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108화 (108/126)

# 108

월드시리즈 (4)

[최강남이 켄리 잰슨의 커터를 그대로 밀어 칩니다!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떨구는 켄리 잰슨과 환호하는 관중들! 9회 말 4:4의 상황에서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양키스에게 1차전 승리를 가져다주는 슈퍼 루키 최강남!]

[오늘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최연소 멀티 홈런 기록을 세운 최강남 선수입니다.]

[아무래도 지금 최강남 선수가 세우는 대부분의 기록들은 최연소 기록이 당연하겠죠?]

[하하. 그렇습니다. 최연소 데뷔 후에 리그 최상위 수준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최강남! 오늘 중계는 여기까지 하고 내일도 양키 스타디움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 월드시리즈 1차전.

YES Network의 해설진은 그런 최강남의 이야기를 끝으로 1차전 중계를 마쳤다.

― 오늘 7점을 최강남이 전부 관여했네

ㄴ 홈런으로 5점에 볼넷 2득점

ㄴ 진짜 오늘이야말로 최강남의 날이었다

ㄴ 올해 양키스에 얘 없었으면 절대 월드시리즈 못 왔을 것 같다

ㄴ 이제부터 뉴욕 양키스가 아니라 최강남 양키스로 부르자

ㄴ 뉴욕 최강남으로 부르면 안 되냐?

ㄴ 양심이 있으면 최강남 최강남으로 불러야지

ㄴ 오늘처럼 매일 활약하면 인정

5타석 3타수 3안타 2볼넷 2홈런 5타점 4득점(홈런 포함).

시청자들 역시 그런 엄청난 기록을 보여준 최강남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

그렇게 월드시리즈 첫 날이 끝났다.

***

“우리 아들! 많이 먹어. 오늘 경기 직접 눈으로 보니까 너무 감동이더라.”

“뉴욕 양키스에서 대활약하는 모습이라니. 아빠는 우리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많이 드세요. 여기 스테이크랑 샐러드가 진짜 맛있어요.”

“그러게? 레스토랑에 온 것 같네.”

선수들의 부모님을 초청해준 양키스 프런트.

경기가 끝나고 저녁 식사 시간, 양키스 전용 식당에서 선수들이 부모님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프런트였다.

물론 선수들에게 긴 시간은 없었다.

밥을 먹고 당장 내일 경기 준비를 하기도 시간은 빠듯했으니까.

거기다가 내일 열리는 2차전이 끝나고 바로 LA로 이동해야 하는 선수들이었기에, 저녁을 먹을 여유가 있는 것도 오늘 하루뿐이었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너무나 큰 의미가 있었다.

미국에 가족이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시즌 중에도 보기 쉬운 것이 아니었으니.

“전 이제 당장 내일 경기 준비 때문에 숙소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감독님이 선수들 집합시키기도 했고요.”

“그래. 들어가서 내일 경기 준비해야지. 우리가 내일 경기도 열심히 응원할게! 너희 아빠가 며칠 전에 응원가도 알려줘서 오늘도 따라 불렀어. 좀 감동이더라.”

“우리 강남이 힘든 일 있으면 꼭 아빠한테 이야기하고.”

“알겠습니다. 경기 끝나고 꼭 같이 미국 여행이라도 해요!”

“그래.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은 꼭 우승하고 와!”

비록 다저스의 경기장 초청권까지 주지는 못했지만, 프런트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 표 제공, 10일간의 호텔과 식사 무상 제공과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모든 경기 무료입장.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었다.

가족과 행복한 식사를 마친 선수들은 숙소 1층에서 전부 모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애런 분 감독님이 찾아오셨다.

“가족들이랑 식사는 잘 했지? 프런트에서 이 식사를 제의했을 때, 내가 적극 찬성했어. 비록 다저 스타디움까지 초대할 여력은 없었지만, 너희들이 LA에서 경기를 할 때 가벼운 뉴욕 관광도 시켜드린다고 하더라.”

“감사합니다!”

“내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감사할 필요는 없지. 프런트에게 감사한 마음은 내일 경기에서 보여주자고. 애초에 경기 피드백은 아까 끝나자마자 했으니, 오늘 부른 이유는 단 하나야. 이번 시즌 내내 내 지시에 따라줘서 고맙다. 이제 단 3승만 더 하면 월드시리즈도 끝이야. 마무리를 완벽하게 해서 우리 인생에 있어서 22년도가 자랑스러운 추억이 되도록 하자고.”

“알겠습니다!”

“그래. 들어가서 분석을 하든 컨디션을 위해 자든 하도록 해. 오늘 너무 고생했다.”

애런 분 감독의 이야기가 끝이 나고, 선수들은 모두 각자의 숙소로 향했다.

“오늘 경기 너무 완벽했어. 내일도 공수에서 대활약 기대할게.”

“그럼요. 클루버도 내일 멋진 공 던져줘요.”

“당연하지. 내 LA 상대 전적 알잖아. 걔네들 나한테 아무것도 못 해.”

내일 선발 투수인 코리 클루버.

그와 엘리베이터에서 가벼운 농담을 하고 숙소로 왔다.

내일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 트레버 바우어.

그의 기록을 분석하다가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

***

“요즘 우리 자주 본다?”

“양키스 월드시리즈는 못 참죠.”

“그건 그렇지. 최강남이 진짜 난놈은 난놈이네. 최연소 데뷔에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니.”

“연속 경기 홈런 최고 기록도 너무 대단하죠.”

“다들 치킨 먹으면서 봐라.”

“감사합니다!”

박병규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규네 치킨.

그곳에 이강현과 유상현을 비롯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들이 또 모였다.

그들은 예전 이야기를 하며 경기를 기다렸다.

물론 그때 최강남이 활약했던 것이 주된 주제이기는 했다.

“드디어 시작하네! 오늘도 강남이가 3번이네.”

“요즘 야구는 3번이 더 중요하다고 하잖아. 4번이랑 5번이 장타를 많이 치니까 강남이 달리기 생각하면 3번이 제격이지.”

월드시리즈 2차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스트라이크 아웃!”

1회 초 코리 클루버는 최고의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뜬공, 땅볼, 삼진.

공 12개로 삼자범퇴를 이끌어낸 코리 클루버.

양키스가 아니었다면 어떤 팀에 가도 1선발을 맡을 자격이 충분한 투수다운 모습이었다.

1회 말 뉴욕 양키스의 공격.

오늘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트레버 바우어였다.

최고 구속 99마일(159km/h)의 포심과 고속 슬라이더, 저속 슬라이더,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

그의 까다로운 점은 보더라인을 활용한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과 각이 예리한 두 종류의 슬라이더였다.

단점이라면 볼넷이 많은 것이었는데,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라면 다들 갖고 있는 단점이었다.

따악―!

그런 바우어에게 4구로 들어온 포심을 쳐낸 1번 타자 DJ 르메이휴.

하지만 그의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트레버 바우어의 최대 장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평균 구속은 하위 20% 수준이었지만, 포심 회전수나 무브먼트에서 최상위권의 수준.

특히 포심 평균 회전수는 2800rpm대.

메이저리그의 포심 회전수 평균이 2200rpm대이고, 역시나 회전수가 좋기로 유명했던 양키스의 게릿 콜 역시 2500rpm대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존에 걸치는 피칭을 하며, 무브먼트와 회전수가 많은 투수.

말 그대로 범타 제조기나 다름이 없었다.

따악―!

2번 타자 애런 저지 역시 그런 바우어의 공을 쳐냈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내 첫 번째 타석.

“스트라이크!”

초구는 몸쪽 낮은 코스에 꽉 차서 들어온 고속 슬라이더였다.

따악―!

2구는 같은 코스에 들어오는 저속 슬라이더.

5마일(8km/h)이나 차이 나는 저속 슬라이더에 배트를 갖다 댔지만, 빗맞으며 3루 관중석으로 향하는 파울이 나왔다.

확실히 까다로운 투수인데다가 오늘 평소보다도 잘 긁히는 날인 듯했다.

장타를 만들기보다는 배트 스윗 스팟에 맞추는 것에 집중하며 다음 공을 기다렸다.

“볼!”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커브.

이런 날의 바우어의 공은 볼 역시 존에서 한 개 이상 빠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따악―!

4구로 들어온 고속 슬라이더.

타격과 동시에 배트를 던지고 1루로 전속력으로 달렸다.

충분히 3유간으로 빠질만한 코스였지만,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완벽한 캐치 후 송구.

“아웃!”

정말 간발의 차이로 1루에서 아웃되며, 1회 말 양키스의 공격은 삼자범퇴로 끝이 났다.

2회 초 LA 다저스의 공격.

코리 클루버는 이번에도 땅볼과 뜬공을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이어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트레버 바우어 역시 삼자범퇴.

2회까지 양 팀의 아무도 출루하지 못하며 투수전으로 진행될 조짐이 보였다.

상위 타선이 강하다고 평가 받는 LA 다저스.

하지만 야구는 아무리 잘해도 4할을 넘기기 힘들고, 아무리 못해도 2할은 넘기기 마련.

하위 타선 역시 꿈의 무대를 뛰는 메이저리거, 다시 말해 칠만한 능력이 충분한 타자였다.

오늘 LA 다저스의 침묵을 깬 첫 번째 출루는 하위 타선에서 나왔다.

“볼! 포볼!”

7번 개빈 럭스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따악―!

거기에 8번 타자 잭 맥킨스트리의 초구 타격.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순식간에 노아웃 1, 2루가 되었다.

딱―!

9번 타자 맷 베이티는 번트에 성공하며, 1아웃 2, 3루.

다시 돌아온 LA 다저스의 상위 타선은 득점권으로 시작했다.

오늘 처음으로 맞이한 위기.

경기장은 침묵에 휩싸였고, 1번 타자임에도 이번 시즌 30홈런을 쳐낸 무키 베츠가 타석에 들어섰다.

“스트라이크!”

“볼!”

그런 무키 베츠 상대로 1-1 괜찮은 카운트를 가져온 양키스의 선발 투수 코리 클루버.

세 번째 공에 무키 베츠는 배트를 휘둘렀지만, 파워 커브에 속아 넘어가며 헛스윙.

1-2로 유리한 상황을 맞이한 양키스였다.

1아웃 2, 3루.

안타 하나로 2실점까지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나 역시 최대한 수비에 집중하며 자세를 낮췄다.

따아악―!

네 번째 투심을 잘 맞춰낸 무키 베츠.

자세를 낮춰 수비하던 나는 타격음이 들림과 동시에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정상적이었다면 좌익수 앞에 떨어질 안타.

하지만 내 반사 신경이 안타를 아웃으로 둔갑시켰다.

공을 잡음과 동시에 2루 베이스를 바라봤지만, 주자가 더 빨랐다.

아쉽지만 병살타는 실패.

안타 하나면 2실점의 위기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2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코리 시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지 않는 공은 2스트라이크 전에 절대 치지 않는 극한의 스프레이 히터.

따악―!

코리 시거는 2볼을 걸러낸 후에 들어온 투심을 그대로 당겨 쳤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느린 땅볼 타구가 내 쪽으로 굴러왔다.

기다린다면 아웃을 시킬 수 없는 타이밍.

난 앞으로 상대의 타격과 동시에 앞으로 달려 나가서, 공을 맨손으로 잡아냈다.

멈춰서 던질 수는 없는 상황.

달려가는 가속력을 그대로 받으며, 1루로 공을 던지고 앞으로 넘어졌다.

엎어진 상태에서 1루를 바라봤다.

오른손을 앞으로 힘차게 내지르는 심판.

그와 동시에 양키 스타디움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내 이름을 연호하고 심지어는 내 응원가를 부르는 팬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1아웃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뉴욕 양키스였다.

“이번 수비는 진짜 완벽했네. 오늘 LA에서 저녁은 내가 살 테니까, 뭐 먹을지 생각하면서 경기해.”

“이 정도면 3일 치 얻어먹어도 될 것 같은데요?”

“3달 얻어먹어도 그러려니 할게.”

“3달까지는 안될 것 같은데. 타격에서 3달 치 채우고 올게요.”

“···루키에게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진짜 부탁한다.”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코리 클루버.

나는 그런 투수에게 농담을 건네며 같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좋은 수비 뒤에는 좋은 공격이 따라오기 마련.

따악―!

양키스 역시 1번 타자 DJ 르메이휴가 안타를 쳐내며, 첫 출루에 성공했다.

멘탈이 안 좋은 편인 트레버 바우어.

그는 포수가 잡을 수 없는 폭투를 던졌고, 르메이휴는 여유롭게 2루로 진루했다.

“볼! 포볼!”

3-0에서 연속으로 공 2개를 기다린 2번 타자 애런 저지.

그는 끝내 볼넷을 얻어내며 내 타석에서 노아웃 1, 2루를 만들어줬다.

분석표 상에서 트레버 바우어는 득점권에서 초구를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경향이 컸다.

‘몸쪽 고속 슬라이더.’

우측 담장이 짧고 우타자인 나에게 우투수인 바우어는 몸쪽 슬라이더를 던질 확률이 높았다.

그가 초구를 던졌고 예상한 방향으로 공이 왔다.

몸쪽 낮은 코스에 꽉 차는 고속 슬라이더.

난 그 공을 그대로 걷어 올렸다.

따아아아아아악―!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

그렇게 3회 말 양키스가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3: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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