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배드볼히터 (1)
5회 말.
따아아악-!
[갑니다! 갑니다! 갔습니다! 이신우 선수의 최소경기 50홈런! 그리고 최소경기 1500타점! 대기록을 경신하는 대구 더히트의 이신우 선수입니다!]
긴 기다림 끝에 터져 나온 이신우의 홈런포. 캐스터의 시원한 음성이 중계를 타고 흘러나갔다.
최소경기 50홈런과 1500타점을 한 번에 경신해버리는 이신우. 하지만 기쁨으로 차있어야할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지 오래였다.
'너무 늦었다...'
이신우의 홈런으로 수정되는 전광판의 스코어.
[서울 세오레즈 8 : 4 대구 더히트]
점수 차는 아직 해볼 만했지만, 문제는 이미 죽어버린 분위기였다. 박수갈채가 쏟아져나오면서도 어딘가 맥이 빠진 응원 소리.
"자, 이제 올리자고."
"미리 써둔 거 있지? 송고했어?"
"어디보자.. 이신우. 5회 초 2사. 드디어 신기록 경신.."
프레스룸의 분위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전설이 탄생한 순간이지만, 어딘가 묘하게 여유가 넘치는 공기. 이신우의 대기록에 집중을 하는 기자는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캬, 역시. 강해준. 조회수 쭉쭉 오르네요."
"댓글 수 봐라. 지금 이신우 기사 올라와도 묻히겠는데?"
"그럴 만도 하지. 역사에 다시 없을 기록이 탄생했는데. 솔직히 이신우 기록도 대단하긴 하지만... 여기에 비하면야."
이전 4회 말, 강해준이 수립한 새로운 신기록.
그것에 잔뜩 관심이 쏠려있었기 때문이었다.
[6연타석 홈런포! 0할 타자 강해준, 새로운 전설이 되어 포효하다.]
[홈런, 홈런, 홈런. 2경기 연속 3연타석 홈런! 더히트를 침몰시키는 강해준의 괴력!]
[무너진 아기 사자. 강해준에게만 3연타석 홈런 허용. 3와 1/3이닝 5K 9피안타 3볼넷 6실점.]
이신우의 기존 5연타석 홈런을 뛰어넘는 역대급기록.
이신우가 처음 기록을 세웠을 때까지만 해도, KBO가 사라질 때까지 남아있을 것이라 칭송받던 홈런 기록.
그것을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오늘, 강해준이 경신해버렸다.
게다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강해준, 11연타석 안타! 2013년 코쿤스의 적토마가 세운 10연타석 안타 경신.]
[안타도, 홈런도 역대급. 멈추지 않은 레코드 브레이커 강해준.]
6연타석 홈런과 동시에 수립한 11연타석 안타.
그 말도 안 되는 대기록이 터져 나온 순간.
-6연타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11연타석 안타가 보너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신우를 정면에서 묻어버리네! ㄷㄷㄷ
-미친;; 저게 인간이냐.
-6ㅋ연ㅋ타ㅋ석ㅋ홈ㅋ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미쳤다. 2경기 연속 3연타석 홈런도 최초 아님?
-그냥 뭘 해도 역대급이다 이젠.
-이젠 뭘 막을 엄두도 안나네 ㅋㅋㅋㅋ
-다음부터는 걍 걸러라. 괜히 자존심 세우지 말고.
포털 사이트 댓글란에서는 홍수라도 난 것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전설을 뛰어넘으며 더 이상 국내에는 적수가 없어 보이는 해준.
[연이은 신기록 행진 강해준, 6회 초 볼넷 출루로 기록 중단.]
결국 6회 초, 의욕을 상실한 더히트의 투수가 고의 볼넷이나 다름없는 투구로 해준을 내보냈지만.
-내보내야지.
-솔직히 정도껏 쳐야지 이건 뭐 ㅋㅋㅋㅋㅋㅋㅋ
-나 같아도 내보내겠다. 이건 말이 안 됨. 무슨 게임임?
-게임에서도 이렇게 못함;;
-ㅇㅈ. 이건 솔직히 걸러도 ㅇㅈ 또 ㅇㅈ.
이제 그를 비난하는 야구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포츠도 체급을 맞춰서 싸워야지, 슈퍼헤비급 선수를 상대하는 페더급 선수가 싸워보지도 않고 기권해도 욕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이미 KBO에서는 감당 불가의 위압감을 풍기는 해준.
자연스럽게 야구팬들의 시선은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진짜 메이저리그 언제 가냐? 당장 가면 안 되냐?
-마지막 홈런 때 타구 속도 봄? 미쳤네. 이미 타구 속도는 메이저리그급이다.
-메이저리거가 온다고 이렇게 할 수나 있겠냐;; 솔직히 불가능이라 봄.
이미 수많은 스카우트가 밀집해있는 경기장. 양키스, 다저스, 컵스, 보스턴 등등 FA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으니, 팬들의 기대가 커지는 것도 당연했다.
-메이저리그 단장들 이제 26 갓해준 데려가려고 쇼미더머니 쓰겠네 ㄷㄷㄷ
-애초에 포스팅 거칠 필요도 없잖아. FA인데 진짜 경쟁 피터질 듯
-왜 FA임?
-얘가 소식이 어둡네. 세오레즈 내부 사정 박살 났잖아.
-가면 어디갈까?
-양키스라고 본다. 사치세 완화되면서 완전 FA시장 깡패잖아.
-요즘 딱히 깡패랄만한 구단이 있냐? 유럽시장 중계권료 대박치면서 다들 한따까리 하던데.
-ㅇㅇ 마음만 먹으면 다들 3억불은 그냥 지른다. 요즘 FA시장 미쳤음;;
하지만 모든 의견이 같을 수는 없는 법.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부정하는 야구팬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해준 같은 선수는 미국 대학 리그에도 널렸습니다.
-탱탱볼 리그에서 그깟 기록 좀 세우는데 무슨 자랑이라고;;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꽂는 투수들이 최고 유망주 소리 듣는 리그에서 메이저리그 ㅋㅋㅋㅋㅋㅋㅋ
-강해준은 평생 세오레즈에 종사하라. 키워준 은혜는 갚아야지. 메이저리그? 은혜도 모르는 놈이 되진 말자.
└너 세오레즈 팬이지?
-3년 300만 불쯤이 적당한 몸값이라고 본다. 그 이상은 거품. ㅇㅈ? ㅇㅇㅈ
-크보산 허접 커브도 못 치는 새끼가 무슨 메이저리그 ㅋㅋㅋㅋㅋ
-커브 상대로는 운빨뽀록으로 홈런 하나 때린 거 말고 죄다 단타임. 메이저리그? 가당치도 않음.
-생각해보면 싱커도 잘 못 치잖아.
-너클볼도.
-못 치는 거 개 많은데? 이딴 허접한 새끼가 메이저? 강해준 같은 선수는 마이너리그에 수두룩하다.
어떻게든 약점 하나하나를 일일이 지적하며 해준을 깎아내리려는 일부 사람들.
-너클볼은 뭔 개드립이냐;;
-애초에 지금 크보에 싱커 던지는 놈도 별로 없음. 외국인 용병들 빼고는 찾기 힘들지 않음?
-커브는... ㅇㅈ. 그런데 다 잘 치는 타자는 메이저리그에도 없다. 진짜 어그로 오지네;;
팬들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그들조차 부정할 수 없는 두 가지 사실이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탱탱볼 리그는 맞지 않냐?
-3할 5푼 이상 타자 7명임. 좀 심각하긴 함.
-투수들 수준도 솔직히 눈 썩지.
-3할 이상 기록 중인 타자 39명 ㅋㅋㅋㅋㅋ 탱탱볼 리그가 아니라 로켓볼 리그다. 그냥 치면 로켓처럼 날아가.
바로 KBO가 유례없는 역대급 타고라는 사실. 그리고, 투수들의 수준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었다.
-구속은 잘 나와도 제구 솔직히 개판이잖아.
-천지인 투구 하는 투수가 1군 붙박이라는 게 말이 되냐?
-솔직히 오늘 기록 내준 정태준만 해도 그럼. 제구력으로 먹고 산다는 놈이 멘탈 조금 흔들렸다고 주구장창 가운데 박아버리는 거 봐라 ㅋㅋㅋ
-크보 수준 드러난 거지. 솔직히 강해준 2, 3번째 타석에서 공 던져주는 거 보면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참가한 줄 알았음. 가운데로 잘 던져주더라.
-그런 거 보면 강해준 기록에도 거품 껴있는 게 확실함.
이야기가 그렇게 흐르자, 조금씩 힘을 얻는 강해준 거품론.
기세를 탄 거품론 지지자들은 신이 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댓글 안달리네? 반박 못하지 ㅋㅋㅋㅋㅋ
-결국은 수준 낮은 리그에서 본즈 놀이 하는거지. 메이저리그 투수 한 명만 데려와 봐라. 폭풍 삼진당하고 메이저리그 안 간다고 질질 짤 걸 ㅋㅋㅋ
-지난 10년간 메이저리그 진출한 타자들 뒤져봐라. 3할 후반 치던 놈들이 1할에서 헤매다가 방출했지? 강해준이라고 다를 거 없다.
-데이터가 말해준다. 이건 거품이다! 거품이야!
그렇게 해준이 2개의 대기록을 기록한 날 밤, 난데없는 퍼지고 있는 강해준 거품론.
'... 아직도 이런 놈들이 있군.'
탁-
그 반응들을 살피던 세오레즈 전담 기자 허상필 기자가 노트북을 닫았다.
'하긴 너무 잠잠하다 싶었지.'
야구팬 중에서는 유독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 야구를 까내리고, 메이저리그를 범접불가의 리그로 포장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
이제는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이 되었고, 메이저리그에서 3회 연속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코리안 몬스터.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에도 비슷한 반응들이었다.
'아니, 미국에서 괴물 같은 커리어로 증명했음에도 아직도 말은 많지.'
알동부 검증론, 낮은 득점권 피안타율을 단순한 운으로 치부한다던가, 체력 문제, 내구성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말이 나오고 있을 지경.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으로 증명한 선수에게도 그럴지경인데, 강해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조용했던 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정도였다.
물론 해준이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못 참고 튀어나오긴 했지만.
'.. 거품론이라.'
자리에서 일어난 허상필 기자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강해준이 정말 거품이었다면, 메이저리그의 스카우트들이 이렇게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을리가 없었으니까.
설령 모르고 왔다 하더라도, 금세 실망하고 자리를 떴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 분위기가 완전히 세오레즈의 승리로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카우트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해준의 일거수일투족을 현미경으로 분해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열정적인 모습들.
오랜 세월을 기자로 살아온 허상필 기자였지만,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일본에서 이도류의 괴물을 관찰할 때도 이 정도 열기는 아니었다고.'
그렇기에, 경험자로서 확신했다.
성적과는 별개로 해준이 보여주는 플레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고. 해준의 시즌 초 모습을 떠올리면 놀라운 장족의 발전이었다.
'이제는 이렇다 할 큰 약점도 안보이고..'
시즌 초때의 모습이 지렁이라면, 지금은 승천을 준비하는 용이나 다름없었다. 몇몇 야구팬들의 말처럼 커브에 낮은 타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애초에 약점이 없는 타자는 없으니까.
그 순간, 무언가 떠올린 허상필 기자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어느 날에 불쑥 그것마저 정복해버릴 수도 있긴 하겠지.'
하루가 멀다 하고 구종들을 격파하던 해준. 하지만 이제는 과도기를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었는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여전히 이닝이 갈수록 타구 속도가 빨라진다던가, 송구 속도가 빨라지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수비부터가 말이 안 되는 선수였으니까.'
따아아악-!
그때, 하늘 높이 타구가 솟구쳐올랐다.
7회 초,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 세오레즈의 타선.
'... 더히트는 이 악몽을 포스트시즌 전에 잊을 수 있을는지나 모르겠군.'
허상필 기자는 그 광경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더욱 중요한 약속이 있었으니까.
'내부 고발자라..'
잘나가는 현장에 비해, 전쟁포화 속에 빠져버린 것 같은 세오레즈의 프런트.
이들은 유례없는 대형 악재를 수습하기 바쁜 상태였다.
외부에서 밀려 들어오는 문의, 연이은 취재 요청, 공정거래위원회에서까지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문까지.
게다가 그 악재에 쐐기를 박아버릴 내부 고발자까지 등장했다.
'누군지 궁금하군. 내부 고발자라면 분명 한 번쯤은 봤던 얼굴일 텐데.'
허상필 기자의 미간이 깊어졌다.
+++
8월 25일, 늦은 저녁.
서울 레나프의 홈구장인 올림픽돔.
구장 내부에 위치한 레나프 프런트 사무실은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1선발이던 데빈 로버트의 갑작스러운 어깨 부상.
수술을 강력하게 요한다는 의사의 소견과 더불어, 재활에만 2년이 걸린다는 소리에 레나프 프런트는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덕분에 급하게 용병들을 물색하기 바쁘던 레나프의 김태문 단장.
"허... 이거 참."
그가 탄성을 터트렸다.
[6연타석 홈런, 그리고 11연타석 안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기록 행진. 세오레즈, 강해준의 활약을 앞세워 더히트 전 스윕 성공!]
모두가 괄시하던 세오레즈의 0할 타자 해준.
분명 탐이 나는 야수이긴 했지만, 타자로서는 별 볼 일 없었던 선수가 기어코 대형 사고를 치는 데 성공한 것.
"이건.. 놀라운 걸."
물론 후반기 들어서부터 해준의 이름이 들려오지 않은 곳은 없었지만, 이번 기록만큼은 특별했다.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신우와 정면 대결을 펼쳐 뺏어온 기록이니까.
비록 타자로서 각성한 뒤 한 시즌도 뛰지 않았지만, 이대로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해도 해준의 이번 해 기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했다.
".. 그래, 결국 메이저리그로 가겠지."
그렇기에 김태문 단장은 입맛을 다시며 아쉽다는 듯 기사 속 해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포스팅이었다면 몰라도, 세오레즈에 터진 대형 악재로 FA로 풀릴지도 모르는 선수다.
국내 FA 시장에 나왔다면 200억을 불러서라도 사와야 하는 자원.
물론 누가 생각해도 메이저리그로 갈 테니 엄두를 낼 생각도 없었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자본력을 내세워 전 세계의 인재를 쓸어가는 메이저리그.
이미 경쟁이 붙은 이상, 강해준에게도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입될 것이 분명했다.
잠시나마 강해준을 영입하는 행복한 상상의 나래에 잠시 빠진 김태문 단장. 현실주의자답게 그 사실을 떠올리자마자 빠르게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눈 앞에 닥친 현실에 침음성을 내뱉었다.
"끄응.. 그러고 보니 우리가 바로 다다음 시리즈 상대로군."
다다음 시리즈의 상대는 9연승을 달리며 기세가 있는 대로 올라온 서울 세오레즈.
그에 반해, 자신들은 로테이션대로라면 그 기세를 꺾어줄 1선발 용병 에이스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 언제 소식이 오려나."
그렇기에 미국에서 날아올 소식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태문 단장.
그때.
띠링-
이메일 한 통이 들어왔다.
"왔다!"
김태문 단장은 안경을 고쳐 쓰며 재빨리 메일함을 열었다.
그리고 곧.
"좋았어!"
그의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떠오르며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그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하던 계약.
모니터에는 그것이 성사됨을 알리는 메일이 떠올라있었다.
[제목: 닉 스윈스키 계약 완료했습니다.]
닉 스윈스키.
메이저리그 통산 102승 98패 ERA 4.23.
주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
팔색조 같은 투구로 메이저리그에서 12년을 버틴 베테랑.
2년 전, 부상으로 구단에서 방출당한 그였지만, 최근 성공적으로 재활을 끝마쳤다는 소식을 입수한 레나프.
당연히 급하게 접촉을 시도한 상태였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높아진 한국리그의 위상.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닉 스윈스키의 사정. 그리고 겨우 한 달 남짓, 포스트시즌을 합쳐도 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올 시즌까지.
닉 스윈스키로서도 여러모로 구미가 당길 것이 분명한 제안이었다.
그렇게 드디어 딜이 성사됐다.
김태문 단장이 스마트폰을 들었다.
"어.. 어. 엠바고 풀어도 돼. 영입 확정이야."
곧바로 언론을 통해 퍼져나가는 소식.
그리고.
[강해준 거품론?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 닉 스윈스키 입국! 8월 29일, 올림픽돔에서 펼쳐지는 정면 승부!]
[야수 강해준 VS 팔색조 닉 스윈스키. 미리 성사된 메이저리그급 맞대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닉 스윈스키는 진짜배기. 아무리 강해준이라도 어려울 것.']
다시 한번 모두의 시선을 끄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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