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일인군단-54화 (54/127)

< [28장] 돈의 힘 (2) >

* * * *

호칭 - ‘사막의 그림자 공작’

등급 – 특수

설명 – 사막의 비선을 장악한 비선주가 가질 수 있는 특수한 타이틀. 이 타이틀은 비선주에게 귀속된 타이틀이기 때문에 비선주의 자리를 잃으면 당연히 사라진다.

효과 - [접두 : 모래를 이용해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인형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단, 특수한 간파 기술을 지닌 존재나 혹은 나보다 더 레벨이 높은 존재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데미지를 입으면 소멸합니다. 모래 인형은 기본적으로 분신(分身)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고 심지어 모래 인형을 통해 보고 듣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유지 시간은 2시간이고 재사용 대기 시간은 16시간입니다.]

[접미 : 모래로 갑옷을 만들어 잠시 몸을 보호할 수가 있습니다. 모래 갑옷은 여러 용도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유지시간은 5분, 재사용 대기 시간은 10분입니다.]

[상시지속 효과: 사막의 신기루(蜃氣樓) 효과가 몸에 적용되어 회피율이 20% 상승합니다.]

그림자 공작 타이틀은 역시나 굉장히 좋았다.

전투만 놓고 보면 팔콘의 그림자 공작보다 더 좋을 수도 있었다. 물론 비교를 그렇게 단순하게 할 순 없었다. 결론적으론 팔콘의 그림자 공작도 좋고 사막의 그림자 공작도 좋은 게 맞았다.

‘이거 아이템만 제대로 맞추면 진짜 엄청난 회피탱 세팅이 가능하겠는걸?’

아무리 상혁이 회귀를 했다고 해도 자신이 이런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계속 회피 능력이 올라가고 있었다.

현재 상혁의 회피율은 전문적으로 회피 탱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보다도 훨씬 높았다. 거기에 상혁은 감각마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누구보다 회피를 잘할 자신이 있었다.

‘하늘도 날 돕고 있는데 이 기회에 제대로 회피 능력의 끝을 찍어보자!’

상혁은 앞으론 더더욱 회피 능력과 관련된 아이템이나 스킬들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확인을 끝낸 상혁은 본격적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일단 상혁은 상인 NPC를 무려 10명이나 더 고용했는데 10명 중 7명이 C급이었고 B급이 둘 그리고 마지막으로 A급을 한 명이었다.

C급 상인 NPC들은 원래 있던 6명의 C급 상인 NPC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경매장이나 위탁판매소에 상주하며 아이템을 검색해 상혁이 지정한 물건들을 모조리 사들이는 일을 맡았다.

상혁은 아예 작은 마을 단위까지 모조리 직원을 파견해 제대로 매물들을 싹쓸이할 작정이었다.

그리고 B급 상인 NPC 둘에겐 각각 팔콘과 튠에 금산상단의 상점을 열고 그것을 맡겼다.

이 두 상점은 아이템을 파는 상점이 아니었다.

그 상점들은 무려······ 담보로 아이템이나 기타 여러 가지 ‘가치’가 있는 걸 맡기면 그에 맞춰 골드를 빌려주는 일종의 전당포 같은 곳이었다.

10만 골드 미만의 자잘한 것들은 B급 상인 NPC가 알아서 처리할 예정이었고 10만 골드 이상의 물건들은 상혁이 감정을 할 예정이었다.

당연히 이자도 존재했고 정해진 기간 내에 이자 + 원금을 갚지 못하면 아이템의 소유권이 넘어오게 되어 있었다.

거래 계약 자체가 맹약의 서를 통해 작성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맹약의 서는 한 장에 1골드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마구 남발할 수가 있었다.

사실 상혁은 전당포도 좋지만, 도박장 같은 걸 운영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단 협회에 문의해본 결과 차원여행자는 도박장과 같은 성인 유흥 시설물을 운영할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즉, 가장 알짜배기는 오로지 개발사 측만이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골드를 빌려주는 전당포였다.

그렇게 ‘골드 마운틴’이란 간판을 건 두 개의 상점이 동시에 팔콘과 튠에 생겨났다.

상혁은 이 골드 마운틴을 통해 두 가지를 노리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순수하게 높은 이자를 받아 골드를 버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진흙 속에 숨어 있는 대박 아이템을 찾아내 합법적으로 꿀꺽하는 것이었다.

진흙 속에 숨어 있는 대박 아이템을 꿀꺽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그냥 골드를 돈을 빌리러 온 사람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빌려주면 그만이었다.

보통은 그렇게 하면 절대 돈을 갚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돈을 갚으면 그땐 다른 식으로 거래를 유도하면 되었다.

두 명의 B급 상인 NPC는 ‘상인의 눈’이라는 패시브 스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상혁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유저보단 훨씬 물건의 값어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10만 골드 아래의 값어치를 지닌 물건들은 알아서 처리하게 하면 상혁이 귀찮을 일도 거의 없었다.

자금이야 1억 골드 이상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모자랄 걱정은 별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A급 상인 NPC에겐 금산상단의 전체적인 관리를 맡겼다. 지금까진 상혁이 해오던 C급 상인 NPC들이 구매한 물건을 거둬들이는 일이나 그들의 소지금을 충전해주는 일 같은 걸 모조리 A급 상인 NPC에게 맡겼다.

A급 상인 NPC의 이름은 ‘마오리’였는데 확실히 A급은 비싼 값을 해주었다.

나중에 사업이 더 커지면 맡길 일이 늘어날 수도 있었지만 일단 지금은 할 일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마오리는 남는 시간엔 알아서 창고 정리를 한다거나 혹은 골드 마운틴에 가서 B급 상인 NPC의 일을 도와주었다.

확실히 인공지능의 수준 자체가 다른 NPC들과 달랐다.

“그건 아까 내가 말한 대로 처리하고······ 아! 태초의 호수에 있는 벤더 NPC의 고용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그거 좀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마오리는 상혁의 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비선의 일을 대리인인 일리아가 알아서 다 해준다면 이제 금산상단의 일은 마오리가 다해주고 있었다.

아직 다른 유저들은 이렇게 NPC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상혁의 전생에도 유저들이 NPC를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한 건 게임이 시작되고 거의 4~5년이 흐른 뒤부터였다.

시대를 앞서 가는 상혁. 이건 상혁이 회귀를 하면사 자연스럽게 습득한 능력 중 하나였다.

마오리에게 금산상단 일의 대부분을 위임한 상혁은 이제 슬슬 다시 자신의 성장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레벨은 꾸준히 올려 왔었다. 하지만 레벨 업만 한다고 성장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 레벨 업조차 이제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쿼드라 소울······. 아무리 수많은 보너스 효과로 최대한 페널티를 없앴다고 해도 상혁이 얻어야 하는 카르마는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엄청나게 늘어났다.

비록 원 소울 유저들이 원 소울의 한계를 느끼고 다들 도태되고 있긴 했지만, 그들이 사라진 자리는 대부분 더블 소율 유저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더블 소울은 여러모로 벨런스가 좋았기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의 EL 유저들이 더블 소울을 선택하고 있었다.

그들은 두 개의 고대 지식을 주와 부로 나눠서 마치 주 직업과 부 직업의 개념처럼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요즘 파티원을 구하는 외침을 보면 정확하게 ‘주(XXX), 부(XXX)’라고 외치며 원하는 동료를 구했었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더 흐르면 주, 부 개념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서 조합 개념으로 바뀌게 된다. 유저들이 최적의 고대의 지식 조합을 찾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상혁처럼 네 가지의 고대의 지식이 서로 얽히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생시키게 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상혁도 아직 모든 걸 완성한 건 아니었다. ‘블레이드 나이트’는 ‘섀도우 나이트’로 성장시켜야 했고 정령술과 카드 술사는 숙련도를 훨씬 더 끌어올려야 했다.

그나마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인 자이언트 블러드만 건드릴 게 없었다.

그렇다면 레벨과 고대의 지식만 신경 쓰면 끝일까? 당연히 아니었다. 레벨과 고대의 지식 그리고 여기에 아이템과 타이틀이 합쳐져야 진정한 성장을 할 수가 있었다.

현재 상혁에겐 굉장히 좋은 타이틀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전투 시에 쓸만한 타이틀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인 경쟁의 시대가 도래할 텐데 그 전에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는 게 좋았다.

‘인페르노 피라미드. 그걸 공략하자!’

인페르노 피라미드는 지옥불 사막에 존재하는 던전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난이도는 가장 높은 던전이었다.

당연히 지금 시점에서 이 던전을 올 클리어한 유저, 아니 파티나 길드는 없었다.

상혁이 비선을 통해 정보를 모아본 결과 인페르노 피라미드에 존재하는 7마리의 네임드 몬스터 중 첫 번째 네임드 몬스터인 ‘검은 미라’만 간신히 공략된 상태였다.

그 검은 미라를 공략한 길드가 바로 EL의 3대 레이드 길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쿤(Kun)의 테리쿨룸(terrícŭlum)이었다.

쿤은 핀란드 사람이었는데 테리쿨룸은 특이하게 핀란드인으로만 이루어진 길드였다.

그들은 다른 콘텐츠는 몰라도 레이드 콘텐츠에선 상당한 활약을 하고 있었다.

상혁도 테리쿨룸을 잘 알고 있었다. 테리쿨룸은 당분간은 레이드 콘텐츠에서만큼은 계속 크게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를 할 길드였다.

물론 나중엔 한계에 부딪혀 순혈(純血)주의를 깨는 것과 그냥 도태되는 것 사이에서 내부의 갈등이 생기는 바람에 스스로 무너질 길드였지만 그건 앞으로 몇 년은 더 지나야 생기는 일이었다.

‘이제 거인의 동굴 마킹 버스도 단물이 거의 다 빠졌으니 슬슬 그만둬도 될 것 같은데······ 문제는 그걸 대체할 콘텐츠겠지?’

상혁은 BJ질풍의 방송을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더 키울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소 지루한 포맷이 되어 시청자들이 줄고 있는 거인의 동굴 마킹 버스를 그만두고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줘 다시 한 번 시청자를 끌어모을 생각이었다.

‘생각하고 있던 대로 레이드 콘텐츠로 가자.’

인페르노 피라미드를 솔로 플레이로 공략한다고 선언하면 시청자는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무리 상혁이라고 해도 모든 능력치가 30% 깎인 상태로는 인페로느 피라미드를 올 클리어하는 게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첫 번째, 두 번째 네임드까지 공략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두 마리 네임드만으로도 방송 분량은 충분히 뽑아낼 수가 있었다.

‘검은 미라······ 그리고 거대화염전갈. 이 두 마리라면 방송 분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새로운 방송의 플랜을 짜는 상혁.

그는 무엇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세세하게 잘 챙기고 있었다.

* * * *

인페르노 피라미드.

이것은 한계 파티 인원수가 7명인 전형적인 7인 레이드 던전이었다.

레이드 던전은 7인, 14인, 21인, 28인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이 되었는데 가장 흔한 레이드 던전이 7인과 14인이었다. 그리고 21인과 28인은 상당히 드문 편이었다.

물론 던전의 난이도는 이 한계 파티 인원수와 별 상관이 없었다. 단지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유저들의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던전의 난이도 자체는 인원수와 비례하진 않았다.

인페르노 피라미드만 해도 7인 레이드 던전이었지만 난이도는 지옥불 사막에 있던 던전들 중 최고였다.

괜히 쿤의 테리쿨룸이 인페르노 피라미드에 헤딩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레이드에 미친놈들답게 누구보다 먼저 인페르노 피라미드를 클리어하고 싶어했다.

이제 최상급 유저들 사이에서 최초 킬 보너스에 관한 정보는 비밀이 아니었다. 심지어 요즘에는 일반 유저들에게도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최초 킬 보너스가 알려지자 너도나도 혹은 개나 소나 네임드 몬스터를 최초로 잡아보겠다고 난리였다. 하지만 이미 알짜배기들은 잡을만한 이들이 모두 다 잡은 상태였다.

그나마 인페르노 피라미드가 공략이 안 된 상태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상혁은 전생에 인페르노 피라미드를 경험해 봤었다. 거인의 동굴 수준으로 아주 많이 경험한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반복숙달이 될 정도는 경험해 봤었다.

그렇기에 그곳에 등장하는 7마리의 네임드 몬스터가 어떤 스킬을 사용하고, 그걸 공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상혁은 공략에 필요한 조합카드도 새로 만들어서 챙기고 장비도 인페르노 피라미드에 맞게 새롭게 세팅했다.

남들은 이런 걸 준비하는데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었겠지만, 부족한 건 그냥 골드로 사버리는 상혁은 몇 시간 만에 준비를 끝냈다.

게임 속에서 준비를 끝낸 상혁은 로그아웃 후에 게임 밖에서 방송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BJ질풍의 인페르노 피라미드 공략, 오늘 오후 7시부터 시작.]

자신의 푸TV 채널에 공지를 올린 후 남아 있던 블레이크의 동영상 중 하나를 골라서 녹방을 틀어놓았다.

현재 시각은 오후 4시.

상혁은 깔끔하게 두 시간만 자고 일어난 후 오후 7시부터는 오랜만에 레이드로 신 나게 달려볼 생각이었다.

< [28장] 돈의 힘 (2) > 끝

ⓒ 성진(成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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