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일인군단-102화 (102/127)

< [53장] 광휘의 사도들 (1) >

@ 광휘의 사도들.

광휘의 마법사 이그레이를 제압했습니다. 이그레이의 공략률이 100%로 상승하며 퀘스트 ‘광휘의 사도’의 네 가지 클리어 조건 중 하나를 만족했습니다.

이그레이와 강제로 인연(인연)의 고리를 생성하며 그를 복종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숨겨진 조건을 모두 만족하며 S등급 히든 퀘스트 ‘광휘의 마법사’를 완료했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S등급 히든 퀘스트 세 가지가 생성되었습니다.

네 가지 히든 퀘스트를 관통하는 SS등급 히든 퀘스트 ‘광휘의 사도들’이 생성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말도 안 되는 전투의 결과로 막대한 양의 카르마를 얻으며 누적 카르마가 한계점을 돌파하며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당신에게 전설급 타이틀 ‘불가능은 없다!’가 주어집니다.

원했던 것은 물론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들도 마구 쏟아졌다.

이그레이의 머리 위엔 황금색 물음표가 떠올랐다. 이건 그를 통해 계속 퀘스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됐어!’

상혁은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있는 힘껏 잡아당기고 있던 만년금골편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어차피 죽이지 않아도 쓰러트린 것으로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얻을 건 다 얻은 상태였다.

상혁이 제압을 풀자 이그레이의 몸이 흐릿해졌다.

‘응? 이건 또 뭐지?’

어떤 식으로라도 이그레이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긴 했었는데 이런 흐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그레이의 혼(魂)을 복사한 ‘광휘의 별(이그레이)’을 얻었습니다.

흐릿해진 이그레이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흘러나와 새빨간 보석 하나가 만들어졌고 그것은 곧장 상혁의 가상가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퀘스트 아이템인가?’

상혁은 일단 그건 나중에 확인하기로 하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그레이를 바라보았다.

“그림자 공작······.”

퀘스트가 업데이트되어서일까? 정신을 차린 이그레이는 상혁을 알아보았다.

“이제 대화를 할 생각이 드셨나요?”

“후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습니까?”

이그레이는 상혁을 그림자 공작으로 대우해주고 있었다. 강제로 생긴 인연의 고리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확실하게 둘 사이의 관계를 정립해주고 있었다.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었으니까요.”

“만약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었다면 말할 기회도 없으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게 제 운명이었겠죠.”

상혁은 이번 일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맞았지만, 이걸 실패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다거나 혹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질 이유는 없었다.

“운명이라······. 그렇군요. 이 모든 게 결국은 운명이었군요. 알겠습니다. 이것이 신께서 정한 저, 아니 저희의 운명이라면 순응해야죠.”

이그레이를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S등급 히든퀘스트 ‘광휘의 마법사’의 완료 보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S등급 히든 퀘스트 ‘광휘의 마법사’의 보상을 선택해 주십시오. 보상은 다섯 가지 중 하나만 고를 수 있으니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메시지와 함께 나타난 허공에 다섯 개의 보상 창이 생성되었다.

첫 번째는 이그레이가 착용하고 있는 전설 등급 목걸이인 ‘붉은 용의 숨결’.

두 번째는 역시 이그레이가 착용하고 있는 전설 등급 허리띠인 ‘레인보우 메모리즈’.

세 번째는 이그레이가 익힌 숨겨진 고대의 지식인 ‘끝없이 타오르는 겁화의 씨앗’.

네 번째는 유일 등급 타이틀인 ‘겁화를 이겨낸 자’.

마지막 다섯 번째는 유일 등급의 소모성 아이템인 ‘적룡(赤龍)의 광혈(狂血)’였다.

다섯 개의 보상 목록을 보는 순간 상혁은 정말 깜짝 놀랐다. 언뜻 보기엔 보상들이 워낙 좋아서 놀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사실 그가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적룡의 광혈! 와, 이게 여기서 튀어나오네.’

다섯 번째 보상인 적룡의 광혈. 그것은 소모성 아이템으로서 이러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적룡(赤龍)의 광혈(狂血) [유일(Unique)+++]

- 아주 오래전 너무나도 강력한 화염의 기운을 갈망하다가 오히려 그 화염에 잡아 먹였던 레드드래곤이 한 마리 있었다. 그리고 그 레드드래곤은 트리나크 행성의 절반을 날려버린 후에야 날뛰는 걸 멈췄다. 당시 레드드래곤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를 주워 담은 이들이 있었는데 그 피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었다.

[기본 능력치] 복용 후 30분 동안 치명타 확률이 100%로 되어 모든 공격에 치명타가 터지고 치명타 데미지도 400% 상승한다. 그뿐 아니라 공격력과 방어력이 400% 상승하고 모든 데미지가 50% 감소하는 오라가 생성된다. 마지막으로 자체 회복 능력도 1,000% 상승한다.

[특수 능력치] 없음.

[특수 효과] 복용 시 30분 동안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말도 안 되는 잠력(潛力)을 끌어낸다. [복용 후 30분 후엔 무조건 죽는다. 그 어떤 능력도 이 죽음을 회피할 순 없다. 또한, 이 죽음은 그냥 죽음이 아닌 카르마까지 태워버린 죽음이었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보유한 카르마 중 20%가 사라진다. 그리고 추가로 너무나도 강력한 죽음의 불길이 자신이 지닌 모든 아이템을 소멸시킨다.]

[사용 횟수] 8회.

적룡의 광혈. 이것은 한마디로 미친 아이템이었다. 이건 사실 존재 자체가 사기였다. 물론 페널티가 워낙 무시무시해서 실제로 사용하려면 상당한 결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결의란 건 어떤 식으로라도 만들 수 있었다. 현실에서의 돈이나 혹은 어떤 강렬한 열망 같은 것이라면 결의 같은 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다.

일단 구하기만 한다면 어떤 식으로라도 쓰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걸 구하는 건 전설 등급 아이템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실제로 상혁의 전생에서도 이것이 알려진 건 트리나크 행성은 물론이고 두 번째 행성도 뛰어넘어 세 번째 행성이 열렸을 때였다.

앞으로 최소 4년은 더 있어야 알려질 물건이 지금 등장했다. 그것도 무려 트리플 플러스로!

원래 플러스가 하나도 붙지 않은 적룡의 광혈은 사용 횟수가 2회였지만 트리플 플러스가 붙으며 사용 횟수가 6회나 늘어나 8회가 되었다.

적룡의 광혈은 누가 복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 다르긴 했지만 거의 상급 이상의 유저가 복용하면 그 유저는 적어도 30분 동안은 레이드 보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사기였다. 비록 죽으면 잃는 게 너무 많았기에 선뜻 마시긴 힘들었지만 일단 마시기만 한다면 거의 반쯤은 신(神)이 될 수가 있었다.

‘만약 다른 유저가 이 보상 선택지를 보았다면······ 높은 확률로 적룡의 광혈을 고르지 않았겠지?’

적룡의 광혈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보상에 전설 등급 아이템 같은 게 존재하는 이상 페널티가 너무 큰 적룡의 광혈은 1순위로 제외될 가능성이 컸다.

다른 유저라면 분명 그랬겠지만, 상혁은 달랐다. 그는 이미 적룡의 광혈이 보상 중 하나로 뜬 순간부터 다른 보상 창은 바라보지도 않고 있었다.

‘나에겐 이게 무조건 베스트다! 설사 전설 등급 아이템을 두 개를 준다고 해도 난 무조건 적룡의 광혈을 선택한다!’

상혁이 적룡의 광혈에 모든 시선을 빼앗긴 이유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그것을 정말 완벽하게 활용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상위급 유저들이 적룡의 광혈을 마신다는 건 그냥 게임을 접겠다는 뜻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상혁도 자신이 직접 적룡의 광혈을 마실 생각은 없었다.

‘이건 진짜 이 타이밍에 얻을 수 있다곤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아니, 아무리 내가 회귀를 했다고 해도 이번 생에 이걸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질 못했다.’

적룡의 광혈은 상혁도 어떻게 구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물건이었다. 그냥 그런 게 있다고만 들은 적이 있었다.

‘적룡의 광혈······ 이것만 있으면 그걸 완성할 수가 있다. 이야······ 진짜 그걸 완성할 수 있을 줄이야.’

상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조합식은 얻었지만, 적룡의 광혈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재료 때문에 포기했던 그것.

‘분노한 용의 숨결! 이것만 있다면 무서울 게 없지!’

비록 적룡의 광혈을 8번 번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노한 용의 숨결도 8개밖에 만들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이걸 여덟 번이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했다.

상혁은 당연히 적룡의 광혈을 선택했고 그것은 곧장 상혁의 가방으로 들어왔다.

“광휘의 종으로서 당신을 인정합니다. 다만 나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마저 인정을 받으신다면······ 진정한 광휘의 후계자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이그레이의 말을 간단하게 해석하자면 남은 세 사도도 100% 공략하고 오란 뜻이었다.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세 명의 공략률을 모두 100%로 만드는 것이었다.

퀘스트(Quest), 그림자 왕의 길 [신화, 히든, 메인]

-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그 어둠의 길을 걸어 그림자의 왕좌에 오를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전설이자 신화(神話)가 될 것이다. 칠흑보다 더 깊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자여······ 너의 앞길에 어둠의 축복이 함께하길······.

[연계 퀘스트]

- 첫 번째 연계 퀘스트 ‘지옥불 사막의 비선’[완료]

- 두 번째 연계 퀘스트 ‘영웅의 비선’[진행 중]

- 세 번째 연계 퀘스트 ‘광휘의 사도들’[진행 중]

- ????

- ????

······

······

재미있는 건 새롭게 생성된 퀘스트들이 모조리 그림자 왕의 길의 연계 퀘스트로 엮였다는 점이었다.

그림자 왕의 길은 자신이 ‘신화, 히든, 메인’이라는 절대적인 세 가지 조건을 가진 퀘스트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SS등급 히든 퀘스트를 마구 연계 퀘스트로 붙여버렸다.

이건 마치 깨라고 만들어놓은 퀘스트가 아닌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깨고 만다!’

상혁은 슬쩍 웃으며 이번에 새로 얻은 전설 등급 타이틀도 마저 확인해보았다.

호칭 - ‘불가능은 없다! (최초, 솔로)’

등급 – 전설(Legend)

설명 – 이게 말이 되는 결과인가요? 이런 결과는 상상의 범위마저 뛰어넘은 당신에겐 마찬가지로 상상을 뛰어넘는 보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효과 - [접두: 없음] [접미: 없음] [상시지속 효과: <무한도전(SS+) :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울 때 신비로운 힘이 생성되어 차이를 줄여줍니다. 차이가 크면 클수록 신비로운 힘도 더욱 강력해집니다. 상대방과 차이가 나는 모든 능력이 향상돼 차이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단, 파티를 구성하면 동료들의 능력도 적당한 비율로 합산되어 자신의 능력치가 결정됩니다.>

“말도 안 돼!”

타이틀 효과를 확인한 상혁이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 타이틀 효과는 상혁이 이런 반응을 보일 만큼 엄청났다. 특히 이건 상혁에겐 정말 무시무시한 힘을 안겨줄 수 있는 타이틀 효과였다.

일반 유저들에게도 나쁜 타이틀은 절대 아니긴 했지만, 일반 유저들에게 이 타이틀 효과가 등급 그대로 전설급 효과를 제공한다면 상혁에겐 신화등급을 넘어 신화+++ 정도의 효과를 제공했다.

기본적으로 지금만 봐도 상혁은 56레벨이면서 85레벨의 전설급 NPC를 잡아야 했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능력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상혁은 정말 타이틀 효과 덕분에 정말 어마어마한 버프를 받을 수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파티 플레이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 상혁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진짜 신화+++등급의 타이틀은 되어야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 이건 초대박이네.’

상혁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몇 번이고 다시 타이틀 설명을 읽었다. 읽을 때마다 희열이 느껴졌다. 이건 상혁의 전생에도 등장 자체를 하지 않았던 타이틀 효과처럼 보였다.

뭔가 진짜 그동안의 노력을 한꺼번에 인정받은 느낌마저 받았다.

앞으로 진짜 무모한 도전을 수없이 해야 할 상혁에게 이번 타이틀은 엄청나게 든든한 지원군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앞으로 이 타이틀보다 더 좋은 타이틀을 구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 * * *

이그레이를 공략했으니 이제 남은 건 세 명이었다.

물론 상혁은 이 세 명도 짧고 굵은 공략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다.

문제는 남은 이들이 이그레이처럼 상성이 극상성은 아니란 점이었는데 그건 이번에 얻은 전설, 아니 사기 등급의 타이틀인 ‘불가능은 없다!’가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 같았다.

다만 아무리 타이틀 효과로 차이를 확 줄였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력한 놈들이었기 때문에 준비는 계속 철저히 해야 했다.

상혁은 공략 순서를 사제 -> 전사 -> 기사로 정했다. 일단 가장 까다로운 기사는 뒤로 미루고 그나마 셋 중 가장 쉬운 사제를 먼저 공략할 생각이었다.

두 번째 목표인 광휘의 사제 포킨은 이그레이와 비슷하게 반쯤 은거를 한 상태였는데 대신 그녀는 이그레이와 달리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다친 이들이나 혹은 병에 걸린 이들을 치료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 상혁은 그녀의 동선을 가장 먼저 파악해 그녀를 은밀히 따르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된 준비 단계. 준비의 시작은 역시나 정보 수집부터였다.

< [53장] 광휘의 사도들 (1) > 끝

ⓒ 성진(成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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