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수에서 타자까지-80화 (80/137)

< 미스터 포벅스 in 스프링 (5) >

80. 미스터 포벅스 in 스프링 (5)

해준이 믿기지 않은 수비를 선보이곤 했던 날. 많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하곤 했다.

"저건 타고난 거야."

"연습으로는 개척할 수 없는 영역이지."

"맹수는 어릴 때부터 맹수여야 하니까. 토끼가 나이 먹었다고 맹수가 되나?"

이는 사실이었다.

운동 신경, 동체 시력, 반사 신경, 상황을 파악하고 창조적 플레이를 탄생시키는 천부적 센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받쳐주는 내구성까지.

해준은 야수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타고난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 초창기.

'아직 부족해.'

해준은 목이 타오르는 듯한 심각한 갈증에 시달렸다.

당장이라도 프로로서 생명을 끝장낼 듯, 뒤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다가오는 괴물과 같았던 트라우마.

번번이 벤치와 동료들,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던 절망적인 타석의 결과물들.

수비에서 그 모든 것을 만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커다란 압박감처럼 다가왔다. 신인이었던 해준은 그 끔찍한 스트레스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였다.

천부적인 재능에 의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활용하고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오직 수비만으로도 프로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군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퍼어엉-!

"하나 더!"

해준은 프로에서 가장 독한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곧, 한계에 부딪혔다.

[아, 짧았습니다! 아쉽네요, 강해준 선수니 저 정도 따라간 것이지만 한 치가 부족했습니다.]

[캐치! 하지만.... 백업이 없습니다! 강해준 선수가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가지 않을 것일까요!]

[아, 동선이 겹쳤습니다! 2루수와 발이 엉키며 공을 놓치는 강해준 선수!]

해준은 절감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아무리 혼자 날고 기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타구를 잡아도 받아줄 야수가 그 자리에 없다면 무의미했고, 서로 간의 호흡이 어긋난다면 간신히 잡은 기회가 날아가기 일쑤.

-문디 자슥. 고개를 처숙이고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보이는게 바닥뿐이지. 고개를 들어! 그리고 주변에 있는 놈들을 이용할 생각은 해야지!

그러던 어느 날, 심각한 타격이 빌미가 되어 2군행을 통보받고 내려간 고양. 해준은 조대욱 감독의 일침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했구나.'

아무리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국은 한 명의 인간. 닿을 수 없는 곳에는 결국 닿을 수 없고, 아무리 빠르고 신속하게 움직여도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자신이 개입할 수는 없다.

그때부터 해준은 자신이 아닌, 팀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건우는 수비 범위는 넓지만, 후속 동작에서 편차가 심한 편이다. 차라리 수비 범위를 살짝 줄이는 대신 그만큼 후속 플레이를 부드럽게 만든다면..'

'완석 선배는 뛰어난 내야 자원이야. 1, 3루를 모두 능숙하게 볼 수 있지. 하지만 체력에서 오는 부침이 문제다. 서로 간의 호흡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 이럴 땐 내가 조금 더 완석 선배의 컨디션을 잘 파악하고..'

'진웅 선배의 리드를 파악해야겠어. 투수가 던지는 코스와 구질, 그리고 상대 타자의 노림수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한 걸음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그런 공부가 어느 순간부터 상대에게까지 닿기 시작했다.

'저 타자는 오늘따라 유독 당겨치려는 모습이 강해. 스탠스에서도 평소보다 오픈 성향을 띄고 있다. 이럴 때 진웅 선배가 몸쪽으로 공을 유도한다면 저 선수의 당겨 쳤을 때 타구 방향을 고려해서..'

'최근 들어 발사 각도를 더 높게 조정했어. 타구를 퍼 올리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지금은 바람이 역방향으로 불고 있어. 타구가 높게 뜨는 만큼 수비 범위를 여유롭게 잡아도..'

그렇게 하루하루 미친 듯이 선수들에 대해 암기하고, 분석하고, 추측하던 나날들. 어느 순간부터.

[말도 안 되는 플레이가 터져 나옵니다! 강해준 선수가 다시 한번 위기에서 팀을 구해냅니다!]

[소름 돋을 정도로 정교한 플레이! 강해준 선수가 마에스트로라도 된 듯 내야를 지휘하는군요! 이를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할까요!]

해준은 자신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야수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와 함께 한 선수로서의 시야를 넘어 팀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하지만 만족감은 찾아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더욱 심각한 갈증에 시달렸다.

'여기서 재형이를 트레이드한다고? 잘 드러나진 않아도 밑에서부터 팀을 받쳐주는 좋은 백업 자원일 텐데.'

'민성이가 2군으로 내려갔다. 한창 좋은 흐름을 타고 있을 때 내려가면 다시 감을 찾는 데 오래 걸릴 텐데..'

'저 선수를 팀의 우승을 위해 데려왔다고? 아니야, 오히려 역효과야. 우리 팀의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아.'

보는 안목이 넓어진 만큼, 팀의 흐름과 그에 무엇이 필요하고 불필요한지 구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애초에 한국프로야구에서 선수가 팀의 운영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으니까.

그렇게 수년이 지났고, 기회가 찾아왔다.

'MLB는 다르다.'

수백억에서 수천억의 몸값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의 선수들. 그만큼 구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대했으며, 간혹 감독의 권위마저 뛰어넘는 힘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존재했다.

구단에 특정 선수의 영입을 제안하기도 하고, 자신과 좋지 않은 선수를 밀어내 트레이드 시켜버리기도 한다.

해준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고, 그렇기에 자신이 가장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는 구단을 택했다.

"다저스로 가죠."

LA다저스.

MLB 최고의 명문 구단이자, 악의 제국으로 부활한 양키스에 이어 MLB 전체 페이롤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빅마켓 구단.

"괜찮겠나? 조건 자체라면 양키스가 더 나은 수준인데."

"양키스는 이미 대체불가의 캡틴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곳이라면 제가 생각하는 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큰 잠재력을 지녔지만 팀을 이끄는 특정한 중심점이 없으며, 어중간한 스타플레이어들이 가득한만큼 파워 게임에 들어갔을 때 주도권을 쥐기에 수월한 유일한 구단.

그렇게 해준은 다저스와 손을 잡았으며.

"..까지가 현재 다저스 내 현재 분위기네. 누굴 생각하고 있나?"

"가브리엘 로드리게스로 가죠."

팀을 휘어잡기 위한 첫 사냥감으로 중견수 가브리엘 로드리게스를 택했다.

+++

[예견됐던 로드리게스 폭발? 다저스 내부 분열 조짐.]

[중견수 자리를 둘러싼 파워게임. 선공은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팀 동료를 평가절하한 인터뷰에 비난 쇄도. 가브리엘, 클리블랜드 시절 트러블메이커 이미지 재부상.]

로드리게스의 공격적인 인터뷰 내용은 빠르게 언론 사이에서 퍼져나갔다.

"이렇게 나올 거란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빠른데요?"

한편, 그 소식을 들은 오광녹이 혀를 내둘렀다. 누가 보아도 해준을 저격했다고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 게다가 팀 동료를 향했다기엔 그 수위가 한참이나 선을 넘었다.

"하긴, 애초에 세련된 인터뷰 스킬 같은 걸 가지고 있는 선수는 아니었죠. 신인 때부터 인터뷰 대응 방법 교육에도 번번이 불참했던 것도 유명하고."

"그걸 알고 중견수 자리를 노린 거니까."

해준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도시 필라델피아 출생으로 성질이 성급하고 언론과 팬, 동료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마찰이 잦았던 로드리게스.

타고난 재능으로 고액연봉자의 자리까지는 올랐지만, 어느순간 그 특유의 동력을 상실해버리며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고 인성에서마저 낙제점을 받는 추락한 별.

이 선수는 어느 면에서 보아도 데리고 있을수록 손해만 누적되는 유형이었다.

"빠르게 쳐낼수록 팀의 분위기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로드리게스와 마찰을 빚자, 해준의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하는 젊은 선수들이 그 증거였다. 그동안 조금의 인심도 사지 못했다는 소리였으니까.

'베테랑이 이렇게까지 배척받는 경우도 드물지.'

해준은 깊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라커룸을 둘러보았다. 초반에 비하면 줄긴 했어도 여전히 40명이 넘는 인원들. 하지만 그중 로드리게스와 이야기를 나눴던 선수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때마침 로드리게스와 해준의 시선이 마주쳤다.

핏발이 잔뜩 선, 아직 토해내지 못한 불만들이 가득한 눈동자.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입술을 꼭 깨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을 활동해온 그였기에 너무나 잘 아는 탓이었다.

'결국 이 상황을 타개할 상황을 실력이라는 걸 알고 있겠지.'

서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에서 갈등을 빚고있는 이상, 대화로 무언가를 해결한다는 것은 학교에서나 할법한 발상이다.

서로 먹고 먹히는 경쟁 사회.

이기긴 위해선 상대를 눌러버리고,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짓밟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이번 싸움은 원사이드로 흘러가고 있었다.

로스터를 확인한 로드리게스의 눈동자 위로 경악이 떠 올랐다.

"what the fu.... 내가 원정이라고?!"

스플릿 스쿼드.

같은 날, 두 개의 로스터로 홈과 원정에서 각각 경기가 진행되는 방식. 이런 날은 주전 선수들이 홈, 유망주들과 마이너리거들이 원정으로 향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테랑인 로드리게스가 원정에 나서게 된 것.

반면, 해준은 홈 경기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로드리게스의 눈빛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릭 베이츠.. mother fucker! 나를 이런 식으로 밀어내?'

그로서는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

그럼에도 로드리게스는 화를 터트리기보다 이를 악물었다.

메이저리거가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지! 나중에 가서도 계속 이럴 수 있는 지 보자고!'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날 잔뜩 흥분한 채 경기에 임한 로드리게스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해준의 행보는 극과 극으로 갈려버렸다.

[로드리게스, 3타수 무안타 3삼진 2실책! 조금도 올라오지 않은 페이스?]

[9월 이후 최악의 행보 이어가. 올스타 시절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는 트레이드를 고려해야 할 수도]

[콜 미스 이후 동료에게 비난을 퍼붓는 로드리게스. 베테랑으로서 최악의 모습 드러내]

3타수 무안타 3삼진 2실책.

방만한 마인드로 천천히 끌어올리던 페이스와 몸 상태, 조금도 감을 잡지 못한 실전 감각까지.

로드리게스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의 손으로 망쳐버렸다.

그에 반해, 해준은 여느 때와 같았다.

[이번에도 3타수 3안타 2홈런! 스프링캠프를 지배하고 있는 Kang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오늘도 터져나온 믿기지 않은 중견수 수비. 릭 베이츠 감독의 코멘트 'Just incredible.(그저 믿을 수가 없다.)']

[스프링캠프 6경기 타석 모두에서 안타 행진. 제2의 이치로 탄생? 장타력은 그 이상!]

압도적인 모습으로 스프링캠프에서의 활약을 이어간 것.

"well done, attaboy! 언제까지 치고 나갈 생각이야?"

"바깥으로 빼버려도 귀신같이 날려버리잖아, 이 자식! 이런 선수가 여태껏 메이저리그에 오지 않고 뭐했던 거야 도대체!"

"수비가 미쳤잖아! 네 덕분에 실점 위기를 넘긴 게 두 번이야! 끝나고 스테이크 먹으러 갈래? 주변에 좋은 레스토랑 아는데 말이야."

그렇게 해준은 팀의 중심이 되어갔고.

"쯔.. 이제는 구제불능이군."

"본인이 콜 안 해놓고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그랬지. 별명이 독재자잖아. 거기선 먹혔을지 몰라도 여기선 어림도 없다고."

로드리게스는 부진을 거듭할수록 더욱 신경만 날카로워져 갔다.

스프링캠프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을수록 몸집을 키워나가는 극단적 양상.

그렇게 정규 시즌 개막을 이틀 남겨뒀을 때.

[작년 다저스에 Kang이 있었다면 디비전 시리즈의 참패는 없었다!]

[올스타 로드리게스의 추락, 스프링캠프 타율 0.090 다저스, 트레이드 고려 중.]

[Kang의 폭주로 갈 곳 잃은 로드리게스. 다저스의 골칫거리로 전락.]

[다저스 팬 95.1% '로드리게스 트레이드 적극 찬성']

언론과 팬심은 로드리게스로부터 완전히 그 등을 돌렸다.

+++

"로드리게스 에이전트가 연락해왔네. 클리블랜드 트레이드 건이 아직 진행 가능한지 묻더군."

LA다저스의 단장 사무실.

단장 이반 브루스는 감독 릭 베이츠에게 로드리게스가 스스로 다저스를 떠날 의사를 밝혔음을 알려주었다.

릭 베이츠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길이 본인에게도 좋을 겁니다. 로드리게스는 자신이 주도하는 분위기에서 성적이 살아나는 스타일입니다. 전 친정팀인 클리블랜드는 로드리게스를 포용할 줄 알았고. 로드리게스는 그런 환경 속에서 타격왕까지 수상할 수 있었죠. 하지만 다저스는 다릅니다. 그런 억지나 투정을 받아줄 선수들은 어디에도 없죠. 다 스타 플레이어들 아닙니까? 로드리게스 본인도 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의욕을 잃었던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습니다.

브루스는 베이츠의 말에 침음성을 흘렸다.

"내가 너무 수치만을 따져 선수들을 끌어모았다는 걸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는 없네. 지금도 크게 반성하고 있으니까. 하여간 일이 이렇게 됐으니 로드리게스 건은 클리블랜드에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네. 그렇다면 강은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겠군."

-본인이 원한다면요. 아시다시피, 강은 성적만 뽑아낸다면 어느 포지션을 고집하든 우리는 출장을 시켜야만 하는 처지입니다. 그런 계약이었으니까요.

베이츠의 말에 브루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계획과 어긋나긴 했지만, 본인이 중견수를 원한다면 그래야겠지."

계획대로라면 좌익수인 브랜드 워커를 트레이드, 유격수인 제이크 포드를 좌익수로 포지션 변경할 예정이었던 다저스. 하지만 확정적이었던 필라델피아와의 트레이드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엎어지며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브루스였다.

그런 상황에서 해준이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해버린 것.

브루스는 눈매를 좁히며 물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강이 알고 움직인 건 아니겠지..?"

올라운더 플레이어라지만, KBO 시절을 생각해본다면 해준이 내야 수비를 선호한다는 것을 브루스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해준의 선택은 외야수.

그것도 다저스 내에서도 공공연히 골칫거리였던 외야수 3인방 중 가장 질이 좋지 않았던 로드리게스를 밀어내 버렸다.

좋게 풀리긴 했어도, 이번 상황에 브루스는 적지 않게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프런트의 고민거리를 대신 풀어줘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브루스의 물음에 베이츠 감독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사람 속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죠.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확실한 건?"

-그 친구는 야구가 어째서 팀 스포츠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베이츠 감독의 말에 브루스 단장이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단장님의 말대로 알고 움직였다면, 이런 극단적인 갈등은 로드리게스 건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소립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건 외부에서도 보기 좋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는 말은?"

-다른 타자들도 그렇고, 투수들에 대해서는 다른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강이 아무리 올라운더 플레이어라고 해도 투수들마저 경쟁에서 밀어낼 수 있는 노릇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베이츠 감독의 말에 브루스 단장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농담을 건넸다.

"그랬다면 4억 달러가 아니라 6억 달러를 쥐여줬어도 데려오기 힘들었겠지. 양키스가 얼마를 내밀었는지 아직도 소문이 파다해."

그와 함께 브루스 단장은 모니터에 떠올라있던 MLB의 메인 홈페이지를 바라보았다.

[스프링캠프 최종전. Kang, 히트포더사이클!]

믿기지 않은 페이스로 MLB에서의 상륙 준비를 끝낸 해준.

수화기 너머, 베이츠 감독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왔다.

-어쩌면 6억 달러를 줬어도 몸값을 해낼 선수일지도 모르죠.

3월 27일.

개막전을 이틀 앞둔 저녁이었다.

< 미스터 포벅스 in 스프링 (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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