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연기의 신-129화 (129/178)

< 할리우드 (1) >

캘리포니아 주 LA(로스엔젤레스; Los Angeles),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에 위치한 소극장 K.

무대 뒤편에선 배우들의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늘의 공연은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암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였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는 어린 시절 결혼한 남편의 충격적인 죽음과 농장의 몰락으로 받은 정신적인 고통을 남자들과의 욕정으로 채워나가던 ‘블랑슈’가 동생 ‘스텔라’를 찾아가 과거를 숨긴 채 순결한 여자처럼 행동하는 데서 시작된다.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가 그런 ‘블랑슈’의 실상을 눈치 채며 그녀와 꾸준히 갈등을 빚게 된다.

무대의 막이 오르자 배우들은 공연을 올렸다.

긴장감이 배우들의 에너지를 태웠다.

초조한 눈빛이 열정으로 바뀌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고, 마침내 ‘스탠리’가 등장했다. 그는 흰 반팔 티에 통이 큰 청바지를 입은 채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식탁에는 세 사람이 앉아있었다.

스탠리, 스텔라, 그리고 블랑슈.

스탠리는 식탁에 앉은 채 술이 취한 얼굴로 아내인 스텔라를 바라보았다. 시선과 침묵에 내재된 광기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다 불쑥, 스탠리가 식탁의 접시를 바닥에 내던졌다.

와장창!

유리가 깨지며 효과음이 울려 퍼졌다.

스탠리 역할의 배우가 날뛰는 야생마처럼 외쳤다.

“이게 내가 식탁을 치우는 방법이야!”

풍성한 목소리와 밀도 높은 숨결이 소극장의 공기를 태웠다.

관객들은 침이 말랐다. 갈증이 습격하자 다음 연기를 갈구했다.

스탠리는 손을 뻗으며 강압적으로 스텔라의 가는 팔을 움켜쥐며 그녀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잘 들어.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돼지, 폴란드 자식, 더럽다, 야비하다, 번들거린다! 당신과 언닌 항상 그런 식으로 지껄이는데, 당신 둘은 자기들이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한 쌍의 여왕인가?”

그는 바닥에 침을 뱉고 입 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었다.

“휴이 롱이 뭐라고 말한 줄 알아? 모든 남자는 왕이다! 그리고 난 여기서 왕이야, 그러니까 잊지 말라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듯 호흡이 거칠어지는데도 대사는 또렷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탄탄한 화술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연기였다.

감정은 또 어떠한가? 무대에서 위협적인 불길이 치솟은 것 마냥 관객들은 어깨를 움츠렸다. 감정은 무대에서 풀려나 객석을 지배했다.

스탠리는 식탁의 컵과 접시를 바닥에 내던지며 자신이 오만한 폭군이 된 것처럼 고압적으로 말했다.

“내 자린 다 치웠어! 당신들 자리도 치워 줘?”

몸을 오들오들 떨며 그를 바라보던 스텔라가 조금씩 울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스탠리는 개의치 않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난 폴란드 내기가 아냐. 폴란드 사람은 폴란드 사람이지, 폴란드 내기가 아니라고. 그리고 난 백 퍼센트 미국인이야.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나라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란! 그리고 그걸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백 퍼센트 미국인이란 말이야! 그러니 날 폴란드 내기라고 부르지 말라고.”

언성을 높이면서도 그의 음성은 시종일관 뾰족하지 않았다. 무거운 해머 같이 객석을 내리찍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스탠리는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오, 여어, 맥.”

그가 불쑥 크게 소리쳤다.

“조용히 해!”

한편 관객들은 단숨에 블랑슈가 되었다. 그들은 마치 무대에 올라가 상대역인 블랑슈가 된 듯 한 기분에 빠져서 주눅이 들었다.

스텔라와 블랑슈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이었다.

차가운 시선으로 두 여자를 훑은 스탠리가 전화에 대고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냐. 여기 시끄러운 여자가 있어서 그래. 말해 봐, 맥. 라일리네서? 아냐, 난 라일리네에선 볼링하고 싶지 않아. 지난주에 라일리하고 좀 싸웠어. 내가 팀 주장이 아닌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탕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럼 라일리 말고 웨스트사이드나 갈라에서 하는 거야! 알았어, 맥, 이따 보세!”

스탠리는 전화를 끊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호흡이 잦아들며 태도가 돌변했다. 그는 불쑥 헤벌쭉 웃으며 느릿느릿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블랑슈, 당신 생일선물을 준비했소.”

그는 작은 봉투를 꺼내며 블랑슈를 조롱하듯 이어갔다.

“당신이 좋아하면 좋겠는데! 차표요! 로렐로 돌아가는! 화요일에 그레이하운드로! 이 집에서 나가달란 말이오!”

이후에도 블랑슈와 스탠리의 갈등은 계속됐다.

그때마다 스탠리 역할의 배우는 어떤 기교도 발휘하지 않았다. 호흡과 발성만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압도했다. 다소 연기가 과해보일 수 있는 인물을 표현하는 일이었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스탠리의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성격이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건 오직 배우가 가진 재량이었다.

장장 두 시간을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카리스마를 본 관객들은 ‘스탠리’의 연기를 가장 강렬하게 기억했다.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객석을 집어삼킨 장본인, ‘스탠리’ 역할의 배우는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비록 소극장이었지만 연극 무대에 관객 전부가 일어나 격한 호응을 보내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정작 ‘스탠리’는 이런 호응이 매우 익숙해 보였다.

분장실로 가서 가발을 벗고 분장을 지운 그는 놀랍게도 검은 머리칼과 눈동자를 가진 동양인이었다. 동양인배우가 세안까지 마무리했을 즈음, 분장실로 미리부터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돼 있던 기자 하나가 들어왔다.

기자를 발견한 동양인배우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

“거기 앉으시죠.”

자리를 권한 동양인배우가 철제 간이의자에 앉자 맞은편의 기자가 물었다.

“바로 시작해도 괜찮겠습니까?”

동양인배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만면에 웃음을 띤 기자가 입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최고의 배우였다고 들었는데, 굳이 미국에서 극단을 만들고 연극에 뛰어드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비록 순회공연이 SNS나 유투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지만, 얼굴을 알리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에 동양인배우는 곰곰이 생각을 정리한 후 대답했다.

“처음 미국을 왔을 때 외국어로 연기를 하는 것도, 문화 자체도 많이 어색했습니다. 제가 과연 이곳 분들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지 궁금했고, 기량을 발휘하려면 이 땅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바로바로 즉석에서 반응을 느낄 수 있을뿐더러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체감으로 적응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연극을 선택하신 거군요.”

고개를 끄덕인 기자가 덧붙여 물었다.

“굳이 소규모의 공연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연극을 막 시작했을 땐 굉장히 적은 관객 앞에서 공연을 했고 반응도 건조했죠. 때문에 큰 규모의 공연을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공연 규모에 따라 많은 점이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계획한 소규모 공연으로 마지막까지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기자는 다음 질문을 했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 알아본 바로는 참여하신 작품이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각국의 명망 높은 감독 위주로 초청하기 때문에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였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관계자들에게 알려졌고, 탄탄대로를 걷는 배우의 일탈이라는 말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 배우의 행보가 흥미롭고 용기 또한 가상하지만 멍청한 짓을 했다’는 심사위원 알폰소 비가스 감독의 애정 어린 일침도 있었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미처 몰랐네요.”

동양인배우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인상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자세히 관심을 기울여주신 기자 분께도 감사하고요.”

기자는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방금 ‘스탠리’를 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되는군요. 생각보다 시시하고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난폭하게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그 능청에 두 사람은 나란히 웃었다.

웃음소리가 그치자 기자가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한국 팬들은 정말 속상하겠습니다. 좋은 배우가 장장 2년 동안 미국에서 무명배우로 활동하고 있다는 건 팬들이 누리는 즐거움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니까요. 더 큰 부와 영광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런 순회공연을 결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무엇입니까?”

그 질문에 동양인배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전 같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어느 날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최고의 배우는 없다. 오직 최고의 순간만 있을 뿐이라고. 그 순간을 계기로 최고 소리를 들으며 삶을 영위하는 대신, 타이틀을 버리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쪽을 선택한 겁니다.”

기자는 흥미가 동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향후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습니까?”

동양인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 유명한 감독님께 좋은 시나리오를 받았습니다. 배급사나 제작사 측과도 이미 상의가 끝난 상태입니다. 연출자가 구해지는 대로 제작에 들어가기 위해 제가 소속된 백 프로덕션에도 투자제안서를 보낸 상태입니다.”

“그 유명한 감독님께서 좋은 시나리오를 쉽게 제공해주진 않았겠죠?”

기자의 질문은 꽤 날카로웠다. 감독이 자신의 시나리오를 다른 연출자에게 맡긴다는 건 달리 말해 시나리오만 팔았다는 의미가 된다. 무명감독도 아니고 직접 연출할 능력이 있는 감독이라면 영혼을 판 것과 다름없는 상황인 것이다. 동양인배우는 그 질문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선선히 대답했다.

“한국 복귀작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전례에 없는 놀라운 일입니다. 국내에 한국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가 출연하게 될까요? 주연은 직접 맡으시는 겁니까?”

그에 동양인배우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주연이라고 하긴 힘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공개해도 될까요?”

“궁금하지만 억지로 참겠습니다.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 기자가 말을 돌렸다.

“이 모든 결정에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분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최고의 배우인 도원 리를 좌지우지한 분 역시 훌륭한 배우겠죠?”

동양인배우, 이도원은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유성이라는 배우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죠. 제가 알고 있는 최고의 배우입니다.”

*

인터뷰를 마친 이도원은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에 위치한 ‘안다즈 웨스트 할리우드 호텔’로 갔다. 썬 룸이 달린 호텔방은 통유리로 되어있어 스카이라운지가 따로 없었다.

이도원은 샤워를 하고 노트북을 켠 뒤 팽팽한 파일 몇 개를 꺼내 살폈다. 그 안에는 한국에서 온 자료들이 가득 차있었다. 대부분 백 프로덕션과 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하는 사업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내 이도원이 열일곱 시간의 시차가 나는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현재 시간이 저녁 여섯 시였으니 한국은 오전 열한시였다. 신호음이 들리고 머지않아 수화기 뒤편에서 이상백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한국에는 언제 들어올 생각이야?”

이상백이 전화를 받기 무섭게 대뜸 묻고는 말을 이었다.

“투자자들이고 실무진들이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며 대답했다.

“그렇잖아도 조만간 한 번 들어갈 생각입니다. 이제야 모든 준비가 끝났어요.”

“네가 쓰는 경비 때문에 총무과에서 계속 말이 나오고 있다. 정작 돈 되는 활동은 안하고 쓰기만 한다고.”

그럴 수 있었다. 지난 이 년 간 백 프로덕션과 엔터테인먼트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이도원의 공석은 전체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이도원이 회사에 기여하는 부분은 광고료뿐이었다. 광고도 그나마 이도원을 전속모델로 하는 곳들만 남았다. 그들은 출장경비까지 직접 부담해가며 직접 미국까지 와서 촬영을 하고 돌아갔지만, 언제까지 그러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상백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

“회사 대표라고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 눈치, 아래 실무진들 눈치도 봐야해.”

“명심할게요.”

대답한 이도원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제가 보낸 투자제안서는 검토해 보셨어요?”

이상백은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너무 큰 도박이다. 네가 가장 잘 알겠지만… 우리가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절차도 까다롭고 실패확률이 너무 높아. 괜히 대형 배급사나 투자사들이 미국 시장을 단념하는 게 아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야.”

“이쪽 일이 다 그렇잖아요?”

“똑같은 위험이라도 이번 도전은 결과가 너무 극단적이다.”

이도원은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알겠습니다. 우선 이 문제는 제가 한국에 들어가면 그때 말씀하시죠.”

“출국이 언제니?”

“내일모래 여섯시 비행기입니다.”

“알겠다.”

이상백의 대답을 들은 이도원은 화제를 돌렸다.

“다들 잘 지내죠?”

이도원이 묻는 대상은 백 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이었다. 간간이 보고도 받고 언론매체를 통해 근황을 접하고 있었지만 연락은 자주 주고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들의 개인적인 상황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도원의 말을 이해한 이상백이 말했다.

“다들 널 보고 싶어 하는 것 빼고는 아주 잘 지낸다. 지은이야 <바람> 이후 이미 톱 여배우 개런티를 받으면서 드라마 두 편 했고, 아현이도 지은이랑 두 작품 모두 들어가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드라마가 꽤 잘됐거든. 준식이랑 재빈이도 연기력이 탄탄한 조연으로 주목 받고 있고.”

보고를 받아서 알고 있는 사항들이었다.

이도원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아현이는 조연 하나, 주연 하나 했던데요?”

“이미지가 좀 애매해.”

이상백이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우리나라 방송계는 그저 비주얼이다 보니까…….”

“영화는 괜찮잖아요. 그쪽은요?”

“그쪽도 뭐. 인상이 약해.”

이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통화를 끝맺었다.

“알겠습니다. 일단 자료는 검토해서 두 시간 내로 회신할게요. 무리하지 마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그래. 네가 없어서 무리하고 있으니까 어서 들어와라.”

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

이도원은 메일함으로 들어가 백 프로덕션에서 받은 자료를 검토했다. 그곳에는 미국의 무명감독들에 대한 라인업이 펼쳐져있었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던 이도원의 눈에 마침내 한 사람이 걸렸다. 그는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앤 로버츠?”

이도원은 기억을 되짚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제작사에서 보냈던 감독 명단 속 이름과 같았다. 당시 앤 로버츠의 작품을 모니터링 하고 감탄을 했었다. 그녀는 영국 국적의 여성감독으로, 신인이고 무명이었지만 대학 때 단편영화로 주목받은 이력이 있었다.

그러나 제작사에 문의를 해보니 이미 전화번호나 주소가 바뀌어서 연락이 어려웠던 기억이 났다.

이내 이도원은 새로 들어온 앤 로버츠의 이력서를 클릭했다. 백 프로덕션에서 제공한 앤 로버츠의 이력서는 최신본이었다. 한국의 이력서 양식과는 달리 사진도, 나이도 기입돼 있지 않은 이력서였지만 중요한 건 하단의 전화번호였다.

‘찾았다.’

이도원은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걸었다.

< 할리우드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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