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61화 (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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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레이크(Mandrake)

61.

한 시간 넘게 아티오카의 주변을 돌며 맨드레이크를 처리하자 더는 눈에 띄는 놈이 없었다.

아티오카는 혼자 싸우는 독고다이 스타일인지 보스면 당연히 있어야 할 호위병도 한 마리 없었다.

빵과 음료수로 떨어진 스태미나를 보충하고 마나와 생명력까지 완벽하게 채운 다음 보스 아티오카를 잡기 위해 다가갔다.

「화살로 놈을 끌어내. 그러면 내가 정면에서 놈이 공격하는 걸 막을 게. 너는 주위를 돌면서 공격해.」

「알았어.」

피웅

하린이 쏜 화살이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황금색 줄기와 잎사귀가 돋아난 땅에 박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비명과 함께 아티오카가 튀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비명 대신 황금색 줄기가 땅으로 쏙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오빠, 발밑 조심해.」

「어.」

온 신경을 발바닥에 집중한 채 빠르게 고개를 전후좌우를 돌려 아티오카가 땅에서 나오는지 살폈다.

커다란 바위라도 있으면 올라가 있으면 조금은 안전할 텐데, 맨드레이크 던전은 굴곡은 있지만, 큰 바위가 있는 지형은 아니라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중앙에 몇 그루 남지 않은 키 작은 잡목밖에 없었다.

「오빠, 왼쪽!」

하린의 외침에 방패로 가슴과 머리를 보호하며 재빨리 몸을 틀었다. 그 순간 땅에서 솟구친 황금색 줄기 두 가닥이 방패를 연속으로 가격했다.

쾅쾅쾅쾅

몸이 뒤로 밀릴 만큼 큰 충격에 팔이 쩌릿쩌릿하게 울렸다. 이를 악물고 블레이드를 휘둘러 줄기를 내려쳤다.

서걱서걱

날카로운 홀리메탈 블레이드에 아티오카의 황금 줄기가 힘없이 잘리며 까맣게 타들어갔다.

사이먼의 붉은 심장 반지에 붙은 화염 데미지의 영향으로 끝이 타들어가는 것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끊어진 줄기가 황급히 땅속으로 사라졌다.

「잘라내지 말고 방패로 잠시 막고 있어. 독화살과 충격 화살로 놈이 땅속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할 테니까.」

「알았어.」

하린의 귓속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우측에서 황금 줄기 세 가닥이 튀어나와 다리와 가슴, 머리를 동시에 공격했다.

뒤로 잽싸게 물러나 피하자 황금 줄기가 고무줄처럼 쭉 늘어나 좌우로 춤을 추듯 흔들리며 따라왔다.

더욱 빨리 물러나 가지와 거리를 벌리자 두더지가 땅을 빠르게 파고 접근하는 것처럼 땅이 들썩이며 아티오카가 따라왔다.

「공격한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면 그때 공격해. 이번에 달아나면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놈이 숨으면 디텍팅 주문을 배우기 전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디텍팅 주문이 있다고 해도 땅속 깊이 들어가면 데미지를 줄 수 없어 못 잡기는 마찬가지였다.

‘통배권이나 격산타우의 스킬은 없나? 관통 효과가 가미된 스킬만 있나? 상점가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통배권은 발경(發勁)을 이용해 상대를 가격하는 권법이었고, 격산타우(隔山打牛)는 어떤 물체에 힘을 가해 그 뒤에 있는 대상에 타격을 가하는 발경법의 한 가지였다.

둘 다 무협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과장되게 표현해서 그렇지 현실에서 이를 사용하는 고수도 있었고, 운동선수들도 훈련을 통해 발경의 원리를 운동에 접목해 사용했다.

이런 스킬이 있으면 땅속에 숨은 몬스터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위치를 모르거나 깊이 숨으면 효과가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아티오카를 끌고 5분 넘게 돌아다니자 던전 바닥에 밭고랑이 생긴 것처럼 땅이 온통 파헤쳐졌다.

땅속에선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티오카가 땅을 드디어 뚫고 올라왔다.

몸 전체가 황금색인 아티오카는 줄기를 빼고도 신장만 2m가 넘었다. 형태도 생기다만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뚱뚱한 40대 아저씨의 모습으로 멋들어지게 수염까지 기르고 있어 옷만 잘 갖춰 입으면 사람으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하린이 아티오카의 머리와 배를 노리고 독화살 세 발을 연달아 쏘았다.

피웅 피웅 피웅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독화살이 날아들자 아티오카의 머리를 뒤덮고 있던 황금 줄기들이 영활한 뱀처럼 움직여 화살을 모두 쳐냈다.

하린의 화살이 맥없이 떨어지자 몸을 반전해 방패로 괴물 촉수 같은 황금 줄기를 막으며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블레이드가 줄기를 자르려 하자 조금 전 잘린 게 꽤 많이 아팠는지 줄기를 뒤로 빼고 황금 잎사귀를 쏘아댔다.

팅팅팅팅

방패로 잎사귀를 막으며 바람 가르기를 사용해 아티오카에게 바짝 다가섰다. 내가 거리를 좁히자 이번에는 놈이 뒤로 달아나며 잎사귀를 쏘아댔다.

놈이 달아나자 기회를 엿보던 하린이 궁신 스킬을 사용하고 소나기 화살과 충격 화살을 연달아 날렸다.

궁신은 공격력, 방어력, 이동속도, 공격속도를 모두 올려주는 스킬로 특급까지 마스터하면 100초 동안 전투능력이 2배 증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초급만 마스터해 10초 동안 10% 증가 효과밖에 없었다.

소나기 화살 세 발이 서른 발로 늘어나 폭우처럼 쏟아지자 아티오카의 황금 줄기들이 정신없이 움직였다.

머리를 향해 날아든 서른 발의 화살에 아티오카가 당황한 순간 충격 화살 두 발이 배를 향해 꼬리를 물고 날아들었다.

첫 번째 화살은 쳐냈지만, 두 번째 화살은 첫 번째 화살이 황금 줄기와 부딪쳐 밀어낸 틈을 파고들어 아티오카의 배에 정확히 박혔다.

“꺄아학!”

충격 화살을 맞고 5m나 뒤로 날아가 쓰러진 아티오카가 비명을 지르자 던전이 흔들리며 돌가루가 떨어졌다.

그러자 고막이 터질 듯이 머리가 울리고, 커다란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 가슴에 전달됐다.

- 55레벨 보스 몬스터 맨드레이크 아티오카의 비명에 생명력 500을 잃었습니다. 충격으로 인해 1분간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20% 하향합니다.

홀리메탈 원형 방패로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자 그제야 비명의 충격이 줄어들며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나 충격에 몸이 무거워져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피가 나도록 이빨을 앙다물고 방패를 앞세워 쓰러진 아티오카를 향해 다가갔다.

일어나려 버둥거리는 놈을 향해 블레이드를 휘두르자 입을 크게 벌리고 또다시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학!”

‘윽!’

- 아티오카의 비명에 정면으로 노출돼 생명력 800을 잃었습니다. 충격으로 인해 3분간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30% 하향합니다.

바로 코앞에서 터진 비명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엎어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윙윙대고 가슴이 부서질 것처럼 아파왔다.

퍽퍽퍽

다행히 하린이 날린 독화살과 치명 화살이 연달아 등에 박히자 아티오카의 비명이 멈췄다.

비명에 연달에 노출되자 방패와 칼을 들고 있을 힘도 없었다. 그러나 악과 깡, 오기는 아직 남아있어 죽을힘을 다해 놈에게 다가가 블레이드를 찔러댔다.

하린이 날린 화살이 연달아 등에 꽂히자 커다란 데미지를 입은 아티오카가 석상처럼 굳어졌다.

심대한 고통에 놈이 움직이지 못하자 방패로 가슴을 밀어붙이며 블레이드로 머리를 연달아 찔렀다

푹푹푹푹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데미지가 1.5배 들어갔습니다.

.

.

.

피통이 엄청나게 큰지 머리에 치명타가 일곱 번 연속으로 터진 다음에야 숨이 끊어졌다.

- 파티원 모모님이 맨드레이크 던전 보스 몬스터 55레벨 아티오카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최초로 맨드레이크 던전 보스를 사냥한 하린님과 모모님에게 업적 5,000포인트와 평판 5,000포인트를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업적 275포인트와 평판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업적 275포인트와 평탄 275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축하합니다. 패시브 스킬 무기 마스터가 중급으로 발전했습니다.

- 축하합니다. 패시브 스킬 방패 마스터가 중급으로 발전했습니다.

- 축하합니다. 패시브 스킬 강인한 의지가 중급으로 발전했습니다.

보스 몬스터 아티오카가 죽자 스킬 경험치가 크게 오르며 패시브 스킬 세 가지가 모두 중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패시브 스킬

무기 마스터(중급 37/500) : 공격력 10% 증가

방패 마스터(중급 20/500) : 막기 확률 10% 증가

강인한 의지(중급 10/500) : 생명력 10%

- 파티원 모모님이 물약 아이템 특별한 맨드레이크의 주스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맨드레이크의 황금 줄기 3개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맨드레이크의 황금 잎사귀 2개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힘 프라나 1개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활이 묻힌 보물 지도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오빠, 괜찮아?”

“안 괜찮아. 죽을 것 같아.”

“그냥 있으면 되는데 왜 달려들었어.”

“남자니까.”

“바보!”

바보란 말을 들어도 쌌다. 그 자리에 있었어도 하린이 아티오카를 처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하린이보다 실력이 떨어지지만, 나는 남자였다.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 그게 남자였다.

“보물 지도? 이건 뭐야?”

“말 그대로 보물이 묻혀 있는 곳을 알려주는 지도야. 던전에서 아주 가끔 발견되는데, 금화나 장비 아이템, 희귀한 재료 아이템이 들어있대. 나도 처음 보는 거라 그 이상은 몰라.”

“자료실에도 없어?”

“자료실이라고 모든 정보가 다 올라오는 건 아니야. 자료실에 올라온 자료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줬기 때문에 올라온 거라고 봐야 해. 그래서 내가 사람들이 보지 않는 자료를 검색하라고 한 거야. 얼마나 중요한 정보인지 모르고 올리는 사람들이 가끔 있거든. 그런 정보가 알짜 정보야.”

“으음... 무슨 말인지 알겠다.”

북풍의 신 보레아스(Boreas)의 활

등급 : 보물 지도

티탄 신족 아스트라이오스와 새벽의 여신 에오스 사이에서 태어난 북풍의 신 보레아스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 남풍의 신 노토스의 형제로 보레아스가 사용한 활은 폭풍을 불러오는 힘이 깃들어 있어 형제들도 탐내던 무기였다.

지도를 따라가면 보레아스가 잃어버린 활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레아스의 활을 훔쳐간 몬스터는 매우 강력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어디야?”

“멀지 않아.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문제는 그게 국경 너머에 있다는 것이지.”

“국경 넘어... 하필이면 왜 거기야. 어휴.”

“급한 거 아니니까 오빠 생명력하고 마나 충분히 올린 다음에 가도 돼. 어차피 영지 안에 있는 몬스터 모두 처리하면 검은 오크 잡으러 넘어가야 했잖아.”

“보레아스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이잖아. 신이 쓰던 활이면 못해도 에픽은 될 거야. 남들이 가져가기 전에 우리가 가져와야지.”

“보물 지도를 몇십 장씩 뿌리는 것도 아닌데 뭐가 급해. 그리고 내가 주인이라면 아직 찾은 사람이 없을 것이고, 아니라면 누군가 이미 가져갔을 거야. 인연은 서두른다고 생기는 게 아니야. 오빠와 나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야.”

하린이 말이 맞았다. 하린이가 주인이면 조금 뒤에 가도 보레아스의 활을 차지할 수 있지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 달려가도 누군가가 가져간 지 오래였다.

보물은 주인이 정해져 있다고 했다. 그건 인연이 있어야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사람과 사람만 인연이 있는 게 아니었다. 물건에도 인연이 있어 인연이 닿아야 차지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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