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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군단-24화 (24/127)

< [13장] 고래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 (1) >

@ 고래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

기본적으로 반사인들은 초반 플레이 지역인 황혼의 땅에서 가장 강력한 몬스터였다. 황혼의 땅 다음에 등장하는 ‘지옥불 사막’으로 넘어가기 전까진 반사인보다 강력한 몬스터를 찾기가 힘들었다.

트리나크 행성은 초보 유저 지역인 황혼의 땅을 시작으로 지옥불 사막, 영웅의 대지, 태양의 대륙으로 나뉘어 있었다.

황혼의 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서로의 지역을 이동하는데 제약 같은 게 없었다. 하지만 황혼의 땅에는 분명한 제약이 존재했다.

일명 ‘존재를 증명’하는 단계를 거쳐야지만 황혼의 땅을 벗어날 수 있었는데 그 존재의 기준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레벨이 45가 되어야 했고 두 번째는 황혼의 땅 끄트머리에 있는 거인의 동굴을 통과해야 했다.

달성 난이도 자체는 둘 다 극악이었다. 둘 중 뭐가 쉽다고 얘기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거인의 동굴을 통과하지 못하면 황혼의 땅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황혼의 땅 자체가 거대한 분지 형태의 지형이라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구멍은 오로지 거인의 동굴뿐이었다.

거인의 동굴을 안정적으로 통과하려면 45레벨 이상의 유저가 다섯 명 이상 파티를 구성해야 했다. 물론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일명 ‘거인버스’라고 불리는 고레벨 유저들이 돈이나 혹은 다른 대가를 받고 거인의 동굴을 뚫어주긴 했었다. 하지만 그건 아주 나중 일이었고 지금은 순수하게 유저들의 힘만으로 뚫고 나가야 했다.

즉, 당분간은 황혼의 땅 안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황혼의 땅 하나만 놓고 비교해도 다른 게임들의 월드맵보다 더 크다는 점이 유저들을 덜 답답하게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유저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자 유저들끼리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당하기만 한 거야?”

유령 길드의 길드마스터인 대풍은 잔뜩 인상을 찡그리며 자신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라스트준에게 물었다.

“형,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 새끼들······ 우리의 두 배 정도 되는 인원으로 밀고 들어왔어요.”

“아무리 그래도 버텼어야지. 뱀 굴의 특성상 좁은 곳에서 버티면 충분히 버틸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어차피 길드전을 선포한 게 아니라 함부로 치지도 못했을 텐데 왜 그렇게 허무하게 거길 내준 거야?”

“저희도 버티려고 했는데······ 이 새끼들이 악인 유저들을 앞장세웠어요. 처음 보는 놈들이었는데 실력이 상당해서 그대로 있다간 전멸할 수도 있었어요.”

“악인 유저? 그럼 천명 길드가 악인들을 받아줬단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현시점에서 악인 유저는 공공의 적이었기 때문에 길드에 악인 유저를 받아줬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대형 길드들은 길드원들에게 악인 유저가 되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하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천명 소속은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천명이 악인들을 용병으로 고용한 거 같아요.”

“아······ 이 쓰레기 같은 놈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동안 유령과 천명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지만 상대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올 줄 몰랐던 대풍은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아무리 천명 놈들이 직접 손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EL의 길드시스템상 우리가 천명에게 길드전을 선포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 아마 천명 놈들은 우리가 한 번 정도는 참을 것으로 생각해서 일을 벌였을 테지만······ 난 참지 않아.”

대풍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길드 시스템 메뉴를 열었다. 역시나 길드전 메뉴에 ‘천명 – 길드 전쟁 선포 가능’이란 메시지가 떠 있었다.

“형 진짜 붙게요? 천명은 만만한 놈들이 아니에요.”

“야, 지금 같이 세력을 확장해야 하는 시기에 얕잡아 보이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아무도 모르게 천천히 망하는 거야. 그럴 바엔 차라리 한 방에 망하는 게 나아.”

“으음, 하긴······.‘

대풍의 말을 들은 라스트준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와 동시에 대풍은바로 길드 전쟁을 선포해 버렸다.

유령 길드가 천명 길드에게 길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제부터 두 길드에 소속된 유저들은 서로 ‘자유 전투 상태’가 됩니다.

“애들 다 끌어모아. 뱀 굴은 우리 길드의 미래를 위해 꼭 되찾아야 하는 곳이야.”

뱀 굴은 현재 수많은 최상위권 길드들이 모여들고 있는 사냥터였다. 유령은 벌써 일주일 전부터 뱀 굴의 입구 중 하나인 ‘S-4’에 자리를 잡고 제법 깊숙이 공략을 해놓은 상태였다.

황혼의 땅에 사냥터는 많았지만 적어도 이 뱀 굴은 그 사냥터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는 되었다. 그렇기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자신들의 구역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천명이 아주 심하게 거칠게 태클을 걸고 들어왔고 대풍은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해 버렸다.

“당장 비상연락망을 가동할게요.”

길드전이 선포된 이상 동원 가능한 모든 전력을 끌어모아야 했다. EL의 길드전은 아주 간단한 규칙으로만 이뤄졌는데 양쪽 모두가 길드 전쟁 종료를 선택하거나 혹은 한쪽 길드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길드전은 계속되었다.

자유 전투 상태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와 싸울 수 있다는 뜻이었는데 상대방을 죽이면 카르마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에 죽으면 카르마를 빼앗겼다. 한 마디로 모든 걸 걸고 싸우는 전면전이라고 보면 되었다.

유령과 천명은 현재 일명 50대 길드라 불리는 상위권 그룹에 속해 있는 길드였다. 그런 두 길드가 길드 전쟁을 시작했단 소식은 EL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지금까지 중소규모의 길드들이 서로 충돌한 적은 있었지만 50대 길드 안에 들어가는 길드들끼리 충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유저들은 사실상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EL의 길드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다.

* * * *

유령과 천명을 충돌하게 한 뱀 굴. 사실 천명 길드의 마스터인 시라소니는 이 정도의 태클은 유령 길드, 아니 대풍이 그냥 참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었다.

아무리 뱀 굴이 좋은 사냥터라고 해도 막말로 지금까지 밝혀진 입구만 10개 정도였기 때문에 적당히 다른 입구를 찾아가면 그만이었다. 물론 지금 천명이 기습적으로 장악한 ‘S-4’가 현재 알려진 10개의 뱀 굴 입구 중에 가장 입지가 좋은 곳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길드 전쟁을 신청할 만큼 간절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라소니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풍의 추진력을 과소평가한 게 그의 가장 큰 실수였다.

“마군(魔軍)한테 연락해.”

유령과의 길드 전쟁이 선포되자 천명도 유령처럼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며 모든 전력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유령과 비등하게 싸우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던 시라소니는 자꾸 위험한 한 방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형, 마군 애들은 위험해. 걔들하고 자꾸 엮이다간 유령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길드들에게 공격을 당할 수도 있어.”

시라소니의 친동생이자 천명 길드의 부마스터였던 태사자는 자꾸 마군을 끌어들이는 게 불안했다.

“경민아 지금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야. 여기서 밀리면 진짜 끝이야. 나도 마군 애들 안 쓰고 이기고 싶지. 근데 유령은 그렇게 만만한 길드가 아니야. 길드 레벨도 우리랑 똑같은 3레벨이고 길드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3레벨 길드의 한계치인 100명까지 꽉 채워놓았어. 그뿐이야? 길드원 평균레벨도 비슷해. 한 마디로 우리랑 거의 비슷한 전력을 지닌 길드란 뜻이야. 그런 길드와 길드 전쟁을 하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승패가 쉽게 나지 않고 길드 전쟁 자체가 길게 늘어지겠지······.”

“그래, 그렇게 길드 전쟁이 늘어지면 길드원들이 얼마나 버틸 거 같아? 지금이야 우리 서로 격려하면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결국 몇 번씩 죽으면서 카르마와 아이템을 떨어트리면······ 버티지 못하고 길드를 탈퇴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그건 유령도 마찬가지잖아.”

“맞아. 마찬가지야. 그래서 이 전쟁은 누가 더 길드가 망해가는 걸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 될 거야. 막장 치킨 게임이 될 거란 뜻이지. 근데 오래 버텨서 길드 전쟁에 이긴다고 뭐가 남을 거 같아? 아마 이겨도 이긴 게 아니게 될 거야.”

“으음······.”

시라소니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물론 정확한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모르는 게 사실이었지만 결국은 시라소니의 말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마지막으로 마군의 힘을 한 번만 더 빌리자. PvP에 미친 그 마귀들이라면 한 방에 승기를 잡게 해줄 거야. 지금 애들이 싸우고 있는 곳이 어디야?”

“산발적으로 싸우고 있긴 한데 지금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곳은 뱀 굴 안쪽에 있는 지하 광장 쪽이야.”

“그래? 그럼 마군한테 연락한 다음 우린 놈들의 뒤를 치자. 뱀 굴 지도 가지고 있지?”

“근데 이 지도가 완벽한 건 아닌데······.”

“괜찮아. 어차피 상대도 완벽한 뱀 굴 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잖아. 상관없어.”

“알았어. 그럼 마군한테 바로 연락할게.”

“그래, 오늘 확실히 유령 애들을 박살 내서 회생이 힘들 정도로 만들어버리자.”

시라소니는 마군의 힘을 빌려 뱀 굴에 들어온 유령 길드의 모든 유저를 제거할 생각이었다. 초반에 확실하게 찍어 눌러서 상대방 길드원들에게 현격한 힘의 차이를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승패의 무게 추를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게 할 수가 있었다.

‘이 전쟁 무조건 우리가 이긴다!’

각오를 다지는 시라소니. 하지만······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한 가지 변수가 이 뱀 굴에 있었다. 무려 한 달 전부터 뱀 굴 깊숙한 곳에서 폐관수련(?)을 하고 있던 남자.

그가 유령과 천명의 길드 전쟁에 휘말렸다.

상혁은 한 달 동안 뱀 굴에서 계속 반사인과 자이언트 스네이크를 잡았다. 가끔 팔콘시에 갔다 올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뱀 굴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른 사냥터로 옮길 이유가 없었다. 반사인을 잡아 아주 많은 카르마를 얻을 수 있었고 자이언트 스네이크를 잡아서 이제 곧 수요가 폭발할 ‘강철 비늘’을 계속 모을 수가 있었다.

보통의 유저라면 반사인을 잡기 위해 세 명 이상 파티를 구성해야 했지만, 상혁은 혼자서 너무나 쉽게 반사인을 잡았다. 상혁이 이런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건 역시 만년금골편의 압도적인 성능이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른 유저들이 기껏해야 목검을 들고 사냥을 한다면 상혁은 전기톱을 들고 사냥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목검과 전기톱의 차이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컸다. 그렇기에 반사인들은 상혁의 만년금골편을 막지도 피하지도 못하고 나오는 족족 죽어나갔다.

슬슬 생산 관련 고대의 지식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하고 몇몇 특별한 재능을 지닌 유저들이 제대로 된 제작 아이템들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상혁과 다른 유저들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아이템이라곤 하수도 던전에서 나온 마법 아이템이 전부인 현시점에선 절대다른 유저가 상혁을 따라올 수 없었다.

이런 차이 덕분에 상혁은 다른 유저들이 꿈도 못 꾸는 뱀 굴 캠프가 가능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뱀 굴에서 사냥을 계속한 덕분에 레벨은 레벨대로 엄청나게 오르고 앞으로 없어서 못 팔게 될 ‘강철 비늘’도 창고에 한가득 쌓아놓을 수가 있었다.

막히는 게 없었다. 매일 ‘정말 이렇게 술술 풀려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뱀 굴 전체가 상혁의 것이었다.

상혁은 뱀 굴 전체를 한입에 집어삼킨 후 소화까지 잘 시키고 있었다. 적어도······ 일주일 전까진 그랬었다.

‘아나, 이놈들 왜 여기 와서 지랄들이야.’

상혁은 한참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천명과 유령의 유저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일주일 전 다른 유저들이 슬슬 뱀 굴에 기어들어올 때만 해도 그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사냥 영역을 자이언트 스네이크들이 나오는 지역으로만 줄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네이크들을 최대한 많이 잡은 후 뱀 굴 사냥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뱀 굴 안에서 길드 전쟁까지 벌어진 지금은 온전히 사냥에 집중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길드 마크가 생소한 거 보니 그냥 그런저런 길드들이겠네.’

길드 전쟁이 선포되면 그 순간 해당 길드에 속하는 길드원들 머리 위에 반투명한 길드 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그걸 통해 피아(彼我)를 손쉽게 구분할 수가 있었다.

‘오늘 사냥은 그냥 접는 게······ 어?’

상혁은 싸움이 계속 커지자 사냥을 접고 뱀 굴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뒤쪽에 새로 나타난 한 무리의 유저들이 그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저 하이에나 새끼들이 여긴 왜 온 거지?’

뱀 굴의 한쪽 구석에 숨어 있던 상혁은 전장을 크게 우회하고 있는 마군의 유저들을 보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상혁은 유령 길드와 천명 길드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마군 길드는 알아보았다. EL에 존재하던 수많은 악인 길드 중 가장 쓰레기 같은 짓을 많이 했던 마군 길드. 돈이 되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놈들의 행태에 수많은 토벌대가 조직되었었지만, 도주와 잠수가 특기였던 마군의 유저들은 정말 잡초처럼 끈질기게 끝까지 살아남았다.

‘마견(魔犬) 킬링머신. 저 쓰레기 새끼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상혁은 마군 길드의 길드마스터인 킬링머신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킬링머신은 전생에 상혁이 폐인이 되어 제대로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할 때 그를 줄기차게 괴롭혔던 놈 중 한 명이었다.

상혁이 잘나갈 땐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놈이었는데 상혁이 폐인이 되자 귀신같이 찾아와 상혁을 계속 물어뜯었었다.

‘어디 보자······. 저쪽에서 용병으로 부른 건가? 쟤들도 참 멍청하네. 마군하고 붙어먹어서 끝이 좋은 곳은 한 곳도 없었는데······ 하긴 그런 것보다 지금 당장 이기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겠지.’

상혁은 대충 상황이 어떤지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졌다.

‘그냥 길드전이었다면 끼어들 생각이 없었는데······ 마군이 있다면 얘기가 다르지.’

상혁은 반쯤 꺼냈던 귀환석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고 대신 팔에 감아주었던 만년금골편을 풀기 시작했다.

‘킬링머신, 넌 억울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아무래도 너에게 빚을 좀 받아야겠다.’

일어나지도 않는 일의 복수를 한다는 게 좀 웃기긴 했지만 적어도 상혁에겐 너무나 생생하게 떠오르는 아픈 기억이었기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 [13장] 고래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 (1) > 끝

ⓒ 성진(成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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