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110화 (110/126)

# 110

월드시리즈 (6)

[4:4 동점의 상황에서 노아웃 만루. 최강남이 투수인 블레이크 트라이넨과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칩니다.]

[초구는 바깥쪽 꽉 차게 들어오는 싱커. 무려 100마일이 찍히는 모습이네요. 확실히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노아웃 만루이기 때문에, 외야로 공을 날리기만 해도 끝나는 상황! 최강남이 두 번째 공을 쳐냅니다! 몸쪽 낮은 공을 쳐낸 타구는 왼쪽으로 쭉쭉 뻗습니다. 좌익수가 공을 잡기 위해서! 아! 좌익수를 넘기고 펜스를 넘어가는 최강남의 타구! 끝내기 홈런이에요!]

[끝내기 그랜드 슬램! 최강남이 만루 홈런을 쳐내면서 2차전에도 승리를 가져옵니다! 2연속 끝내기 홈런! 최강남이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양키스를 구원하는데 성공합니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1, 2차전 모두 최강남의 손에서 양키스의 승리가 나오게 됩니다! 이제 3차전이 열리는 곳은 뉴욕의 반대편! 내일 LA에서 뵙겠습니다!]

극적인 그랜드 슬램 끝내기.

YES Network의 해설진은 그런 최강남의 활약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 최강남!!! 끝내기 홈런 뭐냐고!!!

ㄴ 와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이라니

ㄴ 진짜 저게 16살 선수 맞냐?

ㄴ 최강남만 있으면 월드시리즈 우승도 거뜬하겠네

ㄴ 거기에 오늘 10경기 연속 홈런이야 메이저리그 최초라고

ㄴ 무슨 저런 루키가 다 있냐

― 진짜 역대급 데뷔 시즌이네 신인왕도 당연히 받겠지?

ㄴ 신인왕은 포스트시즌 들어가기 전에 투표하잖아

ㄴ 솔직히 정규 리그만 해도 올해 데뷔한 루키들 중에서 쟤보다 잘하는 선수가 어딨어

ㄴ 그건 맞지 포스트시즌은 정말 말이 안 되는 활약이고

ㄴ 야구를 20년 가까이 봤는데 저런 루키는 양키스는 물론이고 다른 팀에서도 본 적이 없다

ㄴ 메이저 최초 10경기 연속 홈런인데 당연하지

ㄴ lol 최강남은 전설이다

13년 동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뉴욕 양키스를 지켜봤던 팬들.

그들에게 있어서 월드시리즈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만큼 짜릿한 순간은 없었다.

그것도 같은 선수에게.

그리고 그 선수는 올해, 메이저리그 최연소로 데뷔한 초특급 유망주.

당연하게도 최강남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뉴욕 양키스의 팬들에게 꿈만 같던 홈에서의 1, 2차전이 흘렀다.

***

“우리 아들! LA에서도 잘 하고 와. 이번에 너 하는 거 보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되겠더라. 어떻게 그 조그만 공을 저 멀리 있는 담장까지 날리는 거지? 신기하네.”

“그래. 아빠랑 엄마는 프런트 측에서 제공하는 뉴욕 여행 다른 부모님들이랑 다녀오기로 했어. 그래도 우리 강남이 경기 때는 다 같이 모여서 응원할 거니까, 열심히 하고!”

“그럼요. 저 하는 거 보셨잖아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어쩌면 6차전인 뉴욕까지 오기 전에 끝날지도 모르고요.”

“그렇지! 그게 우리 최씨 가문이지! 아빠는 우리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2차전이 끝나고 하루 쉰 후에 열리는 3차전.

그렇기에 뉴욕까지 찾아와주신 부모님께 먼저 인사를 드렸다.

“최! 인사해. 이 꼬맹이가 바로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다.”

“홈런 타자!”

“안녕? 안녕하세요. 오도어 선수에게 많은 가르침 받고 있는 키스톤 콤비 최강남이라고 합니다.”

“매일 TV로 봐서 잘 알죠. 저는 오도어 와이프 되는 사람이에요. 저희 남편 잘 부탁드립니다.”

가족을 그렇게 보내고 구단 버스로 향하다가, 루그네드 오도어의 가족을 만났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오도어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다.

“어때? 내 딸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귀엽지 않아?”

“귀엽네요. 사실 어제 식당에서 봐서 알고 있었어요.”

“인사라도 하러 오지.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잘하는 사람이 선배니까, 내가 인사하러 갈걸 그랬나?”

“저보다 8년이나 빨리 데뷔하신 대선배께서 또 무슨 농담을. 그냥 가족들이랑 함께 밥 먹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말은 안 걸었어요. 다른 선수들도 그렇고요.”

“하하. 나도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행복해하는 거 보니까 좀 당황스럽더라. 코리 클루버 봤지? 매일 무표정인 그 양반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더라. 그리고 나도 딸이랑 오늘 약속했다. LA에서는 너처럼 꼭 홈런 하나 치기로.”

“괜찮겠어요? LA 경기장에서 밤 홈런은 치기 어려울 텐데.”

“다행히 5차전은 낮에 열리잖아?”

“5차전까지 가지는 맙시다. LA 타선도 장난 아니라서 부담되는데.”

“다저스 입장에서는 너 하나 분석하느라 지금 모든 엘리트들이 밤을 새고 있을 걸?”

버스에 앉기도 전부터 신나게 수다를 떠는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

그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고, 그 사이에 버스는 모든 선수들을 태우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가벼운 신분 조회 후에 전용기에 탑승.

그리고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전용기는 다저 스타디움이 있는 LA로 향했다.

***

“커미셔너님! 이번 월드시리즈 시청률이 초대박입니다. 무려 16.7%, 2830만 명이 동시에 시청했습니다. 당연히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10대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

그는 비서의 호들갑에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그 정도는 나와야지. 미국 최고의 인기 팀들의 경쟁인데. 최근 최고 수치가 어느 정도였지?”

“15년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뉴욕 메츠의 시청률이 8.7%, 그 전으로는 2009년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가 10.6%였습니다. 시카고 컵스가 15.3%를 달성하긴 했는데, 10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독특한 사례였으니까요. 어쨌든 그 경기 이후로 두 자릿수 시청률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번 월드시리즈 핵심 키워드는?”

“양키스의 최강남과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의 홈런왕 경쟁이죠! 지금 두 선수들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최강남 선수는 현재 10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고 있고요.”

“벨린저가 95년생이었지? 앞으로 10년을 이끌어 갈 천재 타자와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 루키의 홈런 대결. 이런 느낌으로 기사들 쫙 뽑고 최강남의 나이도 꼭 언급해. 최연소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키워드 강조해서. 그런 요소들이 야구를 잘 모르는 팬들도 야구에 빠져들게 만들 테니.”

“알겠습니다. 기자 몇 명 섭외해서 시나리오대로 가겠습니다.”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

그는 비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비서는 고개를 숙인 후에 밖으로 나갔다.

의자를 뒤로 젖혀 큰 소리가 나도록 웃는 롭 맨프레드.

그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커미셔너 이전에 뉴욕 양키스의 광팬.

일생의 대부분을 뉴욕에서 살았고, 특히 데릭 지터를 가장 좋아했다.

최근 양키스의 부진도 대형 유격수가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롭 맨프레드.

그런 양키스에게 최강남이라는 대형 유격수 루키가 들어왔으니, 웃음이 절로 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는 본인의 직책에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었기에, 양키스에게 유리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당장의 목표는 메이저리그의 부흥.

그리고 당장 시청률이나 대중들의 관심만 보아도 어느 정도 부흥에 성공한 최근의 메이저리그였다.

그것도 본인이 좋아하는 뉴욕 양키스를 통해서.

‘이번 월드시리즈는 재밌겠어.’

잠깐 의자 등받이에 기대서 웃던 롭 맨프레드.

그는 다시 업무가 가득한 서류철을 살피기 시작했다.

***

“플레이 볼!”

3, 4차전은 주말이었기에 밤에 열리는 경기.

그리고 밤 경기는 언덕 위에 세워진 다저 스타디움의 특징이 돋보이게 된다.

밤에 공기가 식어서 하강기류를 형성하고, 습기로 인해서 무거워지는 다저 스타디움.

그로 인해서 플라이볼 타구가 무거워진 공기를 뚫기 힘들어지고 홈런성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자주 잡히고는 한다.

말 그대로 투수 친화적 구장이었다.

그런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워커 뷸러.

좌우 제구는 애매했지만, 존의 상하 방향에 한해서 컨트롤이 되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워커 뷸러.

밤에 열리는 다저 스타디움의 경기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스타일의 투수였다.

그의 장점은 다양한 구종과 공격적인 피칭.

포심, 커터, 싱커, 투심, 체인지업, 너클 커브, 슬라이더까지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

거기에 포심 최고 구속이 100마일(160km/h)에 평균 97마일(156km/h)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인 워커 뷸러.

이런 장점은 좌우 제구가 불안정한 워커 뷸러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섬세한 컨트롤이 아닌 구위로 찍어 누르는 유형.

특히 포심, 커터, 싱커는 메이저리그 상위권의 평가를 받는 무브먼트를 보여줬다.

LA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였기에, 1회 초 공격은 뉴욕 양키스부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오늘도 양키스의 1번 타자로 나선 DJ 르메이휴.

그는 4구 만에 삼진을 당하며, 내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왔다.

“쟤 오늘 평소보다 더 장난 없는데? 싱커가 무슨 춤을 추면서 들어오네. 오늘 계속 저런 공을 던지면 카운트 몰리기 전에 포심을 치는 게 낫겠어.”

“충고 고마워요. 초구는 포심 타이밍에 맞춰볼게요.”

“그래. 오늘도 너다운 모습 기대할게.”

DJ 르메이휴는 대기 타석에서 몸을 풀고 있는 내게 투수의 정보를 공유한 후에 어깨를 두드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따악―!

2번 타자 애런 저지.

그는 2구로 들어온 커터를 3유간을 가르는 안타로 만들어냈다.

1아웃 1루.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하지만 공은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자동 고의사구.

확실히 절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되도록 나와의 승부를 꺼리는 듯한 LA 다저스였다.

1아웃 1, 2루.

오늘도 4번 타자로 나선 게리 산체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따악―!

그도 르메이휴의 조언을 들었는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는 모습.

하지만 2루 정면으로 향한 강한 타구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와아아―

양키 스타디움보다 9,000석 더 많은 다저 스타디움.

오늘 경기장은 당연하게도 만석이었고, 56,000여 명의 관중들이 양키스의 병살타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선수들은 이런 것에 주눅들 레벨이 아니었다.

차분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와서 수비 준비를 마치고, 다시 경기장으로 향했다.

오늘 양키스의 선발은 루이스 세베리노.

뷸러와 마찬가지로 세베리노 역시 구위로 찍어 누르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투수였다.

다른 점이라면 구종의 개수.

평균 98마일(157km/h), 최고 구속 101마일(162km/h)의 포심과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루이스 세베리노.

쓰리 피치 투수였다.

하지만 다저스의 밤공기는 그에게도 너무나 유리한 조건이었다.

삼진을 잡아내는 강속구 투수답게 피홈런은 경기당 0.7개를 기록한 세베리노.

오늘 경기에서는 피홈런의 부담감이 훨씬 적을 것이다.

“스트라이크 아웃!”

세베리노 역시 LA 다저스의 1번 타자로 나선 무키 베츠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92마일(148km/h)의 고속 슬라이더로 3구만에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

오늘 컨디션이 유독 좋아보이는 세베리노였다.

따악―!

2번 타자 코리 시거의 타구는 내게 향했다.

평범한 땅볼을 자세를 낮춰 안정적으로 잡아낸 후에 1루로 공을 던졌다.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벌써 2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거기에 세베리노는 3번 타자 저스틴 터너에게 160km/h의 포심으로 삼진을 또 추가했다.

투수 친화적 구장에서 공격적인 투수들의 호투.

그렇게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3차전이 시작됐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