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일인군단-99화 (99/127)

< [51장] 섬광(閃光)의 흑안(黑眼) (2) >

“오!”

반지가 완성된 순간 금강석이 먼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금강석이 놀란다는 건 상혁에겐 좋은 소식이었다.

‘원 플러스? 투 플러스?’

상혁은 금각성의 집중을 깨지 않기 위해 먼저 나서서 묻지 않았다. 궁금하긴 했지만, 일단은 기다리는 게 맞았다.

“분위기가 좋으니까 목걸이랑 귀걸이 두 개를 계속 이어서 만들어보겠습니다.”

금강석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이어서 목걸이와 귀걸이를 전부 만들었다.

상혁은 거의 30분 동안 이 모든 과정을 조용히 지켜만 보았다. 좋은 소식은 장신구들을 만들고 있는 금강석의 표정이 매우 밝다는 점이었다.

‘최소한 전부 플러스는 붙은 거 같네.’

상혁은 네 개의 장신구가 모두 원 플러스 이상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라면 충분했다.

사실 플러스가 붙어 나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게 맞았다.

“휴우, 이렇게 집중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군요. 다행히 집중한 만큼 결과도 좋습니다.”

금강석은 기분 좋게 웃으며 상혁에게 거래신청을 걸어서 자신이 만든 섬광의 반지, 섬광의 목걸이, 섬광의 귀걸이(2개)를 모두 넘겨주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상혁은 물건을 받은 후 일단 금강석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아마 마음에 드실 겁니다. 그럼 천천히 확인하세요. 전 오랜만에 너무 집중했더니 눈이 아프네요. 접속을 종료하고 좀 쉬어야 하겠습니다.”

“네, 푹 쉬세요.”

금강석은 정말 많이 피곤했는지 바로 접속을 종료했다.

그가 사라진 후 홀로 남게 된 상혁은 가상가방에 고이 들어가 있는 장신구 네 개의 상세 정보를 동시에 눈앞에 띄웠다.

섬광의 반지 [유일(Unique) 세트 ++]

- 섬광의 흑안을 정밀하게 가공해 만든 반지. 강력한 힘이 담겨 있는 이 반지는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인다. 명장 ‘금강석’의 혼이 깃들었기에 더더욱 특별해질 수 있었다.

[기본 능력치] 모든 능력치 +20(+4)

[특수 능력치] 마법 저항력 +5(+1)%

[세트 효과] 2세트 – 아이템 스킬 [이단점프(A)]

3세트 – 민첩 +50

4세트 – 아이템 스킬 [블링크(S)]

[특수 효과] <섬광처럼(A) : 이동속도 +10%>

[보너스 효과] 민첩 +10, 힘 +15

섬광의 목걸이 [유일(Unique) 세트 +]

- 섬광의 흑안을 정밀하게 가공해 만든 목걸이. 강력한 힘이 담겨 있는 이 목걸이는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인다. 명장 ‘금강석’의 혼이 깃들었기에 더욱 특별해질 수 있었다.

[기본 능력치] 모든 능력치 +20(+2)

[특수 능력치] 마법 저항력 +5(+0.5)%

[세트 효과] 2세트 – 아이템 스킬 [이단점프(A)]

3세트 – 민첩 +50

4세트 – 아이템 스킬 [블링크(S)]

[특수 효과] <암흑처럼(A) : 은신능력 +10%>

[보너스 효과] 활력 +10

섬광의 귀걸이 [유일(Unique) 세트 +++]

- 섬광의 흑안을 정밀하게 가공해 만든 귀걸이. 강력한 힘이 담겨 있는 이 귀걸이는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인다. 명장 ‘금강석’의 혼이 깃든 완벽한 물건이다.

[기본 능력치] 모든 능력치 +20(+6)

[특수 능력치] 마법 저항력 +5(+1.5)%

[세트 효과] 2세트 – 아이템 스킬 [이단점프(A)]

3세트 – 민첩 +50

4세트 – 아이템 스킬 [블링크(S)]

[특수 효과] <암흑처럼(A) : 은신능력 +10%>

[보너스 효과] 지능 +10, 지혜 +15, 민첩 +20

“와우!”

아이템을 확인한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반지는 더블 플러스, 목걸이는 원 플러스. 그리고 귀걸이는 두 개 모두 트리플 플러스가 붙어 있었다.

상혁은 원 플러스 몇 개에 기껏해야 투 플러스가 하나 정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금강석······ 이 양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것 같네. 그런데 왜 내 전생에 기억엔 금강석이란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걸까? 혹시 저 사람도 나 때문에 인생이 변한 인물인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상혁의 개입이 없었다면 금강석은 재능을 썩히다가 게임을 접었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좋은 인연을 만나 대박 아이템을 얻었으니 이보다 기분 좋은 일은 있을 수가 없었다.

특히 섬광 세트의 진정한 위력은 2세트 효과와 4세트 효과에 붙어 있는 두 개의 아이템 스킬이었다.

‘이단점프(A) : 허공에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 효과는 20초에 한 번씩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기엔 별것 없어 보이는 능력이었지만 이 능력은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었다. 사실상 이 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낙사(落死)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땅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타이밍만 잘 맞춰서 이단점프를 하면 떨어지는 운동에너지를 거의 완벽하게 지워버릴 수가 있었다.

그 밖에도 전투 중에 상대방의 예상을 한참 벗어난 움직임을 보여줄 수도 있었고 또 도망갈 땐 아예 상대방이 따라오지 못할 위치로 올라가서 도망가버릴 수도 있었다.

정말 여러 상황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이단점프.

이건 무조건 완소 스킬이었다.

하지만 더 대박은 4세트 효과였다.

‘블링크(S) : 1초 동안 집중해 자신의 시야가 닿는 곳으로 순간 이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단, 최대 10m까지 자신이 볼 수 있는 완벽하게 텅 빈 곳으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대기시간 25초.’

앞으로 EL 최고의 유틸 스킬이라고 불리게 될 블링크.

이건 이단점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스킬을 얻는 방법은 지금 상혁처럼 섬광 4세트를 완성하거나 혹은 ‘이동’에 특화된 고대의 마법 지식을 끝까지 익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동에 특화된 고대의 마법 지식을 익힌 유저들은 흔히 ‘셔틀’이라 불리며 게이트 마법을 통해 사람들을 특정 지역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애초에 그리 인기 있는 고대의 지식이 아니었고 돈을 벌려는 이들이 가볍게 익히는 수준의 고대의 지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그걸 궁극까지 익혀 블링크를 배우는 유저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섬광 4세트 효과로 얻는 블링크는 ‘마나’를 소모하지도 않았다.

‘블링크! 드디어 이걸 얻었구나.’

상혁이 블링크를 얻었다는 건 거의 호랑이가 날개를 얻은, 아니 호랑이와 용이 하나로 합쳐진 수준의 변화였다.

가뜩이나 이동속도가 높은 상혁이 블링크와 이단점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 상대하는 입장에선 정말 지옥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상혁은 곧장 네 개의 장신구를 모두 착용한 후 밖으로 나와 아무도 없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곤 그곳에서 이단점프와 블링크를 반복해서 사용하며 퀵(Quick) 설정을 했다.

사실 이단점프와 블링크는 게임 감각이 별로 없는 이들이 얻으면 절대 100% 활용을 할 수가 없는 기술들이었다.

둘 다 퀵 설정을 해야지만 100% 위력을 발휘하는 기술이었는데 워낙 퀵 설정이 까다로운 기술들이라 어지간한 유저들은 퀵 설정을 엄두도 못 냈다.

그래서 상혁의 전생에도 능력도 안 되는 이들이 섬광 세트를 가지고 있으면 돼지가 진주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고 이죽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혁은 돼지가 아니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이단점프와 블링크를 사용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상혁은 불과 5분 만에 이단점프와 블링크의 퀵 설정을 끝냈다. 실력 좋은 프로게이머들도 거의 몇 시간은 붙잡고 있을 만큼 까다로운 퀵 설정이었는데 상혁은 너무나 쉽게 그걸 해냈다.

타탁, 타악!

허공으로 뛰어올랐던 상혁은 가볍게 몸을 튕기는 동작만으로 다시 한 번 더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순식간에 거의 7m가 넘는 높이까지 치솟은 상혁은 고개를 돌려 9m 정도 떨어져 있는 바위 위를 1초 정도 바라보았다.

파팟!

그러자 그의 몸이 사라진 후 바위 위에 다시 나타났다.

이단점프와 블링크가 연계되자 상혁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화려하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사실 블링크를 사용할 때 가장 까다로운 것은 거리감이었다. 블링크의 한계 거리는 10m였는데 자칫 10m를 넘어서는 곳을 바라보았다간 1초간 집중을 했음에도 블링크가 발동되지 않을 수가 있었다.

특히 이건 허공을 응시할 때 더욱 까다로웠다.

그래서 상혁의 전생에도 블링크를 익힌 유저들은 대부분 10m를 한계 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대략 6~7m를 한계 거리로 생각하고 여유 있게 블링크를 사용했다.

하지만 상혁은 완벽한 거리감으로 거의 10m에 가까운 곳도 자유자재로 이동했다. 그의 거리감이 빛을 발휘할 땐 허공으로 이동할 때였다.

보통 유저들은 허공으로 블링크를 사용할 땐 더욱 조심스럽게 사용했었는데 상혁은 허공으로도 거의 9.8~10m의 거리까지 블링크를 사용해 이동했다.

“이 좋은 걸 전생엔 구경조차 해보지 못했다니······.”

상혁은 퀵 설정을 끝낸 후에도 대략 20분 정도 더 이단점프와 블링크를 계속 사용한 후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전생에 그렇게 한번 사용해 보고 싶었던 스킬이 바로 블링크와 이단점프였다. 하지만 전생엔 그것들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사용할 수가 있을 땐 얻질 못했고 얻을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되었을 땐 사용할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인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사용할 수도 있었고 얻을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실제로 누구보다 일찍 이 능력들을 얻었다.

‘자, 이제 비선 쪽 일을 마무리하러 가볼까?’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로 섬광의 흑안을 얻었으니 이제 남은 건 영웅의 대지에 존재하는 비선의 몸통을 찾아내는 일뿐이었다.

비선을 접수하는 건 그 이후의 일이었다.

* * * *

연계 퀘스트는 정말 끝도 없이 이어졌다.

퀘스트 난이도도 쉬운 게 하나 없었다. 대부분 난이도 A등급 이상이었기 때문에 자칫 실수라도 하면 바로 퀘스트 실패가 뜰 수 있었다.

연속 퀘스트가 20번째를 넘길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이게 30번을 넘어 40번에 가까워지자 상혁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기 때문에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연퀘는 40을 넘어 기어이 50을 찍었다.

그리고 50을 찍는 순간 드디어 상혁이 찾던 게 등장했다.

그렇게 상혁은 무려 보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퀘스트에만 매달렸고 드디어 비선의 몸통을 찾아냈다.

영웅의 비선.

놀랍게도 그들은 영웅의 대지부터 등장하는 종교 단체인 ‘광휘의 증명’에 숨어 있었다.

광휘의 증명은 영웅의 대지에 존재하는 NPC들 사이에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종교 단체였다. 상혁은 설마 비선의 몸통이 종교 단체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특히 광휘의 증명은 영웅의 대지에선 안 믿는 NPC가 없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는 일종의 토속신앙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예상이 힘들었다.

[ Quest ] ‘광휘의 사도’ <연계 횟수 50>

: 드디어 영웅의 비선과 광휘의 증명이 어떤 관계로 엮여 있는지 알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많다. 특히 광휘의 증명에 존재하는 네 명의 사도는 어떤 식으로라도 공략해야 한다. 그들을 넘지 않고서는 절대 광휘의 증명 안에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는 영웅의 비선에 접촉할 수가 없다.

진행 상황

- 광휘의 전사 ‘크레포’. (0% 공략)

- 광휘의 마법사 ‘이그레이’ (0% 공략)

- 광휘의 사제 ‘포킨’ (0% 공략)

- 광휘의 기사 ‘타미아’ (0% 공략)

등급 : 히든(S+++)

어느새 연계 퀘스트는 상혁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히든 퀘스트인 비선 퀘스트와 합쳐져 있었다. 상혁은 퀘스트 창을 띄워놓고 어떤 식으로 이번 퀘스트에 접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알아본 바로는 넷 모두 전설 등급 NPC였다. 레벨은 최소 80~90. 질풍의 파라얀 수준은 아니더라도 거의 마스터에 근접한 실력을 지닌 놈들이다.’

상혁의 레벨이 이제 겨우 55인 걸 고려하면 네 명의 사도가 얼마나 강력한 NPC인지 알 수가 있었다.

‘이런 놈들을 공략하라는 건······. 흐음······.’

히든(S+++) 등급의 퀘스트여서 그런가? 퀘스트의 상세 설명은 전펴 친절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결국 유저가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상혁.

확실한 건 이번 벽만 넘으면 영웅의 비선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 [51장] 섬광(閃光)의 흑안(黑眼) (2) > 끝

ⓒ 성진(成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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