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수에서 타자까지-127화 (127/137)

< Welcome to Major League, Mr. Halley (7) >

127. Welcome to Major League, Mr. Halley (7)

[LAD 7 : 8 PIH]

경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전광판의 숫자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마침내 역전을 성공시켜낸 측은 PNC파크의 주인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9회 초.

불펜에서 몸을 풀던 클로저 카일 워렌이 마운드에 오르고, 피츠버그 팬들은 반쯤 쉬어버린 목울대를 크게 울리며 해적기를 휘날렸다.

"Kirate, 카일---"

"워렌!"

"워렌! 워렌! 워렌!"

느긋하면서도 투박한 투구폼, 거친 커맨드, 그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변화구의 소유자.

별명은 삼진의 K와 해적의 pirate가 합쳐진 kirate.

그의 등장곡인 'To the Pirates' home'를 따라부르는 팬들의 메아리가 PNC파크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대단한 광경이군. 언제나 봐도 그래."

"필리스와는 또 다른 압박감을 주는 곳이죠. 괜히 거친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조차 원정 경기를 꺼리는 구장이겠습니까."

다저스의 감독 릭 베이츠와 타격 코치 로니어 마토스는 그 모습을 보며 탄식을 터트렸다.

출렁거리는 검은 물결, 그 위에서 휘날리는 거대한 해적기들, 경기장 내에 메아리치듯 울리는 노랫소리.

적진 한복판에서 저런 응원이 쏟아져 내린다면, 평소와 같은 퍼포먼스를 뽑아낼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이들의 눈빛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었다.

"뭐, 보통이라면 선수들이 잔뜩 굳어버린 몸으로 스윙이나 제대로 할까 걱정하겠지만.. 이 선수에게 그런 걱정은 실례겠죠."

다저스 공격의 첨병이자 핵심, 그리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강의 리드오프로 불리는 괴물.

퍼어어어엉-!

해준이 타석에 들어서 있었으니까.

"볼- 베이스 온 볼스!"

PNC 파크에 휘몰아치며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의 흐름.

그 사이를 뚫고 심판의 쥐어 짜낸 콜이 울려 퍼졌다.

오늘 경기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

이 스탯에 막 볼넷을 추가한 해준이 1루 베이스를 밟으며 숨을 내쉬었다.

"후우.."

우우우우우우우-!

청각을 마비시켜버릴 듯 사방에서 파도처럼 쏟아지는 야유 세례.

해준은 그 심리적 압박 속에서도 오히려 집중력을 날카롭게 갈아 세우고 있었다.

피부 위를 찌릿찌릿하게 찔러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선.

'이번엔 어떻게든 잡으려 들겠군.'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눈동자 속에 귀화를 품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마이클 밀러가 있었다.

해준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리드 자세를 낮추었다.

[아웃라이어 '대주자의 전설' 구해형의 기술이 완성 직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3득점을 기록하며 한층 진보한 기술을 손에 넣었지만, 그럼에도 마이클 밀러가 세우는 철옹성은 여전히 높고 단단하다.

사실 그런 그와 정면 대결을 위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3도루를 마저 기록해 감각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현재 그 높고 단단한 철벽에 간 조그마한 균열이 가 있었다.

퍼어어어엉-!

"스트라이크!"

해준이 시선을 돌려 마운드를 바라보았다.

'카일 워렌. 당신이 올라오길 기다렸어.'

도루 저지에 있어 아웃라이어 마이클 밀러는 완벽, 그 자체의 선수다.

팝타임, 송구 속도, 견제 감각, 넓은 시야, 핀포인트 제구까지.

단순히 수치로만 따지자면 마이클 밀러에게는 도루를 뺏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준.

그럼에도 마이클 밀러의 통산 도루 저지율은 66.9%

이는 사실 그가 루상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음을 뜻했다.

'도루 저지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공이 떠나는 곳은 결국 투수의 손.

투수가 주자에게 약점을 노출한다면, 제아무리 날고기는 포수라도 높은 확률로 도루를 내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무리 카일 워렌은 피츠버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슬라이드 스텝에 약점이 있는 투수였다.

'아니, 정확히는 고집이 있다고 봐야하나?'

투수의 상대는 어디까지나 투수.

카일 워렌은 그런 면에 있어서 매우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

구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슬라이드 스텝보다는 전력으로 피칭할 수 있는 와인드업.

주자는 거의 신경 쓰지 않으며 구위로 타석에서 게임을 끝내는 타입.

'덕분에 기회가 왔어.'

해준은 크로스오버 스텝을 이용하여 리드폭을 서서히 넓혀갔다.

오른발 스파이크 뒤를 가로지르며 왼발의 스파이크.

마이클 밀러의 픽오프 플레이가 언제 튀어나올 줄 모르는 압박감 속에서, 1루와 4m 정도의 간격이 형성되자 오른쪽에서 거대한 벽과 같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미친 듯이 경종을 울리기 시작하는 구해형의 감각.

'이곳이 귀루가 가능한 한계 지점이다.'

벌써 여러 번의 경험으로 그 감각의 정체를 알고 있는 해준은 무릎을 낮게 낮추며 숨을 내쉬었다.

이곳을 넘는다면, 마이클 밀러는 지체하지 않고 대포알 같은 송구를 쏘아 보낼 것이다.

"후우.."

집중력을 고조시키며 카일 워렌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해준, 그리고 그런 해준을 잡아내기 위해 경계심을 바짝 가다듬은 마이클 밀러.

그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간다!'

먼저 승부수를 던진 쪽은 해준이었다.

카일 워렌이 투구 동작에 들어감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그라운드를 짓눌러버리는 스파이크.

1루를 향해 쏠려있던 무게 중심이 어느새 2루를 향해 쏘아지는 축으로 변해있었다.

---와아아아아아!

그를 발견한 PNC 파크의 관중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마침내 뛰기 시작한 해준의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은 단 한 가지 장면만을 떠올리고 있었다.

[2루! 강이 2루를 향해 내달립니다! 조금 늦게 포수의 미트에 틀어박히는 카일 워렌의 공!]

뛰는 주자, 곧바로 이어지는 마이클 밀러의 벼락같은 송구, 그리고 약속된 것처럼 울리는 아웃콜.

그것은 지난 10년간 PNC파크를 지배해온 약속된 공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촤아아아악-!

---퍼어어어엉!

정작 찰나를 두고 해준의 슬라이딩과 2루수의 포구가 교차한 뒤 정해진 승자는.

"...세이프!"

해준이었다.

[Stolen Second Base!]

[리드폭 4.2m]

[최대속도 32.2km/h]

[아웃라이어 '루상의 해적' 마이클 밀러를 상대로 도루를 기록하셨습니다! (1/3)]

[앞으로 2개의 도루를 기록하면 감각이 진화를 시작합니다!]

2루심의 콜에 해준의 함성과 마이클 밀러의 욕설이 교차했다.

"Come on--!"

"fuck! are you fuc---"

계속해서 해준의 주루에 득점을 내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도루까지 허용해버린 상황.,

애써 미트로 입을 가린 채 욕설을 내뱉은 마이클 밀러의 눈에서 귀화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우-!

"그게 어떻게 세이프야!"

"판정을 제대로 하라고 이 빌어먹을 심판 새끼야!"

관중석에서 또한 즉각적으로 야유가 쏟아져 내렸다.

간발의 차로 결정된 세이프 판정.

아웃이 선언됐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 차이는 미세했다.

'됐다!'

한편, 계획대로 2루 베이스를 훔친 해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도루의 성공. 분위기는 이미 반쯤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해준이 잠시 호흡을 고르는 사이.

퍼어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타석에 서 있던 루이스 화이트는 삼진,3번 타자 드레이븐 래리가 타석에 들어선다.

해준은 그를 보며 다시 조금씩 리드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기다리는 게 상책이지.'

1점 차, 9회 1사 상황.

타석에는 정확성이 높은 드레이븐.

하지만 집중력이 끝까지 달아오른 해준의 눈동자는 심상치 않은 빛을 띠고 있었다.

사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12루 도루에 비해 23루의 도루는 그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읍-!"

해준은 자신도 모르게 다시 한번 그라운드를 박찼다.

그리고, 그 돌발 행동은.

[..what! wai.. 강이 또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너무 무모해요!마이클 밀러 앞에서 3루 도루라니요! 이건 100% 아웃..]

또 한 번 이변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잠깐만요, 카일 워렌의 공이 바닥으로 처박힙니다! 마이클 밀러의 다급한 블로킹! 그 사이 이미 3루 지척에 도달한 강!]

아무리 카일 워렌이 도루에 무관심하다 하더라도, 투구판을 미는 순간 뒤에서 관중석에서 경악성이 울려 퍼진다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흐트러짐은 실투라는 결과는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터억-

그렇게 무사히 3루를 밟는 해준.

[Stolen third Base!]

[리드폭 3.6m]

[최대속도 32.6km/h]

[아웃라이어 '루상의 해적' 마이클 밀러를 상대로 도루를 기록하셨습니다! (2/3)]

[앞으로 1개의 도루를 기록하면 감각이 진화를 시작합니다!]

다저스 벤치에서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좋았어!"

"미친 자식, 그냥 되는대로 밀어붙이는구나! 그래, 가끔은 이러는 것도 야구지!"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하는 피츠버그의 베이스.

[이변, 이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동요하는 PNC 파크의 관중들!]

마이클 밀러가 피츠버그의 홈플레이트를 책임진 뒤로는 보기 불가능했던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흔들리는 피츠버그의 분위기.

종횡무진 상대를 흔들어버리는 해준의 모습에 다저스의 기세가 한층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악, 허억.. 후웁."

해준은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홈플레이트를 바라보았다.

'벌써 홈이다.'

1루에서 시작해, 홀로 3루까지 도달했다.

그 대가로 심장은 가슴을 방망이질 쳐대고 있었고, 1회부터 가중된 체력의 부담마저 드러나며 몸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후욱, 후욱.."

그럼에도 해준은 3루에서 홈플레이트를 바라보며 때를 기다렸다.

연이은 도루로 흐트러진 호흡이 돌아오고, 또다시 폭발적으로 그라운드를 박찰 수 있는 그 순간을.

'도대체 왜 이러지?'

스스로도 납득하기는 힘들었다.

무모한 주루의 연속.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멈춰야 하는 순간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능과 감각은 계속해서 저곳을 점령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연이은 도루, 이성을 마비시켜버리는 욕심, 흐트러진 체력.

모든 것이 최악의 상황을 가리키는데, 해준의 가슴은 더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그리고 곧.

'승리욕인가, 아니 승부욕?'

자신을 되돌아본 해준은 지금 자신을 지배하는 감정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도박과 같았다.

세계 최고의 야전 사령관, 수문장으로 불리는 남자.

그런 그를 자신이 어디까지 몰아붙일 수 있나 시험할 유일한 기회.

다음 경기, 아니 앞으로 몇 경기를 치르더라도 지금과 같은 순간이 오리라는 것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후우, 이러면 안 되는데."

그렇기에, 해준은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흐읍!"

한 번쯤 질러보기로 결정했다.

야구 인생에 있어 얼마 되지 않은, 오로지 본능과 충동에 온몸을 맡기고 내달리는 무모한 홈스틸.

그럼에도 한껏 예민해진 감각이 말하고 있었다.

성공할 수 있다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능하다고.

[아아아악! 미쳤어요! 강이 또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홈을 향해 질주하는 강!]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캐스터의 경악성이 울려 퍼지고, PNC 파크의 분위기가 폭발적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저 ◎§@※← 같은.."

"아웃, 저- 무조건 아....!"

귓가에서 부서져 스쳐 가는 관중들의 고함과, 늘어지는 주변 풍경.

그 속에서, 해준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변화구다!'

카일 워렌이 던진 커브가 다시 한번 홈플레이트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마이클 밀러가 황급히 그 공을 블러킹 했지만.

퍼어어억-!

공은 운명의 장난처럼 그의 어깨를 맞고 오히려 위로 솟구쳐오른다.

해준은 그를 보며 이를 악물었다.

'시간은 벌었지만... 조금 늦었다!'

사람이 아무리 빨라도 공보다 빠를 순 없다.

그럼에도 야구에서 홈스틸이 존재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넓은 리드폭, 투수의 느린 투구 템포, 구질의 궤적에서 오는 약간의 오차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늦었다.

'그렇다고 돌아갈 순 없어!'

까득-

이를 악문 해준이 몸을 날렸다.

귀신처럼 안광을 번뜩이는 마이클 밀러.

허공의 공을 잡아챈 그가 미트를 루상 쪽으로 끌어당기며 허공에서 해준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그 순간.

[충돌이 감지되었습니다!]

[특수모듈 '철인'이 발동합..]

해준은 그토록이나 자신을 밀어붙이던.

'철인!'

알 수 없는 자신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모든 충돌과 부상으로부터 자유를 부여하는 특수모듈 '철인.'

그것을 본 순간, 승리를 직감한 해준은 눈앞에 떠오르는 홀로그램을 무시하며.

퍼어어어어억-!

곧 전해진 충격과 함께 홈플레이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잠시 뒤.

바닥에 엎어진 해준의 시선에는.

툭-! 두르르-

'..공이.'

한쪽에 떨어져 있는 공과 함께, 눈앞을 뒤덮어버리는 홀로그램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Stolen Home!]

[리드폭 3.6m]

[최대속도 32.2km/h]

[아웃라이어 '루상의 해적' 마이클 밀러를 상대로....]

"--세이프!"

마이클 밀러의 등장 이후 10년.

오랜 세월 난공불락을 자랑하던 피츠버그의 대공망.

-----------------------------!

그 전설이 무너져 내린 순간이었다.

+++

그 날 저녁.

모든 스포츠 미디어의 메인을 통해 전해진 소식은 메이저리그의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3타수 2안타 1볼넷 3도루, 그리고 충격의 홈스틸! 피츠버그 대공망 대붕괴?]

[게임을 뒤집어버린 Craziest Collision. 피츠버그 감독 구심의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다.]

[홈스틸에 이은 끝내기.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다저스의 완전체 공격 형태.]

[최고 시청률 15% 돌파. 내년 유럽 시리즈의 주인공은 다저스 대 피츠버그?]

[진화의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들을 잡아먹고 성장하는 다저스의 괴물.]

[Home steal? Win steal! 경기의 분위기를 뒤엎어버린 괴물의 질주!]

10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떨쳐온 피츠버그의 캡틴이자, 역대 도루 저지 1위로 꼽히는 수문장 마이클 밀러.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해준이 그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이번 경기의 파급력은 모든 커뮤니티를 휩쓸어 버리고 있었다.

-Kaaaaaaaaaaaang! 그가 또 해냈어!

-제기랄, 이럴 줄 알았다고! 마이클 밀러 이 자식은 너무 오만했어. 그런 애송이에게 3연속 도루를 허용하다니!

-그 마이클 밀러를 상대로 3도루? 적어도 내 기억 속에 이런 경기는 존재하지 않았어!

-제기랄, 구심의 끔찍한 판정이 이번 경기를 망쳤어! 이번 홈스틸은 명백하게 홈충돌collisions at home plate 방지 규정을 위반한 거라고!

-잘못 알고 있나 본데 그건 규정 위반이 아니야. 강은 정상적인 주루 과정이었다고. 오히려 대놓고 루상을 막은 마이클 밀러의 실책이지!

-결국 승자는 다저스지. 그것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야.

-언제나 패자는 말이 많은 법이지.

그렇게 이어진 댓글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해준의 놀라운 활약에 대한 경탄.

루상 위에서 일어난 충돌을 홈충돌 방지 규정을 적용해야 옳은가에 대한 갑론을박.

그리고, 다소 거칠긴 했어도 결국 해준이 마이클 밀러를 압도한 것은 분명하다는 의견까지.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결국 연이은 해준의 승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열기는 다음 날에도 식지 않았다.

해준의 믿기지 않은 활약으로 1차 전보다 많은 시선이 모인 피츠버그와의 2차전.

[마이클 밀러 '이미 지나간 경기. 2차전에서는 쉽지 않을 것.']

[이를 문 마이클 밀러. 무너진 스타의 자존심?]

[철저한 분석에 들어간 피츠버그. '다시는 1차전에서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을 것.']

자신들의 강점에서 밀렸다는 사실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들은 결전에 준비하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지만.

[아웃라이어 '대주자의 전설' 구해형의 기술이 완성 직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아웃라이어 '대주자의 전설' 구해형의 감각이 완성 직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이제는 도루가 완숙한 경지에 다다른 해준이 고삐를 풀고 날뛰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

[Holy shit! 이번 시리즈 4번째 도루! 마이클 밀러의 대공망이 처음부터 무너져내립니다!]

[그를 막을 수 없어요! 계속해서 내달립니다! PNC 파크의 관중들이 이 사태를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는군요!]

[해적선이 침몰합니다! 캡틴 마이클 밀러의 명성을 철저하게 짓눌러버리는 강의 stolen base! 이번 경기의 지배자가 누군지를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2차전 5타수 3안타 3도루 2득점.

3차전 6타수 4안타 1홈런 2도루 3득점.

피츠버그 시리즈 도합 9안타 1볼넷 8도루 9득점.

[괴물, 완성되다.]

ESPM에 실린 짤막한 제목의 기사는 그런 해준의 활약에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조금씩 자신들의 위에 군림할 독재자의 등장을 실감하기 시작한 메이저리그.

그렇게 시즌이 중반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 Welcome to Major League, Mr. Halley (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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