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9화 (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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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9. 영지

듀라한 쿠티티르의 망토

등급 : 고급

촉망받는 국경수비대 기사였던 쿠티티르는 네크로맨서(Necromancer) 탈라한의 꼬임에 넘어가 반역을 꾀하다가 발각돼 교수형에 처해졌다. 탈라한은 죽은 쿠티티르의 몸과 머리를 회수해 듀라한으로 부활시켰고,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로 만들어 저주받은 영혼들의 무덤에 가두었다.

내구도 : 100/100

방어력 : 12

생명력 : 50

근력 : 1

착용 제한 : 없음

보스 쿠티티르를 잡자 망토가 나왔다. 보스라서 내심 레어 이상의 아이템을 기대했지만, 나온 건 고급 아이템이었다.

실망스럽긴 했지만, 보스를 잡아도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매우 낮다는 걸 생각하면 최소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고급 아이템을 얻은 것도 감사해야 했다.

살짝 빛이 바랬지만, 검은색 망토를 어깨에 두르자 모양은 제법 그럴싸했다. 현실에서 망토를 걸치고 다니면 미친놈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러나 The Age of Hero에선 스탯과 생명력, 마나, 공격력, 방어력을 높여주는 아주 유효한 아이템으로 야외에선 이불로도 사용해 많은 유저가 착용하고 다녔다. 그리고 망토는 드롭율도 낮은 편으로 무기 다음으로 비쌌다.

이름 : 모모

종족 : 인간

직업 : 전사(영주)

칭호 : 아틸라 제국 남작

포인트 : 5,822

스태미나 : 45/180

생명력 : 1,250/1,250

마나 : 400/400

근거리 공격력 : 290(+50)

원거리 공격력 : 80(+50)

마  법 공격력 : 50(+50)

방어력 : 192

근력5(+4)  순발력5(+3)  체력5(+3)  지력5

패시브 스킬

무기 마스터(초급 12/200) : 무기 숙련도를 높여 공격력을 향상시킴

초급 마스터 달성 - 공격력 10% 증가

방패 마스터(초급 10/200) : 방패 숙련도를 높여 막기 확률을 향상시킴

초급 마스터 달성 - 막기 확률 10% 증가

강인한 의지(초급 5/200) : 강인한 의지의 숙련도를 높여 생명력 향상시킴

초급 마스터 달성 - 생명력 10%

포인트를 얼마나 쌓았는지 궁금해 상태창을 열었다. 작은 던전이라 몬스터가 많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획득한 포인트와 패시브 스킬 경험치가 너무 적었다.

던전을 완벽히 클리어했는데도 얻은 포인트는 6,000도 안 됐고, 패시브 스킬은 평균 10도 오르지 않았다.

포인트와 스킬 경험치를 쌓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어제 인터넷을 뒤지다 알게 됐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한숨이 나왔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것을 군대 있을 때 뼈저리게 느껴 낙담하진 않았다.

쉬지 않고 열심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 나도 강만두 같은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연습이 더 필요하세요?”

“아니. 이 정도면 된 것 같아.”

“그러면 영주성으로 갈까요?”

“부탁해.”

“출발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세요.”

“우웩!”

몸풀기 사냥이 끝나자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영주성 집무실로 이동했다. 또다시 하늘이 빙글빙글 돌자 속이 메스꺼워 토할 것 같았다.

그래도 이동 거리가 짧아 어지러움도 오래가지 않고 금방 끝나 1분쯤 의자에 앉자 속이 편해졌다.

영지가 보이는 커다란 창문, 고서가 잔뜩 꽂혀있는 고풍스러운 책장, 튼튼한 원목으로 짠 커다란 책상, 가죽으로 만든 편안한 의자, 벽돌로 만든 벽난로,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푹신푹신한 양탄자 등 영주 집무실은 생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크기는 10평 남짓으로 수십 명이 소파에 앉아 수다를 떨던 영화 속 커다란 영주 집무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한, 고풍스러운 모습과는 별개로 칙칙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자극해 산뜩하고 쾌적해 보이는 겉모습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뭔데?”

“영지의 주인을 나타내는 표시에요.”

레오 영지의 인장

등급 : 특수 아이템

레오 영지의 영주를 나타내는 반지. 인장이 없으면 영지관리 기능과 영지 내 인물을 파악할 수 있는 스킬을 사용할 수 없음.

내구도 : 무한대

방어력 : 0

마나 : 0

특수스킬 : 영지관리, 영지 인물 간파

착용 효과 : 레오 영지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특수스킬

영지 관리 : 영지에 관한 일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변경할 수 있음.

레오 영지 인물 간파 : 레오 영지에 속한 사람의 기본적인 능력과 충성심, 특기 등을 파악할 수 있음.

“레오는 뭐야?“

“모모님이 남작 작위와 함께 받은 성(姓)이에요. 앞으로 모모 레오 남작이라고 불리실 거예요.”

The Age of Hero 계급 사회로 귀족과 평민(자유민), 노예(농노) 세 계급으로 나뉘었다.

이들을 구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이름 뒤에 성이 있으면 귀족, 없으면 평민과 노예였다.

나처럼 모모 레오라는 이름과 성이 있으면 귀족이었고, 평민과 노예는 지크프리트,

볼프강처럼 이름만 있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규칙을 정한 건 드de, 르le, 폰von, 반van 등 작위를 붙이면 유저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슈퍼에고 컴퓨터 환인은 게임의 배경은 중세 서양을 표방했지만, 개발자 박만수의 생각을 깊이 반영해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용어를 바꿔 놓았다.

“영지 관리라고 말하면 영지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 상태창처럼 뜰 거예요. 말해보세요.”

“알았어. 영지 관리.”

영지 이름 : 레오 영지

영주 이름 : 모모 남작

인구 : 3,127명(자유민 102명, 농노 3,025명)

세율 : 80%

영지 자금 : 2,119골드(다섯 번째 혜택 2,000골드 포함)

식량 : 5개월 치 보관 중

병사 : 122명(은퇴한 노기사 니콜라스 포함)

치안 : 68

상업 : 5

농업 : 15

광업 : 10

영지발전도 : 9

아란의 말대로 영지 관리라고 말하자 눈앞에 커다란 화면이 생겨나 모모 영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알려줬다.

그러나 생각한 것보다 내용이 너무 두루뭉술하게 나와 영지에 대해 세세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이게 전부야?”

“네.”

“내용이 별로 없네.”

“The Age of Hero가 고전 게임 삼국지도 아니고 영지 관리 시스템 하나로 모든 걸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시죠?”

“그런 건 아니지만, 이건 너무 빈약한 것 같아. 주민들이 사는 생활 상태와 기본적인 시설 상태는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건 직접 움직이며 알아봐야 하는 거예요. 그래야 영지 실상을 파악할 수 있죠. 앉아서 서류로 파악하는 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에요. 그래선 절대 좋은 영주가 될 수 없어요.”

“알았어.”

아란 말이 맞았다. 영지 관리 시스템과 서류 몇 장으로 영지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것은 장님이 문고리 잡고 집 전체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영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그래야 잘못된 점을 개선해 영지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만큼 최선을 다해 영지를 돌보고 키워야 했다. 그래야 강만두 같은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부모와 헤어진 후 인생 목표가 생겼다. 부모보다 부자가 되는 것 그것이 인생 목표였다.

단순히 부자가 되겠다는 건 돈에 영혼을 파는 것과 같았지만, 부모가 내게 한 짓을 생각하자 부자가 되어 그 아픔을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풍족하게 키워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태어나지 않고 싶었다. 그만큼 내게 어린 시절은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악몽이었다.

유모가 자식처럼 돌봐줬지만, 자식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부모의 행동은 내 존재 이유조차 알 수 없게 했고, 세상에 버려졌다는 지독한 슬픔에 가슴속엔 난도질한 상처만 가득했다.

그런 끔찍한 상처를 선물한 부모를 파멸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아이였고, 부모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우러러보며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유명 교수이자 부자였다.

마음만 있을 뿐 자식을 버린 파렴치한 부모를 응징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찾아왔다.

그것이 내가 매일 꿈 꿔왔던 소망을 이뤄줄 행운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혼자 힘으로 2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은 강만두만 봐도 결코 작은 행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드시 이번 기회를 살려 나를 버린 부모에게 그리고 소모품처럼 쓰다 버린 국가에 본때를 보여줘야 했다.

“영지 관리 상태창에서 보면 치안과 상업, 농업, 광업, 영지발전도가 있잖아. 최고가 100이야?”

“아니요.”

“그럼 몇이 최고야?”

“그거야 알 수 없죠. 영지가 발전할수록 수치도 올라가니까요.”

“수도 크라쿠푸스는 몇쯤 되는데?”

“상업만 해도 몇 천 단위는 넘겠죠.”

“차이가 엄청나네.”

“비교할 걸 비교하세요. 크라쿠푸스는 아틸라 제국의 수도로 주변 위성 도시까지 합치면 하면 못해도 1억 명이 넘는 초거대 도시에요. 그곳에서 활동하는 유저까지 합치면 못해도 1억 5천 명은 될 텐데, 인구 3,000명을 간신히 넘는 모모님의 영지와 비교하는 건 오버도 한참 오버죠.”

인구 10억 명이 넘는 아틸라 제국은 아란테스 대륙에서 땅이 가장 넓은 국가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수도 크라쿠푸스는 반경 100km 이내의 위성 도시를 10개를 포함해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초거대 도시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로 아틸라 제국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였다.

3,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10대 도시 홀가부르드, 이듄, 아슈뉴르, 스노트라, 포르세티, 크바시르, 델링그, 토르게르드, 헤르모그도 각 지역의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로 아틸라 제국을 고르게 발전시키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The Age of Hero에서 활동 중인 3억5천만 명의 유저는 국가별로 수도와 10대 도시, 공작, 후작, 백작령에 출발지점이 정해져 분산 배치됐다.

대한민국은 수도 크라쿠푸스와 주변 위성 도시, 대귀족 영주성이 출발점이었고, 북동부의 홀가부르드와 이듄은 북미와 남미, 북서부의 스노트라와 중북부의 아슈뉴르는 유럽, 동부의 포르세티는 동남아시아, 남동부의 크바시르는 서남아시아와 중동, 남서부의 헤르모그는 아프리카, 남부의 델링그와 토르게르드는 일본과 중국, 대만, 몽골 등이 출발점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출발점에 묶여 다른 도시와 영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유저는 The Age of Hero의 유일신인 환인의 비호를 받는 자유민으로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아틸라 제국의 땅이 워낙 넓고 곳곳에 위험한 몬스터가 우글대 걷거나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가 비싼 공간이동 마법진 비용을 내고 수도 크라쿠푸스나 10대 도시로 이동해야만 했다.

“영지 인물 간파는 뭐야?”

“모모님의 영지에 속한 사람에 한해 기본적인 특성과 충성심을 파악할 수 있는 특수 스킬이에요. 집사와 경비대장이 들어오면 사용해 보세요. 그리고 이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지금 복장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이상하게 볼 거예요.”

“고마워.”

아란이 내민 옷은 검은색 바지와 조끼, 롱코트, 장갑, 부츠 그리고 흰 와이셔츠였다. 고전적인 멋과 현대의 세련미가 더해진 옷으로 서울 시내를 활보해도 이상하지 않은 멋진 형태였다.

똑똑똑

낡은 초보자 복장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의자에 앉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란이 말한 집사와 경비대장이었다.

“들어오세요.”

“영주님께 충성을! 처음 뵙겠습니다. 집사 다니엘입니다.”

“영주님께 충성을! 경비대장 조나단입니다.”

“모모 남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부탁한다는 말씀은 거두어 주십시오. 이 영지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모두 영주님의 것입니다. 명령만 내리시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영주님의 뜻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영주님의 뜻을 거역하는 놈이 있다면 언제든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그놈을 박살 내 놓겠습니다.

============================ 작품 후기 ============================

글을 읽어보신 후 작품서평란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난번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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