절반 정도 나오겠지.”

“자이언트 판다처럼 피통과 방어력 큰 몬스터 잡으려면 종일 때려야겠다.”

“그래서 공격력이 강해도 생명력 작고, 방어력이 낮은 몬스터를 선호하는 거야. 위험해도 사냥 속도가 훨씬 빠르거든.”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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