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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대위, 귀환하다-75화 (75/128)

육군 대위 귀환하다 075화

19. 함정(4)

깨어난 비서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들었다.

“그래서 내 몸에 손대자마자 잠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다?”

“……네.”

“신체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순례길에 들어올 수 있는 거였다니…….”

인도자의 말에 따르면 허가받은 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총사령관이 개입하면서 틀어진 건가?

답답했다. 아직도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니.

“죄송해요. 전 그냥 단순히 주무시는 줄 알고…….”

“아니, 죄송할 필요 없다.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이 정체 모를 곳으로 끌려오게 된 것은 총사령관의 함정.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다.

그녀는 오히려 내 부주의로 인한 피해자다.

평소처럼 집에서 입장하거나, 적어도 혼자 있는 비서를 위해 주의는 줬어야 하는 건데…….

한숨을 한번 내쉬고 주변을 돌아봤다.

거대한 통로를 지나 떨어진 곳은 울창한 열대우림이었다. 그것도 매우 덥고 습한 지역.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그녀의 이마에 땀이 줄줄 흐르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난 더위에 내성이 있었지만, 그녀는 많이 힘들어 보였다.

“많이 덥나?”

한국은 아직 쌀쌀한 초봄.

그녀의 유니폼은 겨울용이었고, 벌써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아…… 네. 혹시 벗어도 돼요……?”

돌아오는 목소리가 떨려왔다.

겉으로 티를 안 내려 노력하는 것 같지만, 미지의 공간에 맨몸으로 떨어졌다. 불안할 수밖에 없겠지.

그래도 크게 긴장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나와 인도자의 다급한 대화를 듣지 못했고, 막연하게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일단은 내가 태연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고개를 끄덕이자, 손나연은 곧바로 재킷을 벗고 과감하게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쳤다.

하얀 옷이라 속이 투명하게 다 비췄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만큼 덥다는 거겠지.

“후우……. 조금은 괜찮아졌어요.”

난 옷깃을 붙잡고 앞뒤로 펄럭이며 부채질하는 그녀를 바라봤다.

이제부터 지구로 복귀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얘는 어떡해야 하지?

함께 다니면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텐데…….

그렇다고 버리고 갈 수는 없다.

딴에 날 위한답시고 챙겨주다 사고에 휘말리게 된 건데, 그냥 외면하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았다.

“잘 들어.”

“……네? 네! 단장님.”

내 낮은 목소리에 손나연이 부채질을 그만두고 곧바로 차려자세를 했다.

“안타깝게도, 지금 상황이 썩 좋지 못하다. 놈들의 함정에 휘말렸어. 이곳이 어딘지 정확히 알 수도 없을뿐더러, 널 지키기 힘들 정도로 위험할 수도 있다. 영영 지구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고…….”

“…….”

한바탕 난리를 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묵묵히 듣고 있다.

“한 가지만 확실히 하지.”

“……넵.”

“난 무조건 살아남아 지구로 복귀할 생각이다.”

선소연과 처음 균열에 빠졌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분명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국 복귀에 성공했었다. 입구가 있으면 분명히 출구 또한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난 경직된 자세로 서 있는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덥고 힘들어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내 힘이 닿는 한 널 보호해 주겠다. 단, 의욕이 꺾이거나, 노력하기를 멈춘다면 나 혼자 떠날 수밖에 없다.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지금 지구는 위험한 상황이거든.”

잔인한 소리일 순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해놔야만, 죽기 살기로 움직일 거다. 살기 위해서.

“최,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습니다. 그게 제 일이니까요.”

“좋아. 그 마음 잊지 않도록. 자세는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되고. 편하게 있어도 돼.”

“알…… 겠어요. 그럼 이제 전 뭘 하면 될까요?”

“지금부터 이곳을 정찰할 거야.”

그녀도 나도 이 공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인도자의 말이 맞다면 이곳이「아베르노」라는 것밖에는…….

일단 뭐라도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정찰하는 동안, 주변 둘러보면서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열매나 과일이 있는지 찾아봐. 절대 먹진 말고, 혹시 위험 상황이라 느끼면 하늘을 향해 크게 비명 질러라.”

“저, 저 혼자요?”

“걱정하지 마라. 안전거리 내에서 수색할 생각이니까. 대충 찾으면 그곳에서 휴식하고 있어.”

그녀와 함께 정찰하기엔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 사실 딱히 시킬 건 없었다. 그저 탈진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난 갈팡질팡하는 그녀를 내버려 두고 하늘로 뛰어올랐다.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는 활엽수들이 지평선 너머까지 있는 거로 보아 무척 넓은 공간이다.

저 멀리 커다란 강도 보였다.

그러나 딱 봐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흙탕물이다. 여긴 패스하고…….

본격적으로 수색을 시작했다.

높은 나무들을 밟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적당한 곳에 내려 식물들을 이리저리 찔러보기도 했고, 땅을 파보기도 했다.

“다행히 식인식물이나, 짐승 같은 것들은 안 보이는군. 벌레나 곤충도 없고.”

위험이 될 만한 것들이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녀에겐 희소식이다.

수색을 지속했고, 손나연과 5㎞ 정도 벌어졌을 때였다.

“꺄아악!”

청각에 그녀의 비명 소리가 잡혔다. 뭔가 발견했나? 난 즉시 나무 하나를 박차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날았다.

5초 정도 흘렀을까,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소리를 내지르는 그녀가 눈앞에 보였고, 옆에 멈춰섰다.

“다, 단장님!”

손나연이 신속하게 내 등 뒤로 숨어 옷소매를 꽈악- 움켜쥐었다.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붙잡은 모양인지 곧이어 ‘아! 죄송합니다.’ 하고 손을 뗐다. 그러고는 앞쪽을 가리켰다.

“저기 보세요!”

“응? 저게 뭐지?”

그녀가 가리킨 방향에는 처음 보는 생물 3마리가 거리를 둔 채 경계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인간과 비슷한 모양이긴 한데…… 확실히 달랐다.

흑인보다 시커먼 피부.

등에 달린 날개 두 쌍.

그리고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기이한 삼지창을 들고 있었다. 확실한 건 위기감조차 안 느껴질 만큼 약해 보였다.

“괴, 괴인이에요. 어쩌죠?”

“기다려보자.”

짐승이나 흉측한 모습이 아닌 그래도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 중 한 마리는 가방까지 메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지성체일 수도 있다는 것. 난 그녀를 등 뒤로 보내고 앞으로 나섰다.

“이봐들. 내 말 알아듣겠나?”

내가 질문하자,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뭐라 중얼거렸다.

“@@## @@@ ###”

“### @!$”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아무래도 이들은 크라켄이나 군단장들처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나 보다.

그들은 몇 마디 주고받더니 내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삼지창을 들이밀며 다가오는 것 보니, 절대 호의적이진 않았다.

“흐음……. 이곳에 대한 실마리 좀 얻고 싶은데.”

내가 중얼거리자, 괴인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단순한 위협이 아닌, 명백한 살의를 가진 움직임이었다.

“후우, 결국 꽝인가.”

난 그들의 돌진을 가벼운 움직임으로 피해냈다. 그리고 양팔을 위로 든 채 흔들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바디랭기지, 싸울 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집요하게 달려들었다.

“어쩔 수 없네…….”

난 불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굳이 대화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괴물들을 붙잡아 놓고, 상대하기는 싫었으니까.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곧이어, 세 마리가 동시에 타오르더니 잿더미도 남기지 않고 증발했다. 그리고 떨어지는 가방과 결정체 3개.

“호오, 이들에게도 결정체가 나오나 보군.”

아쉽게도, 이들에게선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다.

수확이라고는, 이곳에 괴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잡으면 결정체가 나온다는 것.

거기에 가방 하나까지.

난 그것들을 주운 후 뒤를 돌아보았다.

새파랗게 질려 있는 손나연의 모습이 보였다.

“괜찮아?”

내 질문에 그녀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그냥 인제야 실감이 났어요.”

“뭐가?”

“단장님이 안 계시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거요.”

식은땀인지, 더워서 흐르는 땀인지 손나연은 몸에서 계속 물을 방출해냈다.

다리도 후들거리는 게 위태로워 보였다. 난 주운 결정체를 손가락으로 굴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결정체라도 먹을래?”

“……그걸요?”

힘들어 보이는 데도 발음은 또렷하다.

일반인치고는 대단한 의지력이었다.

“응. 선택은 네가 해라. 단, 보증이 안 된 결정체다. 먹으면 능력이 생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음…….”

고민하는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수준 낮은 놈들에게서 나온 결정체라 주기 껄끄럽긴 하지만, 지금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여서.”

그녀와 이곳에서 앞으로 얼마나 같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조금이나마 질 좋은 결정체를 먹이는 게 나에게도 편하다. 어떠한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러나, 지금은 식수도 없는 상태다.

손나연은 조금 지나면 탈진해서 쓰러질 것만 같이 위험해 보였고, 나에겐 물 없이 그걸 해결할 각성능력이나 의학지식이 없었다.

별수 없이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녀는 짧게 고민하더니 답을 내놓았다.

***

선소연은 깜짝 놀랐다.

오빠가 분명 밤에 로맨틱하게 깨워주기로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길래 단장실로 찾아갔었다.

문을 열자 보였던 것은 오빠가 그의 비서와 함께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누가 보면 오해할만한 자세로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아는 오빠는 잠귀가 무척 밝은 사람.

그녀가 문을 열었는데 깨지 않을 리도 없었고, 애초에 저런 상태로 잠에 빠질 리도 없었다.

짐작대로라면 순례길에 들어선 것 같은데, 비서는 왜 저러고 있지? 기분이 나빠졌다.

“이봐요. 거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미쳤어요?”

선소연은 일단 비서를 끌어낸 후에 흔들어 깨웠다. 그런데도 미동조차 없었다.

순간 그녀에게 묘한 불안함이 일었다.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푸르게 빛나고 있는 목걸이가.

“문어의 호출…….”

그녀는 곧바로 크라켄을 소환했다.

그와 동시에, 비상소집망에 소환령을 넣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이다.

소집망에는 각 팀장과 최강수 주유라, 그리고 홍이나까지 들어 있었다.

[큰일이다.]

어느새 소환된 크라켄이 절망적인 음성으로 말했다.

“왜, 왜요? 무슨 일인데요?”

[인도자와 잠깐 소통했었는데, 아무래도 총사령관에게 당한 것 같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녀가 그를 「아베르노」로 보냈어. 아무래도 이 인간 여자 또한 함께 딸려 들어간 것 같다.]

“…….”

크라켄은 선소연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 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장실에 인원들이 모였다. 최강수, 주유라, 유현동, 홍이나 이렇게 넷이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최강수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물었다. 강현과 비서는 소파에 가지런히 눕혀져 있는 상태였다.

선소연은 침울한 표정으로 지금까지 크라켄에게 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허어……. 어찌 이런 일이.”

모든 이들이 침음을 흘렸다.

크라켄이 설명을 이었다.

[「아베르노」는 각 종족의 왕조차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다. 그곳에 들어가서 살아온 자가 없기에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둘은 포기해야…….]

“닥치세요!”

선소연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엔 물기가 가득했고, 떨림이 있었다. 그러는 그녀를 바라보는 임원들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대의 마음은 이해한다만, 지금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총사령관이 순례길을 건들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은 왕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힘을 갖췄다는 의미. 인류, 그리고 지구의 상황은 최악이다.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이는 분명 살아 돌아올 거예요.”

[그곳에서 돌아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아베르노」라고 했죠? 별거 없던데요?”

선소연의 생뚱맞은 말에 모두들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그곳 현장에 가보기라도 한 것처럼 확신에 차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방금 오빠와 감각을 공유했거든요. 벌써 놈들 세 마리나 해치웠네요. 비서도 무사하고요.”

[무슨! 그곳과 능력 연결이 된단 말인가!]

모두들 흥분했다.

“누님! 그게 참말입니까!”

“아저씨가 살아 있어요?”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선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는 무조건 지구로 복귀할 거라고 했어요. 전 그 말을 믿어요.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최선의 준비라…….”

최강수가 읊조렸고 선소연이 말을 이었다.

“결정체를 더 모아서 S급 헌터를 더 늘릴 겁니다. 정말 죄송한 얘기지만 각 팀의 휴식 기간을 없애도록 할게요. 현동이는 내일 4팀 데리고 해외파견 가. 다른 부족한 팀 좀 지원해줘.”

“아, 알겠습니다. 누님!”

“이나 씨는 계속 연구에 전념하시고 최대한 빨리 성과를 내주세요. 적어도 반년 이내로 성과가 나와줘야 합니다. 새로운 무기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잖아요.”

“네. 거의 마무리단계라 곧 있으면 결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좋아요. 최강수 아저씨는 WHO(세계헌터기구)에 총공격 사실을 알려주시고 각국에서 대비하도록 해주세요. 도시마다 큰 벽을 세우고, 민간인들을 위한 지하벙커도 지금보다 훨씬 늘려야 합니다.”

“알겠네. 아, 현이는 어찌할까. 알려야 하나?”

“굳이 오빠의 부재를 세계에 알릴 필욘 없을 것 같아요. 괜히 사기만 떨어질 거예요. 오빠랑 비서는 제가 집으로 데려가서 돌볼게요. 영양은 충분히 공급해야 하니, 개인 의사 하나만 알아봐 주시고요.”

그녀는 각 인원들에게 지시하기 시작했고, 갑작스러운 회의가 진행됐다. 긴급회의는 한 시간이나 흘러서야 종료됐다.

다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선소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회의 내내 티는 안 냈지만 서글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가 미치도록 걱정스러웠다.

그 균열에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지를 헤맨단 말인가. 울적한 마음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려 하는 찰나,

“누님!”

뒤에서 유현동이 나타났다.

“아…… 아직, 안 갔어?”

“걱정되시죠?”

“…….”

기분을 풀어주려 하는 걸까, 유현동은 분위기에 맞지 않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선소연은 마지못해 마주 웃어줬다.

“당연히 걱정되지. 그걸 말이라고.”

“그쵸. 남녀가 단둘이 떨어졌는데, 무슨 일이라도 나면…… 으악!”

선소연이 유현동에게 강한 꿀밤을 먹였다.

그리고 코웃음 쳤다.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나랑 있을 때도 반년 동안 아무런 진도도 안 나갔던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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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또 이상한 곳에 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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