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영웅의 시대-5화 (5/320)

0005 / 0310 ----------------------------------------------

일곱 가지 혜택

5.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영주성에 있는 공간이동 마법진 포털(Portal)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수도에 가실 수 있어요. 속도도 매우 빨라 2~3초면 수도에 도착하실 수 있어 학교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거예요.”

“수도에서 영지로 돌아가는 것도 공짜야?”

“돌아갈 때는 귀환 마법을 사용하면 되잖아요. 단, 모모님의 영주성 포털에 이름을 등록하는 작업부터 해야겠죠. 안 그러면 캐릭터가 출발점으로 지정한 수도 크라쿠푸스로 가게 될 테니까요.”

캐릭터를 만들면 마법 한 개를 공짜로 줬다. 지정한 포털로 돌아가는 귀환 마법으로 어디에 있든 마법을 사용하면 지정한 포털로 돌아갔다.

제약이라면 30초 동안 어떠한 공격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출혈, 중독 등에 걸려도 귀환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도시나 영지나 사냥터로 이동하는 것도 공짜야?”

“물론이죠. 하지만 포털이 없는 곳을 이동할 수 없고, 수도와 10대 도시를 뺀 포털은 한 번 이상 방문해야 이용할 수 있어요.”

영지와 수도를 공짜로 오갈 수 있다는 말에 영지를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젯밤 인터넷을 뒤지다가 도시와 사냥터로 이동하는 가장 편리한 수단이 포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비용이 엄청나게 비싸 수도에서 가장 가까운 10대 도시이자 서부 해안 도시 헤르모그로 공간이동 하는데도 은화 50개가 들었다.

은화 50개면 현금 50만 원으로 남쪽 끝에 있는 토르게르드와 북쪽 끝에 있는 홀가부르드를 가려면 금화 2개 200만 원이 들었다.

“영지 이외에도 일곱 가지 특별한 혜택이 모모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일곱 가지 혜택? 그런 것도 있었어?”

“그럼요. 최초의 영주인데 여러 혜택을 드려야죠.”

“뭔데?”

“첫 번째는 남작 작위에요.”

“남작 작위가 좋은 거야?”

“남작은 귀족이에요. 아틸라 제국에서 귀족은 아주 특별한 존재로 0.1% 이하의 극소수만이 귀족이에요. 그중에서도 모모님은 일반 귀족이 아닌 영지를 가진 특급 귀족으로 어느 누구도 모모님을 무시하지 못해요.”

“황제라도?”

“그럼요. 귀족은 황제에게 군사력과 세금을 제공하는 특별한 존재에요. 황제에게 충성하는 귀족이 많을수록 황제의 권력도 공고해지는 거라 자신을 따르는 귀족은 절대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아틸라 제국의 귀족은 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이 있고, 준 귀족에 해당하는 준 남작과 기사가 있었다.

그러나 귀족이라고 다 같은 귀족이 아니었다. 영지를 가진 귀족이 진짜 귀족이었고, 영지가 없는 귀족은 무늬만 귀족으로 영지가 없다면 백작이라도 영지를 가진 남작에게 깍듯하게 대했다.

봉건제를 채택한 아틸라 제국에서 황제는 귀족에게 토지 지배권을 인정하는 대신 충성과 군사적인 조력 또는 일정한 세금을 상납받았다.

이 말은 영지가 없는 귀족은 조세권과 지배권이 없어 군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뜻으로, 황제에게 군사력을 지원할 수 없어 권력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영지가 없는 귀족 중에도 중앙관료로 출세한 귀족도 있었고, 상업에 종사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귀족도 있어 영지가 없다고 군사력이 무조건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지 안에서 왕이나 다름없는 영주와는 신분이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커 지위에 비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작위를 받으면 칭호에 따른 스탯 가산점도 받게 돼요.”

“얼마나 받는데?”

“남작은 4가지 스탯 모두 +4의 가산점을 받아요.”

“헉!”

The Age of Hero는 레벨이 없다. 몬스터를 잡거나 퀘스트를 통해 얻는 포인트는 생명력과 마력을 올리는데 사용했다.

이름 : 모모

종족 : 인간

직업 : 전사

칭호 : ???

포인트 0 :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은 포인트

스태미나 100 : 체력 1당 스태미나 10 향상

생명력 100 : 생명력이 0이면 사망

마  나 100 : 주문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마력

근거리 공격력 10 : 근력 1당 근거리 공격력 10 향상

원거리 공격력 10 : 순발력 1당 원거리 공격력 10 향상

마법 공격력 10 : 지력 1당 마법 공격력 10 향상

방어력 10 : 체력 1당 방어력 10 향상

근  력 1 : 근거리 공격력

순발력 1 : 원거리 공격력

체  력 1 : 방어력과 스태미나

지  력 1 : 마법 공격력

이것이 캐릭터를 만들면 누구나 받게 되는 기본 생명력과 마나, 스탯으로 The Age of Hero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태창이 아주 간단했고, 스탯도 4가지밖에 안 됐다.

대신 스탯을 올리는 건 매우 어려워 정예 몬스터 이상의 몬스터를 사냥해야만 나오는 프라나를 구해 스탯에 투자해야 했다.

그러나 프라나가 나올 확률은 매우 낮아 정예 몬스터는 0.1% 이하, 보스 몬스터 1%도 안 됐다.

그리고 프라나 하나에 스탯이 0.1밖에 오르지 않아 The Age of Hero에서 스탯 올리는 작업은 아이템을 구하는 일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프라나를 빼고 스탯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아이템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일로 하급과 일반 아이템은 스탯이 없었고, 고급과 희귀, 영웅 아이템부터 스탯이 붙지만 +1 스탯이 붙는 고급 아이템도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란의 말에 놀라 헉 소리를 낸 건 바로로 이 때문으로 +3이 얼마 안 되는 수치 같지만, 프라나와 고급 이상의 아이템으로만 스탯을 올릴 수 있어 4가지 스탯 모두 +4 추가는 무려 16 스탯이 오르는 엄청난 혜택이었다.

“두 번째는 10년간 세금 면제에요.”

“세금이 얼만데?”

“한 해에 300골드요.”

“인구가 얼마나 되는데 세금을 300골드나 해?”

“인구는 모모님을 포함하지 않고 총 3,127명이에요. 이중 자유민은 관리와 그의 가족들 10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농노에요.”

영지의 인구가 3,127명이면 얼마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세 유럽의 봉건영주들은 1,000명에서 2,000명 사이의 주민과 농노를 거느린 게 보통으로 3,000명은 적은 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작은 영주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The Age of Hero에선 백만 명이 넘는 대영주도 여럿 있었다.

“주민이 3,127명밖에 안 되는데 300골드나 내?”

“300골드면 영지 중에서 세금이 가장 적은 거예요. 금화로 내는 게 부담스러우면 병사 100명을 1년간 황제에게 보내면 돼요.”

“병사 100명? 300골드가 백 번 낫겠다.”

“지당하신 말씀이세요.”

주민이 3,127명밖에 안 되는데 병사 100명을 세금 대신 내라는 건 영지를 말아먹겠다는 말과 같았다.

병사 100명은 모두 건장한 청년으로 이들이 빠지면 영지 노동력이 크게 줄었다. 그리고 1년 지원은 현대의 의무병 제도와는 차원이 달라 100명 모두 죽을 수도 있어 대다수 영주는 병사보다는 금화를 세금으로 냈다.

“그런데 어떻게 주민의 99%가 농노가 될 수 있어?”

“모모님의 영지가 황제 직영지라서 그래요. 황제 직영지는 농노를 이용해 경작하는 것이 전통이거든요.”

10대 도시는 자유민의 비율이 50%가 넘었고, 인구가 많은 영지도 20~30%는 자유민으로 농노 비율이 99%가 넘는 건 황제 직영지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농노는 영주의 토지를 경작하는 농민을 말하는 것으로 노예와는 달리 토지와 가옥 등 약간의 재산을 소유할 수 있고, 결혼해 가정을 꾸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노예와 마찬가지로 영주의 소유물로 영주가 토지를 팔거나, 빼앗기면 농노의 소유권까지 잃게 됐다.

또한, 각종 노역에 동원할 수 있고, 개인 병사로 징집할 수도 있었고, 직업선택권과 거주지 이전의 자유도 없었다.

그리고 결혼해 자식을 낳으면 자식도 모두 농노가 되어 영주의 소유물이 돼 자식을 많이 낳을수록 영주의 재산도 늘어났다.

이렇게 노예와 다름없는 농노는 토지세와 인두세, 결혼세, 통행세 등 여러 명목의 세금까지 바쳐야 했다.

약간의 재산을 소유하고 가정을 꾸린다는 것만 빼면 노예보다 못한 처지로 영주가 재미 삼아 죽여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가축과 같은 신세였다.

이들이 자유민이 되는 길은 돈을 주고 신분을 사거나 멀리 도망치는 것 그리고 검과 마법에 대한 자질이 특출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신분이 상승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 가지 모두 매우 어려운 일로 99.999%는 영원히 농노로 살았고, 자식들도 부모처럼 농노로 살다 죽었다.

“영지에 병사는 몇 명이나 있는데?”

“121명요.”

“모두 농노야?”

“경비대장과 조장 3명을 빼면 모두 농노에요.”

만화와 소설에선 인구가 3,000명이면 1,500명 이상을 병사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현실에선 아무리 쥐어짜도 1,000명도 나오지 않았다.

중세시대는 성인 남성의 노동력이 전체 노동력의 70~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남자를 모두 뽑아 병사로 쓰면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겨울이 돌아오면 모두 굶어 죽어야 했다.

그리고 병사들이 입을 갑옷과 무기, 전투에 필요한 각종 물품, 식량 등을 생산하고 운반할 사람이 있어야 전투를 수행할 수 있어 성인 남성을 모두 병사로 차출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젊은 남자는 모두 병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현실성을 무시한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로 우리나라 현역 복무 비율만 생각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현실에서도 전체 인구의 5%를 병사로 징집한 나라도 엄청나게 많은 수를 보유한 것으로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했고,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이보다 몇 배나 많은 군인을 보유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모모님이 차지한 영지는 주변 영지와 비교해 식량 생산량이 2배 이상 많은 영지로 경작지도 넓고 수리시설도 잘 정비돼 있어 근방에서는 가장 살기 좋은 영지에요.”

“그렇게 좋은 영지를 왜 준 거야?”

“다른 영주의 영지를 빼앗아 모모님에게 줄 수 없어 황제 직영지를 주게 돼 이런 좋은 영지를 받게 된 거예요. 그리고 영지가 국경과 맞닿아 있어 몬스터의 침입이 잦아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도 있고요.”

동쪽 끝이라고 했을 때 영지가 국경과 맞닿아 있을 거란 건 이미 짐작했었다. 문제는 국경을 맞댄 나라가 적대국이나 아니냐 그것이 문제였다.

“국경을 맞댄 나라가 아틸라 제국과 적대관계야?”

“아틸라 제국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과 적대관계라고 할 수 있죠.”

“모든 인간과? 그게 무슨 말이야?”

“국경을 맞댄 나라는 나라가 아니에요. 강력한 세력을 갖춘 검은 오크 무리가 흩어져 부족 국가를 이루고 사는 땅으로 워낙 넓어 사람들이 오크 왕국이라고 부르는 땅이에요.”

“오크 왕국?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대륙을 확장하며 이번에 새로 패치 한 지역이에요.”

“오크들이 자주 넘어오는 건 아니지?”

“국경은 황제가 파견한 국경 수비대가 지키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국경 수비대가 뚫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뜻이야?”

“아틸라 제국이 건국된 지 올해로 정확히 1,000년이에요. 그동안 끊임없이 검은 오크들이 국경을 넘어오려 했지만, 높고 두꺼운 성벽 덕분에 아직 뚫린 적은 없어요. 그러나 몇십 마리씩 소규모로 넘어오는 놈들은 자주 있었어요.”

“성벽을 넘어오지 못한다고 했잖아.”

“국경선 길이가 수천 km에요. 이 중 3분의 2는 산과 강 등 천연 방어벽을 이용해 검은 오크를 막고 있어 소규모로 넘어오는 놈들까지 완벽하게 막진 못해요.”

“그러면 내 영지에 검은 오크들이 자주 출몰해?”

“불행하게도 모모님의 영지가 검은 오크가 가장 빈번하게 출몰하는 영지 중 한 곳이에요.”

“피해가 상당하겠네?”

“그렇진 않아요. 모모님 영지는 영주성이 있는 중앙에 마을이 집중돼 있어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아요. 다만, 영지를 골고루 쓰지 못한다는 게 문제죠.”

오크는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 죽여도 죽여도 사라지지 않고 금세 숫자를 회복했고, 산과 들을 가리지 않고 살 수 있어 The Age of Hero를 하는 동안은 지겹도록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몬스터였다.

특히 오크 왕국을 차지한 검은 오크는 아틸라 제국에 널리 분포해 있는 황색 오크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오크로 레벨도 2배나 높은 50대 후반으로 레어 장비를 맞추지 못한 유저는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이로 인해 오크 왕국은 수백 년간 정복되지 않은 채 오늘도 호시탐탐 아틸라 제국을 노리며 골칫거리로 남았다.

============================ 작품 후기 ============================

글을 읽어보신 후 작품서평란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난번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