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절망을 벗어나다 (2) >
VRA는 조작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VRA의 수치를 높이는 조작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반대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특히 상혁과 같이 가상현실에 대한 경험이 매우 풍부한 사람은 너무나 쉽게 자신의 VRA를 낮출 수가 있었다.
물론 만약 상대가 VRA를 고의로 낮추는 것 같다면 여러 방법으로 조작 여부를 체크할 순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장비와 그쪽 방면에 전문가가 필요했다.
당연히 지금 이 순간 박상철과 김대식은 절대 상혁이 고의 VRA를 낮췄다는 걸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설사 의심을 했다고 해도 그걸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75······ 완전 최하급이네.”
박상철은 모니터에 찍힌 숫자를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들은 최소 VRA가 150은 넘는 아이들만 데리고 갔다. 그 이하 수치를 기록한 아이들은 괜히 데리고 가봤자 효율이 별로 좋지가 않았다.
그렇기에 VRA 75는 절대 데리고 가서는 안 되는 쓰레기였다.
“젠장 오늘은 왜 이렇게 꽝이 많아.”
김대식은 아이들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박상철이 VRA 테스트 프로그램을 종료하자 곧장 상혁의 머리에서 VR 기기를 벗겨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투덜거리던 김대식은 상혁 앞에선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땐 몰랐지. 저 미소 뒤에 숨겨진 악마의 얼굴을······.’
이걸로 테스트는 끝났고 당연히 상혁은 불합격이 될 예정이었다.
절망을 벗어난 상혁······. 그는 결국 자신이 원했던 대로 전생과 전혀 다른 궤도로 나아갔다.
* * * *
박상철과 김대식이 몇 명의 아이들과 정식 채용 계약을 하고 떠난 후 상혁도 슬슬 보육원을 떠날 준비를 했다. 사실 이미 일산에 작은 오피스텔도 얻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떠나기만 하면 되었다.
보육원에 미련 따윈 없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이 결정되자마자 정착지원금도 받지 않고 바로 보육원을 떠났다. 상혁은 못 받을 가능성이 큰 정착지원금을 받는다고 기다리다가 또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진짜 3개월 정도 후면 상혁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터널 라이프의 프리오픈베타가 시작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달릴 준비를 끝내놓는 게 더 중요했다.
EL은 오픈베타를 단 일주일만 하는 엄청난 배짱을 부린 게임이었다. 당시엔 이것 때문에 말이 많았지만 그만큼 EL의 제작사인 ‘라온소프트’가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도 되었다.
보육원에서 나오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상혁과 같이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서 보육원에서 나온 상혁은 곧장 일산으로 향했다. 오피스텔은 굳이 좋은 곳을 구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일산동구 장항동에 있는 오피스텔 중 가장 작고 싼 곳을 구해놓은 상황이었다.
지금 상혁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오피스텔이 아니라 이제 두 달 정도 후에 출시될 예정인 캡슐형 VR 기기였다.
상혁은 이미 무엇을 살지 결정까지 해놓은 상태였다. 가격 대비 성능 같은 건 따지지 않고 과거 EL 유저들이 최고의 성능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던 일성전자의 ‘안드로메다-X’를 구매할 생각이었다.
그것도 최고급 버전으로 모든 옵션 기능을 다 넣어서 구매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최소 천만 원 정도는 쓸 각오를 하고 있었다.
뛰어난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 법이지만 뛰어난 목수에게 좋은 연장이 있으면 더 훌륭한 결과가 나올 수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혁은 VR 기기에는 절대 돈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었다.
일산의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긴 상혁은 명상과 검도를 계속하며 EL 출시를 기다렸다. EL이 출시되면 그때부턴 잠자는 시간도 최대한 줄여가며 집중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지금 최대한 체력을 비축해놔야 나중에 미친 듯이 달릴 수가 있었다.
2028년 1월은 제법 추운 날씨였지만 상혁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호수공원을 달리며 계속 몸을 만들었다. 그는 마치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운동선수처럼 보였다. 실제로 상혁은 프로게이머도 결국 넓은 관점에서 보면 프로스포츠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감독을 할 때도 늘 선수들에게 건강한 육체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서 2월이 되었다.
2월이 되자 슬슬 이터널 라이프에 대한 구체적인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물론 이 시점에서 EL은 좋은 평가보단 안 좋은 평가가 더 많은 게임이었다.
아무래도 너무 비밀스러운 게 많았고 또 개발사가 신생 개발사란 점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선 EL보다 다른 몇몇 게임이 더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드디어 출시된 캡슐형 VR 기기 때문에 많은 DN 유저들이 EL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별로 없었다.
당연하게도 상혁도 캡슐형 VR 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전문 매장을 찾았다.
아직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격이 상당했지만, 최고급 버전은 미리 사지 않으면 완판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출시와 동시에 매장을 찾아왔다.
“그래서 물건이 없는 건가요?”
상혁은 혹시 몰라서 일산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 VR 기기 전문 매장을 찾아왔었다. 아무래도 상혁이 구매하려고 하는 VR 기기 자체가 희귀 매물이었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순 없었다.
“그게······ 물건은 있는데······.”
상혁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매장 직원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건이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요?”
“죄송합니다. 사실 아직 그 물건을 세팅할 수 있는 직원이 없습니다. 워낙 복잡한 세팅이 필요한 물건이라서······.”
“아······.”
직원의 대답을 들은 상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깜빡 잊고 있던 걸 떠올릴 수가 있었다.
“본사에 몇 분 계시긴 하는데 그분들이 지금 워낙 바빠서······ 일단 설치 신청을 하면 최소한 한 달은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전문가용 캡슐형 VR 기기는 아무나 설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은 몇몇 특별한 고객들을 상대하느냐고 정신이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세팅은 됐고 물건만 설치를 해주세요.”
캡슐형 VR 기기는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면 DN 자체를 이용하지 못했다. 특히 상혁이 원하는 최고급 전문가용 기체는 더더욱 복잡한 세팅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설치와 함께 세팅해줄 전문가가 파견되어야 했다.
“죄송하지만 이 물건은 헤드셋형 VR 기기와는 많이 달라서 단순히 설치만 해서는 사용할 할 수가 없습니다.”
“알아요. 데미지 싱크로율 설정과 바이오 그래프 체크 시스템, 그리고 VRA 믹싱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설정하는 건 당연히 전문가가 아니면 안 되죠. 근데······ 그거 제가 할 줄 아니까 그냥 설치만 해주세요.”
“그걸 어떻게······.”
“저도 그쪽 방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상혁은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귀찮아 그냥 그쪽 전문가라고 둘러댔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그쪽 전문가는 아니었다. 다만 워낙 오랫동안 VR 기기를 다뤘기 때문에 현재 소위 캡슐형 VR 기기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실력이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아, 그랬군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물건은 지금 당장 준비시키겠습니다. 가격은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부가세 포함해서 1,400만 원입니다.”
아무리 캡슐형 VR 기기가 좀 비싼 편이라고 해도 1,400만 원은 너무 비싼 게 맞았다. 보급형으로 제작된 캡슐형 VR 기기의 가격이 140만 원이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높은 가격엔 이런 전문가의 세팅 비용도 포함된 것이라 조금 손해를 보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손해를 생각하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캡슐형 VR 기기를 설치한 후 그것에 최대한 적응하는 게 더 먼저였다.
물건이 있었기 때문에 설치는 금방 끝났다. 비록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세팅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건 지금 당장 상혁이 하면 그만이었다.
상혁은 일을 미루지 않고 곧장 캡슐형 VR 기기에 들어가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VR 기기의 프로그램 세팅은 모두 그 기기가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 안에서 모두 가능했다.
스르륵.
상혁이 캡슐 안에 들어가 VR 기기를 작동시키자 그의 눈앞에 새하얀 방과 같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 공간이 흔히 말하는 ‘D-룸(D-Room)’이었다. 물론 정상적인 D-룸은 아니고 아직 DN(드림 네트워크)에 접속되지 않은 반쪽짜리 D-룸이었다.
“일단 싱크로율 쪽부터······.”
D-룸에 들어선 상혁은 곧장 바닥을 가볍게 두들겼다. 그러자 바닥에선 복잡한 코드들이 마구 엉켜 있는 화면이 위로 떠올랐다.
상혁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잃고 절망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이 D-룸 프로그래밍도 그때 배웠던 것이었다.
물론 이건 결국 가상현실게임에 다시 도전하기 위한 상혁의 여러 노력 중 하나였을 뿐이었지만 어쨌든 어지간한 VR 프로그래머들보다 실력이 좋은 건 사실이었다.
상혁은 아주 능숙하게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워낙 구형 버전이라 조금 가물가물한 것들도 있었지만 계속 만지다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는 거의 세 시간 동안 열심히 만진 끝에 모든 세팅을 완벽하게 끝낼 수가 있었다. 조금 더 익숙한 7세대 캡슐형 VR 기기였다면 한 시간 안에도 세팅을 끝낼 수 있었겠지만 이건 익숙하지 않은 1세대 캡슐형 VR 기기라 아무래도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모든 세팅을 끝낸 상혁은 곧바로 자신의 D-룸을 DN과 연결했다. 이건 아주 옛날식으로 따지면 컴퓨터에 윈도우를 깔고 인터넷을 연결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아니 DN에 연결했으니 당연히 잘 되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었다. 상혁은 늘 이런 확인을 할 땐 ‘가상현실 격투 게임’을 하곤 했었다.
상혁의 기준에선 가상현실 격투 게임은 최고의 몸풀기 게임이었다.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했기 때문에 종종 가상현실 격투 게임을 즐기곤 했었다.
비록 가상현실 MMORPG보단 인기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가상현실 격투 게임도 상당한 팬층을 확보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유명한 게임이 대단히 많았다.
상혁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격투 게임인 ‘환상철권(幻想鐵拳)4’에 접속했다. 사실 그는 과거 작업장에서 노예처럼 굴려질 때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틈이 생기면 이 환상철권 게임에 접속해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었었다.
그 당시 상혁이 사용했던 아이디가 ‘지뢰진(地雷震)’이었다. 그런데 상혁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당시 지뢰진이란 아이디가 환상철권 랭커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는 점이었다.
환상철권의 시스템상 ‘순위대전’은 한 판, 한 판의 승패는 랭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최상위 랭커가 아닌(랭킹 1,000위 권 밖의 유저) 유저에게 지면 점수가 아주 큰 폭으로 깎일 수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거의 10,000위권의 유저였지만 승률은 무려 95%에 가까웠던 지뢰진의 존재는 그들에게 엄청난 공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지뢰진은 환상철권 유저들 사이에선 꽤 유명인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알지를 못했었다.
물론 현생(現生)에선 처음으로 환상철권에 접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이디도 다 새로 만들었다.
상혁은 늘 그랬듯이 가볍게 10판 정도를 하며 몸을 풀었다. 간혹 현실과 가상현실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가상현실과 현실은 모든 게 달랐다. 그렇기에 가상현실에서 몸을 푼다는 의미는 엄밀히 말하면 ‘육체’가 아닌 ‘생각’을 푼다고 보는 게 맞았다.
VRA도 결국은 넓은 의미에선 생각의 반응속도라고 할 수가 있었다. 물론 세세하게 파고들면 그것만 적용되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생각의 반응속도가 빠른 사람이 가상현실에서 더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게 맞았다.
이번에도 역시 지뢰진이란 이름으로 환상철권에 계정을 만든 상혁은 가볍게 10연승을 기록하고 접속을 끊었다.
‘휴, 확실히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좀 녹슨 느낌이네.’
캡슐형 VR 기기에서 이렇게 멀쩡한(?) 상태로 게임을 즐긴 게 워낙 오랜만이라서 뭔가 어색함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보통 사람들의 기준에선 입이 떡 벌어지는 컨트롤을 보여주었었다.
하지만 상혁의 기준에선 아직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당분간 꾸준히 접속해서 예전 감각을 되찾아야겠어.”
상혁은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EL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 충분히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자신이 있었다.
전생과 달리 ‘자유’를 얻은 상혁은 환상철권에 조금 더 자주 접속하며 예전의 감각을 조금씩 회복해 나갔다. 덕분에 죽어나가는 건 환상철권의 기존 랭커들이었다.
연전연승(連戰連勝)을 거듭한 상혁이 최상위권 랭커들과 랜덤매칭이 이루어지는 수준의 랭킹인 10,000등 안에 들어간 이후에 최상위권 랭커들 사이에선 ‘충격과 공포의 지뢰진’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었다.
오죽했으면 커뮤니티에 최상위 랭커들의 그날 성적은 지뢰진을 얼마나 많이 만나지 않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까지 떠돌 정도였다.
물론 상혁은 환상철권 커뮤니티 같은 곳엔 가입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오고 간다는 것조차 몰랐다. 특히 상혁은 귓속말이나 기타 게임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소통 수단을 아예 전부 차단해 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전생에 겪은 여러 경험 때문에 인간관계에 지독한 불신이 생긴 상혁은 애초에 누군가와 엮이는 걸 원천적으로 차단해 상처를 입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쨌든 시간은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흘러갔다.
그리고 드디어!
이터널 라이프(EL)의 오픈베타를 시작하는 2028년 3월 4일이 되었다.
보름 전 갑작스럽게 발표된 EL의 오픈베타 일정.
사실 EL은 전부터 골수 게이머들 사이에선 알음알음 은근히 기대받는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긴 했었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오픈베타 일정을 발표하고 거기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너무 조금만 공개했기 때문에 일단 현시점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고 해도 유일하게 단 한 사람······ 상혁만큼은 절대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EL이 얼마나 대단한 게임으로 성장하는지 직접 경험한 그였기에······ 그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서버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 [3장] 절망을 벗어나다 (2) > 끝
ⓒ 성진(成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