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58화 (5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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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레이크(Mandrake)

58. 맨드레이크(Mandrake)

「오빠, 내가 소나기 화살로 불러낼 테니까 튀어 오르면 공격해.」

「알았어.」

던전에는 잡목과 키만 한 잡초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무턱대고 들어가 칼을 휘둘러 맨드레이크를 불러내는 건 너무 위험했다.

시간이 걸려도 놈들이 어디 있는지 일일이 수색하며 잡는 게 다칠 위험이 적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하린의 마나 소모도 지나치게 커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래도 맨드레이크의 수준을 파악할 때까진 가장 안전한 방법을 사용하는 게 맞았다. 그런 다음 위협이 안 된다고 판단되면 그때 좀 더 과감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린이 액티브 스킬 소나기 화살을 50m 떨어진 바닥을 향해 쏘자 화살 한 발이 10개로 늘어나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팍팍팍팍팍

“까악!”

화살이 잡목과 풀을 뚫고 들어가 땅이 꽂히자 짧은 비명과 함께 머리에 화살이 꽂힌 맨드레이크 한 마리가 펄쩍 튀어 올랐다.

솜뭉치와 귀마개 덕분에 맨드레이크가 지른 비명은 모기 날갯짓 소리만큼 작게 들려 고막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맨드레이크가 튀어 오르자 바람 가르기를 사용해 재빨리 다가가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머리에 풀이 잔뜩 달린 요상한 괴물의 모습에 흠칫했지만, 그런 모습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날 만큼 겁쟁이는 아니라서 빠르고 과감하게 블레이드로 놈의 허리를 베었다.

서걱

“킥.”

단단한 무가 날카로운 칼에 잘리듯 맨드레이크의 허리가 단번에 잘려 두 동강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털썩털썩

- 파티원 모모님이 40레벨 여린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2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2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모모님이 물약 아이템 맨드레이크의 주스를 획득했습니다.

「시작부터 분위기 좋은데.」

「내가 축 캐릭이라서 그래. 흐흐흐흐.」

「음흉하게 웃지 마. 복 날아가.」

「미안!」

소나기 화살로 맨드레이크를 찾아내 50마리를 사냥하자 공격 패턴이 완전히 눈에 익었다.

맨드레이크의 공격 패턴이 익숙해지자 사냥 속도를 올리기로 했다. 맨드레이크의 비명은 우리에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했고, 채찍처럼 휘두르는 줄기도 블레이드에 걸리면 썩은 동아줄처럼 잘렸다.

위협이 안 된다고 판단하자 내가 블레이드로 기다란 풀을 베고 지나가면 하린이 놀라 튀어 오른 맨드레이크를 처리하는 것으로 사냥방법을 바꿨다.

기다랗게 자란 풀과 팔뚝 굵기만 한 잡목을 벼 베기를 하듯 하나도 남김없이 밑동을 잘라내자 맨드레이크가 메뚜기처럼 튀어 올랐다.

팅팅팅팅팅

시위를 당기는 손이 보이질 않을 만큼 빠르게 화살을 날려 맨드레이크를 잡자 2시간 만에 1층에 있는 맨드레이크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1층은 모두 40레벨 여린 잎사귀 맨드레이크로 40레벨이 아까울 만큼 공격력이 떨어져 아무런 어려움 없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투력이 약한 만큼 아이템이 나올 확률도 낮은 것인지 185마리나 잡았지만, 맨드레이크 주스는 12개밖에 얻지 못했다.

12개면 360만 원으로 3시간 만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 것이지만, 드롭율로 따지면 10%도 안 되는 매우 낮은 확률이었다.

그리고 목표가 100개 이상이라 이 상태가 지속되면 5층까지 모두 사냥해도 목표를 채울 수 없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보다 2배만 더 벌어도 바라는 게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지 시간당 90만 원(2명으로 계산)을 벌고도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오빠, 던전은 내려갈수록 레벨이 높아져. 그러면 맨드레이크 주스가 나올 확률도 높아지는 거야. 벌써부터 실망할 거 없어.」

「실망 같은 거 안 해.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야. 360만 원이나 벌었잖아.」

「긍정적인 사고 아주 좋아. 마음에 들어.」

「흐흐흐.」

내 표정이 굳어지자 눈치 빠른 하린이 내려갈수록 드롭율이 높아질 거라며 위로했다.

남자가 돼서 실망한 기색을 보일 순 없어 태연한 척 말했지만,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목표가 생기기 전까진 돈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다. 성공해서 나를 버린 부모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건 분노에 대한 추상적인 표현이었지 구체적으로 얼마를 벌어 어떻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하린과 6개월 안에 좋은 곳에서 거사(?)를 치르기로 약속하자 1분 1초가 아쉬워 조바심이 생겼다.

그럴수록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이 움직이는 건 별개였다.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나 마찬가지로 안다고 생각대로 할 수 있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100배는 살기 좋았을 것이다.

몰라서 못 하고,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게 인간이었다.

- 파티원 하린님이 42레벨 질긴 잎사귀 맨드레이크를 사냥했습니다.

- 파티워 모모님이 2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2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물약 아이템 맨드레이크의 주스를 획득했습니다.

- 파티원 하린님이 꿈틀대는 잎사귀를 획득했습니다.

「꿈틀대는 잎사귀는 어디에 쓰는 거야?」

「나도 몰라. 마법사의 탑에서 개당 은화 10개에 매입한다는 것밖에.」

「귀한 재료인가 보네? 은화를 10개나 주고.」

「그렇겠지. 안 그러면 구두쇠 마법사들이 은화를 10개나 주고 사진 않을 테니까.」

「이거 잘 나와?」

「아니. 주스보다 잘 안 나와.」

「잘 안 나오는데 가격이 왜 주스보다 싸?」

「물건을 사는 곳이 마법사의 탑밖에 없으니까. 유저들이 사야 가격이 오르는데, 유저들은 아직 물약도 못 만들잖아.」

마법 시약 또는 마법 물약에 재료로 사용하는 재료 아이템은 마법사의 탑에서 모두 사들였다.

마법사의 탑에선 가속 물약, 투명화 물약, 각종 상태 이상 저항 물약, 폭발 물약, 중독 물약 등 다양한 물약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 유저에게는 팔지 않아 진열된 걸 구경만 할 수 있을 뿐 사용할 순 없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공격 마법과 방어 마법이 내장된 마법 스크롤과 마법 반지, 목걸이 등도 있었다. 그러나 그림의 떡으로 NPC에게만 판매했다.

유저들의 힘이 빠르게 성장하는 걸 황제와 귀족들이 싫어해서 그런 것으로 나를 빼고 작위를 가진 유저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일부 유저는 환인이 고의적으로 유저의 실력이 향상하는 걸 막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환인도 최대한 게임에 관여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조정자 역할만 했다.

물론 패치를 통해 환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했지만, 자연스러운 흐름까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래야 유저들이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게임이든 현실이든 지나친 통제와 규제, 억압은 사람들의 마음을 떠나게 했다.

그것이 소수를 위한 통제라면 더욱 심한 반발을 사게 돼 결국에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떠나게 된다.

「나도 연금술이나 배워볼까?」

「듀얼클래스 나오면 연금술사하려고?」

「고민 중이야.」

「연금술 배우려면 마법사의 탑 제자가 되어야 하는데, 가능하겠어? 오빠는 작위가 있어서 받아주려나?」

「쉽지 않을 거야.」

각종 물약을 만드는 연금술은 마법사의 탑에서 배울 수 있었다. 마법사의 탑에는 전투마법사와 보조마법사, 연금술사 등 다양한 분야가 있었다.

4대 원소를 다루는 원소 마법, 서머닝(Summoning), 인챈트먼트(Enchantment), 일루젼(Illusion), 네크로맨서(Necromancer), 신성마법사, 어둠의 마법 등 마법은 종류도 많고 학파도 많아 한 사람이 모든 걸 배울 수 없었다.

그래서 한 가지 또는 2가지를 선택해 배웠고, 평생 연금술만 파고드는 마법사도 있었다.

「그러면 약초학을 배우듯이 책을 사서 배울 수는 없어?」

「연금술에 관한 책은 마법사의 탑에서만 있어. 그런데 팔지를 않아. 오랜 시간 연구한 노하우가 담긴 비기라서.」

수도를 비롯해 10대 도시에 있는 마법사의 탑은 위대한 아크 메이지 론아베리의 제자들이 만들어 뿌리는 같지만, 1,000년을 이어오며 독자적인 세력으로 탈바꿈했다.

같은 스승을 두고 있어 서로 돕기도 하지만, 경쟁 관계이기도 해 자신들의 심득이 담긴 비기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다.

상점에서 파는 마법 주문은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이 때문에 NPC에게 사사받는 것보다 위력이 약했다.

「둘 다 안 되는데, 어떻게 연금술을 배워?」

「수준이 낮은 연금술사를 영지에 초빙해 영지 마법사로 임명하는 방법이 있어.」

「비기라서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이들은 비기를 익힌 연금술사가 아니야. 자질이 낮아 마법사의 탑에서 쫓겨난 NPC와 평민 출신이라 소외된 NPC야. 그들 중 한 명을 영지 마법사로 영입하면 연금술을 배울 수 있어.」

NPC 마법사는 모두 마법사의 탑 소속이었다. 이들은 마법사의 탑이나 황궁, 고위귀족의 개인 마법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마법사가 다 잘 나가는 건 아니었다. 변호사가 돈을 다 잘 벌지 못하듯이 마법사도 수준과 인맥, 출신 등의 영향으로 성공하지 못한 마법사도 많았다.

이런 마법사는 물약을 만들어 상점에 팔거나, 용병단에 들어가 몬스터를 잡아 생계를 꾸려나갔다.

「수준 낮은 연금술사에게 배워봐야 도움이 되겠어?」

「마법사의 탑 제자로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들어가도 텃세가 심해 진짜 비기는 배우지도 못할 거야. 그리고 마법사의 탑 소속이 되면 이래저래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럴 바엔 수준이 낮아도 떠돌이 연금술사에게 배우는 게 낫지.」

「약 만드는 것 때문에 연금술 배우려고?」

「응. 둘을 합치면 좀 더 나은 약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으음... 아무래도 연금술은 내가 배우는 게 낫겠다.」

「왜?」

「오빠는 군주잖아. 영주이기도 하고. 그러면 영지 발전에 필요한 직업을 가져야지 연금술사는 어울리지 않아. 나는 궁수라서 연금술 배워도 문제가 될 게 없어. 그러니 내가 배워야지.」

「그것도 한 방편이긴 하지만, 너도 생각해 놓은 직업이 있을 거 아니야?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그럴 필요 없어.」

「듀얼클래스 나온다고 궁수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 전사도 어울리지 않고, 마법사도 어울리지 않아. 기껏 해봐야 요리사, 세공사 이런 것밖에 없는데, 그것보다는 연금술사가 나을 것 같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생각하자. 그리고 새로운 직업이 나올 수도 있잖아. 성급하게 결정할 건 아닌 것 같다.」

「알았어.」

42레벨 질긴 잎사귀 맨드레이크는 40레벨 여린 잎사귀 맨드레이크보다 가지가 좀 더 질기다는 것 빼고는 별로 다를 게 없었다.

그래도 레벨 차이가 있어 맨드레이크 주스를 2개 더 주고 꿈틀대는 잎사귀도 2개나 나와 1층보다는 수입이 나았다.

지하 3층은 45레벨 거친 잎사귀 맨드레이크로 가지만 휘두르던 1, 2층과는 다르게 잎사귀를 암기처럼 쏘아댔다. 그러나 방패를 뚫을 위력은 없어 2시간 만에 정리됐다.

맨드레이크 주스 18개와 꿈틀대는 잎사귀 4개를 챙기고 내려간 지하 4층은 1, 2, 3층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던전 넓이도 2배로 넓었고, 맨드레이크 레벨도 50레벨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한, 일반 3마리와 정예 1마리가 동시에 튀어나와 사방에서 사납게 줄기를 휘두르고 잎사귀를 날려댔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복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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