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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시대-16화 (1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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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를 발전시키라!

16.

“조나단 대장.”

“네, 영주님.”

“영지에 검은 오크 무리가 머무는 곳이 있습니까?”

“작년에 들어온 무리가 북쪽 바위산 넘어 숲에 둥지를 틀었고, 올 초에 넘어온 무리도 남쪽 숲에 작은 촌락을 꾸민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전에 들어온 놈들은 없습니까?”

“전에 넘어온 검은 오크는 국경 수비대가 모두 처리했습니다.”

“작년과 올해 넘어온 놈들은 왜 그냥 둔 겁니까?”

“다음 달에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영주님이 바뀌면서...”

며칠 전까진 황제 직영지였던 내 영지는 영지 수비병이 감당할 수 없는 검은 오크 무리가 넘어오면 국경 수비대가 출동해 처리했다.

“각각 몇 마리나 됩니까?”

“북쪽은 200마리가 조금 넘고, 남쪽은 100마리 정도 됩니다.”

“검은 오크가 숲에 서식합니까?”

“황색 오크와 달리 아주 영리한 놈들로 충분한 숫자가 모일 때까진 안전한 숲에 머뭅니다. 그래서 국경 수비대도 검은 오크를 잡는데 매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란테스 대륙에서 가장 흔한 몬스터인 황색 오크 전사는 레벨이 30대 초반으로 전쟁에서 잔뼈가 굵은 숙련병 혼자서 2~3마리는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크 왕국의 검은 오크 전사는 레벨이 50으로 3~4명은 있어야 간신히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검을 들고 싸우는 기준으로 궁수와 창병, 검병, 방패병 등으로 완벽한 조합을 이루면 3년 이상 근무한 중급 병사 20명도 검은 오크 1~2마리는 잡을 수 있었다. 또한, 튼튼한 성벽을 의지하면 4~5마리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문제는 놈들이 있는 숲이었다. 울창한 숲에선 궁수와 방패병의 확실한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올지 몰라 병사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또한, 훈련된 병사가 아닌 숫자만 채운 오합지졸이라면 머릿수가 아무리 많아도 꿔다놓은 보릿자루보다 못한 존재들이었다.

“영지 지휘관과 병사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조장 3명은 10년 넘게 수련했지만, 아직 스콜라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20년 이상 검을 다뤘지만, 여전히 스콜라에 머물러 있습니다. 병사들은 10년 이상 장기 복무한 숙련병이 30명, 3년 이상 복무한 중급 병사가 50명, 1년이 넘은 하급 병사가 37명입니다.”

지휘관과 병사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낮았지만, 변방의 시골 영지에 은퇴한 노기사를 포함해 스콜라 이상의 검사가 2명이나 있고, 스콜라에 근접한 지휘관 3명, 숙련병이 30명이나 되는 건 결코 작은 전력이 아니었다.

스콜라는 검사 중 가장 낮은 단계지만, 오랜 시간 제대로 검을 수련한 사람만 도달할 수 있는 매우 높은 단계로 일반 병사가 10년 동안 칼을 휘두른다고 스콜라가 되는 게 아니었다.

스콜라는 혼자서 검은 오크 1마리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로 숙련병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뿐만 아니라 체력도 매우 뛰어나 짧은 휴식 후 곧바로 전투를 이어갈 수 있어 숙련병 10명 이상의 몫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민 검사는 죽을 때까지 수련해도 기사 작위가 주어지는 프리 스콜라에 도달하지 못했다.

평민 검사는 신분 차이로 인한 기회 부족, 타고난 자질 부족, 뛰어난 스승의 부재 등으로 대부분 스콜라에서 멈췄다.

하지만 검술 아카데미를 나온 귀족 자제들은 뛰어난 스승의 체계적인 지도와 가문에 내려오는 가전 검술을 익혀 20살이면 스콜라에 도달했고, 자질이 뛰어난 놈은 30살도 안 돼 프로보스트에 도달했다.

아틸라 제국의 검술 가문은 저마다 가전 검술이 있었다. 검술의 역사는 제국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수천 년을 이어오며 자신들만의 고유 검술을 확립했다.

경비대장 조나단도 피오레 열두 가지 검식을 아버지에게 사사(師事) 받아 스콜라가 될 수 있었다.

피오레 검술은 제국에서 가장 흔한 검술 중 하나이지만, 이마저도 외인에겐 잘 가르쳐주지 않아 조장 3명은 10년 넘게 조나단의 비위를 맞추며 어렵게 검술을 배웠다.

“병사를 늘려야겠습니다. 16~20세 사이의 청년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내일 아침 영주성 연병장으로 집합시키세요. 시험을 치른 후 뽑겠습니다.”

“영주님, 몇 명이나 뽑으실 계획이십니까?

“철광석과 광산 마을, 농지를 지키려면 기존에 있는 병사까지 합쳐 최소 200명은 있어야 할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조나단이 나가자 레이첼이 들어와 점심이 준비됐다고 알려줬다. 1층 식당으로 내려가자 프로보스트 니콜라스 경과 대장장이 래틀이 공손히 서 있었다.

이름 : 니콜라스

나이 : 75살

종족 : NPC

계급 : 준 남작

직책 : 모모 남작 검술 선생

특기 : 리히테나 검술(프로보스트)

충성심 : 100

성격 : 우직하고 심지가 곧음

근력10(+3)  순발력12  체력3  지력6

장비 아이템 효과

검은 오크 족장 투리야스의 날카로운 강철검(레어) : 공격속도 20% 상승

아이템 특수 옵션

오크를 상대로 데미지 25% 증가

평민 출신 니콜라스는 수도에 있는 황립 검술 아카데미를 나온 천재였다. 리히테나 검술은 니콜라스의 자질을 높이 산 황립 검술 아카데미 교장 앨프레도 허턴이 전수해준 검술로 아틸라 제국 10대 검술에는 들지 못해도 아주 뛰어난 검술로 명성이 자자했다.

리히테나 검술은 쾌검술로 빠름을 생명으로 하는 검술로 군대에서 익힌 살인 기예와 궁합이 아주 잘 맞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니콜라스 경.”

“쓸모없는 노인을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작님.”

“아직 정정한데 쓸모없다니 엄살이 심하십니다.”

“겉모습은 이래도 올해 75살입니다. 소드 마스터가 됐다면 수명이 길어져 쓸모가 있었겠지만, 프로보스트에 머무는 바람에 육체의 노화를 막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10년 전 전투에서 팔 한쪽을 잃고, 병까지 얻어 이제는 몬스터 한 마리 잡을 힘이 없습니다.”

소드 마스터가 되면 생명이 300년 이상으로 늘어났고, 육체 나이도 20살 한창때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나 니콜라스는 소드 마스터에 도달하지 못해 겉모습은 50대 초반으로 보여도 속은 제 나이를 다 먹어 앞으로 남은 수명이 얼마 없었다.

죽기 전에 소드 마스터에 오르면 긴 수명과 함께 젊음을 되찾을 수 있지만, 아틸라 제국과 이전의 수많은 왕국에서 40대 이후에 소드 마스터에 오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물 건너간 일이었다.

“몬스터는 다른 사람이 사냥해도 되지만, 니콜라스 경이 아니면 저같이 우둔한 사람을 가르쳐줄 스승은 없을 겁니다. 잘 부탁합니다.”

“부탁이라니요. 과분한 말씀입니다.”

“배우는 학생이 스승에게 잘 부탁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하하하. 알겠습니다. 충심을 다해 영주님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니콜라스는 준 남작의 신분이었지만, 영지도 재산도 가족도 없어 귀족의 신분만 있을 뿐 거지나 다름없었다.

The Age of Hero나 현실이나 돈 없으면 대접 못 받는 건 마찬가지로 작위가 백작이라도 영지와 돈이 없으면 평민이나 다를 게 없었다.

그래도 일곱 가지 혜택이 아니었다면 니콜라스는 절대 내 밑에 들일 수 없는 인물이었다.

나이가 많고 몸이 불편해 예전 같은 힘은 발휘할 수 없지만, 검술 선생으로 초빙하려는 가문이 한둘이 아니었다.

프로보스트는 소드 마스터와 비교하면 태양 앞에 반딧불이나 다름없지만, 혼자서 스콜라 100명을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로 현대의 전략무기나 다름없어 가문에 속한 검사가 아니면 황제가 직접 관리했다.

이름 : 래틀

나이 : 42살

종족 : NPC

계급 : 농노

직책 : 대장간 책임자

특기 : 50% 확률로 고급 아이템 생산, 5% 확률로 레어 아이템 생산(상급 대장장이)

충성심 : 100

성격 : 단순무식

근력6(+3)  순발력5  체력7  지력3

장비 아이템 효과

붉은 수염 드워프 키르피쿠아의 검은 망치(고급) : 대장장이 능력 10% 상승

상급 대장장이 래틀은 전임 영주 대리 조르주 준 남작이 있을 때까지는 영지에 없던 NPC였다.

철광석 광산과 함께 일곱 가지 특혜 중 하나로 주어지며 생겨난 NPC로 니콜라스보다 더욱 대단한 인물이었다.

인간이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대장장이 단계는 상급으로 상급부터 레어 아이템을 확률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에픽 아이템은 드워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특급 대장장이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으로 아틸라 제국에서 상급 대장장이는 다섯 명밖에 없었다.

“래틀도 이리 앉게.”

“아닙니다. 저는 불러주신 것만 해도 영광입니다. 영주님이 식사하는 동안 여기에 서 있겠습니다.”

“나는 평등사상을 가진 영주는 아니네. 하지만 실력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네.”

“저는 농노입니다. 영주님과 같은 식탁을 쓸 순 없습니다. 그건 영주님을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말씀 거두어주십시오.”

“농노라서 그렇다? 그렇다면 바꾸면 되겠군.”

“네?”

“다니엘 집사.”

“네, 영주님.”

“지금부터로 래틀과 제자들, 가족 모두를 농노에서 해방시켜주고, 깨끗한 집을 마련해줘 편히 일할 수 있게 돌봐주도록.”

“알겠습니다.”

“이제 농노 신분이 아닌 평민이니 내 앞에 앉아도 문제 될 게 없겠지?”

“여.영주님.”

“자네 때문에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동치고 있네. 그래도 계속 서 있을 텐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농노에서 벗어나 자유민이 되는 건 모든 농노의 꿈이었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래틀 역시 자유민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래틀은 내가 영주가 되며 만들어진 NPC로 원래는 없던 존재였다. 이 때문에 이런 꿈을 꾸는 게 맞지 않았다.

하지만 The Age of Hero의 전지전능한 신 환인에 의해 집안 대대로 농노로 살았다고 생각해 기쁨의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감격한 래틀을 달랜 후 자리에 앉히고 같이 점심을 먹었다. 집사인 다니엘도 앉아서 먹으라고 했지만, 그건 집사의 본분을 어기는 일이라며 내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옆에 서서 시녀들이 음식을 내오고 치우는 걸 감독했다.

“검술 훈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본관 건물 뒤 연무장에서 하겠습니다. 시간은 아침 5시부터 9시까지입니다. 오전과 오후에는 영지 일을 처리해야 해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생기면 훈련을 빠지겠습니다. 이해해주십시오.”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언제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내일부터 해야죠.”

“알겠습니다.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훈련을 뺀 건 잠잘 시간이 필요해서였다. The Age of Hero에서 5일이면 현실 시간으로 30시간이었다.

NPC들이 잠든 밤에 1~2시간 쪽잠을 자도 30시간 접속하면 정신적 피로가 극심해 주말에는 피로를 풀 수 있게 자야했다.

“래틀, 고급과 레어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

“네, 영주님. 그러나 재료와 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자주 나오는 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만들 수 있는지 그것만 물어본 거야. 부담 갖지 않아도 돼.”

“감사합니다.”

“일반 강철 장검과 스쿠툼은 한 달에 몇 개나 만들 수 있나?”

“같이 일하는 제자가 다섯 명 있습니다.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일손이 부족해 10세트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스쿠툼(Scutum)은 고대 로마 군단병이 장비한 제식 방패로 길이는 1~1.2m 폭은 60~80cm, 무게는 5~10kg 정도로 직사각형에 안으로 휘어있었다.

원래는 목제 방패였지만, 내가 래틀에게 요구한 건 목제에 금속을 덮어씌운 형태로 무게가 20kg 이상 나가는 아주 무거운 방패였다.

로마 군단병은 스쿠툼과 짧은 글라디우스로 적을 밀어붙이며 상대했지만, 내가 원한 건 현대의 전투경찰처럼 방패병은 적의 공격만 막는 형태로 사용할 계획이라 무거운 중형 방패가 유리했다.

============================ 작품 후기 ============================

글을 읽어보신 후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난번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지 작품서평란에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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