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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53화 (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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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확장

53. 영지 확장

“남작님과 마님은 황제 폐하가 인정한 진정한 귀족으로 평판 관리소에서 물건을 살 때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할인해 주나요?

“예, 마님.”

“100개를 사든, 1,000개를 사든 숫자도 상관없나요?”

“마님이 원하는 만큼 무한정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합니다.”

“아이템도 거래 되나요?”

“됩니다.”

“대박!”

평판 관리소 NPC의 말에 하린이 대박을 외쳤다. 나 역시 하린과 같은 마음으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곡물 상회와 일반 아이템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한 번도 할인받아 본 적이 없어 20% 할인은 생각도 못 했다.

평판 관리소에 이런 특혜를 베푸는 건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기 때문이었다. 평판 관리소 NPC를 통해 알게 된 내용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시설에선 직위에 따른 혜택이 없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사실은 환인이 운영하는 곳이지만... 직위에 따른 다양한 혜택이 주어졌다.

할인 외에도 엄청난 혜택이 하나 더 있었다. 평판 관리소에서 파는 아이템이 거래되는 것으로 사서 팔기만 해도 남들보다 20%를 더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먼 훗날의 일이었다. 평판 포인트로 사야 할 아이템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강화석, 승급석, 프라나, 직업 스탯, 직업 스킬을 모두 사려면 수천만 포인트가 필요했다.

평판 포인트는 일반 포인트보다 모으기가 몇 배는 어려웠고, 평판 아이템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 필요한 걸 모두 충족하려면 3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아쉬울 게 없는 게 남작 작위를 잃지 않는 한 할인율이 사라지지 않아 언젠가는 아주 짭짤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마법 주문은 이게 전부인가요?”

“주문은 이게 전부입니다. 마님. 대신 주문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죠?”

“특급까지 승급하신 후 개당 평판 포인트 500만을 내시면 2배 강력한 주문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업그레이드하면 초기화돼서 초급부터 다시 키워야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그대로 특급이 유지됩니다.”

“좋은 정보 정말 고마워요. 오늘은 알아보러 온 거니까 조만간 다시 들릴게요.”

“언제든 방문해주십시오. 남작님과 마님의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직업 스킬 효과를 확인하자 평판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영지발전을 더욱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사냥과 퀘스트를 통해서만 평판 포인트를 모을 수 있지만, 나는 영지만 발전시켜도 포인트가 뚝뚝 떨어졌다.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으로 한꺼번에 강자와 부자가 동시에 될 수도 있었다.

“영주 서리로 임명할 테니까 맡아.”

“서리는 왜?”

“직책이 있어야 평판 포인트를 얻지.”

“영주 서리가 된다고 평판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해보면 알겠지.”

- 레오 남작님이 남작 부인 하린님을 레오 영지의 영주 서리로 임명했습니다. 동의하면 ‘예’, 동의하지 않으면 ‘아니오’라고 말해주세요.

“예.”

- 남작 부인 하린님이 레오 영지의 영주 서리로 임명됐습니다. 축하합니다.

서리(署理)는 결원이 생겼을 때 그 직위의 직무를 대리하는 직책으로 부영주란 직책이 없어 영주 서리에 임명했다.

평판 시스템은 환인이 정해놓은 임무를 완수하면 그에 맞는 포인트를 받는 퀘스트의 일종이었다.

어떤 일을 얼마만큼 해야 보너스를 받는지 알 순 없었지만, 노력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건 분명해 하린이 영주 서리로 영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면 나만큼은 아니라도 일정 포인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지를 발전시키고, 영지 농노들의 마음을 움직여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게 사냥보다 더 빠르게 평판 포인트를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건물을 짓는 건 필요 없는 곳에 돈만 쓰는 것으로 반대로 영지 발전을 저해했다.

그리고 농노들에게 선심을 쓰듯 먹을 것을 나눠주고, 일과 세금을 줄여주면 당장은 충성도가 올라 평판을 얻을 수 있지만, 쉽게 얻는 법을 배운 농노들이 게으름을 부리면 영지는 발전이 아니라 후퇴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재정 상태가 나빠져 세금을 올리게 되면 농노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져 반란이 일어날 수 있었다.

치안과 상업, 농업, 광업 등이 고르게 발전시키며 농노들의 삶이 윤택해져야 비로소 영지가 발전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평판 포인트와 함께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펑거스 숲과 대나무 숲을 정리해 농지와 목장을 넓혀야 했다.

그래야 수입이 늘어나 영지에 필요한 시설물을 지을 수 있고, 의약품도 개발하고, 군사력도 키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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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본격적인 영지발전과 평판 포인트 모으기 작업에 돌입했다. 먼저 동쪽과 남쪽 펑거스 숲 정리에 집중했다.

펑거스 숲이 정리되면 농지와 목장을 늘리기 위한 벌목 작업이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대나무 숲도 정리해 농지와 목장을 지금의 2배로 늘릴 계획이었다.

강의가 있는 날은 새벽과 점심, 저녁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몬스터를 사냥했고, 없는 날은 몬스터의 씨를 말리기 위해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사력을 다해 칼을 휘둘렀다.

그렇게 열흘간 쉬지 않고 사냥하자 5,000마리가 넘는 몬스터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노력과 비교하면 얻은 것은 많지 않았다.

레벨이 낮아 일반 포인트는 10만도 안 됐고, 평판 포인트도 보스 9마리를 잡고 얻은 1,350점이 전부였다.

그리고 많은 가죽과 발톱, 깃털, 이빨 등을 얻었지만, 저 레벨 몬스터에서 나온 재료라 강도가 떨어져 살 사람이 없어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30레벨 이하 몬스터 가죽은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 모두 약해 방어구 재료로 잘 사용하지 않았고, 이빨과 발톱, 뼈 등도 강도가 약해 무기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것들이 쓸모없는 건 아니었다. 가죽은 옷과 천막, 바닥 깔개 등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이빨과 손톱, 뼈, 깃털 등도 화살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어 군비증강과 영지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됐다.

돈으로 따지면 금화 100개 넘는 값어치로, 가죽 일부와 고기 전부를 농노들에게 나눠주자 나와 하린을 칭송하는 소리가 영지에 전체에 울려 퍼졌다.

더불어 영지민 전체의 충성심이 10씩 오르며 많은 업적 포인트와 평판 포인트를 획득했다.

- 레오 영지의 농노들이 모모님과 하린님이 내려준 고기와 가죽에 깊이 감명받아 충성심이 10씩 올랐습니다. 모모님과 하린님은 3,000명이 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 위대한 업적에 따른 보상으로 모모님이 업적 50,000포인트와 평판 50,000포인트를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

- 위대한 업적에 따른 보상으로 하린님이 업적 25,000포인트와 평판 25,000포인트를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

이외에도 몬스터 5,000마리에 대한 업적 포인트와 평판 포인트도 각각 5,000점씩 받았다.

이름 : 모모

종족 : 인간

직업 : 군주(히든클래스)

칭호 : 아틸라 제국 남작

평판 포인트 : 115,600

일반 포인트 : 755

스태미나 : 179/180

생명력 : 3,050/3,050

마나 : 1,000/1,000

근거리 공격력 : 340(화염 데미지 50 포함)

원거리 공격력 : 330(화염 데미지 50 포함)

마  법 공격력 : 300(화염 데미지 50 포함)

방어력 : 192

근력5(+4)  순발력5(+3)  체력5(+3)  지력5

이름 : 하린

종족 : 인간

직업 : 바람의 궁수(히든클래스)

칭호 : 모모 영지 남작 부인, 모모 영지 영주 서리

평판 포인트 : 30,600

일반 포인트 : 453

스태미나 : 165/205

생명력 : 10.000/10.000

마나 : 2,652/2,850

근거리 공격력 : 267(독 데미지 40 포함)

원거리 공격력 : 326(독 데미지 40 포함)

마  법 공격력 : 258(독 데미지 40 포함)

방어력 : 262

근력4.5(+2)  순발력6.8(+8)  체력5.5(+5)  지력3.8

업적 포인트와 사냥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 155,000점 중 50,000점은 마나에 투자하고, 나머지 105,000점은 생명력에 모두 투자해 생명력을 3,050으로 늘렸다.

하린은 마나가 2,600이 넘어 이번에 얻은 포인트 130,000점을 모두 생명력에 투자해 생명력을 10,000에 맞췄다.

“작위가 완전히 깡패네.”

“왜?”

“사냥하는 것보다 포인트가 더 빨리 쌓이잖아.”

“영지가 워낙 낙후된 곳이라 그래. 발전하면 포인트 쌓기 어려울 거야.”

“벌써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우리 영지 수준은 낙후 정도가 아니라 아틸라 제국에서 가장 바닥에 속하니까.”

“그렇긴 하지.”

낙후된 영지를 받았을 땐 커다란 혹이 턱 밑에 붙은 것 같아 한숨만 나왔다. 그러나 업적과 평판 시스템을 패치하자 혹은 단숨에 커다란 복덩어리로 둔갑했다.

그렇다고 발전된 영지보다 낙후한 영지가 좋다는 뜻은 아니었다. 발전된 영지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앉아서 돈을 벌 수 있어 그것만으로 아쉬울 게 없었다.

최악에서 희망이 보이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으로 진정한 복이 되려면 몸이 부서지도록 뛰어다녀야 했다.

업적과 평판 포인트 획득 외에도 소득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열흘째 되던 날 30레벨 보스 몬스터 난폭한 흑곰 프리토를 잡고 고급 아이템 1개를 얻었다.

난폭한 흑곰 프리토의 가죽 흉갑

등급 : 고급

펑거스 숲의 보스 회색곰 프리토의 두꺼운 가죽으로 만든 흉갑은 불에 약하지만, 아주 두껍고 질겨 물리 공격에 매우 뛰어난 방어력을 갖고 있다.

내구도 : 100/100

방어력 : 14

생명력 : 50

근력 : 1

착용 제한 : 없음

펑거스 숲의 보스 중 하나인 흑곰 프리토를 잡고 구한 흉갑을 400만 원에 경매장에 올리자 10분도 안 돼 낙찰됐다.

방어력 14에 근력이 1 붙어 400만 원에 올려도 금방 팔릴 거라는 하린의 말을 믿고 경매장에 올리자 정말 바로 팔렸다.

좀 더 가격을 올리거나 입찰을 붙였어야 하는데, 하린이도 아이템을 팔아본 적이 없어 평균 시세만 생각해 올리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다.

“얼마 들어왔어?”

“359만6천 원.”

“세금 열라 많네.”

“종합소득세까지 일괄적으로 다 낸 거라 10%면 많다고 할 수 없지 않나?”

“자영업자도 아니고, 기업도 아닌데 10%나 내는데, 그게 적다고 생각해?”

“그런가?”

“사업자가 아니니까 수수료 0.01%와 종합소득세만 내는 게 맞아. 그런데 자영업자처럼 세금을 걷고 있잖아.”

“정말 그러네.”

“아주 나쁜 놈들이야. 국민 주머니 터는 일은 두 팔 다 걷어붙이면서, 불법 정치자금에 뒷돈까지 챙겨주는 대기업은 세금까지 깎아주고 있잖아. 그러면서 낙수효과가 있다는 헛소리나 하고. 대기업이 돈 벌어서 국민 주머니 두둑해진 적이 없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끝까지 거짓말이나 하고.”

하린이 말이 맞았다. 유저는 자영업자가 아니라서 판매와 동시에 10%를 떼는 건 잘못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아이템을 파는 행위는 명백한 상거래로 부가가치세를 내는 게 맞는다고 우겼다.

또한, 10% 안에는 종합소득세와 특별소비세 등이 붙어 실질적으로 부가가치세를 매긴 건 아니라고 어설픈 변명을 늘어났다.

아이템을 사고파는 행위가 상거래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영업 신고조차 하지 않은 유저에게 이런 잣대를 들이대는 건 지나친 처사였다.

그리고 보석·모피·승용차·휘발유·골프장·경마장·카지노·유흥음식점 등에 부과하는 특별소비세를 게임에 적용하는 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세금을 더 많이 걷어 자기들 잇속을 챙기겠다는 의도 외에는 이유가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세금 10%를 내국인에게만 징수해 형평성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이 때문에 상위 1%의 유저 중에서 세금을 아끼기 위해 국적을 옮긴 유저도 있었다.

또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저들이 환율 차이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자 시민단체가 무능한 정부를 성토하는 등 유저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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