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장] 거인의 동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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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망토 [유일(Unique) ++]
- 희귀 몬스터 고스트 나이트가 아주 낮은 확률로 떨어트리는 그림자의 힘이 담긴 망토. 최초의 그림자 망토이기 때문에 더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 능력치] 모든 능력치 +5(+1)
[특수 능력치] 은신 효과 +20(+4)%, 모든 속성 저항력 +10(+2)%
[특수 효과] <어두워도 보여요(A) : 어둠 속에서의 시야가 비약적으로 좋아집니다.>, <숨바꼭질(A) : 은신 능력이 향상됩니다.>
[아이템 스킬] 그림자 저주 : 상대방의 그림자에 저주를 걸어 상대방을 1초 동안 이동 불가 상태로 만든 후 다시 그 뒤로 5초 동안 이동속도를 30% 하락시킨다. 단, 네임드 몬스터와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유저에겐 3초 동안 이동속도만 15% 하락시킨다. [재사용 대기 시간 1분]
[보너스 효과] 체력 +10, 지능 +15
‘이것도 더블 플러스네······ 요즘 플러스를 너무 많이 보니까 아이템에 플러스가 붙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서 문제네.’
그림자 망토를 확인하던 상혁은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템에 플러스가 붙는 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사실 아이템에 플러스가 붙어서 명품이나 신품이 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요즘 상혁이 얻은 아이템들엔 더블 플러스는 물론이고 트리플 플러스가 붙어 있었지만 이건 절대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확실히 썬더볼트가 애가 탔을만한 아이템이네. 특히 이 그림자 저주는 한때 랭커들 사이에서 최고의 아이템 스킬로 분류되었던 것 중 하나잖아? 이게 여기에 붙어 있었네.’
상혁은 그림자 망토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다른 것 중에 눈에 띄게 좋은 건 없네. 그렇다면······ 모두 팔아치워야지.’
아마도 상혁이 이 아이템을 경매장에 올리면 그날 내성 안에서 죽었던 유저들은 단번에 누군가 자신들의 아이템을 주워갔다는 걸 눈치 챌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눈치를 채봤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경매장에서 자금 추적을 한다는 건 말도 안 되었고 그렇다고 그날 목격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모든 건 완벽했다.
‘뭐, 돈 많은 녀석들은 알아서 자기 걸 다시 사가겠지.’
그들에게 미안하단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들이 이렇게 된 건 모두 그들의 탐욕 때문이었다.
전생은 몰라도 현생의 상혁은 그런 녀석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질 정도로 배려심이 크지 않았다.
대충 아이템을 모두 경매장에 올려놓은 상혁은 이제 정말 황혼의 땅에서 이룰 수 있는 마지막 목표인 ‘거인의 동굴’ 공략 준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거인의 동굴은 그 자체가 공개 던전과 같은 곳이면서 동시에 다른 대륙으로 통하는 통로였다.
‘거인의 동굴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특히 혼자서 그곳을 클리어하고 뚫고 나가는 건······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지.’
전생에 상혁도 거인의 동굴 같은 경우는 작업장의 다른 고레벨 유저들과 7명과 파티를 맺고 클리어했었다. 거인의 동굴 파티 한계 인원이 7명이어서 7인 풀파티를 구성했던 것이었는데 그렇게 나름 작업장에서 가장 잘 나가던 7명이 파티를 구성했음에도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었다.
상혁은 당시 워낙 고생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거인의 동굴에 대한 것들은 비교적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혼자 도전하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난 분명 할 수 있다!’
상혁은 남들은 7인 파티로도 아직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거인의 동굴을 홀로 클리어 하려는 중이었다.
그는 그림자 망토를 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비는 대충 끝났다.
이제 남은 건 성공을 위한 도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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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동굴은 총 네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었다.
지하 1층은 여러 종류의 오우거가 나타나는 ‘오우거’ 층이었다. 오우거는 와이번만큼은 아니라도 상당히 강력한 몬스터로 꼽혔다.
굳이 서열을 메기자면 황혼의 땅에서 두, 세 번째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는 준 네임드 몬스터로서 워낙 공격력이 높아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공략에 실패할 수 있는 녀석이었다.
45레벨, 7인 파티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센스가 없거나, 혹은 조합을 잘못 구성했거나 또는 장착 아이템이 별로 좋지 않으면 이 트윈 헤드 오우거도 넘지 못 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를 넘어 지하 2층에 도착하면 그때부턴 커다란 스톤골렘들이 유저들을 맞이해주었다. 스톤골렘은 거의 와이번과 맞먹는 수준의 몬스터였다.
스톤 골렘은 방어력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딜이 부족하면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2층을 지키는 마지막 스톤골렘인 ‘미스릴골렘’은 트윈 헤드 오우거와 마찬가지로 준 네임드 몬스터였고 스톤 골렘보다도 방어력이 훨씬 높았다.
상혁의 기억으론 거인의 동굴 공략에 실패한 유저들 중 상당수가 이 미스릴골렘에서 딜이 부족해 좌절했었다.
어떻게든 미스릴골렘을 통과해 지하 3층에 도착하면 여기서부턴 몬스터가 문제가 아니라 온갖 함정과 미로처럼 꼬여 있는 복잡한 길이 유저를 가로막았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은 미리 경험한 유저들에게서 정보가 조금만 흘러나와도 그리 어렵지 않게 공략이 가능한 부분이었다. 특히 지하 3층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거인해골병사들이었는데 이들은 오우거보다 약했다.
심지어 지하 4층으로 내려가는 길을 막고 있는 준 네임드 몬스터도 없었다.
3층을 통과하면 대망의 지하 4층이 나타났다.
지하 4층은 앞선 1, 2, 3층과 다르게 굉장히 길이 단순하면서 짧았다. 그리도 일반 몬스터조차 등장하지 않았고 간단한 함정만 몇 개 있었다.
대신 지하 4층의 마지막 출구를 가로막고 있는 놈이······ 아주 대단한 녀석이었다.
특수 네임드 몬스터 ‘하늘 거인’.
사실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는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그나마 유명한 게 영웅의 대지에 등장하는 ‘용암 거인’과 태양의 대륙에 등장하는 ‘광휘의 거인’이었는데 둘 모두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하는 네임드 몬스터들이었기 때문에 이것들이 쓰러지려면 유저들이 최소 2년은 더 성장을 해야 했다.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는 모두 공략 난이도가 높았는데 그 이유는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 가지 능력 때문이었다.
‘거인의 인내(忍耐)’
유저들에게 ‘더러운 거인들’이란 말을 듣게 만든 주원인인 이 능력의 효과는 모든 받는 데미지를 30% 줄여주고 동시에 그렇게 줄어든 데미지의 절반만큼 체력을 회복했다.
즉, 대략 45%의 데미지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거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 패시브 능력 때문에 유저들은 늘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를 상대할 때 딜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들은 무시무시한 공격력과 무지막지한 생명력을 가진 놈들이었다.
방어력은 비슷한 레벨의 네임드 몬스터보다 현저히 낮았지만 그마저 거인의 인내라는 특수한 패시브 능력 때문에 별로 티가 나질 않았다.
유저들 입장에선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에게 이런 패시브 능력이 붙은 건 말 그대로 최악의 조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는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네임드 몬스터 1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상혁의 전생에도 유저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면 늘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가 가장 잡기 힘든 네임드 몬스터 1위를 차지하곤 했었다.
언뜻 듣기엔 드래곤류가 제일 힘들 것 같았지만 실제로 한 번이라도 경험이 있는 유저라면 무조건 드래곤류 네임드 몬스터가 더 잡기 쉽다고 얘기했었다.
드래곤류 네임드 몬스터는 속성 면에서 명확한 약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거인류 네임드 몬스터는 속성마저 무(無)속성이라 속성으로 어떻게 비벼보는 공략이 불가능했다.
난이도 ‘극악’의 미션에 도전하는 상혁. 하지만 그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미 전생에 거인의 동굴을 통과하기 위해 거의 천 번 정도의 도전을 했었기에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없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를 가장 쉽게 공략하는 방법은 오른쪽 머리의 두 눈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일정 시간이라도 놈의 시야를 지워버린 후 왼쪽 머리의 목을 쳐버리는 것이었다.
오른쪽 머리의 시야가 지워지면 놈의 시야에 사각이 생겼는데 그게 왼쪽 머리의 시야를 지웠을 때보다 훨씬 컸고 그렇기에 더 쉽게 반대쪽 머리를 날려버릴 수가 있었다.
물론 이게 말로는 쉬워 보여도 막상 실전에선 쉽지 않은 일이긴 했다. 하지만 상혁은 트윈 헤드 오우거 정도에 발걸음이 막힐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
그는 순식간에 거인의 동굴 1층을 돌파해 2층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2층 역시 1층과 비슷한 속도로 돌파했다.
그리고 마주한 미스릴 골렘.
보통의 경우였다면 이쯤에서 한 번쯤은 막혀야 했겠지만 상혁은 미스릴골렘의 약점이 ‘뇌전’ 속성의 공격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상혁은 미리 준비해 간 코스트 3짜리 조합 카드인 ‘제우스의 창’을 이용해 미스릴 골렘을 생각보다 너무나 쉽게 쓰러트렸다.
물론 조합 카드 ‘제우스의 창’이 무려 14장이나 들어갔지만 중요한 건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3층은 앞선 1, 2층보다 훨씬 쉬었다. 진짜 수혁은 거인의 동굴 3층을 수백 번이 넘게 헤맨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함정은 물론이고 미로같이 복잡한 길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정 제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반 스킬 슬롯을 하나 사용해 ‘함정 기술(종합)’을 배웠지만 이건 나중에 카르마를 조금 사용해서 지워버리면 되었다.
상혁은 너무나 쉽게 3층을 돌파한 후 드디어 대망의 4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각층의 입구마다 마킹존이 있었기 때문에 상혁은 당연히 4층 입구에 마킹을 했다. 나중엔 일명 마킹버스라는 것도 있어서 고레벨 유저가 여기까지 저레벨 유저를 데리고 와준 후 마킹을 하게 해주는 걸로 돈을 받기도 했지만 그건 아주 먼 미래의 얘기였다.
지금은 아무도 버스는 고사하고 1층도 돌파하지 못 했다.
슈우우우, 번쩍!
상혁은 마킹북을 꺼내 마킹을 끝낸 후 앞을 바라보았다. 전생에 구토가 나올 정도로 수없이 반복해서 지나갔던 길이 앞으로 쭉 뻗어 있었다.
‘이번엔 얼마나 걸리려나······. 최소 열 번은 트라이해야겠지?’
다행인 건 죽음에 대한 페널티가 상황과 장소마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그냥 일반 필드에서 몬스터에게 죽으면 2시간 접속 제한에 전체 카르마의 1%가 사라졌고 유저에게 죽으면 12시간 접속 제한이 되는 대신 카르마가 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던전 안은 상황이 좀 달랐는데 던전 안에선 유저에게 죽지만 않으면 접속 제한 시간도 10분밖에 되지 않았고 소모되는 카르마도 없었다. 그렇기에 던전의 보스 몬스터에게 반복해서 트라이하는 게 가능했다.
한 마디로 던전은 난이도가 높은 만큼 페널티를 줄여준 것이었다. 물론 악인들과 같은 경우는 일반 유저를 잡아 카르마를 얻을 수 있는 대신 언제 어디서 죽으나 20%의 블랙 카르마를 빼앗길 수 있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했다.
‘스무 번! 그 안에 반드시 클리어 해낸다!’
아무리 상혁이라고 해도 20번 정도는 도전을 해야 클리어가 가능해 보이는 하늘 거인.
현재 시점에서 놈은 확실히 대단한 네임드 몬스터였다.
마킹을 끝낸 상혁은 팔콘시에 다시 한 번 돌아가서 미스릴골렘을 잡으면서 거의 다 써버렸던 조합 카드를 새로운 것들로 꽉 채웠다.
하늘 거인을 위해 준비한 조합 카드는 총 네 장이었는데······ 현재 상혁의 카드 한계 코스트는 55였다.
상혁은 네 종류의 조합 카드를 쓰임새에 맞게 수량을 측정해 코스트 55를 꽉 채웠다. 그리고 코스트가 0인 조합 카드들도 넉넉히 챙겼다.
이제 남은 건 죽어라 들이 박는 것뿐이었다.
레이드 경험이 많은 유저들에게 네임드 몬스터를 공략하는 특별한 요령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특별한 공략은 없고 그저 도전을 계속하는 게 요령이라고 대답했다.
도전 또 도전.
그게 레이드의 유일한 요령이었다.
< [18장] 거인의 동굴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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