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베즈 레빈에 떠오른 별 (4) >
133. 샤베즈 레빈에 떠오른 별 (4)
2027년 7월 15일.
누군가에겐 짧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길고 길었던 메이저리그의 전반기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그 결산서를 받아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이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취할 수 있는 움직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봐, 데릭. 잘 생각해보자고. 이 정도 수준의 불펜은 어디 가서 찾기 힘들어. 겨우 유망주 2명만 내주면 트레이드해주겠다니까?"
페이스가 다소 처지거나, 체력적 문제에 직결한 팀은 후반기 전력 재정비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도나, 당장 이 빌어먹을 제임스한테 전화 돌려! 뭐, 안 받는다고? 그 자식, 내 눈에 띄면 박살을 내주겠어!"
이미 가을 야구 탈락이 유력한 팀의 구단주는 단장을 교체하기 위해 이를 갈았으며.
"허헛, 내가 이런 성적표를 받아볼 줄이야.."
승자의 기분을 누린 소수의 팀은 여유와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 소수의 팀을 이끄는 단장이 된 LA다저스의 단장 이반 브루스.
그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다저스 상반기 결산표를 받아보았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순위]
1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74승 24패 +0.0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51승 46패 +22.5
3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50승 45패 +22.5
4위 콜로라도 로키스 47승 48패 +30.5
5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8승 56패 +34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2.5경기까지 그 격차를 벌려버린 LA다저스.
그가 부임 한 뒤로, 아니 부임하기 전에부터 LA지역 언론의 집중포화를 연례행사처럼 치르던 전반기의 LA다저스를 떠올린다면 격세지감이랄만 한 성적이었다.
"어쩌면 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큰 잭팟을 터트린 사나이로 이름이 남을지도 모르겠어. 이런 선수를 내가 영입했다니."
하지만 그런 그가 더더욱 놀란 이유는, 그 다저스의 모든 변화가 단순히 한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끌어내 졌다는 사실과.
그 선수가 평생을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이반 브루스조차 처음 보는 광경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었다.
달칵- 달칵-
마우스를 몇 번 옮기자 모니터의 화면이 전환됐다.
MLB 공식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
그곳에는 다저스의 99번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었다.
[The Asian hitter Kang, He dominates Major League]
아시아인 타자 강해준,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다.
그 기사의 제목을 따라 읽어본 이반 브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그의 시대야. 그만큼 충격적인 3개월이었지."
시즌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광경.
그 사진 아래에는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연 들이밀기라도 하듯, 해준의 전반기 스탯이 주르륵 나열되어있었다.
[메이저리그 전반기 MVP]
『Hae-Jun Kang』
Los Angeles Dodgers, 24years old
Bats/Throws - R/R
Position – CF, SS
출루율 ML 1위 / NL 1위
장타율 ML 1위 / NL 1위
안타 ML 1위 / NL 1위
볼넷 ML 1위 / NL 1위
도루 ML 9위 / NL 4위
득점 ML 1위 / NL......
............
...
+++
"편집팀! 자막 전부 준비됐어?"
"하이라이트 장면 미리미리 준비해놔! 중간 영상으로 나갈지도 모르니까!"
"스트리밍 서비스 접속 체크해! 요즘 거기서 나오는 광고 수입이 본방송보다 덩치 큰 거 알지? 했다고? 놓치면 시말서로 안 끝나니까 두 번 하라는 말이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 이벤트를 코 앞에 둔 MBW 스포츠국. 이번 중계를 맡은 조용수 PD는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다소 충혈된 눈으로 중계 준비를 끝마쳤다.
"조 PD님, 방금 KBO에서 연락 왔는데 플러스 채널만큼은 본인들 경기 재방송으로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뭐야 그 참신한 개소리는? 국야 정규 방송도 시청률 박살 난 지가 언젠데."
신경을 건드리는 소리에 조용수 PD가 티가 날 정도로 눈살을 찌푸렸다.
선수협의 파업이 막을 내리고 뒤늦게 개막한 한국 프로 야구. 하지만 이곳은 이미 팬들의 반응이 차갑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대체재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메이저리그 광풍이 휩쓸고 있는 상황.
강해준이라는 전무후무한 시청률 치트키가 있는 지금 KBO의 경기를, 그것도 재방송을 내보낸다?
'니들이 내 머리에 총구를 들이 대봐라. 내가 그러나.'
조용수 PD는 KBO의 요청을 단번에 일축하고 모니터 한편에 떠올라있는 스마트 레이팅 시스템을 체크했다.
그곳에는 전국에서 집계되는 실시간 시청률이 표시돼있었는데, 그 수치는 조금씩 들썩이며 상승세에 들어선 상태였다.
[9.51%..9.62%..9.72%..]
그 수치를 확인한 조용수 PD의 눈빛이 번뜩였다.
'시작도 안했는데 이 정도라니. 진작에 알았지만 강해준, 그 선수의 스타성은 완전 미친놈 수준이야'
주말이라면 모를까, 방영 시간대가 평일 오전인 8시 30분이다.
주 시청자층인 직장인들이라면 직장, 혹은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을 시각.
그런 상황에서 TV의 시청률만이 집계되는 수치가 9%를 넘었다?
이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대박의 징조나 다름 없었다.
'이제는 1년 전과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커버렸어.'
조용수 PD는 KBO에서 믿을 수 없는 활약을 이어가던 해준의 모습을 떠올리며 중계석에 앉아있는 해설위원들을 바라보았다.
한국 프로야구 200승 투수 출신 서재진, 전직 메이저리거 이도헌, 그리고 베테랑 해설위원 김동준까지.
이번 해설을 위해 특별히 팬들에게 지명도가 높은 해설위원 올스타로 꾸민 중계진이었다.
친분이 깊은 서재진과 이도헌은 서로 투닥거리며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 글쎄 난 강해준이가 이렇게 될 줄 미리 알았다니까 그러네! 눈빛이 달랐다고, 눈빛이. 어? 딱 그 눈빛에서 난 기필코 성공하겠다. 이런 독기가 쏟아져나오는데..!"
"네네, 그러시겠죠. 서 선배님의 위대한 혜안이야 제가 예전부터 존경하던 점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 자식이 끝까지 안 믿네?"
조용수 PD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다 했다. 이제는 하늘에 맡기는 것뿐.'
최고의 스포츠 스타, 최고의 해설진.
스포츠 방송에서 이 이상 갖출 수 있는 것도 없다.
조용수 PD가 마이크를 통해 말을 전했다.
"자자, 진정들 하시고. 이제 들어갑니다! 준비하세요! 스탠바이---!!"
서재진이 이도준에게 한 차례 눈을 부라렸지만, 베테랑 해설위원 김동준이 익숙한 듯 그사이를 치고 들어가는 멘트로 대화를 끊으며.
"큐!"
생방송을 알리는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202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 그 이벤트가 드디어 막을 열었습니다. 이번 홈런 더비는 사상 최대 금액에 해당하는 5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걸며 화제가···."
불타는 눈빛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 조용수 PD.
'이대로만 가자! CP자리까지 꿰차야지 용수야!'
그의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10.5%]
[▲10.6%]
[▲12.5%]
[▲14.8%]
방송에 들어감과 동시에, 조금씩 들썩이며 조짐을 보이던 시청률이 폭등하고 있었다.
+++
미드 서머 클래식.
미국 내 여름 이벤트의 꽃,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가 열리는 다저 스타디움.
전 세계에서 몰려든 56,000명이 가득 메운 다저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밑바닥에서부터 크게 들썩이고 있었다.
30개 구단의 다양한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들어온 관중들.
기대에 찬 팬들의 시선과 함께, 장내 캐스터의 소개가 이어지며 '2027 Major League Home Run Derby'라 써져있는 커다란 원형 단상 위로 선수들이 차례대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히터들을 맞이할 시간입니다! 2027 언더에라 홈런 더비, 그 첫번째 히터로 나설 선수는 시카고 컵스의 데이비드 홀리데이-!]
우레와 같이 쏟아지는 박수와 환호소리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8명의 스타들.
"강, 당신을 보러 텍사스에서 여기까지 날아왔다고!"
"D.S! 이번 홈런 더비도 우승할거죠?"
"콜튼, 진정한 로키스의 힘을 보여줘-!"
휘이이익-!
"캡틴 데이비드-!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이들 하나하나는 메이저리그의 하늘을 그 누구보다 많이 갈라버리는 강타자들로 이루어져있었다.
[내셔널리그 홈런 더비 참가자]
강해준(LAD) 41홈런
로니 그린(NYM) 29홈런
콜튼 토르바손(COL) 28홈런
데이비드 홀리데이(CHC) 22홈런
[아메리칸리그 홈런 더비 참가자]
데블린 스티븐스(DET) 38홈런
라이언 더거(BOS) 31홈런
마틴 시에라(LAA) 20홈런
미구엘 디아즈(CLE) 24홈런
투고타저라는 말이 무색하게 모두 전반기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강타자들.
하지만 그럼에도, 눈에 띄는 2명이 손을 흔들자 다저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다른 스타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술렁거렸다.
홈런 더비를 취재하기 위해 자리잡은 기자들은 그 모습에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강과 스티븐스는 반응이 차원이 다른데?"
"올스타전 게임보다는 홈런 더비에만 관심이 있는 팬도 있으니까 말이야. 힘의 차이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벤트잖아."
"다른 선수들은 축제를 꾸미기 위한 서브 데코레이션 수준이군."
그만큼이나 데블린 스티븐스와 해준의 레코드는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9.48타석당 홈런을 기록하는 해준.
그리고 9.9타석 당 홈런을 뽑아내는 데블린 스티븐스.
이제는 북미 최대 규모의 도박 사이트로 자리매김한 겜블러즈 인 메이저에서조차 이 두 명을 나란히 우승 유력 후보 1,2위에 랭크한 상태였다.
본래 우승 후보인 이스마엘 콥은 루키 시절 이후 참가하고 있지 않아, 이번 올스타전 홈런 더비의 모든 관심이 온전히 해준과 스티븐스에게 쏠려있는 상황.
[1차전 매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야수, 데블린 스티븐스와 시카고 컵스의 캡틴, 데이비드 홀리데이-!]
그 1차전 매치가 시작되자, 아직 차례가 아닌 해준은 벤치 한 편에 자리를 잡았다.
'악마의 괴력이라. 어디 한번 제대로 봐볼까.'
자신의 순서는 3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강타자 미구엘 디아즈와의 매치.
평소 미구엘 디아즈가 기술로 홈런을 만들어내는 선수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강력한 경쟁자라 말하기는 어려웠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나와 데블린 스티븐스가 결승에서 만나게 되겠지.'
해준의 눈빛이 깊어졌다.
시선이 향한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데블린 스티븐스의 소속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타격 코치 윌리 도슨.
전광판의 타이머가 제한 시간인 4분을 가리키고, 윌리 도슨의 손에서 공이 떠나자 홈런 더비의 1차전이 시작됐다.
따아악-!
그와 동시에 휘둘러지는 데블린 스티븐스의 방망이.
오우우우우-!
----터어엉-!
시야에서 순식간에 멀어진 타구가 전광판을 강타했다.
[시작부터 폭발을 일으키는 데블린 스티븐스의 괴력-! Oh my goddess, 476피트(145m)가 찍혔습니다!]
'저 엉성한 폼에서 저런 스윙이라고? 영상으로 몇 번 보긴 했지만.. 직접 보니 괴물이잖아.'
해준은 그런 데블린 스티븐스의 홈런 레이스를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따아아아악-!
[2구도 넘깁니다! 이번에는 480피트! 데블린 스티븐스가 시작부터 추가 시간 30초를 가져가는데 성공하는군요!]
440피트 이상의 홈런을 2개 기록하면 30초의 추가 시간을 주는 홈런 더비 룰.
데블린 스티븐스는 그 30초를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 가볍게 가져가고 있었다.
'걸리면 넘어간다는게 저런 소리겠지.'
해준은 자신의 스윙과 궤를 달리하는 데블린 스티븐스의 스윙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하늘을 가르는 타구에서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 뒤.
[1차전 매치의 승자는 31개의 홈런을 기록한 데블린 스티븐스입니다! 악수를 청하는 데이비드 홀리데이- 관객석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지는군요!]
시카고 컵스의 캡틴 데이비드 홀리데이는 19개라는 홈런을 쳐내며 나름 분발했지만, 데블린 스티븐스의 괴력에 밀려 8강부터 떨어지고 만다.
시작부터 경쟁자와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는 데블린 스티븐스.
그런 그의 괴력 덕에 2차전 매치인 마틴 시에라와 로니 그린의 접점은 오히려 어린애 장난 같아 보일 정도였다.
각각 11개와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4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한 로니 그린.
그리고, 3차전 매치가 시작됐을 때.
"흡-!"
따아아아악-!
해준보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미구엘 디아즈가 무서운 기세로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건 갑니다! It's....home run-! 무려 20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미구엘 디아즈! 심지어 그에게는 1분 30초라는 시간이 더 남아있습니다!]
마치 1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양 배트를 돌리는 미구엘 디아즈.
따아아아악-!
[It's twenty-four! 계속해서 넘어가는 미구엘 디아즈의 타구! 하하, 외야에 자리잡은 키즈들은 슬픈 눈망울로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보네요!]
그렇게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갔을 때.
[시간 종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미구엘 디아즈가 예상 외의 괴력을 선보이며 무려 28개의 홈런을 기록합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선보인 미구엘 디아즈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타석에서 벗어났다.
"허억..허억.. 후웁. 이 정도면 됐겠지."
벤치 난간에서 호흡을 어느정도 진정시킨 미구엘 디아즈.
그는 자신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해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떠올라있었다.
'미안하게 됐어, 루키. 하지만 1차전은 내가 이겨야겠다.'
기력이 쭉 빠진 손아귀의 힘.
그는 뒤를 바라보지 않고 1차전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은 탓에 이미 홈런을 더 이상 쳐낼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본래 기술적으로 홈런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인 그였기에, 오로지 힘을 몰아붙여 홈런을 뽑아낸 방금 타석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상황.
그럼에도 그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간단했다.
'로드리게스 자식이 너만 탈락시켜주면 50만 달러를 준다잖아. 어차피 결승은 올라가봤자 데블린 저 괴물 자식이 버티고 있으니 루키를 잡는게 수지 남는 장사지.'
스프링캠프 시절, 해준에게 밀려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되버린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그는 미구엘 디아즈에게 50만 달러를 건내주면서까지 해준의 우승을 막아내기 위해 사주한 것.
'그림의 떡 같은 500만 달러 대신 50만 달러라. 성공적인 거래지.'
그렇기에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 무려 28개의 홈런을 뽑아낸 미구엘 디아즈.
그가 만족스러운 미소로 여유를 가진 채 해준의 타석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홈런 1위의 타자이니.. 25개쯤은 치려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슬아슬하겠는걸.'
하지만 자신처럼 힘보다는 기술로 홈런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이 강한 해준. 미구엘 디아즈는 반쯤은 본인의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흐읍-!"
따아아아악-!
해준의 홈런 더비는 시작부터 그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흘러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it's.....gone! and blast shot! 강이 시작부터 다저 스타디움의 하늘을 그 누구보다 높게 갈라버립니다! 491피트(149m)! 단숨에 데블린 스티븐스의 기록을 깨버리는 강!]
배팅볼러를 자처한 마르쿠스 영의 초구를 강타.
해준이 시작부터 대형 타구를 뽑아내자 미구엘 디아즈 딱딱하게 얼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Holy shit. 뭐야, 저 타구는?"
그는 입을 떡 벌리며 장외홈런이 될 뻔한 해준의 타구를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시작이었다.
따아아악-!
따아아아아아악-!
따아아아악-!
[미쳤습니다-! 멈추질 않아요!!! 홈런 더비에 처음으로 참가한 다저스의 루키 KANG, Hae-Jun! 그가 다저 스타디움을 뒤흔들어버립니다!]
좌우중간을 가리지 않고 어마어마한 레그킥을 동반한 풀스윙으로 다저 스타디움을 갈라버리기 시작한 해준.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그의 타구가 계속해서 샤베즈 레빈의 하늘을 가릅니다! 이건 미쳤어요, 누가 저 남자를 막을 수 있죠!]
그 4분은 모두의 시선을 앗아가버린 찰나였다.
그리고 곧.
"...후우."
홈플레이트 주변의 공기를 불태워버릴듯 휘둘러지던 해준의 배트를 멈추자.
"...Fuck. 로드리게스 이 자식이 도대체 뭐라고 했던거지? 나라면 홈런 더비에서 강을 이길 수 있을거라고?"
미구엘 디아즈는 멍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3차전 매치 결과]
W 해준 강 32개
L 미구엘 디아즈 28개
해준은 1차전부터 단독 홈런 갯수 선두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 샤베즈 레빈에 떠오른 별 (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