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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대위, 귀환하다-109화 (109/128)

육군 대위 귀환하다 109화

29. BJ 엘리트(1)

“하, 하하……. BJ 엘리트님 안녕하세요. 100,000원 후원 감사합니다아.”

신예지가 마지못해 웃으며 답변했다.

BJ 엘리트.

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피지컬과 분석력이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다.

D급 헌터 자격증을 가졌지만, 실력은 거의 C급에 준하는…….

현시점 BJ 중에서 거의 최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떻게 아느냐고?

유튜브에서 그의 영상이 꽤나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괴물이라도 매 촬영 다른 방식의 사냥을 보여준다.

그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각 괴물의 성향이나 특성, 지형 등을 모두 고려해서 사냥하는 것이다.

아마, 그러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을 거다.

[BJ 엘리트 : 어? 예지 님. 야외방송하시네요? 오늘도 박쥐 사냥 가시나요?]

“하하, 네. 그렇게 됐네요. 근데 무슨 일이신가요?”

그녀는 대충 웃으며 빠르게 본론을 물었다. 왜 들어왔는지 짐작은 했지만…….

[BJ 엘리트 : 앗, 마침 저도 야방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거기 건대죠? 혹시 같이하실래요? 저번에 못 했던 교육도 마저 하고요^^.]

역시는 역시였다.

그가 대단한 사람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게 문제다. 사람 말을 도저히 안 들어 처먹는 것.

방송 플랫폼 시상식 때 한번 안면을 트고 번호를 교환한 이후, 그는 주기적으로 연락해 왔다.

같이 합방 한 번만 하자고.

사실 그녀는 그의 방송을 몇 번 본 적 있었다.

그의 주 콘텐츠는 사냥교육.

그것도, 갓 F급이나 E급으로 각성한 초보 헌터나 초보 BJ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었다.

수려한 얼굴 때문인지, 남성 시청자들을 인식한 것인지, 대부분 게스트들이 여성이었지만…….

하지만, 그의 스타일은 그녀가 지향하는 방송과 전혀 달랐다.

특히, 그는 방송 도중에 방방봐(방송은 방송으로 봐라)라는 이유로 게스트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들을 몇 번이나 목격했었다.

그 행동은 그녀가 생각하기에 시청자들의 힘을 빌려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것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또 있는지, BJ들 사이에서 소문도 별로 좋지 않았다.

야망 있는 몇몇 BJ들은 꾹 참고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팬층을 확보하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그렇게까진 하기 싫었다.

그래서 좋게좋게 거절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소문이 안 좋다 해도 같은 플랫폼에서 일하는 동료 BJ니까.

그러나 그는 끈질겼다.

하루가 멀다하고 개인적으로 연락해왔다. 나중에는 집착으로 느껴질 수준이었다.

무슨 고목나무처럼 열 번 찍어 넘기려고 하는 그에게 벌써부터 질려버렸다.

“으음……. 죄송해요. 나름 오랜 기간 가는 거고, 이미 준비가 다 끝나서요.”

그는 확실히 예의가 없었다.

분명, 메시지로 수십 번이나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 이젠 남의 영업장까지 찾아와서 훼방을 놓는다.

-ㅋㅋ 엘리트 까인 거임?

-엘리트 업!

-예지님. ㅇㄹㅌ랑 가는 게 혼자 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 같은데요? 일단 안전하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 222

-3333

-언니야, 난 엘리트 좋은데. 잘생겼잖아.ㅋ

[BJ 엘리트 : 앗, 시청자분들 그렇죠? 거봐요. 예지 님. 그러지 말고 같이 해요. 제가 안전은 확실히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준비는 뭐, 남자가 몸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신예지는 합방에 찬성하는 시청자들의 아이디를 재빠르게 확인했다.

역시, 전부 익숙하지 않은 생전 처음 보는 닉네임들이다.

아마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을 거다.

탐방과 동시에 그의 팬들이 채팅창에 유입됐을 거고, 그녀와의 합방을 원하는 그들이 이런 식으로 ‘물타기’하는 거다.

그녀의 팬들도 얼떨결에 동조하도록 말이다.

“엘리트 님.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엄청나게 수준 높은 헌터 분을 구했거든요.”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시청자들이 전부 보고 있으니까 정중하면서도 확실한 거절 의사가 비치게끔.

[BJ 엘리트 : 앗. 그러신가요? 몇 급이신 데요?]

그러나, 그는 다르게 치고 들어왔다.

-오, 엘리트 자존심에 불붙은 듯 ㅋㅋ

-확실히 엘리트 정도면 지금 강원도에 없는 헌터들 중에선 최고지 않을까?

-그건 아니지;; 요즘 헌터가 얼마나 많이 늘었는데.

-알고 보니 저 가면맨 KH 사람인 거 아냐? ㅋㅋ

-그래도 센스만 치고 보면 KH보다 엘리트가 더 낫지. 동영상 봐라. 기발하잖냐.

-미치심? KH 사람들하고 비교는 에바지;; 동네 축구 좀 한다고 프리미어리거랑 비교하는 꼴이네.

-ㅇㅇ 그치. 걔네들은 초엘리트.

그의 말에 시청자들 반응이 뜨거운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이 판은 그가 완벽히 쥐어흔들고 있다.

이 흐름을 빨리 바꾸지 않으면 원치 않는 합방을 하게 될 것이다.

근데…… 그것과 별개로 시청자들에겐 몇 급이라고 말해야 하지?

사내의 실력은 확실하지만 그걸 보증할 수 있는 신분이 없다.

신예지는 골머리가 아팠다.

점점 불쾌감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도대체 아까부터 왜 저러는 거야 저 BJ는.

“그게 왜, 궁금하신데요?”

[BJ 엘리트 : 아. ㅎㅎ 오랜 기간 가는 여행이잖아요. 그냥 걱정돼서요. 알다시피 요즘 헌터라고 사기 치고 다니는 사람들 많잖아요. 저분 뱃지도 안 달고 계시네. 확인 잘하신 거 맞죠?]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그래서 가면남은 몇 급인데?

-왜 공개를 안 함?

-말해줘라.

[BJ 엘리트 : ㅎㅎ.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시네요. 몇 급이실까?]

신예지는 어느 때보다도 그가 얄미웠다.

그러면서 사실,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현재 연합이 법적으로 뱃지가 없는 헌터는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상태다.

괜히 이상하게 여긴 시청자들이 신고하면 이번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망치게 될 수도 있었다.

“으, 음. 급수는 아직 비밀이랍니다. 확실한 건 여러분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실력이라는 거예요. 바로 공개하면 재미없으니까 일부러 뱃지는 숨겨놓은 건데 그걸 벌써 밝히라고 해버리시네……. 하하.”

그녀는 대충 얼버무림과 동시에 개인 메시지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시청자 채팅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신예지 : 저기요. 도대체 제 방송 오셔서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저번에 같이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이영재 : 예지 씨.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요즘 합방할 사람이 없어서. 콘텐츠 각이 안 나와요.]

역시, 소문이 안 좋다 보니 점점 게스트들이 꺼리는 것 같았다.

[신예지 : 그게 도대체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뱃지는 왜 물어보시는데요? 이거 엄연히 영업 방해에요.]

[이영재 : 솔직히 말해봐요. 그 사람 뱃지 없죠? 괜히 가면으로 얼굴 가리고. 헌터 업계 좁아서 얼굴 알 사람은 다 아는 데 가면 쓰고 있는 거 보면 다 티 나죠.]

[신예지 : 알 바 없네요. 그리고 가면은 제가 쓰라 한 거고요.]

[이영재 : 아, 누군데요? 고등급 헌터면 웬만해서 제가 다 알 텐데.]

칭얼대는 그를 뒤로하고 다시 화면을 향해 웃음을 지으며 멘트를 칠 찰나-

띠링-

또다시 문자가 왔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사내가 감탄했다.

그녀의 눈, 손, 입이 제각각 따로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 진행하랴, 사각지대에서 문자를 계속 이어나가랴, 확실히 대단한 멀티태스킹이었다.

[이영재 : 저랑 합방 안 해주시면 바로 신고 들어갑니다.]

[신예지 : 뭐라고요?]

[이영재 : 연합에 신고한다고요. 불법 야외방송한다고 확인해 보라고.]

[신예지 : 참 나, 지금 해보겠다는 거예요?]

[이영재 : 아, 그러니까 이렇게 해요. 딱 이번 한 번만 같이 방송해요. 대신 수익 반반 보장해 드리고, 그 가면 분 뱃지도 제거 하나 남는 거 드릴게요.]

그는 뱃지로 약점을 잡아 딜을 했다.

확실히 그 집요함이 대단했다.

이쯤 되니까, 거절하는 게 더 스트레스받겠다 싶은 그녀는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후……. 좋아요, 엘리트 님. ‘건대입구역’ 앞으로 오세요.”

***

“부르셨습니까.”

강원도 북부.

거대하게 쌓아 올린 철벽 위에 위치한 좁은 회의실.

KH 1팀장 문태준은 조용히 문을 들어가 최강수에게 인사했다.

“교대는 마쳤나?”

“네. 2팀장 태경이에게 인수인계 완료했습니다.”

“상황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아직도 똑같습니다. 어디서 알이라도 까는 건지 끝도 없이 몰려듭니다.”

사방을 두르고 있는 철벽.

그곳으로 불의 종족들이 벌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목표는 중앙.

총사령관과 군단장을 봉인시키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선소연을 향해서다.

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그에 따라 KH 단원들도 밤낮으로 싸워야 했다.

1팀은 2팀과 맞교대, 3팀은 4팀과 맞교대하면서 6개월 동안 끊임없이 싸워왔다.

다행인 건 놈들이 멍청해서 나름 상대하기 쉽다는 것이었다.

놈들은 마치 프로그래밍 된 로봇처럼 행동했다. 오로지 중앙에 있는 선소연을 처리하기 위해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다.

추측하기를, 총사령관과 군단장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니 폭주하는 것 같았다.

“단원들은 괜찮나?”

“아직, 사망자는 없는데 다들 얼굴에 그늘이 져 있긴 합니다.”

“하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싸우고 있으니. 그렇다고 희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쯧.”

혀를 찬 최강수가 은근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저번에 제안했던 것은…….”

“거절하겠습니다.”

문태준은 다 듣지도 않고 단칼에 거절했다.

최강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 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네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아마 저뿐만 아니라, 그 어떤 단원도 이곳을 두고 떠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반년밖에 남지 않았어. 자네도 알지 않는가. 소연이가 어떤 심정으로 그놈들을 봉인하고 있는지.”

선소연이 지구의 핵에너지를 사용해 그들을 잠깐동안 봉인하기로 했을 당시, ‘크라켄’이 간부들에게 통보했다.

기한은 딱 1년.

총사령관과 군단장의 시간을 멈출 수 있으나, 핵에너지의 통로 역할을 한 그녀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당연히 모든 간부들은 기겁하며 그녀가 하지 못하도록 두 손 들어 말렸다.

하지만 선소연은 단호했다.

그녀가 봉인하지 않으면, 단 반년도 버틸 수 없다는 것이 ‘크라켄’의 판단.

일단 봉인해두고 1년 동안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는 게 ‘선소연’의 판단이었다.

그녀는 어차피 「아베르노」에 오빠를 찾으러 가려 했던 상황. 기꺼이 희생을 선택했다.

“목숨을 걸었지 않습니까. 우리도 같은 심정입니다.”

문태준이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네. 6개월 동안 우리가 한 거라곤, 소연이에게 달려드는 놈들을 막아내고 있는 것뿐이지 않은가.

단원들도 고생할 만큼 했고 말이야.”

“그렇다고 이곳을 버리고 떠날 순 없습니다. 그리고……. 반년 동안 한 게 없다니요. 놈들의 결정체를 산처럼 쌓아 놓았는데.”

끝없이 달려드는 레프, 레다.

그리고 A급부터 F급까지의 다양한 불의 종족들.

지금껏 쌓아 놓은 결정체로만 건물 하나를 채울 정도일 거다.

“흠……. 또 단원을 늘리겠다는 건가?”

이제 거의 각 팀당 인원이 500명에 달한다.

물론 그런데도 이곳을 방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이건 기회입니다. 소연이가 1년 동안 벌어다 준 소중한 기회요. 우리는 1년 동안 통제되지 않는 놈들을 잡아 더 발전해야 합니다. 천 명이든, 만 명이든 늘릴 수 있을 만큼 헌터 수를 증강해야 해요.”

“그건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일반인들이 지원하려 하지 않아. 이곳 상황을 아는 게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WHO에도 결정체 지원을 보내야 하고, 이젠 기존 헌터들도 채용해야겠지요.”

“S급 헌터를 포기하잔 말인가?”

KH의 채용 대상은 항상 일반인이었다.

그래야 A급 결정체 5개를 섭취시킬 수 있으니까.

“요즘 입단한 단원들에게 스치듯 들은 소리가 있습니다.”

“말해보게.”

“밖에서 저등급 헌터들이 방송이란 것을 한다더군요. 그들의 사냥 센스가 나름 쓸만하다고 합니다.”

“방송?”

“네. 그 친구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문태준의 제안에 최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 신선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허, 유라랑 한번 상의해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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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웹소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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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BJ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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