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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대위, 귀환하다-112화 (112/128)

육군 대위 귀환하다 112화

29. BJ 엘리트(4)

“여러분. 영동대교로 이동하면서 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엘리트는 사냥에 앞서 「범룡」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은 정말 상대하기 힘든 놈이에요. 공격력도 대단하고 속도도 빠른 데다가 전투 감각도 있어서 신체 쪽 능력 헌터들은 웬만하면 건들지 않는 편이죠.”

“어? 엘리트 씨도 나름 신체 쪽 능력 아니신가요?”

신예지 역시 진행에 참여했다.

“음…… 그렇긴 하죠.”

엘리트의 각성 능력은 「광폭화」.

단일 대상과 싸울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신체 능력이 발달하는 나름 사기적인 능력이다.

그는 과거 F급일 당시 이 능력을 사용해 D급 괴물을 잡았었다.

죽기 직전까지 가서 겨우 잡았다고는 하지만, 2단계 상위의 괴물을 잡을 수 있는 각성 능력이 이 세계에 얼마나 존재하겠는가.

확실히 누구나 부러워할 상등급의 능력이다.

하지만, 단점 역시 명확하다.

그 성장 폭에 한계치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대상에게 계속 집중하지 못하면 능력이 바로 초기화된다는 점.

그 때문에 대규모 난전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다. 단일 대상으로 한 사냥 감에게만 큰 효과를 보는 것이다.

“신체 능력이긴 한데……. 아시다시피, 전 다른 능력들과 좀 다르잖아요. 제가 말했던 건 일반적이고도 평범한 신체 능력이었어요. 예를 들면 「점프」 같은?”

엘리트는 이 말을 하면서 일부러 가면남의 얼굴을 쳐다봤다.

누가 봐도 비웃는 어투였음에도, 사내는 별 신경 안 쓰는 듯 말없이 뒤따라 걸을 뿐이었다.

애초에 가면에 가려져 있어 표정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 진짜, 유치하긴.’

신예지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엘리트에게 화난다기보다는 뭔가 불쌍했다. 저 사내에게 질투심이나 호승심을 느껴봐야 결과가 뻔했으니까.

‘저 사내의 능력이 「점프」 따위일 리 없지.’

그녀는 사내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붉은 늑대를 맨손으로 제압하는 압도적인 힘.

시야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

세상에 C급 괴물 수십 마리를 상대로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물론, 여기서 키워드는 ‘제압’이다.

죽이지 않고 굴복시키는 게 죽이는 거보다 훨씬 힘드니까.

“아무튼, 놈에겐 확실한 약점이 있어요.”

가면남이 반응이 없자 김이 샌 엘리트가 다시 방송을 진행했다.

“약점이요? 그게 뭔데요?”

“흐흐. 그건, 나중에 제가 잡는 거 보시면 아실 겁니다. 아무튼, 제가 여기서 놈을 잡으면 국내 스트리머중엔 최초로 C급 괴물을 사냥하는 거네요?”

“……그렇죠.”

엘리트의 말을 듣고 신예지는 다시 한번 아쉬워했다. 그때 늑대 잡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어야 하는 건데…….

“여러분들 기대하세요. 생방송으로 직접 보는 사냥 장면은 흔치 않으니까.”

분명, 처음일 텐데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 보니 애초에 영동대교 지역에 「범룡」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 후, 어느 정도 조사를 마친 상태였겠지.

시청자들 역시 그 모습이 익숙한지 숙덕거렸다.

-유튜브 조회 수 100만 각 또 나오나요?

-저분. 말하는 거 좀 재수 없지 않음? 저만 그리 느낌?

-저거 컨셉임. ㅋㅋ 맨날 저래서 전 익숙함.

-이거 위험한 거 아니냐? 그래도 「범룡」인데…….

-ㄴㄴ 엘리트 준비성 철저하기로 유명하잖아. 과거 영상 쭉 보고오셈. 잡는 거 보면 예술임.

띠링-

[열혈팬 ’영재발굴단’님이 등장하셨습니다.]

[’영재발굴단’님이 100,000원 후원!]

오늘은 엘리트의 방송으로 진행하기로 한 상태. 그의 후원 순위 목록에 무려 1위에 위치한 팬이 뒤늦게 입장했다.

“아! 감사합니다. 형님. 오셨습니까?”

-오우, 발굴님. ㅎㅇ.

-ㄷㄷ. 발굴좌 오심.

-갓물주 오셨다.

닉네임 ‘영재발굴단’은 그의 방송을 더욱 매끄럽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존재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진 모르지만 엄청난 재력으로 항상 재미있는 미션들을 걸어주기 때문이다.

[영재발굴단 : ㅎㅇ. 오늘은 뭐 미션 걸 거 없누?]

-ㅋㅋㅋ 엌, 들어오자마자.

-역시 우리 형님이시다.

“하하, 미션이요?”

엘리트가 대답하면서 땀을 삐질 흘렸다.

사실, 미션이 그렇게 내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쏴주는 금액을 신예지와 50:50으로 나눠야 하는 경우엔 더더욱.

-발굴님. 지금 엘리트가 가면남 질투 중. ㅋㅋ.

[영재발굴단 : 가면남?]

-ㅇㅇ 저 뒤에 따라오는 분인데. 대박임. 엘리트보다 세 보임.

한 시청자의 반응에 엘리트가 발끈했다.

“아니, 질투라니요! 그리고 저보다 세긴 뭐가 셉니까. 제가 싸우는 거 보셨어요?”

-ㅋㅋㅋ 저게 질투가 아니래.

-당장에라도 맞짱뜰 기세.

-근데, 가면남은 노관심. 그게 더 웃김.

-신비주의라 그런지 더 멋있음.

-대본인듯한데;; ㅋㅋ. 둘이 합방하기 전에 대충 이것저것 짜셨겠지.

“하여간, 여러분들 너무하시네. 정말.”

엘리트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또 애꿎은 가면남에게 쏠렸기 때문이었다.

[영재발굴단 : 그럼 확인시켜주면 되겠네. 미션 검.]

-오. 역시.

-빅재미 예상이요.

-어떤 미션?

-얼마?

“……미션이라.”

[영재발굴단 : 둘이 사냥으로 대결 한번 가자. 이기는 사람에겐 내가 나중에 따로 방송 찾아가서 500만 원 후원해 줄게. 가면남이 이기면 BJ 신예지 님 한테 주면 되나?]

-ㅇㅇ. 그러면 될 듯. 저분 예지 님이 고용하신 거라.

-500만 원……. 역시 갓.

-멋있다 횽님!

그의 제안에 엘리트의 눈빛이 돌연히 빛났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좋습니다. 형님. 거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죠.”

-ㅋㅋㅋ 오늘 개꿀잼 터지네.

-와. 헌터들의 사냥 대결방송이라니.

-그래서 뭘 추가?

“지는 사람은 이번 여행에서 빠지기. 어떻습니까?”

-와우. 이건 좀 무리수 아닌가?

-님 근데 정말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

-엘리트 개발릴 것 같은데;;

-222. ㅇㅈ.

-333333

엘리트가 자리에 멈춰 가면남을 쳐다봤다.

대답을 듣겠다는 거다. 그러자 신예지가 말렸다.

“무, 무슨 상의도 없이 미션이에요.”

대결의 결과는 뻔했지만, 이런 유치한 싸움에 사내를 끼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지 씨는 잠깐 빠지세요. 전 가면남에게 묻는 겁니다. 왜. 쫄리십니까?”

사내는 그를 잠깐 바라보더니 시선을 신예지에게 돌렸다.

“저기…….”

“네?”

“도대체 아까부터 저 남자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해석 좀 해주겠는가?”

“아…….”

그녀가 잠깐 고민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 쪽보고 사냥 대결을 하재요. 이게 방송이란 건데. 시청자들이 의뢰한 모양이에요. 둘이 대결을 해라. 거기서 진 사람은 저랑 같이 다닐 수 없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전 이런 미션 받을 생각이…….”

“아니.”

사내가 말을 끊더니 간단하게 정리했다.

“그러니까……. 뭐든 그냥 저 남자보다 빨리 때려잡으면 된다는 건가?”

“뭐……. 결론적으론 그래요.”

“음, 간단하군. 하겠다.”

사내의 단언에 신예지는 깜짝 놀랐다.

사실, 그녀도 내심 그가 참여해 주길 바랐었다. 그러면 귀찮게 구는 엘리트를 간단하게 떼어낼 수 있으니까.

“저, 정말요?”

“먼저 도전해 오는 걸 뿌리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와, 박력남.

-역시 가면남. 피하지 않을 줄 알았음.

-난 오늘부터 가면남 팬한다. ㅋㅋ 대박의 조짐이 보임.

엘리트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저 남자가 뭐든, 사냥에 있어선 충분히 자신 있었다.

그리고, 특히 「범룡」은 이곳에 오기 전 완벽한 사냥법을 익히고 준비까지 마친 상태.

KH의 코치이자 훈련 교관인 피터 잭슨의 교본을 읽었으니 확실하다.

‘저, 건방진 놈. 두고 보자고. 이번 건 무조건 내가 이긴다.’

그에게 조용히 승부사의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

하늘이 그들의 대결을 간절히 바라는 것일까.

하필 영동대교 밑바닥에 위치한 「범룡」의 수는 두 마리였다. 옥상에서 봤을 때는 다리 밑부분에 가려서 전부 보이지 않았던 것.

엘리트는 식은땀을 흘렸다.

‘발굴 형님이 미션 안 걸어줬으면 제대로 망신당할 뻔했어.’

괜히 자신 있게 호언장담하며 왔다가 등 돌리는 수치를 겪을 뻔했다. 그에게도 두 마리를 상대하는 건 무리였으니까.

“자, 진행방식은 간단합니다. 방송 촬영은 예지 씨가 맡아주시고. 우리 둘은 저 중 하나를 선택해 사냥을 시작할 겁니다.”

엘리트가 영동대교 밑 「범룡」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놈들은 온몸을 보호색으로 두른 채, 느린 발걸음으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저 느림보 같은 모습에 절대 속으면 안 된다. 사냥감을 발견한 순간 C급 괴물이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보여주는 놈이니까.

“미션은 단판입니다. 가장 먼저 놈을 처리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고요.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가면남, 그리고 예지 씨와 전부 합의된 사항임을 알려드립니다.”

-ㄷㄷ 이제 시작인가?

-가면남 파이팅!

-사고 나면 어떡함?

-그럼 뒈지는 거지 뭐. 애초에 하루에도 몇십만 명씩 죽어 나가는 세상인데.

-걱정 ㄴㄴ 대본이라니까.

-이제 대본무새 그만 좀;;

“자, 이제 놈들을 선택해야 할 시간인데요. 어떡하시겠습니까. 그쪽이 먼저 고르실래요? 아니면 제가 고를까요?”

“아무거나 골라라. 난 상관없으니.”

사내의 대답에 엘리트는 은근슬쩍 미소 지었다.

역시 저놈은 아무것도 모른다.

사실 「범룡」에겐 암놈이 있고, 숫놈이 있다.

세상에 알려져 있는 난폭한 놈은 암놈이고, 숫놈은 그에 비해 좀 약하다.

둘 다 무시무시한 놈임에는 변함없지만, 그래도 이런 승부에서는 확실히 유리를 점할 수 있다.

“전 왼쪽 놈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내가 오른쪽 놈을 잡으면 되겠군.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되겠는가?”

“아뇨. 자, 잠시만! 진정하세요. 왜 이리 급하십니까.”

사내가 당장에라도 달려갈 듯 관절을 풀자 엘리트가 당황했다.

「범룡」은 무턱대고 달려간다고 잡을 수 있는 놈이 아니다. 놈을 사냥하기 위해선 간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모르는 사람은 어렵지만, 아는 사람은 한없이 쉽게 잡을 수 있는 사냥법.

밝혀진 지 얼마 안 됐는지 피터 잭슨의 교본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갱신된 사항이다.

‘음……. 일단 생수통이랑 망토를 꺼내고.’

그는 가방을 뒤적여 물품을 꺼냈다.

놈들은 물가 근처에 사는 주제에, 물에 직접 피부에 닿는 걸 끔찍이 싫어한다.

그렇기에 몸에 생수를 잔뜩 묻혀놓으면 직접 다가와 죽이는 것보다 그냥 브레스를 품어버린다.

브레스를 품으면 더 위험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KH 홍이나 사업팀장이 개발한 이 망토가 필요하다.

D급 결정체로 만들어진 이 망토는 특이하게도 C급 이하 괴물이 만들어내는 불에 100% 저항할 수 있게 해준다.

그 불이 어떤 불이든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범룡」의 약점은 브레스를 품고 있을 때다.

놈이 불을 품고 있는 도중에 놈의 돌기를 찌르면 에너지가 역류하면서 급사한다고 한다.

즉, 이 도구만 있으면 간단하고도 쉽게 놈들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범룡」이 무섭다니 뭐니 호들갑들이라니.

엘리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내기가 끝난 후, 그의 신박한 사냥법에 유튜브는 또 한 번 난리 날 것이다.

비록 누군가는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일반인들은 전문서적에 관심 없는 법이니까.

거기에 덤으로, 저 가면남 역시 신예지에게서 떨어져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면 드디어 바라고 바랐던 그녀와 일주일 동안 단둘이 오붓하게 방송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가면남이 망토를 두르며 잡생각을 하는 엘리트에게 물었다.

“흐흐, 괜찮으시겠습니까? 분명 이 내기, 그쪽이 응했습니다. 나중에 다쳐도 저 원망하지 마십시오.”

“걱정 마라.”

“걱정은 무슨. 예지 씨, 찍고 있습니까?”

“네. 잘 나오고 있어요.”

“그럼.”

엘리트가 생수병을 따며 말을 이었다.

“이제 시작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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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웹소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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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신입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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