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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에서 타자까지-82화 (82/137)

< 오프닝데이 with 리뉴얼 시스템 (2) >

82. 오프닝데이 with 리뉴얼 시스템 (2)

"플레이볼!"

구심의 우렁찬 울림과 함께 개막전이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마운드에는 다저스 부동의 1 선발 윌리엄 스미스! 최고 97마일의 패스트볼, 뛰어난 체인지업과 하드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죠! 타이밍과 파워, 이 둘 모두를 왼손에 꽉 쥐고 있다고 평가받는 투수입니다!]

마운드의 투수는 다저스의 에이스 윌리엄 스미스.

6피트 3인치(190cm)의 키와 100kg를 훌쩍 넘기는 건장한 체격을 소유한 선수지만, 그는 다소 경직된 모습으로 투구판을 밟아갔다.

작년 18승 5패 ERA 2.85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같은 지구 소속인 애리조나에게만 4패를 허용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

그런 상성 관계를 알고 있음에도 개막전 선발로 윌리엄을 낙점한 릭 베이츠 감독.

'윌리엄이 상대가 누구든 이겨내는 트루 에이스가 되길 원하는 거지.'

릭 베이츠 감독의 의중을 꿰뚫은 해준이 외야에서 애리조나 측의 분위기를 훑어보았다.

작년 같은 지구 1위 팀의 에이스를 단단히 호구 잡는 데 성공하며 상당히 많은 재미를 봤던 애리조나.

그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 들어찬 것처럼 보였다.

애리조나의 리드오프로 들어선 1번 타자 파블로 제퍼스 또한 마찬가지.

파블로는 질겅질겅 씹고 있던 해바라기 씨껍질을 바닥에 뱉어버리고는 편하게 타격 자세에 들어갔다.

작년 윌리엄을 상대로 5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한 만큼 조금의 긴장도 보이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

해준은 그 모습을 보며 언제든지 폭발적인 움직임과 함께 튀어나갈 수 있도록 발끝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갔다.

'스프레이히터 성향의 파블로 제퍼스. 다만, 윌리엄에게만큼은 다르지.'

그와 거의 엇비슷하게, 그라운드 위로 긴장감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다소 산만했던 다저스 스타디움 내 관중들의 시선이 투수와 타자의 승부로 급격히 쏠리기 시작한 것.

"후우.."

일 년에 19번을 마주치는 같은 지구 소속 팀과의 첫 대결.

마운드의 윌리엄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을 몰아쳐 대는 애리조나의 강자적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떨쳐내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초구.

"악!"

윌리엄은 있는 힘껏 기합을 터트리며 초구를 던졌다.

퍼어엉-!

대포알과 같이 미트를 파고들며 울려 퍼지는 커다란 포구음.

"스트라이크!"

외곽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

파블로는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고, 윌리엄은 참았던 숨을 푸하- 소리와 함께 내뱉었다. 출발선에 선 것에 불과하지만 조금은 유리한 고지를 점한 초구 스트라이크.

포수 마르쿠스 영은 감정을 내비치지 않은 파블로의 뒷모습을 훑으며 슬쩍 자리를 옮겼다.

'이상하군. 애리조나 타자들은 윌리엄의 초구에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물어뜯기를 즐겼는데. 이번에는 지켜본다고?'

덕분에 결과는 좋았지만, 사실 이번 구는 실투나 다름없었다. 슬쩍 빠지는 곳으로 던지기로 했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돼버린 것이니까.

'패스트볼을 버릴 리는 없고.'

사전에 계획된 패턴대로 사인을 보내는 와중에도, 마르쿠스의 미간이 좁혀졌다. 작년 파블로가 윌리엄에게서 뽑아낸 안타의 절반 이상이 패스트볼을 공략한 결과다.

'그렇다면 체인지업을 떨어트려서 배트를 끌어내 보자고.'

마르쿠스가 이번에는 바깥쪽 외곽 아래쪽에 미트를 들이댔다.

80마일대 초반에서 형성되는 윌리엄의 체인지업은 플러스-플러스 등급으로 분류되는 메이저리그 상급의 구종 중 하나.

파블로가 배트를 휘두를 마음이 있다면 아무리 극강의 상성을 자랑하는 그라도 헛스윙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이 선택은 마르쿠스의 미스였다.

쉬이이이익-!

바깥쪽에서 살짝 휘어져 나가며 떨어지는 체인지업.

"흐읍!"

파블로가 그것을 억지로 끌어당겨 퍼 올려버린 것.

다른 선수보다 더 긴 리치를 이용한 그의 공격적인 스윙 궤적이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때려냈다.

따아악-!

'제기랄!'

뒷골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광경.

당연하게도 마르쿠스는 속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황급히 마스크를 벗었다.

경쾌한 파열음이 울리며 쏘아져 나간 타구.

2루수의 키를 한참이나 넘기는 그 궤적은 안타가 될 것이 확실해 보였다.

'공은 리드대로 들어왔다. 내 실수야... 제기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윌리엄을 상대로 극강의 페이스를 이어나간 파블로.

이번 안타는 오프시즌동안 그 이미지를 지워버리려던 윌리엄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순간.

'...뭐라고?'

이어지는 광경에 마르쿠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2루수의 키를 한참이나 넘기며 내야를 벗어난 타구! 파블로 선수가 올해도 다저스의 에이스를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상성 관계를 이어나갑... 잠시.. 잠시만요! Kang이 왜 저기에 있는 거죠!]

캐스터 또한 경악 어린 소리를 터트리긴 마찬가지.

분명 아무것도 없어야 할 곳에 불쑥 나타난 글러브.

믿기지 않은 판단력으로 미리 타구까지의 거리 단숨에 주파한 해준이 모습을 드러낸 것.

그리고, 그 기세를 살려 폭발적인 전진력과 함께 이루어진 다이빙 캐치.

그렇게 쭉 내뻗어진 글러브 끝에.

퍼어억-!

안타가 확실해 보이던 타구가 걸려들었다.

"what the fu..!!!"

1루를 향해 달리던 도중 믿기지 않은 광경에 욕설을 터트리는 파블로.

[what a play! are you kidding me?! 개막전의 시작부터 Kang의 말도 안 되는 슈퍼 플레이가 다저스 스타디움을 강타합니다!]

캐스터의 놀란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다저스 팬들의 귓가를 강타했다.

휘이이익-!

박수와 환호성, 휘파람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하는 다저스 스타디움.

"미쳤군! 정말 미쳤어! 당신 정말 사람 맞아?"

"그걸 잡아내다니! 야구를 보면서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그 난리 속에서 해준은 폐 끝까지 들이켰던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첫 호수비.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숨결에는 확실히 조금이나마 긴장감이 녹아들어 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해냈다.

해준은 공을 던져버리고는 남은 한쪽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제 됐다.'

대응 구종 레파토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수비에서 새로운 모듈을 얻어내야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해준의 시선이 글러브 위로 떠 오르고 있는 수많은 메시지들로 향했다.

"...후우."

[UNLIKELY LEVEL CATCHING!]

[타구질 분류 Hard 판명]

[속도 155.95km/h]

[발사각도 23.9˚, 라인드라이브 판명]

[캐치 확률 11.4%]

여기까지는 KBO에서와 다를 바 없는 내용들.

하지만 지금부터가 달랐다.

[Unlikely 등급 수비 성공!, 4% 확률로 AA급 모듈을 획득합니다.]

[소모성 모듈 – 스타팅팩 행운 파트(1회성)가 작용합니다!]

스타팅팩이 소모되며 급등한 행운.

그와 함께,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AA급 모듈, 아웃라이어 소켓 특성 추가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소켓 특성 추가권?'

그리고, 곧 그 내용을 확인한 해준의 눈빛에 반짝였다.

'드디어 찾았다!'

[아웃라이어 소켓 특성 추가권]

*지정한 아웃라이어의 소켓에 특성을 기록합니다.

*비매품

KBO에 있을 시절, 아웃라이어 스토어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던 모듈.

그리고 그것을 확인했을 때, 망설일 이유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부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퍼엉-!

"스트라이크 아웃!"

예상치 못한 호수비에 힘입어 기세를 탄 윌리엄.

그가 남은 두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종료된 1이닝 초.

휘이익-!

"attaboy! 네 수비가 날 살렸어!"

"미친 자식! 스프링캠프는 준비 운동이었다 이거지!"

동료들의 환호성 속에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해준은.

[소켓 특성 추가권이 소모됩니다.]

[아웃라이어 '더 패스트볼 긱' 토니 디에고 블랑코를 지정하셨습니다.]

[토니 디에고 블랑코의 특성 개화 분기점으로 접속합니다!]

곧바로 모듈을 사용했다.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다저스 스타디움의 외야 그라운드.

그 한복판에서, 해준은 멀어지는 함성들을 들으며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

한때 원로 야구인들 사이에서 이런 추측이 돈 적이 있었다.

쿠바 출신의 선수들이 변종 패스트볼이나 변화구에 강한 이유.

사실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듣고 나면 허무한 나머지 웃음을 흘리고 잊어버릴 수도 있는 이야기.

하지만 해준은 지금 이 순간.

'솔직히 믿기진 않았는데 말이야.'

조대욱 감독에게서 들었던 그 이야기를 떠올렸다.

쿠바에서 유독 많은 강타자들이 배출되는 이유.

그것은 이들이 야구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

실밥이 돋아난 야구공 대신 작은 페트병 뚜껑.

알루미늄, 혹은 나무 배트 대신 가느다란 나무 막대기.

커다란 야구장을 대신하는 좁은 골목길까지.

이들의 야구에서 포심 패스트볼 같은 곧은 궤적을 그리는 투구란 존재하지 않았다.

페트병 뚜껑은 야구공처럼 곧은 궤적을 그리지 않으니까.

가볍고 불규칙하게 공기의 저항을 받아내는 뚜껑은 걸핏하면 휘기 일쑤.

그리고, 쿠바의 어린 아이들은 그런 페트병 뚜껑을 가느다란 막대기로 쳐내며 변종 패스트볼에 대한 대응 감각을 익혔다.

"디에고! 정신 차려!"

그때 한 목소리가 귓가를 때려왔다.

디에고.

토니 디에고 블랑코를 부르는 그 이름에 해준은 홀로그램을 띄어보았다. 현재 자신은 멕시코 출신이지만, 한때 쿠바에서 자랐던 토니 디에고 블랑코의 어린 시절로 돌아와 있었다.

[아웃라이어(Outlier) 더 패스트볼 긱The Fastball Geek]

-토니 디에고 블랑코

[소속]

-하바나 동네 어린이 야구패(?)

[특이사항]

-7세

[아웃라이어 업적 *비활성화 상태*]

-통산 패스트볼 상대 타율 0.4997

-통산 패스트볼 상대 BABIP 0.587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도시 하바나의 어느 골목.

자신의 손에는 어느새 가느다란 막대기가 쥐어져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색의 한 덩치 큰 어린아이는 그 모습을 보며 성난 표정으로 소리질렀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고! 이번에도 지면 우리는 이 페트병 뚜껑이나 계속 던져야 할걸! 다시 한번 확인할게. 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포지션은?"

"...타자?"

해준은 쿠바가 유독 유명한 강타자들을 배출해냈음을 떠올리고는 천천히 대답했다. 그 대답에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는 눈앞의 어린아이.

휴고는 대견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타자지! 그리고 제대로 된 타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야구공으로 연습을 해야 해. 이런 페트병 뚜껑 쪼가리가 아니라! 그러기 위해서는 페르난데스의 형이 가져온 야구공을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고. 그 야구공이 걸린 게 내일의 대결이고! 알겠어? 나는 너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특별히 그 멤버로 데려온 건데 멍이나 때리고 있고 말이야."

해준은 그 말에서 빠르게 앞뒤 사정을 추측했다.

'진짜 야구공이 걸려있는 동네 꼬마들만의 게임 같은 게 있는 모양이구나.'

그리고,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그런데 이 순간이 더 패스트볼 긱이 탄생한 분기점이라고?'

페트병 뚜껑으로는 포심 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을 그리지 못한다. 눈앞의 꼬마, 휴고가 초능력이라도 쓴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 의문은 쉽사리 풀렸다.

"...어, 그거 돌 아니야?"

해준의 물음에 휴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경기는 하나씩이긴 해도 엄연히 야구공과 방망이를 들고 하는 거니까. 그리고 공이 그리는 궤적은 페트병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그나마 돌이 일직선으로 날아가니까 이걸로 연습하자. 우리보다 나이 많은 형들이 하는 걸 보고 떠올린 거야. 어때, 죽이는 아이디어지?"

그 말에 해준은 목울대를 한차례 크게 울렁였다.

'돌직구를 패고 다녔으니 패스트볼에 그렇게 강했던 건가?'

얼핏 생각하면 황당하긴 하지만, 손에 집히고 던질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야구를 위해 활용하고 보는 쿠바의 어린이들.

이들에게는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해준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선 안 되지.'

막대기를 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지금의 토니 디에고 블랑코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고급 재질의 하얀 도화지와 같다.

그리고, 이 놀라운 재능은 한번 방향을 잡기 시작한다면 미친 듯이 뻗어 나갈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그 방향이 보통 패스트볼이 되어선 안 돼.'

메이저리그 특유의 강력한 변종 패스트볼.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다른 선택지를 선택해야했다.

빠르게 머리를 굴린 해준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기초부터 튼실해야 하지 않을까?"

"...기초?"

휴고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악동 같은 미소를 띤 해준.

곧바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생각해봐. 우리 중에 처음부터 돌로 연습한 사람이 어딨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위대한 타자들도 처음에는 페트병 뚜껑으로 연습했을걸? 그게 바로 기초라는 거지. 위대한 선배들이 앞서가고, 닦아놨던 기초. 그걸 무시하고 중간 단계부터 들어서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만, 휴고는 이상하게 그럴듯한 논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조금씩 위아래로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건, 그런가? 위대한 선배들이 앞서간 길이라.. 그렇지! 선배들도 이런 연습을 거쳤는데 우리가 중간부터 치고 들어갈 순 없지. 좋아, 페트병 뚜껑부터 연습해보자."

'됐다!'

생각보다 쉽게 넘어오는 그 모습에 해준은 뿌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니까! 뭐든지 기초가 중요한 거지. 선배들이 갈고 닦은 기초."

"기초라. 그렇지. 좋은 말이야!"

휴고는 그 말에 완전히 수긍했는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내 어린아이 특유의 쾌활한 어투와 페트병 뚜껑을 들어 보였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던져줄 게 연습하자. 네 재능이라면 쉽게 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카브리해와 그 앞의 방파제가 한눈에 들어오는 하바나의 어느 골목.

해가 지도록 해준은 가느다란 막대기로 그 폭보다 더 작은 페트병을 때려내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어둑어둑한 저녁이 찾아왔을 때.

"...후우, 역시 네 재능은 대단해! 다른 애들은 며칠, 몇 주 동안이나 못 치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빨리 적응할 줄이야!"

해준은 마침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웃라이어 '더 패스트볼 긱' 토니 디에고 블랑코의 소켓에 AA급(55) 특성이 추가됩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웠어.'

주어진 길을 내달리기만 했던 이전과는 달리, 새로운 감각을 스스로의 힘으로 완전히 깨치는 일.

하지만 블랑코의 괴물 같은 재능은 그것을 단시간에 가능하도록 만들어주었다.

해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야가 암전된 후, 다시 정신을 차리자 주변은 어느새 다저스의 벤치로 돌아온 상태.

"준!"

그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해준은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옆에 다가온 훌리오 타격 코치가 어깨를 툭-치며 물어왔다.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 들어설 준비는 됐나?"

"디에고 에스트라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1선발. 위닝샷이면서도 가장 구사율이 높은 구종은 싱킹성 패스트볼이죠."

그와 동시에, 눈앞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연결된 아웃라이어(Linked Outlier)]

-토니 디에고 블랑코 (Double A)

*포심 패스트볼

*싱킹 패스트볼 (NEW!)

그것을 확인한 해준은.

"뭐.. 에스트라다가 새로운 주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면."

단단한 자신감이 깃든 웃음을 지어 보이며 이어 말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 오프닝데이 with 리뉴얼 시스템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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