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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혜택
6.
“이번에 패치한 나라가 오크 왕국 하나뿐이야?”
“원래는 비밀이지만, The Age of Hero 최초의 영주님이시니까 조금 알려드릴게요. 아란테스 대륙은 나비와 비슷한 모양으로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지역은 왼쪽 날개를 차지한 아틸라 제국만큼 넓은 땅이에요. 그중 오크 왕국은 나비의 몸통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오른쪽 날개인 동남쪽을 차지한 파르톤 제국, 동북쪽에는 6개 왕국 연합 중 비투빈 왕국, 아란테스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엘프 왕국과도 맞닿아 있어요. 그리고 남쪽 바다 건너에는 아말 왕국이, 북쪽 바다 건너에는 몬스터 랜드가 있어요.”
“지도로 보여줄 순 없어?”
“알려드리고 싶어도 그런 고급 정보는 저에게 없어요. 저는 모모님이 영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일주일 동안 도와드리는 게 전부인 도우미 요정에 불과해요.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아니야. 내가 너무 심한 요구를 했어.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세요. 그러면 제가 더 미안해져요.”
“알았어.”
The Age of Hero는 유저들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알아내고 알아가야 하는 게임으로 아틸라 제국만큼 넓은 땅이 동쪽에 패치 됐다는 것을 아란이 알려준 것만 해도 아주 큰 정보였다.
그리고 나라 이름과 대략적인 위치를 알게 된 것만 해도 엄청난 정보로 게임 채널에 제보하면 큰 이슈가 될 수도 있었다.
“세 번째 혜택은 영지의 빠른 발전과 검은 오크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철광석 광산과 대장간, 대장장이를 지원하기로 했어요.”
“그런 건 다른 영주도 다 갖고 있는 거 아니야?”
“절대 그렇지 않아요. 수천 개가 넘는 영지 중에서 철광석 광산을 소유한 영지는 모모님의 영지를 포함해도 100개 미만이에요. 그리고 뛰어난 대장장이를 보유한 영지는 더더욱 적고요.”
“그래?”
“그럼요. 철광석과 대장장이는 뛰어난 무기를 만들어 군사력을 키울 수 있고, 질 좋은 농기구를 제작해 경작지와 생산성도 크게 높일 수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전략 무기에요. 절대 가볍게 보시면 안 돼요.”
판타지 소설과 만화를 보면 영지마다 광산 몇 개는 기본으로 갖고 있었고, 최고의 대장장이라는 드워프도 몇 명은 데리고 있어 세 번째 혜택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남들도 다 갖고 있는 것을 꼴랑 한 개 주면서 크게 생색낸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아란의 얘기를 듣자 내가 The Age of Hero를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인간의 역사는 철의 역사로 철은 예리한 무기로만 사용한 게 아니었다. 농기구로도 널리 사용돼 인간의 정치, 군사, 경제, 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혁을 초래했다.
철제 농기구와 우경이 맞물리며 농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몇 배나 늘어났고, 쓸모없던 황무지도 멋진 농지로 탈바꿈하며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하는 등 인간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런 귀중한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철광석 광산이 영지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으로 뛰어난 대장장이까지 있다는 건 작위와 세금 면제보다 100배는 뛰어난 혜택이었다.
“네 번째 혜택은 에픽 아이템 3개에요.”
“.......”
에픽 아이템이란 말에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뻥끗댔다. 에픽 아이템은 하급, 일반, 고급, 레어, 에픽으로 이어지는 다섯 번째 등급으로 The Age of Hero가 서비스된 이후 이제껏 나온 아이템 중 최고 등급이었다.
스탯 3과 함께 생명력 또는 마나 300, 공격력 또는 방어력을 70~100까지 올려주는 에픽 아이템은 The Age of Hero를 하는 모든 유저가 꿈에서라도 갖고 싶어 하는 아이템으로 더 좋은 아이템으로 레전드 아이템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아 현존하는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레벨이 없는 The Age of Hero에서 포인트 1,000을 투자해 생명력 또는 마나를 10씩 올릴 수 있어 300이면 포인트 3만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였다.
포인트를 얻는 것도 매우 어려워 몬스터 레벨이 10이면 10포인트밖에 얻을 수 없어 레벨 10짜리 몬스터 3,000마리를 잡아야 생명력 300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공격력과 방어력이 100이면 스탯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에픽 아이템 한 개를 장착하면 최대 13 스탯이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The Age of Hero는 장비 아이템을 얻을 확률은 가장 낮은 등급인 하급 아이템도 1% 이하로 등급이 올라갈수록 확률은 더욱 낮아졌다.
이 때문에 스탯 1과 함께 생명력 또는 마나 50을 올려주는 고급 아이템만 해도 100~300만 원에 거래됐다.
스탯 2와 함께 생명력(마나) 100을 올려주는 레어 아이템은 일반이 아닌 정예 몬스터부터 나왔고, 획득 확률도 하급 아이템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얻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 때문에 가격은 최하 1,000만 원에서 최고 1억 원까지 나가며 돈이 많은 상위 0.001%의 고수들만이 착용하는 귀족 아이템이었다.
다섯 번째 등급인 에픽 아이템은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극악한 확률로 나오는 아이템으로 생명력과 스탯도 레어와는 비교과 안 됐고, 특수 옵션까지 붙어 가격이 10억 원에서 100억 원까지 나가 한 개만 구해도 돈방석에 앉았다.
하지만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려워 3년 동안 경매장에 올라온 에픽 아이템은 10개가 안 돼 100개 정도가 풀린 것으로 추측됐다.
용기사 사이먼의 화염 반지
등급 : 에픽(성장형)
용기사 사이먼은 1,000년 전 아틸라 제국의 건국왕 아틸라를 도와 제국을 건설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용기사 중 한 명으로 화염 반지는 최강의 레드 와이번 카르파고스가 죽으며 남긴 심장으로 만든 반지로 화염으로부터 주인을 보호하고 상대를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힘이 갖고 있다.
내구도 : 100/100
공격력 : 100
마나 : 300
순발력 : 3
착용 효과 : 화염 데미지 50 추가
특수 옵션 : 화염 저항력 100 추가
착용 제한 :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블레이드
등급 : 에픽(성장형)
용기사 사이먼이 사용한 홀리메탈 블레이드는 벽사파마(辟邪破魔)의 힘이 깃든 홀리메탈(HolyMetal)로 만들어 악마와 언데드에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내구도 : 100/100
공격력 : 100
생명력 : 300
근력 : 3
착용 효과 : 공격속도 20% 상승
특수 옵션 : 언데드와 악마형 몬스터에 공격력 50% 증가
착용 제한 :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용기사 사이먼의 홀리메탈 원형 방패
등급 : 에픽(성장형)
용기사 사이먼이 사용한 홀리메탈 블레이드는 벽사파마(辟邪破魔)의 힘이 깃든 홀리메탈(HolyMetal)로 만들어 악마와 언데드에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또한, 부메랑처럼 던져 적을 공격할 수 있고, 상대를 공격한 후 주인에게 돌아오는 기능이 있다.
내구도 : 100/100
방어력 : 100
생명력 : 300
체력 : 3
착용 효과 : 방패 막기 확률 20% 상승
특수 옵션 : 언데드와 악마형 몬스터에 공격 50% 흡수
착용 제한 : 모모 남작 전용(판매 불가)
“용기사는 뭐야?”
“와이번을 타고 다니는 기사를 말해요.”
“용기사면 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거 아니야?”
“사람을 벌레보다 못하게 생각하는 드래곤이 미쳤다고 자기 등에 사람을 태우겠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The Age of Hero에서 드래곤이 출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드래곤이 없다는 뜻도 아니었다. 유저들이 탐험한 지역은 아틸라 제국의 10분 1도 안 됐고, 주로 10대 도시 인근의 필드와 던전으로 있는지 없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사이먼은 이번에 패치하는 Part 2 일곱 용기사와 전쟁의 서막과 관련 있는 인물이야?”
“그건 저도 몰라요. 제가 아는 건 세 아이템 모두 용기사 사이먼이 사용한 아이템으로 나머지 아이템을 찾는데 실마리가 된다는 것뿐이에요. 그것 외에는 저도 아는 게 없어요.”
“몇 개나 더 있는데?”
“그것 역시 몰라요.”
“그럼 성장형 아이템은 뭐야?”
“상위 아이템으로 발전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말해요.”
“레전드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야?”
“네.”
“어떻게?”
“그것도 모모님이 알아내야 할 것 중 하나에요. 대신 다른 것 한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사이먼의 용기사 아이템은 세트 아이템이에요. 그래서 모으면 모을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해요. 그러니 최대한 많이 모으시는 게 좋아요.”
“세트면 몇 가지나 있는데?”
“그건 저도 몰라요.”
사이먼의 용기사 아이템 세트 효과
2세트 : 이동속도 10% 상승
3세트 : 생명력 500 상승
The Age of Hero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는 Part 2 일곱 용기사와 전쟁의 서막은 용기사의 출현과 함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는 시나리오로 아이템 설명에 나온 글만 봐도 사이먼이 일곱 용기사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특히 최강의 와이번 중 하나인 레드 와이번 카르파르고스를 타고 다니며 아틸라가 제국을 건설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는 문장은 더욱 확신을 갖게 했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은 없어 속단할 순 없었다. 군대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확신할 수 없으면 섣불리 결론짓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미리 김칫국물 마실 필요는 없었다.
“영지를 잃으면 아이템도 몰수당하는 거야?”
“그렇진 않아요. 대신 셋 다 판매 불가 아이템이라 상점과 경매장 둘 다 판매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도 안 돼요. 오직 모모님만 사용할 수 있어요.”
팔 수 없다는 것에 조금 실망했지만, 에픽 아이템 3개에 호칭 스탯 +4면 단번에 고수 반열에 들 수 있어 성우가 얘기한 앵벌이는 하고도 남아 아쉬움은 없었다.
“다섯 번째는 운영자금 2,000골드에요. 운영자금은 영지 발전에만 사용할 수 있어, 모모님 개인적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어요.”
“여섯 번째는?”
“스킬북 3권이요.”
“어떤 스킬인데?”
“패시브 스킬인 초급 무기 마스터와 초급 방패 마스터, 초급 강인한 의지에요.”
패시브 스킬
무기 마스터(초급 0/200) : 초급 무기 숙련도 달성 시 공격력 10% 증가
방패 마스터(초급 0/200) : 초급 방패 숙련도 달성 시 막기 확률 10% 증가
강인한 의지(초급 0/200) : 초급 강인한 의지 숙련도 달성 시 생명력 10% 증가
운영자금과 스킬북에 대해선 아란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운영자금은 내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돈이 아니라서 영지를 발전시키는 방향에 대해 들으며 물어봐도 돼 입을 다물었고, 스킬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지 못해 물어보지 않았다.
“마지막 혜택은 모모님이 직접 선택하셔야 해요.”
“뭔데 내가 선택해?”
“숙련된 병사 100명, 프리 스콜라 5명, 은퇴한 노기사 셋 중의 하나를 고르시면 되요.”
“은퇴한 노기사는 뭐야? 설마 소드 마스터는 아니겠지?”
“그러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벽을 넘지 못해 프로보스트 최상급에 머문 검객이에요.”
“그것만 해도 엄청난 거 아니야?”
“엄청나죠. 하지만 나이가 많아 길어야 5년 살면 많이 사는 것으로 왼쪽 팔도 하나 없고, 몸도 불편해 전투에 동원할 수도 없어요. 개인 검술 선생이라고 하면 적당하겠네요.”
판타지 소설에서 소드 마스터가 워낙 흔하게 나와 소설에서 만든 허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서양 검술 역사에 실제 존재하는 칭호로 소드 마스터 칭호를 받은 인물이 여럿 있었다.
14~16세기 사이 독일의 검술 길드 성 마르쿠스 형제단은 신 로마 제국 황제 프레데릭 3세로부터 장검의 달인(Meister des langen Schwerts), '마스터 오브 롱소드'라는 칭호를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막스 형제단에서 검술을 배우고 충분한 실력에 도달한 사람은 신성 로마 제국 황제가 공인하는 '소드 마스터'라는 칭호를 쓸 수 있었다.
16세기 영국 헨리 8세에 의해 공인받은 검술 단체 Company of Maisters of the Science of Defence가 존재했고, 검술 길드와 비슷하게 소속된 구성원의 실력을 시험해 등급 분류를 하고, 검술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는 독점권을 갖고 있었다.
제일 하급은 스콜라, 스콜라로 7년 이상 수련해 실력을 인정받으면 그 위 등급인 프리 스콜라로 등급할 수 있었고, 다시 프리 스콜라에서 7년 이상 수련해 실력을 인정받으면 프로보스트가 될 수 있었다.
프로보스트 등급부터 제자를 받고 가르칠 수는 있는 권한을 줬고, 마지막 단계인 소드 마스터는 까다로운 검증을 통해 실력을 인증 받은 인물만이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칭호였다.
그러나 판타지 소설과 만화에서 검기와 검광을 마구잡이로 날리는 소드 마스터는 허구로 검술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맞았다.
The Age of Hero는 Company of Maisters of the Science of Defence의 등급을 그대로 차용해 스콜라, 프리 스콜라, 프로보스트, 소드 마스터로 기사 등급을 분류했다.
또한, 현실과 다르게 The Age of Hero가 게임 속 세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소드 마스터의 칭호를 받은 검객은 검기와 검강을 줄기줄기 뿜어내는 최고의 고수였다.
============================ 작품 후기 ============================
글을 읽어보신 후 작품서평란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난번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