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101화 (101/126)

# 101

챔피언십 시리즈 (2)

3회 말 1:1 동점.

2루 주자엔 내가 있는 상황에서 4번 타자 게리 산체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따악―!

그는 3구에 들어온 포심을 타격했다.

평소라면 평범한 2루수 땅볼 코스.

하지만 당겨 치는 타구가 많은 게리 산체스를 고려해서 수비 시프트가 좌측으로 걸려 있었다.

거기다가 최근 너무나 많은 경기를 치렀던 레드삭스의 야수들에게 이 타구는 너무나 빨랐다.

글러브를 스쳤지만 잡히지 않은 타구.

우익수에게 타구는 굴러갔고, 2아웃이라 빠르게 2루에서 스타트를 끊은 나는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왔다.

2:1 뉴욕 양키스의 역전.

이후로는 긴 투수전이 이어졌다.

양 팀의 선발 투수인 게릿 콜과 크리스 세일.

그들은 6회까지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는 계속 2:1로 진행되고 있었다.

7회 초에는 오늘 108구를 던진 게릿 콜 대신에 포스트시즌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던 알렉스 콜로메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내가 유격수로 뛰게 되며 유격수였던 히오 우르셸라가 1루수로 가게 된 뉴욕 양키스.

그리고 기존 1루수 자원이었던 제이 브루스를 주고 데려온 미네소타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알렉스 콜로메.

내가 양키스로 입단하면서 많은 것들이 기존과 바뀌게 되었다.

양키스의 우승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올해는 아니었던 것 같다.

20년 넘게 우승을 하지 못한 양키스였으니까.

“스트라이크 아웃!”

하지만 지나간, 아니 오지도 않은 일을 생각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어쨌든 히오 우르셸라는 1루수로 괜찮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기존 1루수 대신에 온 저 투수는 1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2:1의 상황에서 뉴욕 양키스는 7회 말 공격을 맞이하게 되었다.

116구를 던졌던 레드삭스의 선발 크리스 세일 역시 6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받은 투수는 레드삭스의 최고 유망주 딱지를 떼고 올해 필승조 투수가 된 다윈존 에르난데스.

선발인 크리스 세일과 마찬가지로 좌완 파이어볼러의 스타일인 에르난데스.

그는 포심,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던지고 괜찮은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가지고 있는 투수였다.

올 시즌 26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에르난데스.

굳이 현재 약점을 찾자면 시즌 마지막과 와일드카드, 디비전에 연달아 출전하며 혹사 논란이 있다는 것 정도?

“스트라이크 아웃!”

하지만 아직 어린 에르난데스는 체력적 한계가 없는 듯한 피칭을 보여줬다.

1번 타자로 나온 DJ 르메이휴는 5구 만에 삼진을 당했다.

“볼넷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무조건 출루할 테니까.”

“선배만 믿을게요.”

“선배? 너도 그런 말을 할 줄 아는구만. 역시 포스트시즌은 낭만이 있다니까.”

2번 타자 애런 저지가 농담을 건네고 웃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따악―!

2구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타격한 애런 저지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1루로 출루에 성공했다.

“Strong Man! The Strongest Man! Choi! Gang! Nam!”

1아웃 1루의 상황.

날 볼넷으로 걸러도 다음 타자인 4번 게리 산체스는 오늘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그 말은 나와 승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

“볼!”

“볼!”

초구로 살짝 낮은 커브와 2구로 들어온 높은 코스의 체인지업을 참아냈다.

“선구안이 좋은 건지, 쫄아서 스윙조차 못한 건지 모르겠네.”

“매 타석마다 주절주절 지겹지도 않냐?”

“네가 내 화려한 언변 덕분에 세 번째 타석에서 아웃됐잖니?”

“잘 봐. 네 화려한 언변에 힘입어서 이번 타석에는 장타 하나 날릴 테니.”

이번에도 트래시 토크를 날리는 레드삭스의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난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2의 상황에서 크리스 세일의 슬라이더의 제구가 워낙 좋았고, 내 타격은 빗맞았다.

그 어떤 위대한 타자도 늘 타이밍을 맞출 수는 없다.

당연히도 포수의 트래시 토크는 별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따아아아악―!

3구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그대로 밀어 쳤지만, 타이밍이 빨랐던 내 스윙에 타구는 우측 폴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긴장했어? 평소보다 타이밍을 못 잡네.”

계속해서 시비를 걸어오는 포수를 무시하고 다음 공을 기다렸다.

체인지업에 파울 홈런을 맞았으니, 상대 투수는 또 변화구로 승부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공으로는 포심이 올 확률이 높다.

포심 타이밍에 왼쪽 발을 살짝 흔들며 리듬을 타다가 투수의 네 번째 공에 그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따아아아아악―!

바깥쪽 높은 98마일(157km/h)의 포심.

이번에는 폴대 안쪽으로 내 타구가 향했고, 우익수가 잡을 수 없는 스탠드 중단에 떨어지는 2점 홈런을 쳐냈다.

와아아―

“최강남! 아이 러브 유!”

“나이스 홈런!”

“무적 양키스! 무적 양키스!”

2:1에서 4:1로 도망가는 결정적인 2점 홈런에 관중들은 환호를 지르는 모습.

난 배트를 던지고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이게 양키스의 타자다. 그딴 트래시 토크는 마이너리그에서나 통하지. 주절거릴 시간에 프레이밍이나 더 연습하라고.”

“······.”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상대 포수에게 이야기했고, 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1차전의 승기는 양키스에게 완벽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

[스윙을 하지만 배트에 맞추지 못하며 삼진 아웃! 5:1로 1차전을 가져가게 되는 뉴욕 양키스입니다. 8회 2아웃에 등판하며 여유롭게 홀드를 추가하는 잭 브리튼!]

[오늘 경기에서는 아무래도 최강남의 활약이 돋보였죠? 거기다가 8회 말에 터진 지안 카를로 스탠튼의 솔로 홈런까지! 양키스의 타선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서 더욱더 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두 선수의 활약이 정말 눈이 부셨죠. 첫 타석에서 1타점 2루타에 이어서 득점에 성공하더니, 2점 홈런까지 추가한 최강남 선수입니다. 최강남의 포스트시즌 연속 홈런은 4경기 째로 계속 이어집니다!]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홈런의 기록은 양키스의 지안 카를로 스탠튼이 가지고 있죠. 최강남 선수가 이제 내일 경기에서 타이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입니다!]

[시즌 막바지에 부상에서 돌아와서 오늘 경기에서 7번 타자로 뛰었던 지안 카를로 스탠튼. 리그 최고의 파워 히터라는 평가를 받는 그에 이어서 내년에는 홈런왕까지 기대가 되는 최강남의 활약입니다! 양키스의 베테랑과 유망주의 대 활약! 뉴욕 양키스의 미래는 너무나 밝습니다!]

YES Network의 해설진들은 이번 AL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의 공을 최강남에게 돌렸다.

사실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오늘 공수에서 주인공은 최강남.

그는 중요한 상황마다 주인공의 역할을 자처하며 편안하게 양키스의 승리를 견인했다.

[둘은 정말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선수거든요. 최강남 선수는 타율과 출루율이 높고 피삼진이 월등히 적습니다. 반면에 스탠튼은 피삼진이 많고 타율에 비해서 출루율이 낮은 배드 볼 히터거든요. 하지만 장타율은 스탠튼이 더 높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탠튼이 19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파괴력이 있다면 최강남은 그보단 작은 188cm이지만, 코어 근육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습니다. 그 코어 근육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줬죠. 내일 경기가 정말 기대되는 두 타자의 선의의 경쟁!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양키스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식에 시청자들은 평소보다 훨씬 몰린 모습.

인터넷 방송에만 30만 명 가까이 몰렸고, 채팅창은 평소보다 훨씬 뜨거웠다.

― 스탠튼은 시즌 절반을 트리플 A에 있더니 포스트시즌 되니까 또 살아나네

ㄴ 그래서 포스트좀비잖아 스탠튼은 단기전에서 늘 믿을만하지

ㄴ 최강남이 5경기 연속 홈런 칠 수 있으려나?

ㄴ 지금 기세로는 충분히 칠만한 것 같은데

ㄴ 16세 유망주는 인정이지

― 레드삭스 애들 채팅창에 한 명도 없는 듯

ㄴ 지들 커뮤니티 가서 패배 원인 찾고 있겠지

ㄴ 이게 얼마만의 레드삭스대 양키스 포스트시즌이야

ㄴ 거기다가 최근 부진했던 양키스 주전 전부 살아난 포스트시즌이야

ㄴ 올해의 양키스는 진짜 다르다!

ㄴ 이 정도 스쿼드면 30년 후에도 그때의 양키스는 달랐다! 라고 해도 될 듯

― 최강남은 무적이다 양키스는 신이고

ㄴ 올해는 무조건 양키스가 우승이지

ㄴ 반대쪽은 누구 올라오려나?

ㄴ 이번에도 LA 다저스지 않을까? 2년 연속 우승했잖아

ㄴ 뉴욕 대 LA, 투팍 대 비기 오랜만에 이스트 웨스트 싸움 가냐?

ㄴ LA가 페이롤 양키스 따라잡았잖아 확실히 야구는 돈의 힘이 강하지

ㄴ 양키스대 다저스면 커뮤니티 다 터지겠다

뉴욕 양키스의 독보적인 활약과 최근 미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LA 다저스.

그들이 만났던 마지막 월드시리즈는 1981년 LA 다저스의 승리.

그리고 41년이 지난 올해 드디어 모든 야구팬들이 꿈에 그리는 드림 매치가 또 한 번 성사되기 직전.

최근 본인의 삶을 살기 바빠서 야구를 보지 않았던 팬들마저 2022년의 포스트시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

[한국의 자랑 최강남 17세의 나이에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홈런 달성!]

[최강남의 모교 상우 중학교의 유동기 감독과 대화를 나누다.]

[최강남 그는 어떻게 17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의 중심이 되었나?]

[최강남의 내년 U-18 야구 월드컵 참가 가능성은?]

[최강남에게 한국 야구의 희망을 보다.]

긴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 출근 날.

최강남의 아버지 최일락은 흐뭇한 표정으로 한국의 스포츠 기사를 살펴보고 있었다.

“차장님! 어제 야구 보셨습니까? 오늘 경기 오전 10시 시작인데 너무 보고 싶습니다. 뿌듯하시겠어요. 17살에 벌써부터 모두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내 아들이라니.”

“뿌듯하긴 한데 걱정은 많이 되지. 나이가 너무 어리잖아.”

“걱정하시는 분이 입꼬리가 그렇게 올라가십니까? 내 아들이 최고야! 라는 속마음이 다 들립니다.”

“허허. 조금 티 났나?”

“나중에 한국 오면 저 꼭 불러주십쇼. 어제 최강남 선수 유니폼도 주문했습니다. 꼭 친필로 사인 받고 싶습니다!”

최일락 차장에게 정 대리가 아부를 떨었다.

최근 최일락 차장은 회사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 인사였다.

물론 아들인 최강남의 활약 덕분이었다.

“최 차장! 오늘 부사장님 지시야. 오전 업무 전부 쉬고 아들 야구 경기 다 같이 모여서 시청하자고 하시더라고.”

“이사님! 정말입니까?”

“그럼. 윗선 분들이 진성 야구팬들이 많으시잖아. 덕분에 월요일인 오늘 좀 여유롭겠네.”

박 이사의 이야기에 얼굴이 환해진 정 대리.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직원들은 뉴욕 양키스의 야구 시청을 위해 다 같이 회사 다목적실로 향했다.

***

[안녕하십니까!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L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 양키스의 선발 투수는 이번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코리 클루버입니다.]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풀 시즌을 치르지 못한 2022년의 양키스거든요. 하지만 선발 투수 중에서 유일하게 DL(부상자 명단)에 들지 않았던 코리 클루버! 디비전 시리즈에 이어서 챔피언십에도 2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모습입니다.]

[레드삭스의 타순은 어제와 동일하고 양키스의 타선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죠?]

[그렇습니다. 어제 홈런을 쳤던 지안 카를로 스탠튼이 7번에서 5번으로 타순을 앞당긴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상대 투수에게 압박감이 크겠죠? 애런 분 감독의 좋은 전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4번 게리 산체스와 5번 지안 카를로 스탠튼이 있다면 3번 타자 최강남 선수에게 쉽게 볼넷을 줄 수는 없을 겁니다. 현재 양키스에게 있어서 정말 최고의 타순을 짜온 애런 분 감독이네요.]

[스트라이크 아웃! 1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코리 클루버! 이렇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이 시작됩니다!]

뉴욕 양키스의 우승에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준 코리 클루버.

정규 시즌 내내 대부분의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끊어준 그의 선두 타자 삼진에 해설진은 환호했다.

그렇게 AL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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