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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레이크(Mandrake)
60.
- 맨드레이크 던전 보스 몬스터 55레벨 아티오카가 나타났습니다.
5층에 들어서자 보스 몬스터 아티오카가 나타났다는 메시지가 떴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봐도 잡목과 기다란 풀만 보일 뿐 보스 몬스터 아티오카는 보이지 않았다.
「오빠, 보여?」
「아니.」
「풀숲에 숨어 있는 건가?」
「땅속에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던전 넓이가 너무 커.」
「지금껏 봐온 맨드레이크보다 크기가 훨씬 커서 던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잖아?」
「그렇게 컸다면 55레벨로 나오진 않았을 거야. 던전 크기로 봤을 때 못해도 90~100레벨로 나왔을 거야.」
덩치가 크다고 전투력도 높다는 법은 없었다. 풍선이 커도 위협이 되지 않는 것처럼 덩치가 크다고 힘이 세다는 법도 없었다.
그러나 덩치가 크면 위협적으로 보여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건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중학교까진 덩치 큰 놈이 짱 먹는 일이 많았다.
몬스터는 인간보다 약육강식의 논리에 더욱 심하게 노출돼있어 덩치만 커선 목숨을 연명할 수 없었다.
덩치가 크면 포식자의 눈에 잘 띄어 공격받을 확률이 높아 살아남으려면 덩치에 맞는 전투력을 보유해야 했다.
그래서 몸이 크면 레벨도 높았고, 전투력도 높았다. 하린이 아티오카가 크지 않다고 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면 땅속을 옮겨 다녀서 그런 건가?」
「땅속을 옮겨 다닌다? 그럴 수도 있겠네.」
땅속에 있다가 위협을 느끼면 땅 위로 올라와 적을 공격하는 맨드레이크는 위협이 사라지면 다시 땅속에 들어가 영양분을 흡수했다.
이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뜻으로 보스 몬스터쯤 되면 깊지 않은 땅을 돌아다니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일단 벽을 따라 돌면서 외곽부터 처리하고 중앙으로 옮겨가자.」
「알았어.」
하린의 주문대로 벽을 따라 돌며 잡목과 풀을 모두 제거하며 맨드레이크를 처리했다.
이렇게 일을 복잡하게 하는 건 마법 고글의 시야가 좋지 않아서였다. 군에서 사용하는 야시경보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대낮에 눈으로 보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시야가 떨어졌다.
떨어지는 시야를 보정하는 길은 장애물을 최대한 없애는 것으로 까다로운 보스 몬스터를 잡을 땐 일이 많아도 장애물은 치우는 게 조금이라도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5층도 4층과 비슷한 넓이로 53레벨 단단한 잎사귀 맨드레이크 다섯 마리와 53레벨 정예 뾰족한 잎사귀 맨드레이크 두 마리가 한꺼번에 나왔다.
내가 정예 몬스터 두 마리를 붙잡고 시간을 버는 사이 하린이 일반 몬스터 다섯 마리를 빠르게 처리하고 도와주는 방식으로 사냥을 진행했다.
「오빠, 몰아붙이지 말고 적당히 상대하고 있어. 1분이면 끝나.」
「알았어.」
레벨에 비해 전투력이 약해도 53레벨 정예 두 마리를 상대하는 건 내 수준에는 아주 많이 벅찼다.
래틀이 제작한 흉갑과 장갑, 부츠, 투구를 착용했다면 사정이 달랐겠지만, 지금 입고 있는 건 무기고에 있던 하급 장비로 생명력과 마나, 스탯은 붙지도 않았고, 방어력 1이 전부였다.
입으나 마나 한 장비였지만, 재질이 가죽으로 살짝 베이는 건 막아줘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입었다.
그러나 정예 몬스터에겐 입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어 방패와 칼에 튄 줄기가 손과 발, 어깨 등을 스칠 때마다 생명력과 함께 얕은 가죽이 툭툭 터져나갔다.
「오빠, 엎드려.」
하린의 말에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바닥에 엎드리자 등 뒤에서 날아온 충격 화살이 정면에 있던 정예 맨드레이크의 머리에 꽂혔다.
“카악!”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이마에 화살이 꽂힌 맨드레이크가 5m나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
털썩
- 파티원 하린님이 53레벨 정예 몬스터 뾰족한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8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8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물약 아이템 맨드레이크의 주스를 획득했습니다.
피웅
비명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날아든 치명 화살이 동료의 죽음에 멈칫한 정예 맨드레이크의 어깨를 파고들었다.
“캑.”
깃털까지 파고든 화살에 놈이 휘청거리며 뒤로 비칠비칠 물러나자 용수철이 튕기듯 바닥을 차고 앞으로 튀어나가 가슴에 블레이드를 꽂았다.
- 파티원 모모님이 53레벨 정예 몬스터 뾰족한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8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8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꿈틀대는 잎사귀를 획득했습니다.
타원형 던전을 10바퀴 돌아 중심에 도착했다. 3m쯤 되는 잡목에 올라가 무엇이 있는지 목을 길게 빼고 쳐다보자 기다란 풀 사이로 황금색으로 빛나는 맨드레이크 줄기와 잎사귀가 드문드문 보였다.
「주변에 있는 부하들 잡고 보스 잡을 거야. 화살로 유인해 보스와 최대한 멀리 떨어뜨린 다음에 공격할 거니까 가까이 다가가지 마.」
「4, 5층 몬스터처럼 파티일 수도 있잖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바깥쪽에 있는 놈들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시도는 해봐야지.」
「나는 스턴과 마비 위주로 스킬을 익혀야겠어. 내가 그런 스킬이 있었다면 이렇게 머리 복잡하게 작전 짜지 않아도 되잖아.」
「내가 배워놨어야 하는데, 메즈는 동생 연주 담당이라 공격 위주로 스킬을 짜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 미안해!」
「뭐라고 한 거 아니야. 내가 액티브 스킬이 없어서 한 말이야.」
「알고 있어. 그래도 한두 가지는 익혔어야 했어. 평생 혼자 사냥할 줄 알고 밀어내는 스킬과 독 스킬, 치명 스킬만 익혔어.」
「지금부터해도 늦지 않아. 이제 시작이잖아.」
「맞아. 오빠랑 늙어 죽을 때까지 할 거니까, 이제 시작이지.」
한 가지 게임을 늙어 죽을 때까지 하냐고 생각하겠지만, The Age of Hero와 같은 완벽한 게임이 또다시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그랬다.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는 능력은 21세기에서도 여전히 요원한 기술로 슈퍼에고 컴퓨터 환인은 실수로 만들어진 실패작이었다.
환인을 탄생시킨 천재과학자 박만수도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지 못할 만큼 미스터리한 일이었다.
우리가 스스로 생각한다고 믿는 슈퍼컴퓨터의 능력은 수많은 정보를 인간이 입력하고, 그에 따른 판단지표를 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없었다.
언젠가는 그런 컴퓨터가 가정용으로 보급될 날이 있겠지만, 그것이 30년 후가 될지 50년 후가 될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몰랐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환인을 해부해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국보나 다름없는 환인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어 박만수를 비롯한 극소수의 사람만 접근할 수 있게 지하 깊은 곳에 숨겨 놓았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The Age of Hero로 가상현실 게임이 10년 후에 나온다고 해도 환인이 만든 완벽한 세상을 재현하는 건 불가능했고, 완벽히 제어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3억5천만 명이 한꺼번에 접속해 같은 공간에서 게임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수십 년 이내에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게임으로 환인의 능력은 처리용량만 계속 늘려주면 끊임없이 늘어났다.
그래서 많은 유저가 The Age of Hero를 했고, 많은 기업이 The Age of Hero에 건물을 짓고, 투자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50년, 어쩌면 그 이상도 갈 수 있는 게임이라는 걸 모두 알기 때문에.
「오빠, 나도 족쇄 화살과 수면 화살 하나씩 사야겠어.」
「잘 생각했어.」
「오빠는 뭐 살 거야?」
「종류가 스무 가지도 넘으니까 보고서 결정해야지.」
「그 얘기 들었어?」
「무슨 얘기?」
「이번에 패치하면서 황제가 직접 운영하는 백화점식 초대형 상점이 시내 중심에 생겼어. 무기, 방어구, 물약, 재료, 책, 옷, 잡화 등등 없는 게 없대. 거기 이용하면 평판 관리소처럼 20% 할인받을 수 있을 거야.」
「오오 좋은 정보네.」
「나는 아는데 오빠는 왜 몰라?」
「그.글쎄?」
「내가 남들 안 보는 자료도 꼼꼼하게 찾아보라고 했어 안 했어?」
「했어.」
「계속 설렁설렁할 거지?」
「미안해. 본다고 봤는데, 놓쳤나 봐.」
「처음이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는 거야. 다음에 걸리면 국물도 없어.」
「알았어.」
몬스터를 수면 상태로 만들어 일정 시간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메즈 스킬이나 끌어당기는 포획 스킬이 있다면 한 마리씩 끌어내 잡거나 몇 놈 묶어놓고 사냥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면 사냥이 훨씬 수월해 5~6인용 파티에는 한 명 이상이 이런 스킬을 전문적으로 사용했다.
하린은 빠른 이동속도와 공격속도에 치명타, 독, 밀어내기, 넘어뜨리기 등을 주로 사용하는 데미지 딜러로 상대를 묶거나 침묵시키는 스킬이 없었다.
메즈와 포획 스킬은 동생인 하연이 주로 사용한 스킬로 귀궁이란 별명도 몬스터를 꼼짝 못 하게 해놓고 가지고 놀듯이 사냥해 붙은 별명이었다.
「유인한다.」
「알았어.」
맨드레이크 줄기는 상대를 공격할 때 최대 5m까지 늘어났지만, 평소에는 몸길이 정도밖에 안 됐고, 힘도 없는지 축 늘어진 상태로 있어 우거진 풀숲에선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마법 고글은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색상이 나오지 않아 맨드레이크 줄기와 잎사귀를 구별하는 게 아주 어려웠다.
그래도 5층까지 내려오며 질리도록 맨드레이크를 잡자 놈들이 어떤 자리를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게 돼 빽빽한 잡풀 속에 숨어있어도 찾아낼 수 있었다.
피웅
“까악!”
나무 화살이 흙이 살짝 덮인 맨드레이크의 머리에 꽂히자 놀란 놈이 비명을 지르며 하늘로 뛰어올랐다.
비명을 듣고 아티오카가 부하들을 모두 끌고 몰려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티오카에 속한 파티가 아니었는지 일반 다섯 마리와 정예 두 마리만 하린을 향해 짧은 다리를 빠르게 놀려 뛰어왔다.
하린이 백스텝으로 놈들을 유인해 오자 측면에 있는 정예 맨드레이크를 향해 사이먼의 홀리메탈 원형 방패를 던졌다.
휘리릭
팽이처럼 빠르게 돌며 날아간 원형 방패가 정신없이 하린을 쫓던 정예 맨드레이크의 관자놀이를 정통으로 맞췄다.
“캐액!”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묵직한 방패에 머리를 얻어맞자 정예 맨드레이크가 깃털처럼 날아올라 모질게 바닥에 처박혔다.
쿵
측면에 있던 정예 맨드레이크를 한 방에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은 홀리메탈 원형 방패가 관성의 법칙을 무시하고 하린을 뒤쫓던 맨드레이크를 차례로 공격했다.
퍽퍽퍽퍽퍽퍽
정확히 머리만 노린 원형 방패의 공격에 수박 터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리며 하린을 뒤쫓던 맨드레이크 7마리가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하린이 근처에 쓰러진 맨드레이크를 화살로 쏘아 죽이는 사이 뒤에서 쫓아가던 정예 두 마리의 머리를 블레이드로 내리쳤다.
- 파티원 모모님이 53레벨 정예 몬스터 뾰족한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2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53레벨 단단한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2마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29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29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물약 아이템 맨드레이크의 주스 2개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꿈틀대는 잎사귀 2개를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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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